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항상 그랬다.
은이와 머리채를 잡고 싸울 때도,
자신의 계집종을 대신하여 벌을 받을 때도.
'무식하게 용감' 그것이 너였다.
이번에도 너는 그랬다.
국혼을 거부하고자 제 손으로 손목을 긋다니.
정말 무식한건지 용감한건지….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허-" 하는 실소가 터져나왔다.
미련한 계집….
"허면, 그 계집은 어찌…."
순간 내가 왜 그깟 계집의 안부를 묻는건가 싶어 말을 멈췄다.
"됐다. 그 계집이 어찌되던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그래.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헌데,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황자인 은의 신분을 무시하고 자신의 신념을 따라 대판 싸울때는 보통계집은 아니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계집종을 대신해 벌을 받을 때는 그저 한심한 계집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 국혼을 거부한 그 미련한 계집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지, 원!
벌떡 일어나 자리를 박차고 나온 요는 곧장 지몽에게 향했다.
멀리 발걸음을 재촉하는 지몽이 보이자 요는
"지몽!"
"예, 3황자님."
"그, 그 해수라는 계집은 어찌되었느냐?"
"예?"

"해수는 어찌 되었냐 묻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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