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분쟁에 의해 악화되어 가는 중국 경제 상황은 단순한 증상을 넘어 중국 경제가 확실한 이상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성장 모델이 이제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침체라 봐야 할지, 아니면 경제 위기가 곧 임박했다고 봐야 할지 모르겠으나, 장기적인 중국 경제의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만약 중국 경제에 전방위적인 변화가 없다면, 중국은 절대로 부유해지지 못할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이번 2분기에 6.2%로 하락했는데, 이는 최근 30년 중 최악의 성장률이다. 물론 구매력 기준 1인당 gdp 14,000~18,000달러에 속하는 중진국에게는 양호한 성장률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인플레이션, 환율, 구매력 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서. 게다가 주요 경제국들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첫째로, 중국의 공식 통계는 실제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즉 왜곡이 많이 되어 있다. 1인당 소득은 실제 공식상 보고된 것에서 25% 정도 낮은 수치라고 보여진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잉야오 후와 그 외 공동 저자 1명이 중국의 전력 소비를 계량해 본 결과에 기반하자면 말이다.
시카고 대학의 챵 타이셰 등 3명의 학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세수 증가율은 2010년 대비 2016년에 오히려 1.8%나 둔화되었다.
대만, 한국, 일본은 모두 세계 경제에 자국을 개방하고 투자를 받아들인 이후, 초고속 성장을 수십년 동안 누렸고 중진국에 이르면서 그 성장 속도가 둔화되었다. 1970년대 초반의 일본이 그랬고, 1980년대와 90년대 초의 대만과 한국이 그랬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중국은 빠른 성장률을 보다 더 장기간 유지할 수 있어야 정상이다. 왜냐하면 미국 같은 부자 국가들이 미개척 기술 분야의 지평을 더 넓혀 가고 있고, 중국에게 그만큼 따라잡을 여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중국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더 빨리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 중국 수준의 소득에 도달한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을 보자. 당시 그들이 지금 중국 수준의 소득일 때, 차후 10년간 평균적으로 대만은 7.5%, 한국은 6.3%, 일본은 4.7% 정도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중국이 펼치는 경제 정책하에서는 4% 대 이상의 성장도 매우 버거울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있다. 중국의 노동 인구 증가가 멈췄다는 점이다. 농촌의 노동력이 도시 공장의 노동력으로 전환되는 대변동이 이제 끝났다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의 경제학자 앤드류 틸튼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은 더 이상 규모가 작은 소국들처럼 수출에만 의존할 수 없다. 이미 중국의 수출품들은 외국 시장에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보호무역주의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
(1978년 12월 24일 개혁개방 관련 인민일보 기사)
중국은 현재 경제 성장 모델이 가져오게 될 과징금을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30년간 중국 공산당은 민간 기업들에게나, 외국 자본 및 무역에 대해서나 그리고 시장 세력에게도 그 이전의 어느 때보다 개방적이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단 한번도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저버린 적이 없으며,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정부는 군사적으로나 경제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통신 기기 등의 분야들에 대해 통제를 강화해 왔다. 어떤 중국 관료들은 "국영 기업들이 지배적인 수준으로 장악하는 분야야말로 중국이 세계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중요한 세력이 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대만, 한국, 일본이 비슷한 경제 발전 과정을 밟아온 것과 상당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하나는 인프라 건설인데, 이는 대부분 국가에 의해 주도되며, 중국 내 전체 투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는 중국인 평균 가족들의 아파트가 고작 200ft(5.6평)에 살았던 데다, 인구가 가장 밀집된 지역들에 널찍한 고속도로조차 미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평균 아파트 크기는 800ft (22.4평) 수준에, 새로운 고속도로와 철도가 인구가 희박하고 잠재적으로 인프라 건설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건설되고 있다. 물론 인프라 건설 소식은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나, 그런 투자가 가져올 기대 수익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또 다른 차이는 중국의 부채 의존도다. GDP 대비해서 중국의 부채 의존도가 현재 중국과 비슷한 소득 수준일 시절의 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서 최소 2배에서 최대 4배까지 높다고 한다. 즉, 중국은 훨씬 더 많은 규모의 투자를 벌였으면서도,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 대비 그 투자가 훨씬 더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 즉, 자본을 통한 수익성이 2007년의 19%에서 2017년 8.4%로 수직 하강했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개발연구재단에 따르면, 총생산 요소(얼마나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2016년 서비스 산업의 동력에 힘입어 더 빠르게 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분석가들은 이 데이터에 대해 회의감을 드러내는데, 실제 중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지난 수년간 마이너스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간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다면, 비효율적인 국영 기업들이 크게 상관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간 기업들은 여러 방면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 국영 은행은 국영 기업에 대출해주는 것을 선호하고, 이로 인해 민간 기업들은 규제가 덜한 "그림자 금융"으로부터 돈을 빌려온다. 현재 정부 당국에서 과도한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단속에 나섰다는 그 부채들 말이다. 중국 국내 민간 분야의 판매 수치는 2016년 이래 5%나 하락한 반면, 국영 기업의 비중은 민간 기업의 하락폭만큼 상승세를 보였다.
무역 충돌 또한 민간(다수가 해외 자본 소유이면서 수출의 주요 역할을 하는) 기업들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와중에 중국의 국영 중심 경제 모델을 수호하자는 민족주의적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중국에는 아직까지 민간 사업의 역할을 더 확대하자는 많은 개혁가들이 존재한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인 궈수칭은 올해 초에 중국의 고속 성장이 "국가 독점 자본주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외국과 민간 자본이 대부분의 산업에 허용되어야 하며 금융 분야를 더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업화 이후 미국 대비 일본, 한국, 중국의 노동 생산성)
그러나 무역에서의 대립은 "정치적으로 궈수칭과 같은 사람들이 중국의 시스템을 외국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내기 어렵게 만들며, 알게 모르게 중국이 성장해 왔던 길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게 유도할 것이다."
지금 중국의 문제는 1인당 gdp가 세계은행 기준으로 2018년 9,770달러 IMF 2019년 4월자 기준으로 10,150달러에 불과한데, 이 정도면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이런 중남미권이랑 비슷한 수준에 우리로 치면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시절이랑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하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시절의 1인당 소득이 4,686달러인데 이걸 현재 2019년 기준으로 인플레율을 적용해서 계산하면 10,146불에 달한다.
그런데 당시 한국의 1인당 gdp 성장률은 약 11.9%에 두 자리수 성장률을 90년대 초까지 이어가고, 7~8%대의 고성장을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나갔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1988년 1인당 gdp 수준이면서 이미 성장률이 6.2%대이며, 이 트렌드대로 간다면 선진국에 절대 진입하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18~19년도 사이에 성장률 하락이 0.6%대에 이르렀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정말 중국 당국 입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되는 문제고 실제로 여력이 없는 데도 계속 유동성을 푸는 것도 그의 연장선상에 있다. 뭐 한국이나 그 외 선진국들의 성장률과 비교하면서 중국 정도면 높은 게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문제는 중국은 선진국이 아니고 한참 더 고성장해야 뭔가 미래나 돌파구가 보이는 나라고, 그래서 시진핑도 중국 제조 2025 등의 계획을 마련했다. 이 마저도 제대로 안풀린다면 정말 한번도 부자가 되어 보지도 못하고 늙게 생겼다.
이러면 중진국 함정에 빠지게 되며, 중국은 고령화 속도도 전 세계에서 빠른 편에 속한다. 심지어 노동 인구 감소도 한국은 2018년부터 시작됐는데, 중국은 그보다 3년 전인 2015년에 시작되었다. 앞으로 중국의 미래가 어두워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