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ON/구준회] 구준회랑 사고침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062/c068a0f2bf0450b9b1364e4b76b1573f.png)
구준회랑 사고침 02 학교에 오기싫었다. 대리출석을 부탁해볼까했지만 곧 실기시험인데 이대로라면 학점이 가뜩이나 상한속을 어지럽힐게 분명했기때문에 학교에 올수밖에없었다. 강의시간내내 무슨생각으로 노래를했는지 모르겠다. 집에서 나올때 이감정으로 노래하면 울겠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포화된상태라그런건지 어제 너무많이 운건지 눈물은 하나도안나고 지적만 엄청나게 들은것같다. 이래서는 아픈머리이끌고 이렇게 학교온 의미가 없는데 그건그렇고 앞으로 어쩌지. 이 아이 지워야하겠지? 하지만 어떻게.. 준회 몰래낳아 기를까 아빠는 모른다고 끝까지 둘러대면 가능하지않을까. 아이도 나도 힘들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지워버려 답답한마음에 한숨을 푹쉬며 강의실을 나와서 행선지는 어디라고 생각하지도않고 왔던 그대로 걸어가 집에 거의 도착했다. 익숙한 기럭지에 익숙한 얼굴. 우리집앞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자 예상했겠지만 구준회였다. 사실 조금 놀랐다. 여태 아무리 크게 싸웠어도 준회가 집앞까지 찾아오는 일은 단한번도없었다. 그저 준회를보며 "그만하자"라는 말이 얼마나 몹쓸말이었던가 깨달았다. 그사이에 날 발견하고 준회는 내쪽으로 걸어왔고 난태연한척 준회를 지나치려했다. 준회는 그런 내손목을 잡았다. "ㅇㅇ아.." 금방이라도 엉엉 소리내서 울것같은 목소리. 처음보는 준회의 모습이었다. 상상이나했을까? 처음봤던 모습에선 전혀. 살가움보다는 시크함이 풍겼던 준회의 모습에서 울것같은 모습이라니. 마음이 짠해지고 코끝이 찡했다. "다시 만나달라는 소리안할게..들어보고 내가 나쁜놈었던거 맞았고 앞으로도 너 행복하게 못해줄거같으면 내가 그만할게" 나는 그냥 먹먹해지는 마음을 누르며 앞으로 걸어갔다. 이게 내최선이기 때문에. 쫓아오는 준회를 애써 외면하며 한걸음한걸음 집에 가까워질때마다 생각했다. 집에가서 펑펑울어야지. "ㅇㅇㅇ..진짜 제발 한번만.." 준회를 모른척하고 대문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대자 안쪽에서 문이열렸다. 우리 엄마였다. 준회라면 그저 좋아하던 우리엄마. 보기랑 다르게 싹싹한구석이 있다며, 준회를 사위러고 하던 엄마. "준회! 왠일?" 왠일이냐며 물어오는 엄마에게 준회는 내눈치를 쓱 살피더니 내가 허튼말이라도 할까봐 그랬는지 서둘러서 놀러왔다며 웃고있었다. "들어가, 방에 들어가서 놀다가" "네?..네네!" "ㅇㅇ이 너는 표정이 왜그래? 또 싸웠어? 너는 여자애가.." "아니예요, 제가 잘못해서.." 당황한듯 눈치를 보던 준회가 엄마말에 대답했고, 엄마는 외출하려다말고 집안으로 다시들어와 우리 먹을것을 챙겨 방으로 올려주시겠다고한뒤 우릴 올려보냈다. 얼떨결에 내방까지 들어와 버린 준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못하고 내가 겉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동안 나하는걸 지켜보다 내가 옷장문을 닫자 대뜸 내손목을 낚아채왔다. "뭐하는거야?" "이왕 여기까지 들어온거. 말좀해봐" 내가 놓으라며 손목을 빼려들었지만 오히려 두 손목모두 잡혀버렸고 남자인 준회의 힘을 감당해낼수 없는 노릇이었다. 왠지 울어버릴것같아서 괜히 더 힘낭비를 하고있는데 마침 밑층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ㅇㅇㅇ, 내려와서 과일 들고올라가!" 준회는 할수없이 나를 놓아줬고 나는 홱 돌아서서 밖으로나갔다. 고여있는 눈물을 치워내고 계단을 내려가 식탁위에있는 과일접시를 두손으로 들었다. 엄마가 신발을 신다말고 싸우지말고 사이좋게 지내보라며 일침을 가하신뒤 집을 나서셨다. "알았어요.." 나는 들었던 과일접시를 도로 내려놓고 빈손과 함께 내방으로 올라갔다. "엄마 가셨어. 이제 너도 가" "너 나한테 할말없어?" "없어. 나 너랑있는거 불편하니까 가주면 안될까?" 준회는 아무말없이 나를 쳐다봤다. 노려봤다는 표현도 대충 맞을것같았다. 조금 무섭기까지했으니까.. "왜 그렇게봐?" "제발 니입으로 말해줘" "뭐 너싫어졌다는거?질렸다는거?어떤거?" 준회가 시선을 돌리며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뒤에 감췄던 손을 꺼내보였다. 준회에 손에 들려있던건 빨간 두줄이 그어진 임신테스트기였다.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거맞지?" "....." "대답해봐. 맞아?"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준회는 다시한번 헛웃음을 내뱉었다. "두줄. 두줄그어진거면.." "맞아. 니가 생각하는 그거야" 내가 준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고, 준회는 아까와는 달리 조금 멍해진 눈이었고 얼핏 눈물이 고여있는것이 보였다. "근데왜? 대체왜? 왜 헤어져?" "...." "말해봐 왜 헤어지자는건데? 내가 아직 부족해보여서? 아니면? 아빠가 내가아니고 다른남자야?" "야, 구준회" 항상 저러지 화나면 언성높아지고, 그러면 필터링없이 말해버리고, 내가 무슨소리냐며 화내면 정신차리고 내가이렇게 널 잘아는데 "아무리그래도.." "그럼 왠데? 왜 헤어지겠다는거야" "니가 그러니까 싫다는거야. 아무말이나 막하고, 의심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는데 이렇게해서 아이를 키워? 말도안돼.. 생각해봐. 가능할것같아? 아직 직업도 수입도없는게 우리현실이야" "그래서? 지울거야?" "......." "너 그런애 아닌줄 알았어" "........" "그래. 우리가 이 애를 낳아서 해줄수있는건 없지. 금전적인거 다그렇다치고 아빠를 못믿는 엄마아래라니. 뭘보고 어떻게 자라겠어" "..........." "지워. 지우자. 그냥 다 때려치자 니말대로. 애가 살아남으려고 어떻게 발버둥치던 냉정하게 현실에맞게!" 준회의 언성이 또 높아졌다. 누군가가 나한테 실망한다는건 참 무서운것같다. 준회에게도 이런말을 한적이있다. 그래서 무슨일이있어도 실망할일도만들지 않기로했고, 이런나를 이해해 내색하지 않겠다던 준회였는데 나에게 크게 실망한듯한 준회앞에서 변명할 생각은 없었다. 이유야 어찌됬던 맞는말이었으니까 그래도 눈물이 날것같았다. "왜 아무말도안해? 지워버리자니까. 잘못 쓴 글씨처럼 니말대로 그렇게 쉽게 지워버리자니까?" 내 속도모르면서 점점 준회는 언성이 높아졌다. "비꼬지마" "틀린말이야?" "누군 지우고싶어 안달난줄알아? 너만 아빠가 된것처럼굴지마. 나도 엄마고 내뱃속에있어. 그래 그럼 낳았다고 치자 그럼 넌 어떡할래?" "내가뭘?" "가수고뭐고 다 때려쳐버리고 아빠로 살거냐고 평생?" "........" "나 너 발목잡기싫단말이야. 니가 나때문에 손가락질받는것도 싫고, 그렇다고 다 포기하는것도 보기싫다고" 어젯밤까지 무슨일이있어도 준회와 헤어질거고 이 아이를 낳아기르게 되어도 절대 준회의 아이라는걸 알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결국 등신처럼 다 토해내듯 말해버리고있다니 그것도 울면서 준회는 내모습에 당황한기색이 역력했고 그냥 쭈그려앉아 우는 나를 보고 내앞으로 가까이와서 나를 일으켜세웠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그대로 오열하는 나를보고 준회는 아무말없이 먹먹함을 삼키면서 나를 품에안았다. 그리고 내가 다 울때까지, 진정될때 까지 기다렸다. 침대에 나란히 앉은 우리는 각자의 생각에 잠겼고 한참아무말이없었다 가끔 내가 히끅대는것만빼면 둘다 아무 소리도 내지않았다. 준회는 그냥앞을 응시하며 어떤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복잡하게 얽힌 많은것들을 정리하고있는것같았고, 나는 그냥 고개를 숙인채 어떤생각도 하지않았다. 어떤생각도 들지 않았기때문이다. 그뒤로도 한참뒤 준회가 먼저 입을 떼었다. "그냥 낳자" 내가 부은눈으로 준회를 쳐다보자 준회는 여전히 앞만 보며 말했다. "우리가 저지른짓이야 책임져야지 "구준회" "발목잡는거아냐. 그런생각하지마 나화낼거야" 이말을 하며 내쪽으로 고갤돌려 눈을 맞추는 준회는 꽤나 진지했다. "이대로 나몰라라하고 가수되는건 내가싫어. 왜 내생각은 안해줘? 나한테는 가수가 되는거만큼 너도 중요해, 어쩌면 니가더" "그래도.." "하지말랬지. 진짜 화낼수도있어" "....." "나진짜 서운해. 나를 그런사람으로 밖에못봐?" "그건 아닌데" "그럼? 자신이없어? 내가 어떻게던할게. 내가아빠고 가장이잖아"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고있는 내가 참 딱해보였는지 준회는 나를 쳐다보다 손등으로 눈물을 대신 닦아주었다. "눈에 수도꼭지 달았냐? 그만좀울어라 애기도 울보되겠다. 아들이면 어쩌려고 이래? 남자는 태어나서 세번만 울어야되는데" 이말을 마치고 아무말없이 나를 안아주던 준회는 왠지 비장해보이기까지했다. 아무말없었지만 다 느껴진달까 여태껏 안겨본 품중에 가장 듬직했던것같았다. _ 왠지 글쓰고싶은 날이라 하나 더올리고 사라져요 사라져요 사라져요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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