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들 안녕?🤗 딤토에서 악마판사 영업당해서 하루만에 호로록 정주행하고
요한이랑 가온의 미친 관계성에 오랜만에 덕심이 뻐렁쳐서 뻘글을 하나 썼는데
개인적인 공간에 올려놓고 혼자만 보려다 혹시 비슷한 감상 느꼈던 토리들도 있지 않을까해서 가져와봤어
독후감 쓰듯이 쓴 글이라 말투가 좀 많이 오글거리고 딱딱한데 하하 이녀석 새벽감성이 낭낭했구나 하고 이해해주라
팩트는 요만큼 뿐이고 내 궁예질이 99퍼니까ㅋㅋㅋ 걍 재미로 보고 잊어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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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한은 지금 입덕 부정기다.
6화에서 요한은 선아에게 자신은 지킬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선언했다
그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어떤 의도로 이런 말을 했는지 아직 분명하게 알 수는 없다
지켜야 할 것들을 적의 시야로부터 감추려는 연막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 모든 것은 그저 수단일 뿐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납득할 만한 설명은 전자가 요한의 무의식적인 욕망이고 후자는 세상을 향해 날을 세운 의식적인 결의이며,
요한의 내면에서 이 양극단의 두 의도가 상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요한은 자신에게 지킬 것이 없다고 '믿는다.'
그의 무의식은 이 믿음에 짓눌려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있다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을 때, 불안과 분노로 겉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온다
작가는 그런 요한 내면의 모순들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선아로부터 풀려나 집으로 돌아온 그의 앞에 보란듯이 잃어선 안될 것들을 던져놓고 혹시 이들을 잊은 건 아닌지 묻는다
관객의 시각에서는 그에게 앞으로 극이 진행되는 동안 꼭 지켜내야 할 사람이 둘이나 있는 것이다
하나는 그도 잘 아는 인물이고,
나머지 하나는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나 그를 막아선 인물이다
"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시작되는 순간에 가온을 만나고 만다. 요한에게는 무거운 십자가와도 같은 얼굴이 있다.
지옥 같던 어린 시절 유일하게 요한을 붙잡아주었던 얼굴.
하지만 지금은 고통과 죄책감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게 만드는 얼굴.
외면은 물론 내면까지도 그와 너무나 닮은 가온이, 요한과 정면으로 부딪히며 요한이 벌이는 일들을 막으려 한다.
...이 아이를 어떻게 하지?
"
공식홈페이지의 등장인물 소개는 가온에 대한 요한의 감정을 설명하면서 '이 아이를 어떻게 하지?'라는 물음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 한 줄의 물음이 마치 앞으로 펼쳐질 그의 염병천병 입덕 부정기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가온은 요한의 십자가다.
'악마판사'라는 제목으로 대변되는 요한과 십자가로 대변되는 가온의 만남은 숙명적으로 거센 반발력을 지닌다
그러나 가온이 처음부터 요한에게 혼란을 가져오는 인물인 것은 아니었다
요한에게 가온은 언제든 마음먹은 대로 휘두를 수 있는 존재였고, 항상 자신이 한 발 앞서있는 존재였고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어떻게 행동할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존재였다
그런데 5화에 들어서면서 이 둘의 권력구도는 상당히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4화의 마지막 대사로 미루어 보건대 요한은 가온에게 자신의 과거사를 자신이 동정받을 수 있을 만큼만 교묘히 가감해 설명한 듯하다
정보를 유리하게 통제해 놓았으니, 그는 이렇게 상처받은 척 가장하면 이 순진한 청년과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동요할 수밖에 없는 약점을 찔러 흔들어 놓는다
상대가 누가 되었든 아마 그는 지금껏 이런 식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통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요한에게는 이미 한 번 가온의 앞에서 그 부친의 비극적인 죽음을 들먹여 그를 도발하는 데 성공한 전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 장면은 단순히 자신의 과거를 팔아 가온을 흔들려던 요한의 오만한 시도가 역으로 되돌아왔다는 꼬수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가온이 처음으로 자신의 예측을 벗어난 행동을 했다는 것
가온에게 자신을 흔들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인정하고싶지 않지만,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지만, 가온의 저 말이 사실이라는 것
기민한 요한은 이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제 가온은 요한이 괴물을 가장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사채업자였던 요한의 부친은 채무자가 한 명 목숨을 끊을 때마다 십자가 앞에 섰다고 한다
요한은 자신의 적을 한 명씩 처단할 때마다 가온을 돌아본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증명인 듯이, 가온의 인정이나 용서가 형 이삭의 그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선아는 요한의 십자가를 빼앗아 가졌지만 요한에게는 아직 가온이라는 십자가가 남아있다
물론 이쪽은 요한이 짊어지길 원했던 십자가는 아니었을 것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가온은 그의 존재 자체로 요한이 목표를 이루고자 괴물의 가면 아래 깊숙히 가둬놓은 '인간'을 끊임없이 끄집어낸다
날카롭게 벼려 무장한 요한의 에고를 무력화시키고 오랫동안 억눌려있던 무의식을 뒤흔든다
그것이 요한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마 앞으로 한동안 요한은 가온에게 방해가 되면 치우겠노라고 몇 번이고 경고할 것이다
누가 묻거든 여전히 자신은 지킬 것이 없노라고 답할 것이다
아무런 죄책감도 후회도 없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지켜보는 우리는 모두 알고있다
그 모든 다짐이 무색하도록, 요한은 자신의 눈앞에서 가온을 쉽게 치우지 못하리라는 것을
가온이 언젠가 가롯 유다의 길을 가더라도 요한은 여전히 그에게서 십자가를 보리라는 것을
요한의 입덕부정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드라마 - 강요한 김가온 관계성에 대한 뇌절 망상 분석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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