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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는 노래를 따라간다 했던가. 이소은의 인생 여정은 그의 히트곡 제목들과 꼭 '닮아'있다.
열여섯 앳된 '소녀' 시절 데뷔해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켰고, 가수 활동과 함께 토플 만점자·고려대 수석 졸업생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까지 거머쥔 '욕심쟁이'다. 국민 엄친딸 가수로 전성기를 누리던 그는 돌연 팬들과 '작별'을 고하며 로스쿨 유학길에 올라, 미국 변호사 합격이라는 또 다른 '기적'을 써냈다. 그 사이 든든한 '서방님'을 만나 토끼같은 딸도 품에 안았다.
그렇게 음악계에서 '오래오래' 자취를 감췄던 그가 20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왜 이제야 돌아왔나 하는 아쉬움도 잠시, 신보 속 변함없는 청아한 목소리가 그때 그 시절 추억을 일깨운다. 세월을 건너온 울림, 반가운 귀환이다.
Q 앨범 발매와 동시에 13년 만에 콘서트까지 앞두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정말 설레고 떨려요. 그동안의 세월과 경험을 음악에 담을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고요. 이번 공연 타이틀이 'Hello Again, Again'인데요. 이 작은 쉼표 안에 저의 13년 세월이 담겨 있어요. 그동안 겪은 도전과 실패, 그리움, 설렘, 성장의 경험들을 이번 공연에서 팬들과 나누고 싶어요.
Q 미국으로 떠난 이후 사실상 가수 활동을 중단했는데, 다시 복귀를 결심하면서 부담감은 없었나요?
복귀라기보다는 오랜만에 외출하는 기분이에요. 옛 친구들을 예쁘게 차려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만나는 느낌이랄까요(웃음). 그동안 많이 변했지만, 제가 사랑하는 음악을 다시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설레는 맘이 훨씬 큽니다.
Q 비행기에서 시집을 읽고 이번 앨범을 내기로 결심했다고 하던데, 어떤 부분이 마음을 움직였나요?
동요 작곡가 레마(REMA)가 시집으로 노래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해줬어요. 비행기에서 시집을 처음 읽었는데, 그 글들이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될지 너무 궁금했어요. 그래서 바로 12개의 데모곡을 보내달라고 부탁했고, 그 곡들을 100번 정도 들은 후 결심했죠. 이 아름다운 음악을 제 딸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열망이 확 타올랐거든요.
Q 따님이 컴백에 큰 몫을 했네요. 엄마가 유명한 가수라는 걸 알고 있나요?
모르죠(웃음). 얼마 전에 뉴욕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때 딸이 처음으로 제가 공연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날 기분이 좋았는지 한밤중까지 흥분해서 잠을 못 자더라고요. 공연 끝나고 사람들이 축하해 주러 오니까, 저를 남들에게 공유하고 싶지 않았는지 괜히 와서 막 훼방을 놓기도 하더라고요. 결국 남편에 의해서 2층으로 추방이 됐죠(웃음). 약간 소유욕도 있는 것 같고, 엄마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활동하는 게 낯설게 느껴졌나 봐요.
Q 집에서 직접 이번 앨범을 녹음했다고 들었어요. 과거 소속사가 있을 때의 작업 환경을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달랐나요?
집에서 데모 작업을 다 했죠. 작년 5월부터 시작해서 1년 넘게 작업했어요. 미국에 있다 보니 여건상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막상 해보니까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어요. 은근 프로듀싱이 잘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노래부터 스케줄, 미팅, 조율, 곡작업까지 직접 하니까 확실히 전과는 다른 뿌듯함이 있더라고요.
Q 앨범 곡 수가 자그마치 열 여섯 곡, 숫자에서부터 열정이 느껴져요.
곡 수가 많긴 하죠(웃음). 지금이야 웃으며 얘기하지만, 정말 힘든 과정이었어요. 요즘은 싱글 위주로 내거나 곡 수를 줄이는 게 추세잖아요. 사실 제가 한창 활동하던 시절에도 이 정도 곡 수를 내본 적은 없어요(웃음).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죠. 하지만 이번 시집의 이야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열정이 지나쳐서 몸이 아플 정도였지만, 한 번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커서 끝까지 에너지를 쏟게 되더라고요.
Q 그 시절 청아한 목소리 그대로던데, 긴 공백기 동안 노래 실력을 유지한 비결이 있나요?
활동 공백은 길었지만, 음악을 놓은 적은 없어요. 뉴욕 성당에서 밴드와 함께 세션을 하거나 뮤지컬 배우들과 어울려 음악을 하며 거의 매주 노래했죠. 그렇게 무대에 대한 갈증을 계속 해소해왔던 것 같아요.
Q 윤상 씨나 김동률 씨와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나요?
그럼요. 자주는 못하지만 가끔씩 연락 나눠요. 얼마 전에 (이)적 오빠도 앨범 잘 들었다고 연락이 와서 고마웠어요. 윤상 오빠도 미국에서 지낸 시기가 있어서 로스쿨 가기 전에 뉴욕에서 몇 번 만난 적도 있어요.
Q 어느덧 불혹이 되었는데, 10대, 20대엔 알지 못했던 음악적 메시지가 있다면요.
이제는 심플하고 여백이 느껴지는 음악이 좋더라고요. 예전에는 사랑이나 이별 같은 감정을 많이 표현했는데, 40대가 되면서 삶 그 자체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됐어요. 나이의 변화라기 보단, 환경의 변화 때문에 여백의 중요성을 더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
Q 그 누구보다 여백 없이 타이트하게 사시는 것 같은데요(웃음).
하핫, 그래서 더 여백을 음악에서 찾으려 하나봐요. 앨범을 만들면서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어요. 어른들이 동심을 간직해야 한다는 말씀을 종종 하시잖아요. 동시집이라고 하면 어린이를 위한 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어른들도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이번 작업을 통해 저 역시 많은 용기와 위로를 받았어요.
Q 변호사 시절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돌연 미국으로 떠났는데, 후회한 적은 없나요?
갈 때는 후회가 없었는데, 가고 나서 로스쿨 1학년 때 정말 힘들었어요. 내가 잘하던 음악을 그만두고 왜 이 낯선 환경에서 법조문을 읽으며 고생을 하고 있나 싶고...그때는 하루에 커피를 8잔씩 마시며 버텼어요. 그래도 2학년이 되니 조금씩 적응이 되고, 논리가 이해되면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공부와 일에 치여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았고요.
Q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장르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면서, 가수 활동을 중단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 적은 없었는지요.
살짝 후회했던 순간이 딱 한 번 있었어요(웃음). 로스쿨 1학년 때였는데, 마침 한국에서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거든요. 그때 지인들이 "너도 나왔으면 딱이었을 텐데"라며 연락을 정말 많이 줬어요. 저는 당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죠.
Q 미국에서 K팝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도 직접 들어보고 싶어요.
얼마 전 미국에서 BTS 제이홉 님의 솔로 공연을 보러 갔는데, 정말 놀랐어요. 사실 동양인과 한국 팬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했는데,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의 팬들이 가득하더라고요. 10대부터 어르신까지, 심지어 할머니 관객도 계셨어요. 떼창과 화려하게 빛나는 응원봉 물결을 보니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웠죠. 동양인인 제 딸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했고요. 그리고 미국 학생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정말 미쳐있어요. OST도 다 따라부르고, 정말 인기가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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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법조인, 작가, 창업가, 가수 등 '직업 부자'에 육아까지 병행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있나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아요. 완벽한 균형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평균적으로 맞춰가려고 노력합니다. 남편이 육아를 많이 도와줘서 큰 힘이 되고 있고요. 결국 육아와 일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Q '도전의 아이콘'으로서 지치지 않는 비결도 궁금해요.
제가 호기심이 정말 많아요. 늘 궁금한 게 많다 보니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지점을 발견하면 막 열정이 끓기도 하고요. 이런 호기심들이 저를 지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거 같아요.
Q 8월 한 달 동안 한국에 머물고, 그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건가요?
맞아요. 한 달만 한국에 있을 예정이고, 그 후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해요. 9월에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거든요. 책도 한 권 더 내기로 했는데, 데드라인이 얼마 안 남아서 서둘러 마무리해야 해요. 요즘 콜라보 작업에 빠져 있는데, 제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분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게 정말 유익하고 재밌더라고요. 도전은 좀 자제하려고 했는데,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되네요(웃음).
Q 20년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은 정말 감사하다는 거예요. 꾸준히 활동하지 못했음에도 이렇게 반가워해 주시고, 음악과 제 삶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일찍 데뷔해서 그런지, 팬들과 함께 성장해온 기분이 들어요. 비록 왕성한 활동을 하진 못했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면서 굉장한 공감대를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도 제 삶의 여정을 음악으로 담아, 팬들과 계속 공감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사진=칼리오페 스튜디오)
앳스타일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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