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 "아.." 수차례 접질려 더이상 말을 듣지않는 발목에도 싫은소리 한 번 낼수없다. 궁녀로 산다는 것이, 이리 힘든줄 알았음에도 아버지께 떼까지 써가며 들어온 과거가 후회되는 나날이 반복됐다. 허리를 숙여 발목을 매만지던 도중 " 얘! 황자님 오신다. 빨리 이쪽으로와! " 잠시 대열에서 흐트러진채 뒤떨어진 나를 부르는 소리에 다급하게 옮기던 빨래바구니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미 다친 발목이였다. 제대로 움직여주지않은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을 수도.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동료들의 어떡해 하는 작은 소리들은 귀에서 웅웅 울려갔다. 가까워지던 발소리가 멈춘 까닭에 그마저도 금방 사라졌지만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고개도 들지못하고 무릎을 꿇은 자세로 고쳐앉자 통증은 심해져만 갔다. 그럼에도 일어날 수 없는건. 앞에 서계신 분은 함부로 대면할 수 있는 분이 아니기에. 이렇게 쫒겨나는 건가. 그리 생각하며 치맛자락을 꾸욱 눌렀다. "고개를 들라" 딱딱하고도 차가운 음성에 무언가 잘못됨을 느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얼굴을 마주한 순간.

3황자님. 타고나길 성정이 잔인하여 모두가 피하기 바쁘다하였다. 하필이면, 운도 없지. 무슨말을 들을까. 길을 막은 날 어찌 하실까. 떨리는 손을 감추며 눈을 내렸다. " 다들 물러가라 " " 허나.." " 물러가라 하였다. " 신경질적인 태도에 모두 측은한 눈으로 날 보고선 사라졌다. " 따라와 " 서늘하게 까지 느껴지는 목소리에 벌떡일어나 그의 뒤를 쫓았다. 몇번이고 삐끗거렸지만 두려움에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성큼성큼 걸어가던 황자님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셨다. 급하게 뛰어가 모퉁이를 돌자 그의 가슴팍이 보였다. 숨을 크게 들이 쉬며 뒤로 넘어질뻔하자 허리를 세게 잡아 끌어당긴다. "쉿" "오늘도 그저 멀리서 볼 요량이였다." "그런데 다치면 어쩌자는 것인지" 무슨.. 상황파악을 하기도 전에 내 시야에서 사라져선 무릎한쪽을 꿇고 앉아 내 치마를 살짝 걷어 발목을 확인한다. 순식간에 일이라 평범한 사고또한 멈추고 말았다. 차가운 손끝이 작은 천을 꺼내어 발목에 묶어준다. 금실로 자수가 놓인 천. " 치료를 받거라. " 어벙한 얼굴로 바라보니

" 확인하러 올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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