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하루토 - "인간은 말야, 욕심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동물도 식물도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수명을 알고 있잖아. 인간만 더 욕심부리면서 오래 살려고 하지."
아야 - "그러니까, 조금 딴 짓을 해도, 중간에 길을 돌아가도, 나름대로 좋지 않을까 하고... 서두르지 않고, 여러가지에 도전하기도 하고, 푹 빠진다는 거 말이야. ...모두 다 같이 쓸데 없는 짓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왜냐하면, 우리한테는. 아직 많은 시간이 있으니까."
"꽃이라면 꽃봉오리가 나의 인생. 이 청춘의 시작을 후회없이 소중히 하고 싶어."
아빠 - "이상하지? 저렇게 잘 달리는데... 저렇게 잘 하잖아. 왜 아야인 거냐구.."
엄마 - "괴롭겠지만, 우리들이 그 애의 병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나의 마음 속엔 언제나 나를 믿어주는 엄마가 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걱정만 끼쳐서 미안해."
아야 - "그럼 넌, 너한테 소중한 사람이 병에 걸리거나 죽어도 그걸로 됐다고 할 수 있어?"
"오늘 말야, 답이 나와. 듣지 않으면 안 되는 답이야. 도망가지 말고 확실히 들어야지 싶어서.. 그래도 만약, 그 답을 듣고 나 변할지도 몰라. 지금이 마지막이야. 이런 내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것도.. 그러니까 너, 노래 잘해야 해. 립싱크하기만 해 봐."
닥터 미즈노 - "15살이니까, 아직 15살밖에 안 됐으니까. 진실을 얘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아직 할 수 있는 일들이 잔뜩 있는 시기니까, 얘기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야에게,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후회없이 살게 하기 위해서요."
"왜 이 병은 날 선택한 걸까. 운명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거야."
아야 - "왜 나야? 왜? 어째서 내가 병에 걸린 거야? 엄마, 말해봐. 나 아직 15살이야. 이럴 순 없잖아. 너무해. 하느님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 거야?"
'어제하고 똑같은 경치에다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내 세상은 180도 바뀌고 말았어. 이제 두 번 다시는 저렇게 웃을 수 없을 거야. 어제까지의 나는, 이제 어디에도 없어. 눈을 감으면 다음 날이 오는 게 무서워. 아침이 되어서, 더 나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두려워. 시간이 흐르는 게... 두려워.'
(하루토에게) "나 말야, 걸을 수 없게 된대. 발음도 점점 이상해지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된대. 마지막엔 몸져누워서, 말도 못하고 밥도 못 먹게 된대. ...네가 전에 말했지? 인간만이 욕심을 부리며 오래 살려고 한다고. 역시 욕심부리는 걸까? 억지로 살려고 하는게, 잘못된 걸까? ..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타임머신이라도 만들어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닥터 미즈노 - "사람들한테 폐를 끼친다고 하는데 말야, 그게 사회가 아닐까?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어."
엄마 - "아야, 이제 사과하지 마. 병에 걸린 건 아야 탓이 아니잖니. 누구든지 병에 걸리면, 가족이 보살펴주는 게 당연하잖아. 좀 더 당당해도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아야는 아야지. 소중한 우리 가족이야."
아빠 - (아코에게) "간단한 거야. 곤란한 사람에게 손을 빌려주잖냐. 친구가 울고 있으면 왜 그러냐고 말 걸잖아. 그런 거야. 네 마음 속에 있는 다정한 마음을 솔직하게 행동으로 보여주기만 하면 돼. 알겠지? 인마, 너 다정한 사람이잖아!"
아야 - "나 이제 미안하단 말 대신, 고맙다는 말을 소중히 할게."
"이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안 할래요. 오늘의 나의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살아가겠습니다."
엄마 - "동정이라는 게,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괴로움을 자기 일처럼 슬퍼 해 준다는 거잖아. 아야는 병에 걸린 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 있을 거야. 편견이나 차별의 시선에 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겨냈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 중에는 정말 배려하는 마음이 담긴 시선도 있을 거야. 아야가 그 마음을 잘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아코 - (히로키에게) "아야 언니의 어디가 부끄러운데? 대단한 사람이잖아. 만약에 내가 아야 언니처럼 병에 걸렸더라면, 밖에 나갈 용기 못 냈을 거야.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거나, 이상한 얘기라도 들으면 언니처럼 웃지 못했을 거라구. 난.. 처음으로 아야 언니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아야가 직접 꿰맨 히로키의 유니폼에 붙은 이니셜을 보여주며) 히로, 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어? 아야 언니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뭔가 해 줄 수 있냐구! 왜 아야 언니를 창피해하냐구! 그렇게 생각하는 네가 훨씬 더 창피해!!"
"무정한 시선에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다정한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절대로 도망치지 않을 거야.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아야 - "지금은, 사람들에게 기대서 도움만 받는 입장이잖아. 그래서, 나중에서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아스미 -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모자라긴 하지만.. 하지만... 그만큼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여기(특수학교)에 오고 나서... 비로소 진심으로 제 병을 받아들이게 됐어요. 병에 걸린 건.. 불행이 아니에요. 조금 불편할 뿐이에요."
"폐만 끼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 도움이 안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 있고 싶다. 왜냐하면,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니까."
닥터 아소 - "오랫동안 의사를 하게 되면 말이야, 환자의 노력에 용기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네. 격려해주고자 하는 생각이어도, 나도 모르게 내가 격려받게 되는 것처럼 말일세. 자네도 그녀에게 감화된 사람 중 하나인가?"
하루토 -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애들 앞에서는 잘난 척하며 이야기했지만... 나도 걔들하고 똑같다고. 네 병에 대해 알면서.. 네가 괴로워하는 거 옆에서 계속 가까이서 봐 왔지만,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머리는 꼴통인데다 입에 발린 말이나 하고... 아버지 말 대로야. 난 그냥 어린애일 뿐이야."
아야 - "살아갈 길을 찾을 수가 없어서, 작은 희망의 빛도 보이지 않아서, 병에 걸린 탓에 내 인생이 망가져버렸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어. 하지만,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야. 아무리 울어도 병에서 도망칠 수 없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도 시간을 돌릴 수도 없고.. 그렇다면, 스스로 지금의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안돼,라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이런 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 수 있게 된 것들이 많이 있어서야. 가족이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존재라는 것,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지탱해주는 친구들의 손길이 정말로 따뜻하다는 것, 건강하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는 것.. 병에 걸려서 잃기만 한 게 아니었어. …너희들과 사는 곳은 다르겠지만, 이제부터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한 걸음 한 걸음씩, 빛을 찾아내고 싶어. 이렇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 적어도 1리터는 되는 눈물을 흘렸어."
"좀 넘어지면 어때. 다시 일어서면 되잖아. 넘어진 김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오늘도 푸른 하늘이 한없이 펼쳐져 미소짓고 있다. 나는 살아있다."
사람은 과거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야.
아코 - "나 계속 생각했었어. 왜 아야 언니일까, 하고. 병에 걸린 게, 왜 내가 아니고 누구에게나 상냥한 아야 언니일까 하고. 하느님이 심술쟁이라서 아야 언니 같은 사람을 병에 걸리게 한 걸까? 그럼 내가 건강한 것도 뭔가 의미가 있는 걸까? 나. 아야 언니 대신에 히가시고를 졸업하고 싶어. 나 같은 게 아야 언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런 것밖에 없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고 허송세월하는 거, 난 그런 거 너무 싫거든."
아야 - "오늘 꿈을 꿨어. 항상 꾸는 꿈 속에선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그런데 오늘 꿈은 달랐어. 난.. 휠체어에 앉아 있었어. 꿈에서도 나는.. 몸이 자유롭지 않았어. 내 몸에 대해서 인정하려고 했어도 마음 속에선... 인정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어. 이게 바로 난데 말야."
하루토 - "지금 내 마음을 말해도 될까? 훨씬 나중 일 같은 거 난 몰라. 하지만 지금의 마음이라면 100% 거짓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나.. 네가 말할 때라면 아무리 천천히라도 잘 들을거야. 전화로 말할 수 없다면, 이렇게 직접 만나러 올게. 난 돌고래도 아니고... 너도 돌고래가 아니잖아. 네가 걸을 땐.. 아무리 느려도 함께 걸을게. 지금은 별 도움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간 네 도움이 되고 싶어. 옛날처럼은 힘들지 몰라도 같은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사는 세계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 너를... 좋아...해. 좋아하는 것 같아. 아마도."
"발을 멈추고, 지금을 살자! 언젠가 잃어버린다고 해도, 포기한 꿈은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면 되잖아. 사람은 과거에서 사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야."
아야 - "구해 줘, 엄마...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질 거야. 점점 없어져..."
[아소하고 있으면 힘들어. 이런 것도, 저런 것도 하고 싶어. 나도 건강했다면 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생각해버려. 아소하고 있으면, 이룰 수 없는 나의 진정한 꿈을 마음 속에 그려버리고 말아. 물론 아소군 잘못은 아니야. 하지만 너무 부럽고 한심해서... 지금의 내 모습이 비참해져버려. 자꾸 이러면, 앞을 향해 살 수 없어.. 여러가지 나에게 해 줘서 고마워. 이런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아무 것도 갚을 수 없어서 미안해. 이제 그만 만나자.]
"엄마.. 아빠... 선생님... 나... 결혼할 수 있어?"
"과거를 떠올리면 눈물이 나와서 곤란해. 현실이 너무 잔혹하고 힘들어서 꿈조차 빼앗아버린다. 미래를 생각하면 또 다른 눈물이 흘러내린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아무런 답도 얻을 수 없지만 글로 쓰면 마음이라도 개운해진다.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전해지지 않고 닿지도 않는다. 단지 어둠을 향해 악쓰고 있는 나의 목소리가 울릴 뿐."
하루토 - "너하고 처음 만났을 때.... 난 사람이 죽든 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너만은, 욕심을 부려서라도, 억지로라도.. 계속 살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나...."
엄마 - '하지만, 아야. 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단다. 평범한 하루하루가 정말 기쁘고 따뜻하구나,하고 생각하게 됐단다. 가까이 있는 누군가의 상냥함을 알게 됐단다. 같은 병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야'라고 생각하게 됐단다. 네가 흘린 정말 많은 눈물에서 태어난 너의 글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았단다. 아야.. 거기에서 울진 않겠지? 엄마는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웃고 있는 너를 보고 싶어.'
아야 - "살아 줘. 계속 살아야 돼.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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