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012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피깝뜌 전체글ll조회 712








그날의 우리







종인이 그랬다. 한국에 와서는 꼭 이런걸 해야한다면서, 자신과 처음 만났던 2년 전부터 꼬박꼬박 건강검진을 시켜왔었다. 뭣도 모르고 처음 건강검진을 한 루한은 대한민국 의학이 발달했다는 말만 고대로 믿으며 종인을 따라 건강검진을 하는데에 익숙해져 있었다. 한국말이 서툰 루한 때문에 보호자역을 맡게 된 종인은 ‘보호자 분 들어오세요.’ 라는 오늘따라 더욱 사무적으로 들리는듯한 간호사의 말에 마른 침을 꼴깍 삼키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루한, 여기서 기달려. 오렌지빛으로 머리를 염색한 루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예쁘다. 종인은 루한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은 채 서둘러 진료실로 발걸음을 뗐다. 







“루한이라고 했나요, 이름이?”


“네 그런데요. 무슨 안 좋은 증상이라도…”


“위암이네요. 그것도 말기입니다. 수술로 해결이 안 될 정도로 많이 퍼졌네요.” 







뭐라고요? 종인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드라마 찍네 의사양반아. 종인은 코웃음을 쳤다. 루한이 위암? 그것도 말기? 수술로도 해결이 안 된다고? 그럴 리는 없었다. 아무리 중국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방탕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그렇지. 위암 말기라니. 꽤 고통스러웠을텐데. 종인은 초점없는 두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의사는 아무런 말없이 수술 날짜를 잡을 것도 없다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날카로운 한마디를 끝으로 진료실을 빠져나가버렸다. 아…. 세상 모든 게 전부 멈춰버린 것 같았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루한을 생각하며 종인은 서둘러 복잡한 생각들을 휘휘 내던져버렸다. 







“종인! 의사선생님이 뭐래? 나 건강하지, 으히히!”


“어? 아…응. 당연하지.”


“뭔 일 있어? 종인 표정이 안 좋아.” 







 종인은 아무 일 아니라며 서둘러 루한의 팔을 붙들고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친구인 백현과 메신저를 한다는 핑계로 서둘러 검색 사이트에 들어가 위암 증세를 검색했다. 오늘따라 안 터지는 와이파이가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짜증나. 마음은 급한데 손은 자꾸 엇나가고, 종인은 미쳐버리기 직전이었다. 마음의 준비? 당치도 않다. 루한을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 은둔형 외톨이 김종인을 구제한 게 누군데, 내가 이 예쁜 애를 하늘로 보내. 종인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 순 없다. 







“루한, 내가 묻는 거에 솔직히 대답해줄 수 있어?”


“당…당근! 맞나? 당근이지. 뭔데? 말만 해 봐.”


“…루한 어디 아파?” 







루한의 맑은 두 눈동자가 커졌다. 왜 아무것도 모르는거야 바보야. 종인은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았다. 말기래는데, 수술도 안된다는데, 많이 아팠을 거 아니냐고. 종인은 루한에게 진단서를 건넸다. 물론 루한이 알아볼 수 있을 얘기는 하나도 없었지만. 종인은 루한의 손바닥에 한 글자 한 글자, 전하고싶지 않지만 루한이 꼭 알아야할 절망스러운 한마디를 꾹꾹 눌러 적어주었다. [ 위 암 말 기 ] 라는 네 글자를. 이해는 할까 루한이가. 종인은 고개를 푹 수그렸다. 







“위암? 그거 알아. 몸에 안 좋은거잖아. 왜? 루한이 그거 걸렸대요?”


“걸린 정도가 아니야. 너…수술도 못한대. 너무 심해져서.”


“으힝히…, 종인이 또 뻥친다.” 







 종인의 두 눈엔 어느덧 눈물이 고여있었다. 뻥? 그래, 나도 뻥이였으면 좋겠다 루한아. 대충 버스에서 루한을 끌고 내린 종인은 서둘러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도어락의 삐빅하는 소리와 동시에 종인은 루한을 끌어안았다. 아주 힘껏. 하늘로 떠나보내기 싫다는 굳은 자신의 의지를 루한에게 보여주고 싶기라도 한건지. 루한의 두 눈이 커졌다. 작은 루한의 심장은 뭐가 그리 바쁜지 콩닥콩닥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종인은 울었다. 2년 내내 굳건하게 루한을 보호하고 강인하게 루한의 곁을 지키던 김종인이 난생 처음 루한을 위해 서럽게 울었다. 







“종인, 난 괜찮아. 울 아빠도 위암이였거든? 그러니까 네 탓 아니야. 응?”


“가지마.”


“루한이 어디 안가.”


“루한아…, 사랑해. 그러니까 하늘 가지마.” 







 종인이 눈물을 가득 머금은 두 눈에 루한의 모습을 가득 담으며 간곡히 말했다. 제발, 부탁할게. 내가 뭐든 다 해볼게. 없는 돈 긁어모아서 네 병 좋아지는 거 다 해줄게. 요새 티비 보면 그런거 많잖아, 루한이도 봤지? 암 같은거 이겨낸 사람 되게 많잖아. 우리 시골로 갈까? 나물이나 뜯어서 먹으면 그럼 너 나아질까 루한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늘여놓는 종인은 긴박하게 루한의 손을 꼭 붙들고 있었다. 떠나지마 제발. 루한은 그런 종인을 끌어안았다. 자신보다 키가 조금 더 큰 종인이 버겁기는 했지만. 







“종인. 나 4기인가? 그렇댔잖아. 근데 나 아픈거 하나도 못 느꼈다?”


“…바보, 멍충이, 병신.”


“종인이랑 같이 있어서 아프고 힘든건 하나도 없었어.” 







 종인은 다시 한번 눈물을 왈칵 터트렸다. 이렇게 예쁜 아이가, 지금껏 제 옆에 2년 동안 있어주었던 루한을 떠나보내라니. 마음의 준비? 어떻게 그 많고 많은 추억과 애틋한 감정을 단 3개월만에 정리할 수 있을까. 종인은 밤새 루한을 끌어안았다. 모조리 루한을 씹어먹어버릴 것처럼 자신의 눈 안에 루한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죄다 담았다. 늘 ‘종인’ 이라며 제 이름을 밝게 부르던 예쁜 입술부터, 사슴을 꼭 빼닮은 눈망울과 오똑한 콧날까지. 










*     *     *










밝은 햇살이 종인과 루한을 내리비추고 있었다. 종인, 자? 루한의 말에도 종인은 대답없이 그런 루한을 꼭 끌어안았다. 루한은 슬프고, 갑갑했다. 종인이 슬퍼질 줄 알았더라면 보호자고 뭐고 진료실에 들어가서 충격적인 뉴스를 제 자신이 모두 듣고 훌훌 털어내버릴 걸 하는 후회도 덮쳤다. 종인은 멍하니 루한을 품에 끌어안고 있다가 이럴 때가 없다는듯 루한에게 소리쳤다. 







“루한아, 우리 이러지 말고 놀이동산이나 음… 영화관. 갈래?”


“응응. 나 영화 보고싶어!” 







루한의 말에 따라 종인은 생글거리며 서둘러 나갈 채비를 했다. 영화표를 예매하고, 팝콘에 콜라까지 사 들고 자리에 앉자 에어컨 바람 때문에 조금 쌀쌀했는지 루한이 작게 몸을 떨었다. 종인은 자신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루한에게 걸쳐주었고, 루한은 종인을 향해 웃었다. 행복했다. 시간은 조금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렇게 행복한 기억들만 잔뜩 자신에게 남아있다면 지옥 불구덩이에 빠져도 행복할 것 같았다. 루한은 기침이 자꾸 새어나옴을 느끼며 화장실로 향했다. 







“괜찮아? 뭐 문제 있는 거 아니지?”


“응,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루한이 어린 애 아니야!” 







 종인은 피식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한은 기침이 새어나오는 입을 오른손으로 틀어막고 서둘러 화장실로 향했다. 기침을 두어번 내뱉자 알 수 없는 액체가 잔뜩 흘러나와 있었다. 뭐지, 피인가 위액인가…. 루한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입과 손을 거칠게 닦아냈다. 짜증나. 눈물이 자꾸만 비집고 나오려는 것을 꾹 틀어막았다. 화장실에서 오지않는 루한이 걱정됬는지 그 새를 못 참고 종인은 영화관을 빠져나와 루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루한아, 괜찮아? 왜 그래. 응?” 


“루한 괜찮아! 아…, 잠깐 기침 때문에 그런거야. 아무 일 없어!” 







심상치 않았다. 이상해도 뭔가 심히 이상했다. 종인은 자신의 행복을 충족시키기 위해 루한을 외부에 방치하면 일이 더 크게 벌어질 수 있을거란 생각에 서둘러 루한을 입원시켜야겠다는 생각을 뒤로 하고 루한의 손을 붙들고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뭐야, 저 둘 게이야?’ 역시나 사람들은 모난 시선으로 두 사람을 이리저리 상처내며 입에 담지 못할 악담들을 내뱉어냈다. 종인은 인상을 구기며 루한의 손을 꼭 잡았다. 







“루한, 미안해.”


“…영화 시작한다. 루한이는 그 말 싫어.” 







 종인은 두 눈을 작게 감았다. 루한아, 사랑해. 사랑하고 미안하고 또 사랑하고 미안하고…, 내가 앞으로 더 잘 해줄 수 있으니까 나 떠나면 안되는거야. 응? 종인은 들을리가 없겠지만, 혼자서 마음속으로 되내이고 또 되내였다. 그리고 영화내용이 뭐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기도하고 빌었다. 예쁜 루한이는 하나님의 욕심으로 하늘나라로 가기엔 아직 너무 어리고, 젊고, 여리고, 종인의 곁을 필요로 하는 아이라고. 









더보기

프롤로그 지우고 上편 냈어요! 엄마가 시험기간이라고 공부하라고 막 눈치주네옄ㅠㅠㅠㅠㅠ할매수니님잘못햇어여..

뭔가 망해도 심하게 망친 느낌..킄킼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저어떡하져ㅠㅠㅠㅠ휴읗엏엏어!!!

내일 탑티나 올리겠어여..ㅠㅠㅠㅠㅠㅠㅠ스릉흡느드ㅠㅠㅠ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헐..왤케슬퍼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뉴ㅏ머ㅣㄴ엇ㄱ;ㅇ나산ㅇ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생애저말고처음보는카루가.. 이렇게슬프고.. 아련하고.. 완전내스타일이고.. 헐.. 진짜대박이다.. 어떻게이렇게재밌지.. 뻥? 그래, 나도 뻥이였으면 좋겠다 루한아. 여기서소름ㅋㅋㅋㅋㅋㅋㅋㅋ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은혜롭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님.. 감사합니다.. 제메이져가카루라서.. 카루써달라고그냥한말이였는데.. 카루가이런분위기도어울리네요.. 상상도못했는데저는...... 와......... 새드를한번도안써봤더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머신이새드인데..헐..아니스포인가..여튼..ㅠㅠㅠㅠㅠ아.. 아련하다진짜.. 덜덜떨려서원.. 진짜최고세요ㅠㅠ..ㅠ.. 글잡에서제가좋아하는문체를솔직히여태한분보고.. 그이후로는아예못뵜거든요...저는맞춤법/띄어쓰기되게중요시해서..엉망이면아예안봐버리고그러는데..소재랑문체랑필력이랑맞춤법다제스타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 탑티만기다릴랍니다이제... 공부열심히하시구요ㅠㅠㅠㅠ진짜죄송하시긴요...망치다니...이게뭐ㅏ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진짜진짜감사해요.. 제게카루아련물을써주시다니;; 너무행복해서토나올라그래요..
13년 전
대표 사진
피깝뜌
엌ㅋㅋㅋ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틀리고 모순되는부분도 꽤많은것 같아요 아직부족하니까 더채워나가야죠ㅠㅠㅠ흐윽 긴댓글이다 으앙 저도행복해서 토나올라그래요.. 내일 학교다녀와서 바로 컴퓨터켜서 탑티올리려구요! 수요일이 운좋게 4교시니까 중편은 그때올리거나 내일시간이되면 올리도록하겟씀다! 수니님을 향한 제마음이 전해져서 다행이예여 흑흑ㅠㅠㅠㅠ♥♥♥♥♥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5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3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