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Teenagers
컴컴한 방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둔탁하지만 날카롭고, 이질감이 생생히 느껴지며 소름이 주욱 돋을만한 익숙한 소음이 날카롭게 방 안에 울러퍼졌다. 커터칼로 이리저리 사정없이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백현을 이성을 잃은지 오래였다. 그래. 너희한테도 걸레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사는데, 나라고 이 몸뚱아리 예뻐 할 이유는 없지. 실소를 마구 터트리며 백현은 눈물을 터트렸다. 피와 눈물이 한데 뭉쳐 백현의 몸을 꽁꽁 싸 맬 것 같았다. 백현은 웃음을 터트렸다. 정신차려야지 백현아. 밖에선 준면이 엉엉 울며 방문을 사정없이 내려치고 있었다. 정신? 정신차려야 하는 건 내가 아닌 그 개놈들이야, 형.
“백현아… 나와서 얘기하자. 응? 형은 다 이해해. 네 맘 다 알아.”
“지랄하지마.”
알긴 뭘 알아. 백현은 어이가 없어짐을 느끼며 웃음을 터트렸다. 다 이해해? 근데 왜 날 구해주지 못했어? 형은 전교회장이었고, 3학년이잖아. 우리보다 한 살이 많았고,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으면 되는거였어. 근데 왜 형은…. 피한거야? 백현은 바깥에 있는 준면을 향해 원망의 시선을 던졌다. 한 공간 아래 숨 쉬는 것 조차 더러워 미쳐버릴 것 같았기에, 아무리 배가 고프고 힘이 들어도 방문을 열어제낄 수 없었다. 김준면 저 공범도 나를 위하는 척 하면서 결국 날 해칠테니까. 백현은 웃었다. 미친듯이 웃었다. 인생이란게, 참 재밌어. 돌고 돌고. 계속…돌고. 안그래?
“김종인하고 박찬열이 날 짓밟았을 때 재밌게 보고 있었잖아 형은. 아니야? 응? 준면이형… 대답해봐.”
“그 땐 어쩔 수 없었어. 알다시피 난 약하고……”
“학교는 폼으로 있었어!? 보복이 두려워서 병신처럼 맞고 있는 나를….”
왜 알면서 구해주지 않았던거야? 백현은 커터칼을 드르륵 움직여 칼날을 바깥으로 빼냈다. 순간 준면의 두 동공에 두려움이 가득 찼다. 웃음이 나왔다. 형, 결국엔 형도 겁쟁이였던거야. 사회에 나가면 손가락질 받기 바쁠 그 쪼다들이 무서워서… 날 망가트렸어? 백현은 손목에 상처를 냈다. 피가 쭉 흘렀다. 이 예쁜 빨강색. 보여? 준면은 이성을 애써 붙들며 백현에 손에 들린 커터칼을 간신히 빼냈다. 내놔. 백현의 말에도 요지부동이었다.
“미안해 백현아. 이러지마, 너 과다출혈로 죽어. 정말이야, 죽는다구.”
“죽어? 아하하, 되게 좋다 그거. 죽자. 죽을래. 내놔, 죽을거야. 아악!!! 죽는다고!!”
죽어버릴거야. 이 더러운 세상? 의미 같은 거 없어. 백현은 괴력을 이용해 준면에 손에 들린 피 묻은 칼을 빼내 자신의 복부를 거칠게 내리찔렀다. 울컥울컥 피가 흘러나오는데, 고통이 느껴지지도 않는건지 두 눈은 초점없이 흔들렸고 입에선 웃음이 새어나왔다. 형…, 이제 행복해. 살 것 같아. 그 개자식들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행복하다. 준면은 울었다. 왜 동생을 구해주지 못했을까, 친동생 같았던 백현이었는데. 준면은 소리쳤다. 안되 백현아!!! 하지만 이미 늦었다. 백현은 의식을 잃은지 오래였다. 핏덩어리로 변해버린듯한 백현을 끌어안고 준면은 미친듯이 달렸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그 모습을 찍기 바빴다. 준면은 울었다. 백현아. 이 세상은 더러워.
병실에 도착한 찬열이 거칠게 백현의 멱살을 잡았다. 이미 대수술을 마쳐 절대안정이 필요한 백현인데도. 백현은 실없이 웃었다. ‘찬열이 안녕.’ 능청맞게 인사하는 백현이 우스웠는지 찬열은 거칠게 머리를 헤집으며 휴대폰 액정을 백현의 두 눈 앞에 가져다댔다. ‘학교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을 자해한 고등학생 발견’ 이라는 기사 제목. 백현은 환히 웃었다. 찬열아, 보여? 너와 내가… 그리고 종인이가. 이렇게 이슈가 되어버렸네…히, 좋다. 찬열은 소름이 끼친다는 듯 백현의 두 입에 거칠게 손가락을 끄집어넣었다. 웃지마 변백현. 하나도 안 웃기고 재미도 없으면서, 억지로 웃지말라고 그렇게. 백현은 씩 웃었다. 더 웃었다. 마지막 반항이라도 하듯.
“사실 죽으려고 했어.”
“죽으려면 깔끔하게 죽지 그랬어? 아. 아님 나라도 부르지 그랬어.”
“……”
“내가 너 죽이고 감방이라도 가면, 넌 저승 가서도 안 억울할테니까.”
찬열은 초점없는 두 눈으로 백현을 향해 말했다. 백현은 말라버린 찬열의 입술을 더듬었다. 네가 불행해지길 원했던 게 아니야. 백현은 천사같았다. 하얀 병실에서 하얀 이불을 뒤집어 쓴 천사. 찬열은 무슨 뜻이냐며 백현을 올려다봤고, 백현은 여전히 선반 위에 놓여있는 끔찍한 형상의 커터칼을 매만지며 입술을 달싹였다. 뭔데 그래. 말을 해 봐. 찬열의 재촉에 그제서야 백현은 웃음기를 지우고 대답했다.
“박태은이라는 애가 나랑 그렇게 닮았니?”
“… 뭐라고?”
“네가 그랬잖아 맨 처음에. 날 보자마자 내 목을 있는대로 조르면서, 넌 뭔데
박태은이랑 이렇게 닮았냐고. 걔도 나 처럼 예뻤어?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전부 다?”
“변백현. 너 말짱하구나 아직?”
“그래서 날 괴롭히고 망가트렸어? 박태은 그 썅년이 너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내가
대신 아파야 하는데? 너 그 생각은 못 해봤어? 잘 봐둬 박찬열. 네 앞에 있는 건 박태은이
아니라 변백현이야. 너 두고 먼저 뒈진 네 예쁜 여동생이 아니라…”
찬열은 말이 없었다.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마저 자신의 여동생인 태은과 지나치게 빼닮았다. 백현은 두 눈을 감으려는 찬열의 얼굴을 부여잡았다. 핏자국이 여기저기 찬열의 얼굴에 묻어났다. 커터칼을 밀어 칼심을 집어넣은 백현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는 찬열의 동공이 거울이라도 되는듯 자신의 모습을 담으려 애썼다. 잘 봐. 박찬열 보라구 어서.
“박태은이 아니라 변백현이야. 넌 평생 후회할거야 박찬열. 네 여동생이 그렇게
행복했으면 넌 나한테 잘해줬어야 해. 누군!!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어? 누군 생긴게 네
동생년이랑 닮았단 이유로 이렇게 몇달동안 징그러울만큼 괴롭힘 당하고 싶었겠어?
그랬겠냐고 개자식아. 짐승만도 못한 김종인보다 넌 인간다우니까 하는 소리야. 응?”
“…… 그만해 변백현.”
“난 널 믿었다? 끝까지 믿었어. 김종인이 내 팔에 담뱃불을 지지고 그 모습을 보고 오세훈이 쳐웃고!
선생님들 마저 옷이 반쯤 벗겨진 추한 내 모습을 외면했을 때 마저, 난 널 믿었어. 하, 내가 병신이었지.
이제 더는 믿지 않을거야. 그리고 죽을거야. 똑똑히 잘 봐둬 박찬열. 시간은 2주야.
그 때까지 내 인간관계, 내 삶, 내 인생!!! 다 돌려내. 안그럼 네 눈앞에서”
“……”
“박태은보다 더 흉측한 몰골로 죽어버릴테니까.”
신알신 암호닉 좋슴니당^3^
카디 즐거운나의집은 변동없이 연재계속 하구여!
찬백도 하나 내부럿땅..ㅋㅋㅋㅋㅋ 학교폭력과 관련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 처음이라서 그런거지 사실은
학교폭력고ㅏ 그렇게 깊은 관계는 없답니당...헣ㅎ>.<
조회수만 느는건 싫어요.. 매우시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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