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 공을 잡은 승호와 눈이 마주치자 승호는 내게 살짝 웃어 보인다.
내 쪽으로 밀어 찬 공. 평소와 다르게 왠지 공이 슬로우모션으로 굴러온다.
주위의 모든 소리가 멈추고, 눈앞에 보이는 건 공 하나.
발을 뻗어 툭, 차니 떼구르르…….구른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골대 쪽을 슬쩍 보고 힘을 실어 뻥, 찼다.
천천히, 날아가는 공. 그와 함께 부는 바람, 흔들리는 골대의 그물.
"와아아아아아!!!!!!!!!"
나를 향해 달려오는, 파란 유니폼을 입은 친구, 형들. 머리를 쓰다듬고, 내 손바닥에 하이파이브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내가, 진짜, 지금, 해낸 건가. 너무 멀어 보이지 않지만. 브이를 그렸다.
봤어? 내가 해냈어!!! 경기 끝나고 자랑해야지!!!!!
곧이어 주어진 추가시간동안 아무 소득도, 실점도 없이 경기가 끝이 났다.
상대편을 아무나 하나 잡아서 얼른 악수를 하고, 바쁘게 자리로 돌아왔는데…….없다.
맛있겠다며 아침에 달랑달랑 흔들며 들고 나온 도시락 통만 덜렁 놓여있고 정작 있어야할 사람은 없다.
화장실 간 건가..? 짐까지 다 버려두고…….
그렇게 앉아서 숨을 고르며 기다린지도 십 분이 훨씬 넘고, 오지 않는다.
"형!!!혀엉!!!!!"
"앗,이호원, 아직 안 갔냐 너? 태워줄까?"
"아, 남우현, 너 우리 형 못 봤어?"
"무슨 형? 너 형없잖아."
"아니-그...니네 형이랑 축구 내기했던...동우형아....그..어..장동우……."
"어? 우리 형? 언제- 무슨 헛소리야, 너 드디어 없었던 일까지 지어 내냐?"
"아, 너야말로 헛소리하지 말고, 못 봤냐니까?"
"진짜, 난 그게 누군지도 모르겠다니까는, 그냥 가요 기사아저씨, 차 어디 있어요?"
"네 도련님. 저기 어디쯤에 제가 주차를……."
아진짜, 쟤는 순순히 도와주는 일이 없어요,
내 핸드폰은 어디 있지?
다시 뛰어 자리로 가니 도시락과, 그 옆에 있는 내 휴대폰이 보인다.
휴대폰을 들고, 슬라이드를 올리려는데,
땡그랑, 땡땡…….
뭐가 떨어진 거지?
동전소리같은 게 들려서 몸을 숙여 바닥을 살피니 좌석 밑에 무슨 쇳덩어리같은 게 떨어져있다.
짧은 팔을 힘겹게 뻗어서 끄집어내니 반지다.
내가 전에 뭘 그렇게 예쁘지도 않은 걸 달고 다니냐고했던 그 반지.
이게 왜 여기 있지...떨어뜨렸나, 어딜갔길래..
지이이잉-지잉-
손안에서 울려대는 진동. 액정을 보니 엄마다. 이 근처에 다 왔나?
반지를 대충 손가락 아무 곳에 끼워 넣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한은숙씨 보호자 되시나요?"
"네? 어...우리 엄만데요....누구신데……."
"여기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인데...꼬마야, 아빠랑 같이 있니?"
"네? 병원이요? 아니, 아뇨, 저 지금 혼잔데……."
"그래? 아빠나 다른 친척어른 전화번호 모르니?"
"네..모르는데......"
내가 얼버무리자 선생님, 어떻게 할까요? 하는 대화소리가 들리고,
결국 나는 도시락을 챙겨들고 세브란스병원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그냥, 엄마가 병원에 있다고, 들은 건 그것뿐인데 택시에타서 가는 내내 손이, 몸이, 덜덜 떨렸다.
"꼬마야, 왜 그러니? 다 왔는데, 빨리 왔지?"
"네? 어, 여, 여기, 돈이요."
얼이 빠진 채로 핸드폰과 함께 놓여져 있던 지갑에서 돈을 빼어드리고 내려 병원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로비에 그냥 멍하니 서있으니 정면에 보이는 접수처에 앉은 분이 손짓을 한다.
멍청하게 걸어가 뭐라 말을 하니 먼저 앞서가는 간호사누나.
도착한 곳의 문에는-.
'영안실'이라는 팻말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장례식 때 혼자 구석에 숨어 꾸역꾸역 입으로 밀어 넣었던 김밥과 유부초밥이 엄마가 내게 해준 마지막 점심이었다.
엄마를 땅속 깊은 곳에 묻고, 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비가 왔다.
엄마가,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고,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이제는 나 빼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동우,도 비를 따라 생각난다.
"아, 아빠……."
늘 몇 번을 고쳐 입어 헤진 것만 입던 엄마와는 다르게 말쑥한 양복을 차려입은 아빠,
마주한 적이 없어 낯선 남자의 손끝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탁, 뿌리치는 손.
"돈은, 매달 보내주마. 이제 너도 어른인데, 혼자 있을 수..있지?"
/
아빠는 그렇게 잠깐, 나를 보고, 다시 타고 왔던 까만 차를 타고 가버렸다.
나 홀로 있는 집에, 얼굴도 모르는 친척들이 자꾸 온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들고.
"음....그러니까, 서재에 있는 것만 처리해도 그만큼 나올 것 같다고?"
"그렇다니까, 저 책. 저게 다 얼마야. 우리 그, 저번거 이자에 원금까지 갚고도 남는다니까."
대충 어린 나도 무슨 일인지 예상할 쯔음, 이모부라는 아저씨가 가만히 앉아있는 나에게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저기, 호원아, 너 그, 엄마통장. 이모랑 이모부가 맡아줄까? 너 어른 될 때까지.."
"그래-넌 지금 쓸 일도 없고, 아직 잘 모르니까-……."
"싫어요."
"어...응? 어?"
"싫어요.안돼. 제가 다 배워서, 가지고 있을게요"
".....이야, 이거 봐라, 너 어른들 일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무표정하게 올려다보고 말대꾸하는 내가 그렇게 되바라져보였는지 내 머리를 쥐어박으며 나를 나무라기 시작한다.
끝까지, 나에게 뱉듯이 말하는 말을 듣고있다가,
최대한 웃는 얼굴로 말했다.
"네, 그러니까 아빠한테 부탁해서, 제가 얼른 다 배워서 가지고있을거예요, 다."
"야, 이……."
"벌써 시간이 늦었네요, 이모. 다음에 놀러갈게요. 오늘 고마웠어요 안녕히 가세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그 후로 끝까지. 외가에서는 일체 연락이 없었다.
그저, 이제 싫어하던 비오는 날이 기다려지고,
내 기억에는 무관심한 아빠의 얼굴만이 새로 선명히 박혀있을 뿐, 별로 변한 게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
안녕하세요...ㅎㅎㅎ...번외랍시고...참 짧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험끝난김에..그냥한번써봤어요....^^...8화를 미리올려버릴까싶기도했지만 아직 수정도 덜했고...그럽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리턴이 본격적인 스토리에 들어갔다죠....는 이미 내용은많아진 뚱뚱이 리턴..ㅋㅋㅋㅋ^^:;;;;;;
감당이안되네요..음...방학하면 더 자주쓸수있지않을까,,기대하고있습니다.
인스티즈는 댓댓글이 허용되서 참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55요금제인사람이라 언제든 여러분들의 반응을 기대하고있으니, 어떤 무리수라도 댓글은 늘 감사합니다ㅎㅎㅎㅎ
고쳐야할부분이 있다거나, 이런식으로 전개되었으면좋겠다는 댓글은 더 사랑합니다......s2
어쨌든, 저는 주말에 8화로 다시돌아올게요^^ㅎㅎㅎㅎㅎ
늘 피드백이 필요한 유자차 드림.ㅎㅎ 즐거운밤 보내세요 물결하트!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근데 소녀시대 아직도 서로 만나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