물론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이건 절대로 카카오 투자 추천글이 아니야. 내가 생각해도 현재 시점의 카카오는 많이 과열 된 상태긴 해. 기관과 외국인들은 수익 실현에 나서는 반면, 개인 매수세가 계속 강력하게 들어오면서 주가 부양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조만간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 그래서 중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싶은 투자자라면 지금 카카오 진입하는 것은 좀 위험해 보여
또한,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해
절.대.로 전문가는 아니니 적당히 걸러서 듣길 바래
1. 현재의 카카오는 삼전/테슬라와 상황이 비슷하다?
테슬라 열풍, 삼전 열풍 다들 기억 날 거야
천슬라, 10만전자 난리도 아니었지
하지만 가파른 상승세는 곧 장기 조정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두 기업 모두 박스권에 갇혀 한 동안 옛 고점을 못 뚫고 있는 상황이야. 그건 두 기업 모두 제조업 회사라 그래. 제조업은 업계 특성상 실물 경제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고, 코시국의 장기화로 인해 현재 테슬라와 삼전의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있지. 많은 개미들은 고점에 물려 답답해 하면서 옛 영광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
카카오도 분명 광기 섞인 열풍으로 인해 현재 고점까지 올라온 건 맞아 (그건 고점을 찍는 어느 주식이나 마찬가지. 주린이 철수 영희들까지 다 장에 뛰어들어야 형성 되는 게 고점이라...) 하지만 카카오는 차트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삼전과 테슬라와 다른 점이 하나 있어. 조정 국면이 비교적 짧아 박스권 형성이 안 되어 있고,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간 후 얼마 안 있어 신고점을 항상 돌파했다는 점이지
2. 카카오는 그럼 뭐가 특별할까?
삼전과 테슬라는 물리적 시설을 기반으로 둔 제조업 회사이다 보니 공간적/시간적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쉽게 바꿔 말해 삼전이 아무리 생산량을 늘리고 싶다 하더라도 부지를 무한정 확장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생산기지 구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성장력이 제한 받아. 반면 카카오는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가상 공간을 기반으로 두고 있어. Digital Space는 물리적/시간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확장력이 무한대야. 10년 전에 카카오는 고작 메신저에 불과했어. 하지만 소셜 메신저라는 플랫폼 틀을 기반으로 정말 무서운 속도로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하지 않았어? 어느 순간 디지털 뱅킹에 손대더니(카카오뱅크), 간편결제 시스템 (카카오페이), 신분증/공인인증서 간편화 (카카오인증센터, 카카오지갑), 엔터 (카카오게임즈), 대중교통 (카카오택시), 백신공급 및 방역 (카카오 qr 인증 및 코로나 대응센터), 이커머스 (카카오선물), 위치 서비스 (카카오맵), 음악서비스 (카카오-멜론) 등등 계속 새로운 사업 분야에 손대기 시작했지.
사실 이런 플랫폼 기반 서비스 다각화 모델은 카카오가 선두주자가 아냐. 싱가포르의 그랩(Grab)이나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이 이미 선보였던 성장 모델이야. 그랩/고젝/카카오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 세 회사 모두 슈퍼앱을 개발하고 있다는거야. 이걸 다른 말로 all-in-one (모든 서비스를 하나에) 어플이라고 부르는데 카카오라는 하나의 슈퍼앱만 폰에 있어도 삶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카카오의 궁극적 목표야. 나중엔 공연 예매도 카카오로, 대중 교통도 카카오로, 의사 진료도 카카오로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어. 그것도 아주 가까운 미래에. 삼전과 테슬라는 분명 대단한 기업들이긴 하지만 슈퍼앱 모델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따라가기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삼전과 테슬라는 전통적 하드웨어로 승부보고 있는 동안 카카오는 소프트웨어로 앞서 나가고 있거든. 삼전과 테슬라가 죽어라 뛰어봤자 나는 놈을 이길 순 없지.
3. 외국 기업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더 유사하다.
위 그래프는 소프트웨어와 슈퍼앱 모델의 끝판왕이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 차트야. 어디서 많이 본 모양 아니야..? 장기적 우상향 추세 및 짧은 단기조정 국면 (물론 차트 보면 알겠지만, 코로나 경제위기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땐 슈퍼앱 모델이고 뭐고 얄짤 없이 내려간다는 것도 볼 순 있지) 단기조정 국면 이후엔 신고점 돌파. 이런 모양이 가능한 이유는 앞서 말했다시피 전통 제조업과 달리 사업 모델이 훨씬 유연하고, 한 번 임계점을 넘는 유저 베이스가 확보 되면 새로운 서비스를 앱에 추가하는 건 비교적 쉽기 때문이지. 바꿔 말해 삼전이 5년 걸려 생산시설 짓는 동안 카카오, 그랩, 고젝과 구글의 개발자들은 훨씬 단기간 안에 새로운 사업에 진출 할 수 있다는거야.
4. 그러면 카카오? 설마 화성으로 가나???
장기적으론 게속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봐. 기업의 영구적인 성장은 당연히 이론적인 얘기에 불과하지만 점점 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 되고 있는 요즘, 한국의 디지털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카카오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보거든. 그렇다고 가즈아~에 취해 하늘을 찌리는 고점에서 매수하지말고 언젠간 필연적으로 찾아올 수 밖에 없는 조정 국면 때 적당히 거품 빠진 가격에 들어가는 건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봐.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