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고 모질어라
아직 생명을 달지 못한 별들
어두운 무한천공을 한없이 떠돌다가
가슴에 한 점 내리박히는 일
그리하여 생명의 입김을 가지게 되는 일
가슴에 곰팡이로나 피어나는 일
그 눈부심을 어찌 볼까
눈물 없이 그 앞을 질러 어떻게 달아날까
밤하늘 아래 얼마나 숨죽여 지나왔는데
얻어온 별빛 하나 어디에 둘까
어느 집 나무 아래 묻어놓을까
- 별, 나희덕
우리는 이젠
그 동안 우리가 썼던 말들을
쓰지 않을지 모른다.
사랑한다는 말
외롭다는 말
그리고
그립다는 말
밤이면 기관포처럼
내 머리위로 쏟아지는
별
- 김영승, 별
내 그대 그리움으로
이 세상 어딘가에
큰 바람 붑니다
내 그대 사랑함으로
이 세상 어딘가에
고운 꽃 핍니다
그대 보고픈 마음에
오늘밤 울어 예는
별 하나
가장 오래 뜨는
별 하나
서쪽으로 바라보이는
창가에 둡니다.
- 가장 오래 뜨는 별 하나, 한기팔
자주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리.
하늘엔 갑자기 생겨난 별들이
보석처럼 반짝이겠지.
가장 일찍 따서 가장 늦게 질
하늘의 아이들아,
욕된 이름들이 지상을 떠날 때까지
그들을 잊지 말고 굽어보고 지켜보렴.
흐르지 못한 시간들이
쌓이고 고여서 썩어가는
골목과 거리와 집과 강물과 늪에
너희 아픈 빛을 오래오래 비추어다오.
폐허의 가슴에
떠나버린 사랑이 다시 찾아올 때까지
약속을 되새기리.
자주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리.
- 약속, 이재무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순간에
내가 너의 눈물을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내가 너의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줄
넌 모르지
- 정호승, 별똥별
보고 싶을 때
금방 얼굴 보이면
누가 그리움이라 하랴
그냥 그렇게 앓는 거다.
품고 싶을 때
냉큼 품에 들면
누가 아쉬움이라 하랴
그냥 그렇게 앓는 거다.
생각 없어도
문득 이름 석 자
아니 떠오르면
누가 추억이라 하랴.
잊음으로 못 지우는
모습 하나
소중히 간직하고만 있다면
왜 사랑이라 하지 않으랴.
그냥 그렇게 앓는 거다.
- 별이 별에게, 김대규
Remember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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