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빈이가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은 지 꼬박 이틀이 지났다.
수업을 듣기 위해 책상에 앉아 멍하니 교수님의 수업 자료를 바라보고 있는데 수업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머리를 가득 채운 한빈이는 생각 만으로도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분명 송윤형 그 남자의 말에 따르면 늑대 인간은 몇 번을 사람과 늑대를 오고 가다가, 그렇게 천천히 늑대가 되어버린다고 했었다. 그런데 어째서 한빈이는 이틀 동안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는 걸까. 벌써 늑대가 되어버린 걸까…? 이렇게나 빨리…?
말도 안 돼.
눈 앞이 흐려지는, 눈물이 차오르는 느낌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 너 어디 아파? "
옆에 앉은 동기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근데 왜 울려고 그래, 무슨 일 있어?
그런 거 없어. 겨우 짜낸 목소리로 대답을 하는데 타이밍 좋게 수업이 끝났다. 먼저 갈게, 하고 짧은 인사를 건넨 다음 재빨리 짐을 챙겨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지금 기분으로는 어디 가서 시원하게 울어버리고만 싶었다.
마지막 수업까지 내내 멍한 얼굴로 수업을 듣고는 집으로 향했다.
늘 집으로 가는 걸음이 가볍기만 했는데 오늘은 누가 내 다리를 잡고 있는 것만 같이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나도 무겁다.
집으로 돌아가면 오늘은 한빈이가 사람으로 돌아와 있을까.
또 그제처럼, 어제처럼 여전히 늑대이진 않을까.
보고 싶지 않았다. 늑대인 한빈이도 좋았지만 내게는 사람 김한빈이 필요했다. 매일같이 함께하던 김한빈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컸다. 겨우 이틀을 못 봤는데 너무나도 그 얼굴이 보고 싶었다. 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그랬어…. 돌이켜 생각해 보면 둘이 찍은 사진 조차 한 장 없었다.
느리게 현관문을 열고 아무런 말 없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쾅, 하고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집 안에는 어제와 같은 정적이 흘렀다.
한빈아…. 작게 부르는 내 목소리가 거실에 울린다.
어제와 같이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한빈이 방 문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그 앞으로 가서 섰다.
문을 여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문고리를 잡는 손이 작게 떨렸다.
하, 짧게 한숨을 쉬고는 한빈이의 방문을 열고 안을 바라보았다. 어제처럼 늑대 한빈이가 침대 위에 있어야 하는데….
침대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딜 간거지.
한빈아, 하고 부르며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내 방 문을 열자 풍겨오는 한빈이의 향기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늑대 한빈이에게서도 나는 향이지만 이 향은 한빈이가 사람일 때 더 강하게 풍겨왔다.
새하얀 내 침대 위에서 이불도 덮지 않은 채로 웅크려 잠들어 있는 건 늑대가 아닌 사람 한빈이었다.
" 김한빈…. "
한빈이의 그 모습을 보자마자 곧바로 울음이 터져버렸다.
김한빈, 김한빈이다. 진짜 한빈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작게 흐느끼는 내 울음소리를 들은 건지 김한빈이 부스스한 얼굴로 잠에서 깨어 날 바라보다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 왜 울어. 왜 우는데. 어? "
" 한빈아…. "
" 어. 나 여기 있어. 왜 울어, 누나. 어? "
왜 울긴. 너 때문에 우는 거잖아, 이 바보야.
자꾸만 터져 나오는 울음에 아무런 말도 못하고 엉엉 울며 흐르는 눈물만 닦고 있으니 한빈이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 당황하다가 나를 품에 폭 안아 온다.
등을 토닥이는 그 손길이 너무나도 그리웠던 손길이라 더 울음이 터져버렸다.
팔로 한빈이의 허리를 감고는 그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 그만 울어. 왜 자꾸 울어, 속상하게. "
" 너 때문이잖아…. "
" 나 보고 싶었어? "
" 응. …보고 싶었어. "
그 품에 얼굴을 묻은 채로 웅얼거리듯 보고 싶었다 답했더니 한빈이가 내 등을 살살 쓸어내린다.
울지 마. 미안해. 사람으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정말 미안한 듯 중얼거리는 한빈이의 목소리가 듣기 좋아서 그렇게 가만히, 가만히 품에 안겨 있었다. 오랜만에 들리는 한빈이의 심장 박동 소리가 우울했던 내 마음을 달래주고 있었다.
품에서 날 떨어트린 한빈이가 아직 내 볼에 남아 있는 눈물 자국을 닦아주며 날 내려다 보았다.
" 다 울었어? "
" 보고 싶었어. "
" 매일 봤잖아, 우리. "
" 그건 늑대잖아…. "
지금 이 모습이 보고 싶었어.
내 말에 한빈이가 피식 웃곤 내 양 볼을 살살 쓰다듬었다.
" 학교 갔다 온 거야? "
" 응. "
" 말 하고 가지. 학교 갔을 거라고 알아서 생각하긴 했지만. "
" 너 자고 있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갔지. 계속 잠만 자고, 너. "
" 자꾸 잠이 와…. 몸이 이상한 거 같아. "
마주보고 몇 마디를 나누다가 다시 한빈이의 품에 고개를 묻었다.
한빈이가 내 등을 토닥였고, 나는 그 품에서 웅얼거렸다.
네가 벌써 늑대가 되어 버린 걸까봐 겁이 났어. 너는 계속 잠에 들어서 깨지도 않고, 나는 하루 종일 네 걱정 뿐이고, 사람으로 안 돌아오는 너 보면서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 지 알아?
칭얼대는 내 목소리에 김한빈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자꾸만 웃었다.
" 웃지 마. "
" 귀여워. "
" 나 심각해. "
" 알아. 그치만 처음이잖아. 나한테 이렇게 칭얼대는 거. "
저렇게 웃기만 하는 한빈이가 야속하다. 그래도 말은 저렇게 하지만 나 못지 않게 내가 그리웠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한빈이는 나를 품에 꼭 끌어 안았다. 등을 규칙적으로 토닥이는 손길, 한빈이의 품, 그 모든게 포근했다. 한빈이와 시선을 마주하고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눈의 색이 전과는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늑대일 때도 조금 붉어진 것 같았는데 지금은 검은 색에 가까울 정도로 어두운 색이던 한빈이의 눈동자 색이 밝은 갈색으로 변해 있다.
" 눈동자 색이 바꼈어. "
" 그래? "
" 검은 색이었는데 지금은 갈색이야. "
" 몰랐어. 별 느낌은 없는데. 그래서 이상해? "
" 아니. "
어쨌든 다행이었다. 아직 김한빈이 늑대가 아니라는 게.
이대로 시간이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
한빈이가 사람인 지금, 이대로.
*
사람으로 돌아온 한빈이와 함께 있은 지 1시간을 겨우 넘기고 한빈이는 다시 늑대로 돌아갔다.
잠에 빠질 듯한 늑대 한빈이의 옆에 앉아 가만히 그 털을 쓰다듬고 있으니 한빈이는 그렇게 또 금새 잠에 빠져든다.
하루 종일 잠만 자…. 걱정되는 마음에 한빈이에게서 시선을 떨어뜨릴 수가 없다.
이렇게 늑대가 되어버리면, 그 때 연구소에서 봤던 그 늑대처럼 그렇게 늘 외롭게, 그렇게 사는 걸까.
예전 같았으면 작은 한빈이를 안아 제 방에 데려다 놓았을 텐데 이렇게 커버린 한빈이는 안아 들 수가 없다.
이제 날이 좀 추운데…. 담요를 가져와서 한빈이 위에 덮어준 뒤 그 모습을 잠깐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 내 방으로 들어갔다.
한빈이가 중요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험이 내 발목을 잡았다.
한빈이 만큼이나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닥친 급한 일은 공부였다.
오랜만에 펜을 잡고 모처럼 집중을 해보려는 데 집중이 될 리가 없다. 몇 줄 긋다가, 몸을 일으킬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겨우 마음을 다잡고 다시 몇 줄을 읽다가.
한참을 그렇게 반복하다가 겨우 집중을 해서 책 한 권을 시험 범위까지 읽어냈다. 줄줄 쓰여진 글을 정말 눈으로 읽기만 했을 뿐, 머리에 남은 내용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우울한 생각도 들었다.
가득 쌓여진 책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다가 다음 책을 폈다. 읽기 싫은 글자들을 보며 또 슬며시 내 머리를 어지럽히려는 걱정들을 겨우 꾹꾹 눌렀다.
" 흐으…. "
어깨가 아파오는 느낌에 기지개를 쭉 켰다.
몇 권의 책을 읽으려니까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아서 볼펜만 달깍이다가 휴대폰으로 손을 뻗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꽤 집중을 했던 건지 어느새 시간은 밤 11시에 가까워져 있다.
잠든 한빈이가 깼다면 내 방으로 왔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일어났을까 하는 마음에, 그리고 목이 탄다는 핑계로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가쁜 기침 소리가 내 귀에 울려온다.
김한빈…? 재빨리 문을 열고 한빈이가 누워 있던 쇼파 쪽으로 달려가자 언제 또 사람이 되어버린 건지 한빈이가 흘러내릴 듯한 담요를 덮은 채로 마른 기침을 뱉어내고 있다.
" 뭐야…. 왜 그래. "
한빈이의 등을 두들기며 기침이 멈추기 만을 기다리는데, 무언가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소리와 함께 한빈이가 기침을 멈췄다.
뭐야… 지금…?
한빈이는 떨리는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한빈이를 바라보는 내 눈빛 또한 떨리고 있었다.
한빈이의 눈을 바라보던 그 시선을 한빈이의 손으로 옮겼다.
그건… 피였다.
" 이게 뭐야… 지금… 한빈아. 김한빈. "
당황스러운 마음에 아무 말이나 중얼거리다가 한빈이를 바라보는데, 한빈이가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듯 반쯤 감긴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한빈아. 한빈아? 한빈아….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 이름만 반복해서 부르며 꽤 많은 양의 피가 묻은 한빈이의 손을 꼭 잡았다.
" 누나…. "
느리게 깜빡이던 한빈이의 눈.
늘 나만 바라보던 그 눈은 초점이 사라졌고, 작게 뱉은 한마디와 함께 한빈이의 눈이 감겼다.
…한빈아.
한빈아…?
야. 김한빈….
몇 번을 그 이름을 부르며 한빈이를 흔들어 보았지만 한빈이의 감긴 눈은 떠질 생각이 없다.
한 방울. 두 방울. 아무런 소리도 없이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한빈아. 뭔데. 너 왜 그런데…. 정신 차려봐…. 어…. 어…?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통화 목록을 뒤졌다. 손이 덜덜 떨렸고 몸은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송윤형. 세 글자 적힌 번호를 향해 주저 없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몇 번의 신호음, 그리고 들리는 그 남자의 목소리.
그리고 완전히 터져버린 내 울음.
"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한빈이가 이상해요… 한빈이, 한빈이가 눈을 안 떠요…."
*
비포장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가 덜컹인다.
버스 안이라고는 하지만 부쩍 차가워진 공기 때문에 옷을 조금 여민 채로 무릎 위에 올려진 니트를 조금 더 품에 껴안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언제 봐도 참 낯설다.
회색 빛 가득한 건물을 빠르게도 지나가는 버스는, 어느 샌가 또 이렇게 산 속에 있는 듯한 풍경을 지나고 있었다.
" 수고하세요. "
챙겨온 짐을 들고는 버스의 마지막 정류장에 내렸다.
김한빈에게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부터 또 한참을 걸어야 했다.
힘들 게 뻔했지만 그래도 한빈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으쌰, 하고 짐을 들곤 걸음을 옮겼다.
발에 밟히는 잔디의 느낌.
예전에 차를 타고 왔을 때엔 이 곳이 이렇게 까지 깊숙한 곳에 있는 건 줄 몰랐는데 혼자 찾아오려니 길은 생각보다 많이 복잡했다.
무엇보다도 연구소의 위치는 너무나 구석진 곳이었다. 일반인이라면 정말 상상도 못할 만큼. 그 곳에 어떠한 건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높은 곳, 그리고 구석진 곳.
한참을 걸으니까 숨이 차오는 게 느껴진다.
아직 목도리를 할 날씨는 아니었지만 산을 오르면 오를 수록 귀와 목이 시린 느낌에 가방 속에 있던 목도리를 꺼내 목에 둘렀다.
얼마를 걸은 걸까. 멀리 하얀 건물이 보였다. 그 곳, 김한빈이 있는 그 연구소.
나도 모르게 걸음에 힘이 들어갔다. 한 걸음 한 걸음 연구소와 가까워 지자 가슴이 쿵쿵 거렸다.
" 왔어요? "
웃으며 날 맞아주는 송윤형을 보고 나도 웃으며 답했다.
안녕하세요.
내 손에 들린 짐을 대신 받아든 그는 익숙한 듯 나를 안으로 안내했다.
" 한빈아! "
내 부름에 책을 읽고 있던 한빈이가 날 바라보고는 환하게 웃어왔다.
하얀 옷을 입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의 한빈이는 언제 머리를 자른 건지 저번에 봤을 때보다 머리가 짧아져 있다.
양 팔을 벌리는 한빈이에게 쪼르르 달려가 안겼더니 내 등을 토닥여 온다.
" 차가워. "
" 밖이 많이 추워졌어. 여긴 따뜻해? "
" 응. "
" 머리 잘랐네. "
" 저 사람이 잘라 줬어. "
송윤형을 쳐다보며 하는 한빈이의 말에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둘만 있을 시간을 만들어 주려는 듯 송윤형은 웃으며 고개를 까딱이곤 그 방을 나갔다.
내가 오기 전까진 이 넓은 방에 너 혼자였겠구나 ….
올 때마다 드는 울적한 생각을 애써 지우고 한빈이의 머리카락으로 손을 뻗었다.
" 짧게 자르니까 귀엽다. "
" 별로야. "
" 왜? "
" 애 같아. "
마음에 안 드는 이유도 참. 한빈이의 말에 웃곤 주위에 아무도 없을 걸 알지만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는 한빈이의 입술에 짧게 닿았다 떨어졌다.
" 보고 싶었어. "
내 말에 한빈이가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도. 그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날 한빈이가 그렇게 쓰러져 버린 이후로 한빈이는 이 곳, 연구소에서 지내게 되었다.
자세한 설명을 들었지만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결국 내가 이해한 것은 김한빈은 앞으로도 늘 그렇게 쓰러질 수 있다는 것, 김한빈은 다른 늑대인간과는 다르게 더 빨리 늑대로 변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 곳에서 자신들이 김한빈을 지켜봐야만 한다는 것.
학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탓에 나는 이렇게 시간이 날 때마다 한빈이를 보러 연구소까지 오곤 했다.
이 곳에 온 뒤로 한빈이는 늑대인 시간보다 사람으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한빈이를 위해, 한빈이가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며 많은 것을 실험해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위험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한빈이가 원하고 있었다.
김한빈은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손을 잡고 있는 것 조차 좋아서 한빈이의 큰 손을 만지작거리자 다른 한 손으로 내 볼을 쓰다듬어 온다.
한빈아. 작게 부르는 내 말에도 한빈이는 대답 대신 입을 꾹 다문 채로 물끄러미 날 바라만 보고 있다.
한빈이는 이 곳에 온 이후로 눈에 띄게 말을 잃었다.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긴 했는데 말을 하기 어려워 보였다. 송윤형은 아마 약을 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일 거라고 말했다. 뭐라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입을 움찔거리다가 그대로 꾹 다물어 버리는 한빈이가 안쓰러워서 애써 웃어 보였다. 괜찮아. 네가 말 못 하면 내가 하면 되잖아. 그 눈만 봐도 무슨 말 하고 싶은지 다 알 수 있는 걸.
한참을 한빈이에게 혼자 쫑알거렸다.
요새 학교에서 김지원이랑 잘 지내고 있어. 걔 여자친구 생겼어. 나보다 예뻐. 잘 어울리더라. 둘이 커플 신발 신고 같이 다니는데, 아, 그 여자애가 우리 과거든. 한 살 어린 앤데. 여튼 둘이 커플 신발 신고 다니는 거 보면 부러웠어. 우리도 나가면 같이 뭐 할까? 음, 아… 맞다! 너 주려고 가져온 거 있는데.
그제야 생각난 니트를 꺼내 한빈이에게 안겨주니 한빈이가 니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짧게 물어온다.
" 뭐야? "
" 니트. 추워지면 입어. 선물이야. "
마음에 드는 건지 한빈이가 씩 웃곤 고개를 끄덕인다. 아직 입은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저렇게 대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흐, 하고 바보같은 웃음을 흘렸다.내 웃음 소리에 덩달아 웃음이 터진 한빈이가 내 팔을 당겨 제 쪽으로 날 더 끌어 당겼다.
쪽.
짧게 닿았다 떨어지는 한빈이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선물.
진짜, 마음이 자꾸 콩닥콩닥 한다.
" 맞다. 그리고 나 이제 곧 시험이야. "
" 시험? "
" 응. "
" 못 와? "
자기를 보러 못 오냐는 그 질문에 딱 붙어 있는 몸을 떼곤 음, 하고 뜸을 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만큼 자주는 못 와. 그래도 시험 얼른 치고 올게. 내 말에 한빈이가 조금은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평소의 한빈이면 뭐라고 칭얼댔을 테지만 말하는 게 불편해서 칭얼대지도 못하고 눈꼬리만 쭉 내려간다. 어휴, 저 강아지.
" 걱정 마. 시험 보고 금방 올 거야. "
내 말에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로 빨리 올게. 약속.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물끄러미 바라만 보길래, 한빈이의 손을 잡아 그 손가락을 내게 걸었다.
" 저 분들 말 잘 듣고 기다리고 있어, 여기서. "
" 내가 무슨 애냐. "
내 말에 피식 웃음을 흘리는 한빈이에게 애 맞잖아, 하고 말했더니 한빈이가 허,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내 몸을 당겨 온다.
그리고는,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내 머리를 잔뜩 헝크러트려 놓았다.
" 하지 마. "
그 손을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리는 내 손을 잡는 한빈이에게서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 얼른 와.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
♡
개한빈의 내용도 슬프고, 지금 제 기분도 되게 묘한 기분이에요 우울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고
마지막 한빈이의 대사는 제가 한빈이에게 해주고 싶은 대사인 것 같아요
지금의 한빈이는 어떤 기분일까요
힘 내, 한빈아
우리는 항상 너의 편이야
언제나 기다릴게
사랑해
♡
암호닉!
(암호닉은 가능한 가장 최근의 글에서 신청 부탁드릴게요! 그래야 제가 잊지 않고 꼭 꼭 챙길 수 있을 거 같아요 ㅎ.ㅎ ♡)
초코파이님, 아델라님, 자명종님, 뿌요님, 요맘때님, 누나님, 고데기님, 몽실님, 사랑둥이님, 김빱님, 늑대한빈님, 들레님, 핫초코님, 초코님, 밍밍님, 찰리님, 한빈사랑 나라사랑님, 김한빔님, 햫님, 빈블리님, 맘비니님, 비니님, 아가야님, 콜라님, 만세님,빨강이님, 홍홍님, 시카고걸님, 바나나님, 우리비니님, bobb_y님, 바나나킥님, 밥이님, 헠헠님, 자궁암님, 메추리를개로피자님, 뿌리님, 탸당님, 샌드위치님, 현복님, 뭇님, 늑대개한비니님, 수박님, 갓빈워더님, 보끔밥님, 얍얍님, 허블님, 드라이기님, 더크님, 매력넘치는님, 충전기님, 한빈님, 보내노님, 늑블리님, yg연습생님, 자습서님, 김셩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