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4771575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팁·추천 뮤직(국내) 할인·특가 고르기·테스트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250
이 글은 8년 전 (2017/9/28) 게시물이에요











 벌레가 되었습니다 | 인스티즈

이선이, 초승달

 

 

 

한 사흘

열기운에 쌔근대는 아이 곁에서

눈뜨지 못하고

뜨거워지기만 하는 그믐 지새웠다

 

내 눈 속에도 조그마한 샘 솟아나

가만히

세상을 비쳐보는

만물의 깊은 눈

트인다






 벌레가 되었습니다 | 인스티즈


강윤후, 서울

 

 

 

나이를 먹는 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열차가 한강을 건너고 있다

변기에서 물이 빠져나가듯

스무 살이 수월하게 멀어진다

 

나는 휴대용 녹음기의 테이프를 갈아끼우고

한껏 볼륨을 올린다

리시버는 내 귀에 깊고

서늘한 동굴을 낸다

 

새떼가 우르르 시간을 거슬러 날아가고

철제 계단을 울리며

지하로 내려가는 구둣발 소리

아우성처럼 쏟아지는 오색종이를 맞으며

살아갈 날들이

완전군장을 한 채 진군해온다

 

열차가 서울역에 닿으면

서른 살이 매춘부처럼 호객하며

나를 따라 붙으리라





 

 벌레가 되었습니다 | 인스티즈


진은영, 벌레가 되었습니다

 

 

 

내 방이었습니다

구석에서 벽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천장 끝에서 끝까지

수십 개의 발로 기었습니다

다시 벽을 타고 아래로

바닥을 정신없이 기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다리를 가지고도

문을 찾을 수 없다니

 

밖에선 바퀴벌레의 신음 소리

아버지가 숨겨둔 약을 먹은 것입니다

어머니 내 책상 위에

아버지가 피운 모기향 좀 치우세요

시집 위에 몸 약한 날벌레들

다 떨어지잖아

동생 문 열고 들어옵니다

나는 문밖으로

재빨리 나가려고

동생이 소리질렀습니다

여기 또 있어






 벌레가 되었습니다 | 인스티즈


조은, 한 번쯤은 죽음을

 

 

 

열어놓은 창으로 새들이 들어왔다

연인처럼 은밀히 방으로 들어왔다

창틀에서 말라가는 새똥을

치운 적은 있어도

방에서 새가 눈에 띈 건 처음이다

 

나는 해치지도 방해하지도 않을 터이지만

새들은 먼지를 달구며

불덩이처럼 방 안을 날아다닌다

 

나는 문 손잡이를 잡고 숨죽이고 서서

저 지옥의 순간에서 단번에 삶으로 솟구칠

비상의 순간을 보고 싶을 뿐이다

 

새들은 이 벽 저 벽 가서 박으며

존재를 돋보이게 하던 날개를

함부로 꺾으며 퍼덕거린다

 

마치 내가 관 뚜껑을 손에 들고

닫으려는 것처럼

살려는 욕망으로만 날갯짓을 한다면

새들은 절대로

출구를 찾지 못하리라

한 번쯤은 죽음도 생각한다면






 벌레가 되었습니다 | 인스티즈

이경, 세든 봄

 

 

 

세들어 사는 집에 배꽃이 핀다

빈 손으로 이사와 걸식으로 사는 몸이

꽃만도 눈이 부신데 열매 더욱 무거워라

차오르는 단맛을 누구와 나눠볼까

주인은 어디에서 소식이 끊긴 채

해마다 꽃무더기만 실어보내 오는가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재미로 보는 대운이 호운으로 바뀔 때 나타나는 징조
11:18 l 조회 222
영어 관용표현 모음.jpg
11:12 l 조회 307
밥 먹기 딱 30분 전에 '이 과일' 먹으면 일어나는 일.jpg
11:09 l 조회 780 l 추천 1
??? : 이상한 것 좀 그만 봐야겠다3
10:53 l 조회 1716
우리 할아버지,할머니 세대에서 소풍갈때 먹었다는 거...jpg2
10:30 l 조회 6854 l 추천 1
은근히 핑크 + 화려한 색조합이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남돌
10:29 l 조회 1136
직시들 몇시간 자?3
10:28 l 조회 339
'불통' 엄마, 딸 사라졌는데 '까먹어서 신고할 생각 못 해'…이호선·시청자 뒷목 ('이호선 상담소')9
10:24 l 조회 5255
다시봐도 버릴게없는 비트코인 단톡방 jpg4
10:22 l 조회 5324 l 추천 1
간호조무사가 615회 봉합수술···알바생이 수술 보조까지
10:21 l 조회 1181
눈치 안 보고 충고하고 가는 달글(아무 충고 다 환영)
10:19 l 조회 553
"결혼하고 애 낳고, 누구 좋으라고?” 정책 지원에도 '2040' 등 돌렸다.. 남 "돈 없어” vs 여 "필요 없어”..
10:18 l 조회 1061
30~54세 4명 중 1명 미혼…20대 미혼92.8%
10:17 l 조회 410
가톨릭 국가 폴란드, 동성결혼 첫 인정
10:15 l 조회 477
청년 인구 1040만명…30대 미혼율 급증, 10명 중 3명 번아웃 경험
10:14 l 조회 228
"? 여성이 집안일 2.7배 더하는데”…무급 가사노동 가치 582조 시대
10:13 l 조회 571
30대 여성분들 꼭 읽어주세요!.blind
10:12 l 조회 2142
Sonnet - 애즈원(2010)
10:12 l 조회 53
유승준 노래중 최고의 곡은?
10:12 l 조회 96
생명과학 1타강사 리센느 원이 일베 관련.jpg13
10:11 l 조회 4896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