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 친구가 착하긴 진짜 착해. 그래서 쭉 친하게 지냈는데 갈수록 안 맞는 것 같아.
식당에 갔는데 치킨이 다리 하나, 윙 하나 나왔거든.(치킨 시킨 게 아니고 사이드 개념) 두 개 크기도 비슷했고 난 서로 아무거나 하나씩 먹어도 상관없는데 친구는 꼭 똑같이 반 먹자고 그걸 칼로 자르는 거야. 뼈 때문에 안 잘려서 엄청 고생했고 결국 제대로 자르지도 못해서 그 상태로 둘이 반씩 먹었어.
친구가 나 만날 때마다 군것질거리를 들고 오는데 난 군것질 싫어하거든. 그래서 괜찮다고 했는데도 매번 챙겨와서 나보고 자꾸 이건 진짜 맛있으니까 한 번만 먹어보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맛없고 나도 얻어먹기는 미안해서 매번 사서 챙겨가. 또 친구 집이랑 내 집이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인데 친구한테 받을 게 있어서 내가 친구 동네로 받으러 갔거든. 그걸 갔다고 친구가 왕복 교통비를 물건이랑 같이 넣어줬더라고. 근데 난 내가 받으러 간 거고 어차피 내가 그 쪽에 볼일 있어서 가는 김에 받으러 간 건데 계속 굳이 안 줘도 되는 걸 주니까 좀 미안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해.
솔직히 난 치킨도 아무나 하나씩 먹으면 되고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밖에 안 되는 거 둘 중에 누가 움직이든 상관 안 하거든.(굳이 따지자면 평소에 내가 친구 동네로 좀 더 가는 편인데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친구 동네가 놀 게 많아.) 근데 뭐든지 일일이 다 나누고 따지니까 너무 피곤해. 그리고 이게 텍스트로만 보면 친구가 진짜 착해보이는데 고집을 절대 안 꺾어.
지난번에 놀 때 카페 오픈 기념 2천원 할인 쿠폰을 둘 다 하나씩 갖고 있었는데 그 쿠폰 마감일이 그날이었거든. 그 카페에 가려면 지하철을 타고 갔다가 되돌아와서 기차 막차를 타야해서(뒷차 없음) 카페 다녀오기가 좀 빠듯했거든. 근데 우리 이미 그 날 다른 카페 갔었고 친구가 그 카페를 꼭 가자고 해서 내가 기차 시간 얘기하면서 설득했는데도 한 번만 갔다 와보자고 해서 나 교통사고로 다친 무릎 절뚝거리면서 엄청 뛰어서 겨우 갔는데 분위기가 좋은 카페라 아메리카노가 6천원부터 시작하는거야. 음료 테이크아웃으로 시키고 다시 엄청 뛰어서 돌아가려니까 지하철은 못 타고 버스 타야 시간 맞길래 시내버스 타면서 테이크아웃 음료 숨기고(못 들고 타니까) 그렇게 다시 돌아와서 기차 겨우 탔거든. 결국은 교통비 때문에 2천원보다 돈 더 썼잖아. 그리고 음료 7500원이었는데 카페 분위기는 하나도 못 즐기고 뛰어서 겨우 가지고 왔으면 더 손해 아니야?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인데 갈수록 너무 안 맞는 것 같아... 그래도 오래 만난 정도 있고 좋은 친구 잃고 싶지는 않은데 거리만 좀 둘까?
내가 생각하는 친구가 착한 이유는 평소에 나 생각나서 사왔다면서 나랑 어울리는 틴트, 섀도우 이런 거 사다주고, 우리 포함해서 4명 무리인 친구들이 있는데 호캉스 예약했다가 코로나 때문에 취소하게 됐거든. 근데 그게 취소기한도 지났고 내 카드로 결제한 거여서 내가 호텔 측이랑 전화하고 엄청 고생했는데 나 빼고 3명 중에 이 친구만 끝까지 도와줬고 마지막까지 나보고 너무 고생했다고 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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