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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ㅜㅜ.. 제일 처음에 보내주신 분이 누락됐어요 진짜 너무너무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이 글이 정말 마지막입니다!



충신과 역적






[창엽유현] 충신과 역적

“우리 그만 할까요, 이제.”

유현은 입에 머금었던 쇼콜라라떼를 급히 삼켰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같은 소리지. 현민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남자남자 커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우리 꽤 오래 사귀었잖아요. 안 그래요?

“…"
“아닌가? 아직 부족해요?”

부족하면, 몇 주 더 사귀죠, 그럼. 잔인하게 내뱉는 말은 유현의 가슴을 찢어놓기 충분했다. 하, 이게 웬 날벼락인지. 유현이 펼쳐놓았던 자신의 물건들을 대강 가방에 쓸어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가볼게.

“...원하면 헤어져도 좋아.”

아무리 미련을 버리려 노력한다해도, 방금 헤어진 사람을 버리기엔 쉽지 않을 듯 했다. 젠장, 인생아. 

-

띠링, 당연한 듯 울려대던 벨소리가 아닌 다른 알림음이 유현의 핸드폰을 가득 채웠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던 유현에겐 그저 거슬리기만 할 뿐 그 내용이 무엇인지, 왜 저를 찾는지 일말의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시끄러운 소음이 방안을 가득 울리자 유현은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걷어찼다. 인기도 없는 날 왜 찾고 난리야!

‘선배’
‘왜 안 와요?’
‘일단 대출 했어요’
‘나중에 밥 사요.’
‘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에요?’

창엽의 이름이 유현의 핸드폰을 가득 채우고 알림음이 끝없이 울리자 짜증을 이기다 못한 유현이 자신의 핸드폰 잠금을 풀었다. 아침부터 왜 깨우고 지, 랄이야...

‘선배’
‘어디 아파요?’
“아, 시끄러워...”

안 아프고, 대출 고맙고. 밥은 나중에 살게. 그리고, 집이야. 창엽의 물음에 일일히 답을 해준 유현이 휴대폰을 신경질적으로 끄곤 침대 구석에 던져두었다. 쟤는 왜 자꾸 나한테 저래. 자기 학점이나 관리하지. 다시금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은 유현이 띠링 소리를 내며 울려대는 휴대폰을 무시하고 잠을 청했다. 기분이 더러울 때는 잠이 최고지, 아무렴. 

띠리리리-

아, 씨이발!

“아, 여보세요!”
“어, 선배. 받았네요? 난 계속 안 받길래 무슨 일,”
“없고. 안 아프고. 너 왜 자꾸 나한테 신경쓰냐? 어?”
“뭐, 글쎄요. 난 오늘 리포트 있는 거 알려주려고요. 이 교수님 거. 안 하면 그 교수님 바로 학점 F 때리는 거 알죠?”
“그깟 일로 지금 사람 계속 깨운 거냐? 아, 존, 나 짜증나네. 끊어.”
“네? 선배, 선!”

상대방의 동의 없이 전화를 끊고 나자 더 올라오는 홧김에 유현이 매트리스를 괜히 걷어찼다. 인생, 진짜... 그럴수록 유현의 화는 오를 뿐이었고, 발도 함께 아파올 뿐이었다. 

-

“아, 씨. 김유현.”

전화가 뚝 끊기자 창엽이 다리를 떨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전화를 한다고 괜히 긴장해 뻣뻣해진 몸이 한 순간에 확 풀어짐과 동시에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이 끼쳐왔다. 늘, 그런 식이었다. 창엽은 현민과 유현의 연애사실을 알던 몇 안되는 사람임과 동시에 유현을 현민보다 먼저, 좋아한 사람이었다.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은 틱틱대는 성격으로 변하여 나타났고 유현은 그를 보고 아, 틱틱대는 잘 해주는 후배, 로만 생각했다. 현민과 싸운 듯한 날에는 일부러 유현의 집까지 찾아가 기분을 풀어주려 노력했으며 현민과 일이 잘 풀린 듯 기분이 좋아보이는 날에는 심술이 나 건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저런 반응은 처음이었으므로 익숙치 않은 반응에 머리 짚었다. 무슨 일 있었나... 

‘선배’
‘무슨 일 있죠?’
‘술 살까요?’

창엽은, 그저 선배와 후배 사이로 남길 바랐다. 위로를 해줄 수 있는, 그런 관계. 그 이상으로 유현이 받아주지 않을 뿐더러 유현은 창엽과는 다른 감정을 갖고 있다 단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엽은 유현에게 달큰한 유혹보다는 쓴 소리와, 대놓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진 않지만 뒤에서 항상, 유현을 챙기는 충신이었다.

-

“창, 엽아... 내가, 있지. 내가 현민이 얼마나, 응? 좋아했는지 알잖아... 아니야? 응?”

혹시나가 역시나였나보다. 유현의 감정 키를 쥐고 있는 현민과의 이별이 유현에게는 중대사였는지 평소 주량의 2배 가까이 되는 술을 퍼마셨고, 계산 예정인 창엽은 줄어들 지갑과 함께 자신의 짝사랑 상대의 발언에 심장을 쫄리는 상태였다. 사람이, 헤어질 수도 있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라는 철 없는 생각을 하며 술집의 상에 머리를 박고 뻗은 유현을 챙겼다. 얜 자기 아픈 것도 모르나.

“선배, 선배. 일어나봐요.”
“현... 민아...”

자신의 목소리에서조차 현민을 찾는 목소리는 은근한 상처를 주었다. 형이 힘들 때, 곁에 있던 건 난데. 막상 찾는 건 오현민이네. 허탈함을 느낀 창엽이 유현을 낑낑 들쳐업곤 유현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챙겼다. 저건 저번에 내가 찾아준 지갑이고, 이건 몇달 전에 나랑 가서 산 휴대폰이고. 물건 하나하나에 현민보다는 자신의 흔적이 더 깊게 스며든 듯 해 창엽은 말 못할 뿌듯함을 얻었다. 늘 그렇듯, 창엽은 사소한 것 하나에 위로를 받고 위안을 받았다. 역시 짝사랑은 힘든 건가보다. 늘, 홀로 썩는 사랑이니.

“창엽아, 나, 머리 아파...”
“그렇게 퍼 마시니까, 당연하죠.”
“미안해... 응...”
“됐어요.”

옷 위로 닿는 유현의 숨결이 따뜻했다. 따뜻, 보다는 뜨거웠다. 한 숨에도 창엽은 가슴이 뚝, 떨어짐을 느꼈다. 아, 난 이 사람에게 정말 약하구나. 그 누구보다, 이 사람에게 약하구나. 창엽은 큰 숨을 내쉬었다. 왜 난 이런 사람을 좋아해서, 사서 고생을 하는 거지. 말은 그렇게 해도 사람의 마음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 듯 유현의 체온에도 심장이 뛰는, 창엽이었다.

“보며는... 늘 옆에 네가 있더라고...”
“이제 알았어요?”
“몰라... 몰, 라...”

술에 취한 유현에게서 왠지 모를 달큰한 향이 났다. 중증인가. 유현은 고쳐 업은 창엽이 끙끙대며 자신의 자취방을 향했다. 선배는 술에 취했고, 선배 방은 멀고. 고로 우리 집이 맞는 거야...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유현을 끌고 가는 창엽의 모습이 설렘으로 가득했다.

-

악! 왜 때려요! 왜 네가 여기 있어! 여기 우리 집인데!

아침부터 창엽의 방이 시끌했다. 평소 잠버릇대로 유현은 창엽을 끌어안고 잠들었고, 비교적 잠버릇이 없는 창엽은 그런 유현의 안김을 당한 채 잠을 자던 것 뿐인데, 유현이 일어나자 품에는 창엽이 잠들어있었고, 낯선 공간이었다. 평소 친하다 생각은 했지만 막상 창엽의 집에 들어선 것은 처음인 나머지 잘 자던 창엽을 발로 차 매트리스에서 떨어뜨리고, 아침부터 엄청난 성량을 자랑한 유현이었다. 늦게까지 설렘에 잠들지 못한 창엽의 상상은, 자신이 먼저 일어나 유현을 깨우는 것이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인생...

“아, 그래서 네가 데려왔다고?”
“그럼요. 힘들어서 죽을 뻔 했는데요.”
“아, 요즘 살이 쪄서...”
“엄청 찌셨나봐요.”

하하, 이 새끼. 사랑스러운 후배한테 말이 심하시네요. 사랑스럽긴, 사망스럽다. 

“됐고. 나가자. 너희 집 낯설어.”
“갈 곳도 없으면서, 나가요?”
“일단 나가면 있다. 나가자.”

자신의 소지품도 챙기지 않은 채 휙하니 나가버리는 유현에 창엽이 급히 유현의 휴대폰, 지갑 등을 챙기며 유현의 뒤를 좇았다. 자신의 것은 챙기지 않고, 유현의 것만 후다닥 챙겨 나가는 꼴이 마치 제 주인을 챙기는 대형견과 같았다. 정말 관계가 주종 비슷하다는 건 우리만 아는 비밀로. 

창엽의 방 앞 코너에는 바로 작은 커피숍이 있었다. 사람이 많은 편도 아니며 솜씨가 뛰어나지도 않지만 분위기가 아기자기해, 커플 혹은 여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고로, 창엽과 유현은.

“...우리 둘이 꼭 이러고 있어야겠냐?”
“나가자며요?”

남자 둘이 사이좋게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초코를 시켜놓고 마주보고 있는 꼴이란, 여자들의 관심을 받기엔 충분했다. 하, 이 새끼... 날 엿먹이려는게 분명해. 자신이 들어온 것은 생각치도 않고 창엽만을 탓하던 유현이 자신의 앞에 놓여있던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머금었다. 웩.

“미, 친. 이걸 왜 먹어.”
“그러게 그걸 왜 시켜요.”
“왜, 분위기 전환 좀 시키려고 했다. 왜.”
“이거나 먹어요. 왜 생전 안 먹는 아메리카노를 시키나 했지.”

자신의 아이스 초코를 넘겨주는 창엽에게 유현은 코를 찡긋했다. 역시, 옆에 둔 보람이 있네. 잘 알아, 아무렴. 그래서 선배, 현민이랑 헤어진 거예요?

“...내가 어제 그것도 말했냐?”
“네, 울면서요.”

...인생. 아무래도 유현의 인생은 유현이 편히 살게끔 도와주지 않는 듯 했다. 사스가 김유현, 이럴 줄 알았지. 사고칠 줄 알았지.

“그래서, 헤어진 거면 솔로?”
“아픈 곳 찌르지 마, 새. 끼야.”
“내가 그래서 걔한텐 역적의 냄새가 난댔잖아요.”
“야, 문과. 시끄러. 사람한테서 역적 냄새가 뭐냐. 머리 아픈 새. 끼.”

원, 남자의 감을 못 믿어서야. 왜 내가 남자의 감을 믿냐. 차라리 우리 누나를 믿지. 선배 누나 완전 안 믿잖아요. 어, 남자의 감 그만큼 안 믿는다고.

“한 번만 믿어보면 안 되나? 내가 생각했을 때 이건 백퍼센튼데.”
“뭐가. 들어나 보자.”
“그럼, 일단 그거 좀 내가 갖고 있을게요.”

유현의 초코 잔을 빼앗은 창엽이 심기가 불편한 듯한 유현의 미간을 꾹, 눌러 펴주며 입에 묻은 초콜릿을 닦아주었다. 선배, 난 어때요.

“…"
“어떻냐니까? 이건 백퍼센트 믿어도 되는,”
“씨. 이발 새, 장난까?”
“아니, 형! 선배!”
“누가 말 까랬냐? 형? 혀엉?”

소란스러운 테이블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시선을 느낀 창엽이 유현의 입에 빨대를 물려주며 진정시켰다. 선배, 이러다 사람들이 선배 나이 많은 거 다 알겠어요. 많아, 나이. 생긴 건 어려서.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아, 죄송.

“그래서 난 어떻냐니까요?”
“… 생각만 해볼게.”
“생각만? 정말?”
“… 생각 말고도 더 해볼게. 그러니까 좀 일어나지. 나 여기 쪽팔린다.”

미친, 김유현 졸라 예뻐. 너 내가 말 까지 말랬지. 미래 애인한테 너무하시네. 누가 벌써 애인이래? 생각만이라니까? 안 싫은 거 눈에 보여요. ... 들켰냐. 

“마지막 남은 충신 말 좀 믿어봐요.”
“그 놈의 충신이랑 역적 타령 좀 그만해라. 이과 현기증난다.”

안 할테니까 뽀뽀 좀요. 처 맞기 싫으면 계속 던가. 아, 죄송.

마지막까지 군주의 곁을 지키는 방법은, 군주를 가지는 방법 뿐인 듯 했다. 그 어떤 역적과 간신들의 말보단, 충신의 뒷바라지(?)를 받고 지낸 군주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역시 늘 곁에 있던 충신이 아니겠는가. 그 어떤 사랑보다 어여쁜 사랑을 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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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
마지막까지 좋다ㅜㅜ우ㅜㅜ 창엽 유현 처음봤는데 입덕할듯ㅠㅠㅠㅠ 합작 고마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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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
아 둘다 너무 귀여웡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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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3
끝까지 다 봤다!!
와 진짜 금손갓들..
총대갓 제일 수고했다 고마워(하트)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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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4
쨩좋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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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5
ㅠㅠㅠㅠㅠ진짜 좋다ㅠㅜㅜㅠㅜㅜㅜㅜㅜ♡♡♡ 귀엽고ㅠㅠㅠㅠㅜㅜㅜㅜㅜ 금손갓들 진짜 많구나.....와..... 진짜 굳굳.....bbb 총대갓 수고많으셨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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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6
헐 둘이 상상도 못해봤는데ㅋㅋㅋ의외의 조합인데 좋다 귀엽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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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7
하.. 창엽 유현은 진짜 진리라고 생각하 ㅠㅠㅠ 극 마이너지만 ㅠㅠㅠㅠㅠㅠㅠ 너갓 정말 사랑해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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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8
헐 이 조합도 좋다ㅠㅠㅠㅠㅠ달달한데 윷 틱틱대는거 너무 귀엽고ㅋㅋㅋ쿠ㅠㅠㅠㅠ이제 이 컾도 파게되는건가....! 재밌게 잘읽었다 금손갓들 사랑해ㅜ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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