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
아미를 처음 만났던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다.
그날은 비가 왔고 시험기간이라서 친구들과 같이 도서관에 갔었다. 공부는 무슨 매점에서 라면 먹고 휴게실에서 신나게 떠들다가 괜히 도서관에서 공부한답시고 시간 버리지 말고 피씨방이나 가자는 얘기가 나왔고 가방을 다시 챙겨서 도서관을 나왔다. 어쩐지 올 때보다 손이 가볍더라니. 열람실에 우산을 놓고 와서 애들 보고 먼저 가라고 하고 나는 다시 열람실로 갔다. 근데 아무리 우산 꽂이를 찾아봐도 내 우산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 가져갔나 싶어서 고개를 들어 두리번 거리니까 열람실 복도에 어떤 여자애가 내 우산을 들고 가는 거다.
얼른 나가서 그 여자애를 잡았다.
"저기, 이거 내껀데?"
근데 이 여자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다.
"내꺼...."
하면서 우산을 가져가려 하니까 꽉 쥐고 놓질 않는다.
날 빤히 보더니 입술을 꾸물꾸물 거리다가 이내
"아니....내꺼....흐.....흐앙.....!!"
갑자기 울어버리는 거다. 것도 엄청 크게.
당연히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우리에게 꽂혔다. 어찌할 줄 몰라서 '어...어...!'만 계속하다가 일단 그 여자애를 데리고 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우산을 뺐어들고 펴서 울고 있는 그 여자애와 함께 쓰고 도서관에서 좀 떨어진 공원까지 데리고 갔다.
그러는 중에도 그 여자애는 계속 울어댔다. 우는 게 참 특이했다. 마치 아이가 우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 상관없다는 듯이.
공원에 정자 같은 곳이 있었는데 일단 비를 피해야 할 것 같아서 그리로 들어갔다.
어찌나 눈물이 많은지 그칠 만도 한데 계속 울어댔다.
우산을 접고 우는 그 아이를 바라만 보다가 달래야 할 것 같아서 끌어안아 등을 토닥여주었다.
모르는 사람 품에서 잘도 우네. 그 아이를 안고 있는데 괜히 내 마음이 따뜻하고 두근거리고 그랬다. 그 아이에게선 좋은 향기까지 났다.
내 품에 안겨서도 한참을 울다가 끅끅거리면서 울음을 점점 멈춰갔다.
그러다 자기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지 나를 휙 밀어냈다.
남은 눈물을 닦아내고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더니
"색깔이...끅....비슷해서....끅... 내껀줄 알았어..... 미안"
"왜 울었어?"
실은 울고 있어서 입을 꾹 다물고 있긴 했지만 아까부터 엄청 궁금했었거든. 우는 것도 달래주고 도서관에 그냥 버리고 갈 수도 있었는데 착한 내가 데리고 여기까지 와줬는데 물어봐도 되지 않나 싶었다.
"니가...누군 줄 알고 그걸 말하냐!"
"니가 품에 안겼던 사람?"
"아...그....그건 고맙다! ...나 갈래!"
라고 하면서 무작정 정자를 나가려는 거다. 아직 비 많이 오는데.
나가려고 하는 여자애의 손목을 잡아서 다시 안으로 당겼다.
덕분에 내 품에 다시 안겨버렸고. 그 여자애의 향기가 아까보다 너 강하게 내 코로 들어왔다. 샴푸 냄새인가?
또 나를 휙 밀어냈다.
"지금 여기서 나가면 쫄딱 젖을거야"
"알거든? 아는데 나 지금 가봐야 돼"
아까 처음 그 애를 봤을 때의 표정을 다시 지으며 말했다.
"우... 아니다! 몰라!"
하면서 벤치에 앉는 거다. 나도 그 옆에 가서 앉았다.
"너는 왜 앉아 안 가냐?"
"나 궁금한 거 있으면 밤에 잠 못 자는데-"
그때 그게 단순한 호기심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궁금했었다. 뭐가 너의 눈을 그렇게 슬프게 했는지.
입을 쭉 내밀고 '음....'하며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말 안 할 것처럼 하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그 애는 자기를 그냥 친구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나. 솔직히 내용은 잘 귀에 안 들어왔고 그 애의 행동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투덜투덜 거리면서 말하는데 그게 참 귀여워 보였다. 나도 모르게 입이 그 아이를 향해 웃고 있었다.
아무 말 안 하고 그 아이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바닥을 보며 말하던 니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며 고개를 까딱 한다.
"너"
"응?"
"엄청 이쁘게 웃는다"
항상 웃는 게 이상하다고 난 웃는 모습이 이상하고 웃는 게 콤플렉스라고 꽤 예민한 부분이었는데. 그 아이는.
그런 내 모습이 예쁘다고 말하며 자기도 활짝 웃어 보였다. 오히려 그 아이의 웃는 모습이 더 예쁜 것 같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얼굴이 빨개지는 걸 느꼈는데 그 아이는 눈치를 못 챈 것 같았다.
"어? 비 이제 그쳤다! 나 간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나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내가 뭐라 말할 틈도 없이 공원을 빠져나가 버렸다.
멍하니 자리에 앉아 그 아이가 사라지는 걸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때 그 아이는 내 머릿속에 꽤 인상 깊게 남아있었다.
그 뒤로도 혹시 마주칠까 도서관에 종종 갔었는데 그 뒤로 한 번도 못 봤다.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문득 그 아이가 생각났었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너와 나는 운명이었는지 우리 반 줄에 니가 앉아있는 거다. 기쁘고 반가운 마음에 모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옆에 있는 아이한테 호들갑을 떨었었다.
우리가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넌 그때 그 남자아이가 나였다는 걸 모르는 눈치였지만 나는 너를 똑똑히 기억해. 아직도 가지고 있는걸, 그때 그 우산.
지금도 밖에 비가 오는데. 아직도 난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오늘은 말하려고 했어. 그때 그 남자애가 나라고, 나 너를 좋아한다고.
아침에 오늘 비가 올 거라는 소리를 듣고 그 우산을 얼른 챙겨서 나왔어. 근데 계속 오질 않는 거야.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수업이 거의 끝나가는데도.
다행히 톡톡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나는 오랜만에 웃음이 나왔어.
근데 있지. 오늘은 윤기가 나에게 너를 부탁하지 않는 거야.
창밖을 보는데 니가 보였어. 그렇게 멀었는데 나는 보이더라, 니 표정이. 너도 오랜만에 웃고 있더라고. 웃는 모습이 예쁜 니 모습을 계속 보고 싶었는데 너를 따라 나오는 윤기의 모습에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어.
참 사람 감정이란 게 묘한 게
난 널 웃게 했는데 넌 널 울게
하는 놈에게 가더라고
아 저 진짜 자주 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 한번씩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마세요.....이제 또 며칠동안 못와요....하하하ㅏㅎ하하하하ㅏㅏ
태형아ㅠㅜㅠㅜㅠㅜ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아 진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너무 슬퍼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ㅜㅠ
저 갑니다!!!!! 아 그전에!!
다들ㅠㅜㅠㅜㅠㅜㅠㅜ 독자님들은ㅠㅜㅠㅜㅠㅜㅠㅜㅜ 천사십니다ㅠㅜㅠㅜㅠㅜㅠㅜㅜ 감사합니다ㅠㅜㅠㅜㅠ 감사해요 진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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