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또 비가 오네―"
"그러게요, 아침에는 되게 맑았는데-……."
아줌마는 그러시고는 턱을 괴고 베란다 창밖을 보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신다.
음....그러고 보니 호원이, 우산 안 들고 갔겠지? 금방 그칠 것 같지도 않고…….
"제가 호원이 데리러 갔다 올까요?"
"어, 정말, 그래줄래? 안 그래도 할일은 많고, 시간은 안 날 것 같아서 고민이었는데, 잘됐구나!"
그냥 날 시키면 될 걸.. 내가 눈치를 봐서 먼저 말하니까 그제야 엄청 반가워하신다.
뭘 부탁하는 게 어려우신가. 꼭 우리 엄마 같아서, '아니다, 너 귀찮을 텐데 그냥 내가 다녀올게'하시기전에 재빨리 일어났다.
"다녀올게요―"
"그래, 차 조심하렴―"
우산하나를 옆구리에 끼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주룩주룩-잘도 내린다.
이게 봄비야, 장마야. 여름이 다가오긴 한다만…….
생각 없이 컨버스를 신고 나와서 물이 다 들어온다.
하여튼 이호원, 넌 나 고생시키는데 뭐 있어, 응?
태풍부는날 마중이랍시고 우산 들고 터덜터덜 나갔다가 내 우산이 날아가고는
비에 눈앞이 안보여서 헤매다가 겨우겨우 호원이랑 만났었지.
그게 재작년인가…….그때 호원이의 깜짝 놀란 표정이란,
흠, 내가 알아듣기 힘든 말로 우물거리며 징징 짰던 건 빼자. 부끄럽게,흐하항.
또 뭐있지....비오는 날 파전한답시고 부엌을 통째로 말아먹기도 했고…….지금이야 파전 따위 껌이지만. 힛..
"야, 오늘 비 오는데 한판 해야지!"
"어? 우리 집 오늘 엄마 있는데……."
"우리집가자 우리 집, 플스있어, 알지? 대신 니가 떡볶이사라~?"
여러 중딩들이 떠드는 소리가 점점 많아져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리던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벌써 학교에 다 왔다.
우산을 하나씩 들고 개미떼마냥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이야-지금에비해서는 약과지만 이때도 고학년에는 덩치큰애들 많았구나―…….
나보다 훨씬 큰 애들도 막, 지나간다.
하교하는 아이들을 뚫고 학교 안에 들어와 본관 쪽으로 가니
호원이가 몇몇 아이들 틈에 끼어 특유의 멍한 표정을 지으며 처마 밑으로 손바닥을 대어보고 있다.
금세 손바닥이 축축해지도록 고이는 빗물. 같이 뛰어갈 친구도 없냐? 이거 인간관계가 여기서 다 드러나는 거야, 응?
"호원아, 우산 빌려줄까?"
"아냐, 내꺼써, 나 두개 있어!"
"아냐 아냐, 너 나랑 집방향같은데 같이 쓰고 갈래?"
아, 네, 드러나긴 드러나네요. 그래 이호원 니가 어디 가겠냐.
넌 어릴 때도 마성이었구나. 그럴 것 같긴 했어.
호원이의 주위에서 와글와글, 모여 있는 아이들 사이로 누군가가 어깨를 툭툭, 밀치고 나온다.
아, 저번에....그....분홍색머리띠, 과학동아. 민지...랬나?
소녀취향이긴 한지 빨간책가방에, 한손에는 저번에도 봤던 피아노가방,
나머지 손에는 한때 유행했던 부르부르 캐릭터가 그려진 우산을 들고 있다.
"호원아, 넌 나랑 쓰고 갈 거지? 너 저번에 그 약속도 안 지켰잖아, 어?"
도대체 무슨 놈의 약속이길래 그렇게 후려 패놓고도 아직도 생색을 내냐. 저러니까 애가 피해 다니지.
더 이상 구경하고 있다가는 진짜 호원이가 부르부르우산을 얻어 쓰고 가버릴 것 같아서 손을 높이 들어 흔드니 용케 알아본다.
어쨌든 드디어 나를 본 호원이는 반갑게 내게 손을 흔든다.
"아, 아니, 나 형왔어! 갈게-야,니네 내일 날씨 맑으면 축구잊지마! 너 까먹지말고 공들고와!!!"
그놈의 축구, 축구랑 결혼하겠다?
실망한 기력이 역력하게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손을 흔들흔들, 흔들며 내일봐-하는 민지에게는 대꾸도 없이
걸어오면서도 친구에게 내일은 비 안 올 거라고 빡빡 우겨댄다.
웃으면서 우산을 내미니 내가 가져온 우산은 안 받고 내 우산 안으로 쏙, 들어온다.
"아, 좁아!"
"으....비 싫어……."
"어? 비 싫어해?"
이건 또 무슨 상황이래,..
비를 제일 싫어했던 내가 비를 좋아하도록 한 게 바로 호원이, 넌데…….
표정이 아주 오만상이다.
네, 네-그러면 빨리 집에다 배달해드려야죠-
호원이의 파란만장한 학교이야기를 들으며 발을 재촉해 골목골목을 지나는데 눈앞에 반가운 비디오가게가 보인다.
이야- 이때도 저게 있었구나. 빌려본 기억이 나긴 한다.
"비디오 빌려볼래?"
"나 시험 치는 중이라니까. 그래서 일찍 온 거잖아-"
"…….안 볼 거야?"
"음, 뭐, 잠깐쯤이야……."
/
"아, 이거 완전 재미없어!!!!!그러게 보지말자고 했잖아-!"
"쫌, 기다려봐봐-재밌는 장면 이따 나올 수도 있잖아-"
"지금 반 넘게 지나갔거든?!!"
아, 진짜 시끄럽게, 대사 하나도 안 들리잖아!
근데 진짜 재미없긴 하다. 아주머니가 나가신 사이 얼른 틀어 보고 있는데 무슨 영화가 이런지.
쓸데없이 우울하기만 엄청 우울하고, 반을 넘게 봤는데 비오는 장면만 몇 분인지.
이거 만든 사람도 자다가 이불에 하이킥하겠구만?
"아, 진짜, 비와서 기분 좀 풀어볼려고 비디오 빌려왔더니 더 칙칙하고, 뭐야 이게- 아 난 비가 제일 싫어 진짜.."
비를 참 좋아하던 이호원이 저러는걸 보고 있으니 기분이 참 이상하다.
칙칙한 영화 탓인가.
"음, 이리 와서 앉아봐."
"또 왜!"
"아, 얼른~"
문득, 드는 생각에 내 맞은편을 툭툭 두드리며 앉아보라고 재촉하니까 궁금하긴 했는지 순순히 와서 앉는다.
베란다를 보니 아직도 그칠 기미 없이 내리는 비.
맞은편에 앉은 호원이의 까만 눈을 쳐다보며, 웃었다.
그때 나한테 뭐라고 했더라…….
"음.....비는, 이 세상에 없는,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내려주는거야. 자기를 기억해달라고.
볼 수는 없지만, 나를 그리워 한다는 거야, 빗방울 천개만큼, 열두 번 소나기만큼 해주고픈 말이 많은데, 그걸 대신 하는 거야."
"......치, 두 번 그리워했다가는 홍수 나겠네,"
"그래서, 나는 비가 좋아."
"아, 실-컷 좋아하세요, 난 시험공부나 할래."
"치, 괜히 싫은척하기는."
지금일지 몇 년 후일지 모르지만.
비, 좋아 할 거야. 넌 그랬으니까.
그건 그렇고, 자기가 할 말을 어떻게 저렇게 쌩 무시하냐, 바보.
방문이 쿤, 닫히고 비디오테이프를 뽑아들었다. 진짜 재미없네 이거.
"나 비디오 갖다 주고 올게, 이거 도저히 못 보겠다."
"그러게 재미없다니까, 괜히 빡빡 우기고.."
"같이 갈래?"
"......응, 갈래."
비오는 게 그렇게 싫다면서도 진지하게 한말에 틱틱 댄게 미안하긴 한지 순순히 따라 나와 신발을 신는다.
아무튼, 착해가지고는, 히히..
/
기분 좋게 나와서 비디오를 가져다주고, 어묵을 하나씩 물고 집에 오는데, 낯익은 사람이 하나 보인다.
"아, 말 걸지마, 인사도 하지마, 아는 척 하지마, 진짜로-.."
"뭐 그러냐, 친구한테..그리고 어차피 맞은편에서 오니까 좀 있으면 마주칠……."
"이호원! 이호원이다!!"
"아이씨……."
그래도 친군데 왜 그러냐 니네는..
아주머니가 저번에 말하시는 투로 봐서는 더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것 같더만.
둘이 눈이 마주치자마자 우현이가 그 자리에서 폴짝폴짝 뛴다.
그리고 옆에 서있던 덩치가 거의 곰인 청년에게 신나서 뭐라 뭐라 말을 한다.
"형아! 쟤가 그 이호원이야! 풉, 이런 길거리에서 뭐 들고가면서 먹고 싶냐? 비도 오는데, 그치 형?
우린 집에 가서 아줌마한테 오뎅탕 해달래자!"
"그러는 너는 저기 가서 꼬치 사먹자며……."
"아, 어, 어, 내가언제!! 어.......어, 어쨌든 잘 가라, 이호원?"
귀엽고 건방진 꼬맹이, 우현이는 혼자 열심히 말을 막 하더니 의도적인 팀킬에 당황해서 곰을 끌고 갔다.
"...너 쟤한테 무슨 죄졌냐? 너한테 왜 그래?"
"아몰라! 완-전 싫어!!아악, 진짜, 꼭 이겨야 돼, 꼭!!!"
음,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사람이 형인가?..........저 곰 덩치랑 축구를 붙으라고?
한번 치이면 날아가겠구만, 무슨 놈의 축구.
"아까, 저 사람이...형이야?"
"응! 덩치만 커서, 맨날 겁만 주고- 꼭, 이겨야 돼!"
"아......그...래....?"
아무래도 이기는 건 무리수고, 비기기나 하겠냐고 말하려고 호원이를 보니 주먹을 꼭 쥐고 잔뜩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런.......
축구연습은 니가 아니라 내가 해야겠는데?
/
"어휴, 이제오니? 나갔다들어오니 감쪽같이 없어져서 깜짝 놀랐잖니-"
"아, 죄송해요, 잠깐 요 앞에 다녀왔어요"
"죄송하긴, 그냥 놀랐다는 거지 뭐. 하하, 손 씻고 오렴, 그러고 보니 오늘은 축구연습도 못했겠네―"
"네-"
"응-.."
"아, 오랜만에 생각나서 오뎅탕하려고 어묵이랑 사왔는데, 괜찮지?"
"우와!!!응!!!!!"
괜한 라이벌의식이 있는 건 우현이만이 아닌지 오뎅탕소리에 반색을 하고 뛰어간다.
어리둥절한 아무머니.
"아들 너, 오뎅탕 좋아했니?"
"응!!!"
"진작 말을 하지-호호.."
/
드디어 그렇게 바라던 시험 마지막 날,
호원이는 나에게 가방을 맡기고서 접때 실컷 얻어맞던 민지에게 손목을 붙들려 질질-끌려갔다.
오늘은 이 주변번화가 소개시켜 달라고 하려했는데, 에이이…….
집에서 나온 그대로 파란슬리퍼를 직직-끌며 다시 한 번 그 여중딩을 떠올렸다.
지금 시대가 이래서 그렇지, 예쁘긴 되게 예쁜데.
피아노도 치고, 물론 잘 치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쨌든,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싫어하는지.
나 같으면 그냥 넙죽 사귀겠다. 맞고 살까봐 그런가. 아니면 내 예상대로 너무 집착해서 그런가.
근데 집착은 본인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야..
시험은 잘 치고 놀러갔나?
팔에 걸어 달랑달랑 흔들던 가방지퍼를 찍-열어보니 시험지 한 뭉텅이가 곱게 접혀있다.
제일 기대되는 영어시험지를 찾아 탁, 펼치니 시험지 곳곳에 가득한 낙서.
시험지에 돈 빌린 건 왜 써놓냐, 완전 용돈기입장을 썼구만?
온통 연필자국으로 너덜너덜한데도 지문이나 문제부분은 빳빳하고 깨끗한 걸로 봐서 다 찍었나보다.
이런 애가 번역가가 되다니....우리나라사회 좀 아이러니한데?
"엄마! 하나만 사줘, 하나만-"
"안 돼-동우 너 오늘따라 왜 이러니, 응?"
시험지를 눈앞에 대고 걷고 있는데 익숙한 이름과 말소리가 들려서
슬쩍 시험지를 반으로 접으니 어린아이하나와 아이의 어머니가 보인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도 뭐가 그렇게 갖고 싶은지 엄마의 옆구리에 찰싹, 붙어서 마구 졸라댄다.
"하나만-하나만, 딱 저거만! 내 친구들 다 먹어봤단 말이야!!"
"안된다고 했지!"
"씨이...엄마 미워!"
급기야는 삐쳐서 혼자 짧은 다리로 앞서 걸어가는 아이.... 나.
기분이 뭔가 찜찜하다했더니, 오늘이 그날이었다.
처음으로 떼를 써본 날,
엄마가 기분이 좋지 않던 날.
아빠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날,.
해질 쯤이었지, 따라가서 좋을 것이 없다고 머리로는 끊임없이 생각하면서도, 발은 이미 뒤를 쫓고 있다. 바보.
/
동네를 빙빙 돌며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
온통 주황색으로 물든 하늘, 아줌마가 걱정하실 텐데…….
호원이는 집에 왔을려나.
"아-당신, 여기 꽁꽁 숨어있었어? 씨발, 좃빠지게 찾아다녔더니, 고작 여기?"
딱 한번, 너무 옛날에 들었지만 너무도 기억에 깊게 남은 거친 목소리가 들리고,
잡생각을 멈추고, 아까부터 몰래 훔쳐보고 있던 우리 집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덩치가 큰 남자한명이 거의 대문을 부술 듯이 열고 들어가서는 집이 울리도록 큰소리를 친다. 윽박지르듯.
당황한 표정으로 부엌문을 열고 걸어 나오는 '우리엄마'.
"이야-잘해놓고 사네? 그렇게 나 깜빵에 처넣고 뭐 다른 새끼랑 살림 차린 거 아냐? 너 그런 거 잘하잖아...개년."
".....동우야, 잠깐 나가있어."
"오-애도 낳았어? 누구 새낀지는 아냐?"
열린 문안을 꼼짝도 못하고 쳐다보고 있는데
나가있으랬다고 진짜 타박타박 걸어 나오는, 주머니를 뒤져 500원 짜리를 찾아내 손에 꼭 쥐고 골목을 나서는 내가 보인다.
멀리, 멀리, 가야하는데…….
"이,씨발년이!!!!"
"당신이 우리한테 한 게 뭔데! 아-한거 하나있네, 그러고 없어져서 코빼기도 안보인거,
해준 것도 없으면서 이렇게 찾아와서 엎어놓으면 뭐라도 내놓을 줄 알았어?"
"갈 곳 없는 니년 거둬준 게 누군지는 생각도안나지?
미친년, 팔아먹을래도 안돼서 버릴려다 화장실으로나 쓸려고 살려놨더니, 이렇게 기어들어?
쓸모도 없는 년이, 넌 지금 뒤져도 하나도 안 아쉬워 이 양년아-"
"아, 그럼 죽여! 죽여보라고! 니 그 잘난 손으로 죽여보라고 어디! 그럴 배짱은 있어 당신이?"
"이 썅년이……."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마음 저 끝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을 내리누르며, 지금 들어가면 엄마도, 아버지도, 살릴 수 있을 텐데,
나는 왜 여기 굳어져 움직이지 못할까..
"....욱....큭......컥……."
건장한 남자의 악력에 몇 분도 채 안되어 얼굴이 파랗게 질려 고개가 힘없이 떨어졌다.
남자, 아버지......는 이미 시체가 된 몸을 팽개치고는 자기도 의도치 않은 상황인지 가만히 않아서 자기 손만 들여다본다.,
그리고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불을 붙인다.
아까부터 어디선가 풍겨오던 매캐한 가스냄새를 이제야 알아차렸는지 천천히 일어나 부엌 쪽으로가 문을 살짝 연다.
그리고 그 순간.
뻥
소리가 크게 나고, 놀라 눈을 뜨니 통째로 날아가 버린 부엌과 아버지.
그리고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배경으로 타들어가는 집.
아............
눈앞에 보이는 ,순식간에 벌어진 황량한 풍경에 그제야 참고 참았던 눈물이 땅으로 쏟아진다.
처참하게 느껴지는 무력감에 쪼그려 앉아 팔에 고개를 묻었다.
왜 나는 말리지 못했을까, 왜.......
뭐가 그렇게 무서웠을까, 이 순간, 어른인 내가. 뭐가 그리도 겁났을까…….
내가, 다시 12년 전으로 돌아가, 조그만, 아무것도 몰라서 혼자 하지 못하는, 그런 아이가 된 것 같았다.
한참을 그 자리에 주저앉아 흙바닥을 적시다가, 소방차가 오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
안녕하세요~벌써 여섯번째네요..ㅎㅎㅎ...
1. 여섯번째이고, 60kb를 넘었는데, 무서운건 아직 내용은 반도안왔다는사실....
너무 질질끈다고 미워하지마세요....ㅠㅠ...저는 개연성있게 쓰고싶어서그러는데 참 그게 어렵네요...ㅎㅎ...
2. 이제 곧 시험이 끝납니다!!다음주가 고비가 될듯하네요...ㅠㅠㅠ...
분량을 잘 맞춰쓸수있을지...
웬만하면 한회에 10kb씩 맞춰쓸려고 노력하고있어요...^^...
뭐 그렇게 조금씩 쓰냐그러면 할말은 없지만요...^_^..;;
3. 어린 호원이에서 너무 질질끌고있는 느낌을 저 또한 받습니다.
어린호원이도 곧 마지막이겠지요.....그리워 해주세요......S2
읽어주시는 모든분들 너무 감사하구요 좋은저녁되세요 물결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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