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Teenagers
멍하니 책상에 앉아있던 종인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변백현을 찾아야해. 어떻게든 백현과 이야기를 나누고싶었던 종인은 조퇴서를 쓱쓱 작성한뒤 교문을 나섰다. 변백현 개년. 주제 파악도 못하고 말이야. 우리가 괴롭히는 것 조차 관심으로 생각하고 감사하면 될 것을. 종인은 낮게 욕을 읊으며 찬열이 알려준 병원 주소로 나섰다. 101호. 변백현이라는 이름이 반듯히 붙어있음을 발견한 종인은 병실문을 거칠게 열어제꼈다. 학교에 나오지 않은 찬열에게 무슨 일이 생긴건가 싶었는데 백현과 함께 있었다니, 종인은 기가 참을 느끼며 코웃음을 쳤다.
“…… 김종인.”
“오랜만이다 백현아?”
급격히 백현의 손이 떨림을 느낀 찬열은 애써 큰 손으로 백현을 꼭 감쌌다. 이렇게 여린 애를 몇개월동안 징글맞게 괴롭힌 자신이 밉기만 했다. 찬열은 예민한 표정으로 종인을 바라보았다. 종인은 능청스레 침대 앞에 놓인 삐걱거리는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를 까딱거리며 백현과 찬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애틋하기 그지없네. 종인은 이 둘의 로맨스는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둘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입술을 달싹이며 말문을 열었다.
“자살시도 했다면서 백현아. 어때 몸은 좀 괜찮아?”
“가. 김종인 가. 나가. 너 같은 거 올 필요 없으니까 나가!”
악에 받친 울음을 토해내는 백현을 꼭 끌어안는 찬열의 몸이 미세히 떨렸다. 종인은 ‘풉’ 하는 비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내뱉었다. 못된 놈. 찬열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해 백현아, 전부 내 잘못이야. 아예 꺽꺽거리며 울기 시작한 백현을 삐딱히 노려보던 종인은 잔인하게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너같은 쓰레기가 죽든 어쩌든 나는 상관 아니거든. 내가 살아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안 그래 백현아?”
“가…,흐으…… 가버려.”
“불쌍한 우리 백현이. 끝까지 구질구질하다.”
종인은 성의없게 과일바구니를 내려놓고 병실을 빠져나갔다. 배에 붕대를 칭칭 감고 아이마냥 우는 백현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개새끼같이 생겨서는 사람 기분 더럽게 하는데 뭐 있어. 종인은 거칠게 앞머리를 탈탈 털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백현을 끌어안고 있는 찬열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 알 수 없는 기묘한 감정이, 백현을 향한 동정인지 찬열을 향한 배신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분이 더러웠다.
“김종인 갔어. 괜찮아 백현아.”
“네가 불렀지? 너도 다 결국엔 뻥이었어. 나 지켜주겠다고? 웃기지마.”
“내가 부른 거 아냐. 정말이야. 나 믿어줘, 응?”
백현의 눈물에 어쩔줄 몰라하던 찬열은 냅다 백현을 끌어안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 닦아주기 바빴다. 이렇게 착하고 따듯했던 찬열이 어떻게 몇개월동안 자신을 그리도 징그럽게 괴롭힌건지, 백현은 의문에 휩싸였다. 찬열아… 나 너 믿어도 괜찮아? 간절한 백현의 물음에 찬열이 뿔테안경을 코 위로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믿어 백현아. 백현은 그 말에 안도 깊은 한숨을 내뿜으며 활짝 웃었다. 김종인… 제발 나타나지마.
“종인이한텐 내일 학교가서 얘기 잘 할게, 병원 오지 말라고.”
“가지마, 너 그 새끼한테 가지마. 내 옆에 있어.”
“응…?”
“나 통장에 돈 되게 많아. 학교 그런 거 가지마, 내가 다 책임질게. 응?”
찬열이 뭐라고 반박하기도 전에 백현은 찬열의 말을 끊고 말했다. ‘나 너가 좋아 찬열아.’ 순간 찬열의 두 눈이 커졌다. 그럴리가 없었다. 아…, 사랑한다는 얘기는 아니겠지. 찬열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너 좋아 백현아.’ 하지만 백현의 눈꼬리는 동시에 아래로 깊이 휘어졌다. 무슨 심통이 난건지 자신을 등지고 잠을 청하는 백현의 마음 속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던 찬열은 복도로 나와 담배를 입에 물었다.
“어, 준면선배 안녕하세요.”
“그래, 백현이 자고 있어? 담배는 몸에 해로운데.”
“에…, 담배 많이 줄었어요. 백현이 이제 막 잠들었구요.”
“그래…, 네가 수고가 많네. 고맙다 찬열아.”
준면은 찬열의 어깨를 토닥이면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지 예리한 눈동자을 이리저리 굴렸다. 종인 또한 그랬지만 찬열도 악랄함에 있어선 뒤지지 않았기에, 대뜸 백현의 곁에 있는 것 자체가 불안했지만, 시간이 없는 준면은 그런 찬열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백현의 복부에 날카로운 상처들은 나날이 회복이 빠르게 되고 있었고 백현의 정신상태도 꽤 차분해지는듯 해 준면은 안심할 수 있었다.
“이제 정말 돌아온거지? 백현이 잘 좀 부탁해 찬열아.”
“드릴 말씀이 없어요 선배…. 이제 정신 차리겠습니다.”
“그래, 고마워. 미안하고. 수고해.”
준면은 찬열에게 이런저런 간식이 담긴 봉투를 건네고 어깨를 툭툭 두어 번 친 뒤 반대편 복도로 사라졌다. 찬열이 고개를 수그렸다. 이렇게 착한 준면과 백현이었는데, 왜 그전엔 그렇게 미워보였을까. 왜 괴롭혔을까. 자괴감에 휩싸인 찬열은 복도에 주저앉아 허공을 바라보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도 이젠 지쳐가지만, 백현아 미안해. 찬열은 꿈에서까지 백현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하는 말만 되풀이했다. 시간을 돌려주세요 제발.
“담배 피고 왔지? 으, 냄새.”
“심한가? 미안.”
부쩍 딱딱해진 찬열의 목소리에 기분이 상한건지 백현이 억척같이 찬열을 보조침대에 앉혀놓고 어린아이를 훈계하는 어머니 마냥 단호한 표정으로 검지손가락으로 시트를 탁탁 내려치며 강조하듯 찬열에게 이야기 했다. 박찬열, 너 말투가 왜 그래? 순간 당황한 찬열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자 백현은 옆에 놓인 홍차를 벌컥벌컥 들이키며 찬열에게 물었다.
“여긴 군대가 아닌데, 네 말투는 꼭 군인 같아. 딱딱하잖아 엄청.”
“그…래?”
“내가 너 좋아서 싫어? 부담되는거야?”
“아…아니, 그건 아닌데.”
두 손을 버둥거리며 서둘러 말을 잇는 찬열의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꺄르르 웃던 백현은 초코칩 쿠키를 찬열에게 쓱 건넸다. 어느덧 자신도 쿠키를 오물거리며 입술을 달싹거리던 백현이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찬열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물론 그 한마디가 찬열에겐 어마어마한 양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이런 얘기를 들으면 그럴 거라고 생각되지만.
“내가 동성애자라서 싫구나. 그래서 나 괴롭힌거지 지난 시간 동안?”
“뭐?”
“나 동성애자야. 네 동생 닮은 얼굴로 이렇게 살아서 미안.”
되려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백현이 정말 천사같다는 생각에 잠긴 찬열은 말없이 봉투를 쓱 뜯어 쿠키를 입 안에 쑤셔넣었다. 동성애자? 글쎄. 그런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찬열 또한 아직 자신의 성적취향은 모르고 있었기에. 찬열은 괜찮다는듯 백현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찬열 또한 백현이 좋았으니까. 이게 정말 이성을 사랑하듯 느끼는 감정인지, 단지 죄책감과 우정이 혼합되어 다가오는 감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안녕하세요 깝뜌가 왔어요! 할매수니님께 선물로 드릴 비루한 작품 그날의 우리만 올리려고 했는데 몸이 근질근질ㅋㅋㅋㅋㅋㅋ.. 결국 탑티도 이렇게 올려버렸네요 요즘 거만해진건지 자꾸 초록글을 꿈꾸는 하찮은 깝뜌입니당..ㅋㅋㅋㅋㅋ 아참 말씀드릴게 있는데 시험기간이신건 알지만 ㅠㅠㅠㅠ 눈팅은 정말 싫습니다 조회수는 벌써 몇백 ㅎ;ㅎ 독자분들도 꾸준히 와서 도장을 찍어주셔야 깝뜌도 힘을 낼 수 있어요 ㅠㅠ!! 시험이 끝나고 연재해야하나 고민도 해봤는데, 그럼 탑티는 잊혀질 것 같고, 저도 힘들 것 같구 ㅠㅠ 그래서 저는 꾸준히 연재하려구요! ㅋㅋㅋㅋ 성적은 개 줘버린지 오래.. 핡 스토리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따끔한 지적도 아끼지 마시구요♡ 사담이 길었네요 ㅠㅠㅠㅠ 그럼 깝뜌는 이만! 손팅 조으다 신알신 암호닉 브금추천 조으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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