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것은 죄라고 배웠어. 그것이 날붙이든 말이
든. 나는 그걸 알면서도 아랑곳 않고 날카로운 마음을
네게 던져댔으니 이 부박한 죄는 영영 사하여 질 일
이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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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상처 입은 채 떠나고 희붓한 새벽을 덜 마른 활
자들로 눅눅하게 꿰매던 계절도 다 지나고... 그렇게
해서 마침내 가장 상처 입는 건 결국 나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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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별빛의 모서리는 죄 날카로워 매번 나를 찔러
대는 고로 유성 같은 눈물은 때로 발등 위로 추락하
곤 했다. 너무도 차가워 발등을 뚫고 밑바닥에 스며들
것 같은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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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알지, 이런 종류의 저릿함은 유월 바람에 흘려낼
수도 없다는 거. 텅 빈 마음 한 구석은 늘 투명한 슬픔
이 자리를 차지한다는 거. 그래도 죗값을 치른다니 다
행이야. 아, 더없이 마땅한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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