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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구준회] 마지막 로맨스 02 | 인스티즈 

  

  

마지막 로맨스 (Last ROMANCE)  

  

  

모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단장을 했다. 거실 한가운데에 위치한 커다란 베란다창의 커튼을 걷으니 밖의 날씨가 환하다. 딱 놀이공원 가기 좋은 날씨다.   

  

오랜만에 입은 원피스가 조금 어색하다. 늘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다니기만 했는데. 화장이 잘 되었나 거울을 꺼내 확인하고는 집을 나섰다. 여전히 공기는 찼지만 해는 따뜻했다. 내가 들떠서 그렇게 느껴지는건가.   

  

태어나 처음 가보는 놀이공원이었다. 소풍이나 체험학습을 가본적이 없어서 자연스레 놀이공원도 가본적이 없다. 할머니 혼자 두고 늦게 들어오는것이 너무 미안하다는게 첫번째 이유였고 두번째 이유는 그런걸 일일히 다 갈만큼 여유가 있지 못했다. 그런걸 가려면 이틀을 굶어야 할만큼 돈이 없었다.  

  

"우와, 평일인데도 사람이 꽤 있네."  

  

자유이용권을 끊고 입장한 놀이공원의 풍경은 생소했다. 여기저기 신나서 뛰어다니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어른들. 손 꼭 잡고 다니는 커플들. 그리고 행복한 웃음들. 모든게 신기했다.   

나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는 놀이기구보다 솜사탕에 눈이 먼저 갔다.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어릴적에 엄마가 우는 나를 달래려고 손에 쥐어준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 솜사탕이었다. 입에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솜사탕의 달달함에 눈물이 쏙 들어갔었는데.  

  

"솜사탕 하나 주세요. 하늘색으로요."  

  

내 얼굴보다 큰 솜사탕이 다시 내 손에 쥐어진다. 살짝 혀를 내밀어 맛을 보니 사르르 녹아버린다. 여전히 달다. 입가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진다. 소소한 행복이란게 이런거였구나.   

  

솜사탕을 먹으며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내가 첫 놀이기구로 고른것은 롤러코스터였다. 처음치고 격한 선택이지만 이 정도는 타줘야 놀이공원에 왔다고 할 수 있다던 회사 선배의 말이 생각났다.   

곧 내 차례가 왔고 막상 타려고하니 조금 긴장이 되었다. 한번도 이렇게 무서운건 타본적 없는데. 안전바를 잡은 손에 힘이 꾹 들어갔다. 출발하기 시작한 롤러코스터는 정상을 향해 올라갔고 서서히 눈앞으로 내리막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고 곧 무서운 속도로 롤러코스터가 움직였다. 꺄! 하고 절로 소리가 질러졌다. 그렇게 몇번을 빙빙 돌다시피 하던 롤러코스터가 멈추고 나는 정신없이 내렸다. 머리가 띵-했다.  

  

"우와!!!"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오자마자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타기 시작했다. 그 무섭다던 자이로드롭도 꿋꿋이 탔다. 물론 소리를 하도 지르는 바람에 목이 좀 쉬었지만. 자이로드롭에 이어 도전한것은 티익스프레스였다. 저게 그렇게 무섭다던데. 헐, 엄청 높아. 고개를 들어 보니 햇빛에 눈이 부셔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높은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그런가. 줄이 제일 길었다. 나도 얼른 줄 끝에 서서 내 차례가 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아.. 머리야.."  

  

내 차례가 오기도 전에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단순한 두통이 아니었다. 이것은 위험신호였다. 안되는데. 나 저거 타야하는데. 아직 회전목마도, 관람차도 못 탔는데. 이를 악물며 버티려 했지만 오히려 고통은 커져갔다. 누가 내 머리를 망치로 수없이 두드리는 느낌이었다.  

  

"잠시만 내려갈게요. 죄송합니다.."  

  

사람들을 뚫고 서둘러 한적한곳을 찾아 아무렇게나 주저앉았다. 머리를 부여잡고 한참을 가만히 있어도 고통은 사라질 기미가 없었다. 급하게 가방을 뒤져 약들을 꺼내 입에 털어넣었다. 잘 삼켜지지도 않는 알약들을 넘기느라 목구멍이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가슴을 주먹으로 몇번 쳐대니 그제야 약이 넘어가는것같았다.  

  

"이게 뭐야.."  

  

잊고있었다. 내가 시한부선고를 받은 환자였다는걸. 이런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닐만큼 앞으로 더 아플거라던 의사선생님의 말을 까먹고있었다. 그제야 눈물이 났다.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나는 훨씬 더 불쌍하고 비참했다. 오늘처럼 즐거운날들만 가득할 줄 알았던 내 앞날은 깜깜하기만 한 밤의 사막같다. 휑하기만한 사막. 입술을 꾹 깨물며 울음을 삼켰다. 겨우 이것가지고 울면 어쩌겠다는건데. 안돼, 아직은 아니야.  

  

"... 회전목마랑 관람차는 다음에 타야겠다."  

  

약때문인지 아까보다 두통이 진정되었다. 나는 일어나 옷을 털고는 눈물을 닦았다. 나에게 다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그만 가는게 좋을것같다. 손에 둘러진 자유이용권 끈을 끊어 조심히 버킷리스트가 적힌 노트에 끼워넣고서 집으로 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여전히 해는 쨍쨍했고 내 기분은 집을 나설때와는 전혀 반대였다.  

  

"스타킹 올 나갔네. 화장도 다 번지고.. 난리다, 진짜."  

  

집에 도착해 넓은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무릎 부근에 큰 구멍이 난 스타킹이 보였다. 눈물을 닦은 손에는 마스카라 자국이 거뭇거뭇했다. 씨, 이게 뭐야. 좋은날이었는데, 분명.  

  

"흡... 흐윽..."  

  

멈췄던 눈물이 다시 났다. 시한부선고를 받고 나서도 솔직히 실감이 나질 않았었는데. 덜컥 겁이 났다. 이렇게 서서히 죽어가는걸까.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다른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 나인데. 이런 나에게 돌아온게 고작 6개월 남은 삶이라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잖아. 이건.. 너무하잖아.  

  

"흐.. 할머니... 나 무서워.. 나 어떻게 해야해..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흡..."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마당에 주저앉아 정신없이 울다가 갑자기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눈물을 슥슥 닦고선 고개를 들었다.   

나에게 실망한 하루. 눈물이 보이기 싫어 의미 없이 밤 하늘만 바라봐.  

옆집에서 들리는 노랫소리였다. 흥얼거리는 목소리였지만 분명했다. 나는 조심히 일어나 우리집과 옆집 사이에 놓은 담 가까이 걸어갔다. 그 남자였다. 흔들그네에 앉아있던 남자의 노랫소리였다.  

  

"작게 열어둔 문틈 사이로 슬픔보다 더 큰 외로움이 다가와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담 너머로 쳐다보던 나에게 시선을 돌리며 부르는 노랫말은 나를 위로해주는것 같았다. 나의 눈을 맞추며 한참을 수고했어 오늘은. 이라는 구간을 반복하던 남자는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고 담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마주섰다. 그리고 남자가 잔잔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서럽게 울어요."  

  

  

  

-  

역시 모티로 옮기기가 힘드네요ㅠㅠ 앞으로 글잡은 컴티를 이용해야겠어요!   

독자님들 날씨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내일 비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더라구요. 혹시 모르니까 일기예보 확인하시고 우산 꼭 챙기세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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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8.233
아..여주 불쌍해서 맘아파요...왜이렇게 이해가되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죽을만큼 사랑해보고 죽을만큼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9년 전
달달로망
ㅠㅠ 첫댓글!! 감사합니다 :-) 제가 죽을만큼 사랑해보고 죽을만큼 행복하게 잘 써야할텐데....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1
아니 이게므ㅏ람.. 너무 아련해서 조차나여ㅠㅠㅠㅠㅠㅠ 취향저격 다음편 기대할게요!
9년 전
달달로망
독자님도 저의 취향저격 탕탕탕! 어서 다음편 들고올게요~ 댓글 감사합니다 :-)
9년 전
비회원124.195
아련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분위기좋아여.. 여주가 불쌍하긴 하지만..ㅎ 다음펀도 기대할게요♥♥
9년 전
달달로망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더 아련하게 열심히 쓸게요!!!
9년 전
독자2
여주가 너무 불쌍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달달로망
ㅠㅠㅠㅠ 달달한 이야기들도 많을테니까 너무 불쌍해하지 말아요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신알신할게요 ㅠㅠㅠㅠ 아 너무 아련해여 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 해피엔딩이였으면 좋겠지만 세드엔딩도
여운이남아서 좋고 ㅜㅜㅜㅠㅠㅠㅠㅠ 으아 ㅠ

9년 전
달달로망
우와 신알신!!! 감사합니다 댓글도 감사해요ㅠㅠ 엔딩은.. 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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