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하철이 아니라 버스네. OO는 추운 바깥날씨 때문에 발갛게 달아오른 뺨을 매만지며 버스에 올라탔다. 오전 12시. 지하철 막차는 끊긴지 오래였다. 왜이렇게 늦은시각에 집에 귀가하냐하면은, 학교 축제 때 할 노래연습 때문이였다...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녀는 디즈니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며, 교통카드를 카드기에 찍은 뒤 고개를 들었다.버스가 서둘러 출발하기 전에, 자리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녀는 텅텅 비어있는 의자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다가, 꽤나 깊숙한 뒷자리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거리에는 붉은 가로등 불빛만이 처연하게 반짝거렸다.
...조금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단 한명도 버스에 타지않았다. 그렇게 쌩쌩 잘 지나가나 싶더니 갑자기 버스가 정차했다. OO는 궁금한 마음에 앞을 힐끗 바라보았다.
...키가 어마무지하게 큰 남자였다. 그래서 실루엣이 눈에 더 잘 띄였다.
OO는 밝은 조명등 아래에서 무방비로 드러난 그의 얼굴을 무심코 쳐다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IKON/구준회] 버스에서 기대온 구준회 썰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12922/8afa34871d9ddd4884eddc9b5a44093c.gif)
단정한 검은 머릿칼에 곧게 내려오는 높은 콧대, 꾹 다물려진 핏기없는 입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 일말의 불순물도 허용치 않는 그 새카만 두 눈 때문이었다.
꽤나 피곤한 안색을 한 그는, 버스 안쪽을 횡하니 둘러보더니, 갑자기 성큼성큼 OO에게로 다가갔다.
어..어? OO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고갤 틀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남자가 OO의 옆에 털썩 앉는다.
숨이 꽉 막히는 듯한 느낌에 애써 심호흡을 한다.
남자가 내 옆에 앉은게 얼마만이야..얼마만이지? OO가 터질듯한 낯간지러움을 억누르며 이어폰 볼륨을 올렸다. 버스가 움직이고 출발하고, 달리는 동안, 그녀는 그저 먼산만 바라보았다. 그렇게 조금 잠이 들락말락한상태로 고갤 꾸벅거릴 때, 갑자기 턱!!! 하고 어깨에 남자의 머리가 정착했다.
"뭐야.."
뭐야!!! 꿈인가? 뭐야! 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이어폰을 빼곤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어깨에 정착한 그의 목이 이상하게도 부러질 듯 했다. 조금 기분이 미묘해져서 어깨를 틀어 기대기 편하게 도와주자, 스르륵 몸을 기대온다.
목에 닿는 낯선 남자의 숨결에, 등골에 소름이 쫙 돋는다. '저기요.....' 터질듯한 심장을 진정시키며, 남자의 얼굴을 힐끔 힐끔 바라본다. '이러지마세요...' 살짝 어깨를 흔들어도 보았는데, 으응, 거리며 고갤 더 파묻어오는데다가 숨결이 아예 목에 닿아서 옴짝달싹 할 수가 없다. 미칠것같다!!! 진짜 소리 지를뻔했다.
결국 OO는 내려야 하는 곳에 내리지 못했다. 지나가버리는 정류장을 바라보며, 애꿎은 입술을 딱딱 씹었다. 이 남자한테 택시비 달라고할거야. 조금 사심에 찬 검은 마음으로 중얼거렸다.
종착지에 도착해서야, 그녀는 용기를 내서 남자의 팔을 흔들었다. 남자의 새카만 눈썹이 조금 찡그려졌다. OO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
"저기요, 다 왔어요!"
당신 때문에 저 내리지도 못했어요.
![[IKON/구준회] 버스에서 기대온 구준회 썰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12922/354199819b767a8b32d8b8e684690a34.png)
애타는 OO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긴 속눈썹을 몇번 깜빡이더니, 눈을 천천히 떴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반응좋으면 더 들고올게ㅠ필력이거지라미안
+나 암호닉 신알신 사랑해..그냥 그렇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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