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남자친구와 저는 둘 다 대학생이였던 작년에 소개팅으로 만났고, 남자친구는 올해 27살, 미리 대기업에 합격하여 졸업 후 입사가 확정 된 상황이였으며, 저는 취업준비생으로 만남을 시작하였습니다.
만남 도중 저는 중소기업에 취업하였고 연봉 2400을 받고 있고, 남자친구는 이제 막 입사 한 상태로, 상여금 포함하면 연봉 5500(세전)정도 되네요. 저희 집은 절약하며 살아야하는 수준의 경제력이지만 남자친구는 부모님 두 분 다 사업하시고 집에 돈이 많습니다.
큰 키에 훈훈한 외모, 화끈하고 활발한 성격. 뭐 하나 빠질 것 없어 보이는 이 사람이 저에게 푹 빠져 엄청난 구애와 집착을 보였습니다. 제가 어딜가든 너무 불안해하여 하다못해 회사 끝나는 시간에 맞춰 회사 바로 앞으로 매일 같이 데릴러 와 회사사람들에게 눈 도장을 찍는다던가, 제 페이스북에 댓글다는 남자들 하나하나 어떤 관계인지 다 외우고 마음에 안들면 지칠 때 까지 닦달을 하여 친구 삭제까지 하게 만들구요. 친한 선후배와의 카톡도 이해를 못해줘서 다른 남자인 사람들과는 연락도 거의 다 끊고 지냈습니다.
제가 술 마시는것도 싫어하고 약속 모임에 남자가 있는것은 더더욱 싫어하여 남자친구 동행 없이는 남자 있는 모임은 단 한번도 나가지 못했고 술도 한 잔 안 마셨습니다. 회식때에도 남자친구가 끝날 때 까지 회식 장소 근처에서 기다렸기 때문에 맥주 2잔 이상을 마신 적 없고 10시 이후까지 자리를 지킨 적이 없네요.
물론 저에게도 문제는 있었죠. 대학교도 공대, 회사도 IT 회사이기 때문에 항상 주변에 남자가 많은 편이고 성격이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이라 남자친구가 불안해 하는것을 이해하기는 했지만 정도에 지나친 집착은 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싸우고 싶지 않아서 남자친구의 바램대로 제 행동을 다 고쳤죠.
결혼을 얘기하기엔 둘 다 어린 나이이긴 하지만 저는 이 사람 아니더라도 원래부터 빨리 결혼을 하여 자리를 잡고 싶어 했고, 본인도 저를 너무 좋아하여 둘 다 직장생활 시작하면 1년 정도만 자리잡고 결혼하자, 집은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너는 그때까지 모아 올 수 있는 만큼만 해와라, 부족한 비용은 자기가 다 준비하겠다, 적금은 뭘로 붓자, 얼마씩 넣고 얼마를 쓰고 등등 엄청나게 디테일하게 계획을 세우고 이야기 했습니다.
남자친구 본인의 부모님과 친척들에게도 저와 결혼을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이야기하여 부모님께서 저 데려오라고 여러번 성화셨고, 남자친구의 이야기 듣는 은연중에 어머님의 포스가 시어머니격으로 보통이 아니신것 같아서 매번 자리를 피하고 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미쳐있던 그가, 연수원 생활을 시작으로 입사함과 동시에 정말 180도 돌변하였습니다. 저와는 연락도 잘 안되고, 매일 동기들과(여자남자 섞여서) 일주일의 반 이상을 그들과 술마시고 필름 끊겨 연락안되고 새벽이나 아침에 들어가고..
그러면서도 미안하다, 잘하겠다,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행동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제게 니가 그렇게 살아서 대기업 못간거야라는 막말과 주말에 데이트 안하냐는 제 말에 자기 동기들은 예쁘고 똑똑하고 배울점이 많아서 같이 있으면 즐거우니까 자주 봐야해서 시간이 없다더군요.
본인이 입사하고 보니 예쁜 사람도 많고 게다가 똑똑하고 잘 사는 사람도 많을테니 그런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옆에 있는 제가, 이런 조건을 가진 제가 하찮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를 대하는 언행에서 많이 느껴집니다.
혼자가 되는게 두렵고, 집착이 심하긴 했지만 저에게 너무 잘 했던 예전, 다시는 이렇게 (조건적으로) 완벽한 남자를 못 만날거란 생각, 그래도 아직 너무 사랑하는데 이별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하는 걱정 때문에 굉장히 많이 참고 망설였지만, 제가 참고 이해할 수록 저를 더 우습게 보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달 정도를 혼자 삭히고 인내하며 매일 울면서 마음고생을 하다, 그저께 미즈넷에 올라온 어떤 분의 글과, 그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헤어짐을 결심하여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메달리지도 않고 냉큼 알았다고 하더군요.
친구들은 정말 잘 했다고, 조건이 사랑에 전부가 아니라며 다독여 줍니다. 제 생각에도 잘 한 일 같은데 벌써 후회도 되고, 더 참았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그래도 저 잘한 일 맞죠?
당장 남자친구가 없으니 뭐부터 정리해야하고 어디서부터 새로 시작해야할지 몰라 막막한 마음에 글 몇자 적어 봅니다. 선배님들의 따뜻한 조언이나 충고 부탁 드립니다.


인스티즈앱
장모님이 애기통장에 준 용돈 2700만원을 쓴게 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