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변백현] 막간극 -07(完)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c/b/bcb6c89f82f6fcb0f7d7dbc4a14fb672.jpg)
우리의 사랑은 막간극 처럼 10분 이상인 적이 없는 것 처럼
재미없다.
이 막간의 짧은시간동안 더러워지는 네 모습을 제일 가까운 곳에 앉아 연기하는너를지켜보노라.
[EXO/변백현] 막간극 (完) |
나는 누나 많이 사랑했었어.
눈을 뜨면 당연히 누나가 보일 줄 알았어. 나는 손목을 그었고, 또 많이 아프니까, 피도 많이 났고, 또… 내가 보고싶으니까. 그냥, 내가 누나를 보고싶으니까. 하지만 이제 알았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들은 모두 거꾸로 된다는 거. 아니, 원래부터 알았는데 인정하기 싫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누나가 얼마나 많은 남자를 만났는지, 지금도 누구와 만나는지, 또 그 개같은 놈을 집으로 들어들였을지, 모든게 내 뜻대로 되지 않는게. 그래서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내가 왜 안나갔는데, 나도 밖에서 누나랑 같이 해보고 싶은게 얼마나 많은데.
내가 얼마나 누나랑 같이 마트에서 장보고 싶었는데. 근데 무서우니까. 밖에 나갔다가 누나를 만나면, 누나가 혼자가 아니라면, 그 끝이 얼마나 낭떠러지인걸 아니까. 그 곳이 얼마나 깊고 축축한 곳인지 아니까. 한 번 떨어지면 다시 못 올라오는 거 나도 그거 알아. 그러니까, 애초부터 떨어지기 싫으니까.
"누나, 이쁜 우리 누나."
내가 많이 사랑하는 누나. 이렇게 흰 천장만 바라보고 있으면 바로 두둥실 떠올라 날 쳐다봐주는 누나. 꿈속에서도 나타나 주라. 내가 누나 많이 사랑하니까.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EXO/변백현] 막간극
"많이 아파?"
너는 내 말에 제 손목을 쓰다듬는 내 엄지를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르르 떨리는 네 손목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너는 나를 한참이나 쳐다봤고, 나는 네 손목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무엇을 바라는 듯 네 눈동자는 뜨거운 형광등에서 넘실거리는 하루살이의 날개짓 처럼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눈가 가득 머금은 물기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그랬다. 나는 너의 그런 눈을 맞추어주며 손목에 입술을 대었다.
"미안해."
그러자 너는 분칠한 것 처럼 하얀 입술을 꽉 깨물며 눈물을 주륵 흘렸다.
"미안하다고 하지마."
손목을 둘둘 감은 붕대에서 또다시 피가 새어나왔다. 이불보를 세게 잡다 못해 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들바들 떨리는 탓에 네 피 냄새가 났다.
"뭐가 미안해? 누나 나한테 잘못한거 있어? ...누난 미안하다고 하지마. 응? 아무한테도 미안하다고 하지마. 아무한테도... 아무한테도..."
그러지마. 누나가 먼저 숙이지마. 너는 그렇게 제 이불보를 쳐다보며 말했다. 뭐가 그렇게 분한건지, 너는 게임에 진 아이같은 얼굴을 하고서 울고 있었다. 맞다, 너는 아이였다. 고집도 세고, 약하고, 아픈것도 싫어하고, 질투가 많은 아이였다. 그런 너를 거두어 들인 나는 나쁜 사람이였다. 나는 네게 엄마가 아니였다.
"알았어, 백현아 뚝."
나는 너를 더럽힌, 욕정에 눈이 먼 사람이다.
네가 나비였다면, 나는 거미였다. 그런 너는 딱 거미집을 칠 수 있는 낡은 집에 있었고, 새하얗게 눈에 날 띄던 거미는 널 잡아먹길 원했다. 그런 거미는 거미줄로 아름다운 실을 쳤다. 멍청한 나비는 거미줄을 꽃으로 보고 날아들었다.
그런 나비가 살아있을 시간은 10분. 거미에게 먹히기까지의 10분.
[EXO/변백현] 막간극
죽으면 영원히 꿈을 꾼다고. 아- 누가 그랬더라. 나는 힐끔 지나가는 의사를 쳐다보았다. 누나였던가? 아니, 엄마였던가? 아님, 은성이?
"누나."
뚝뚝, 수액이 떨어지는 소리가 몇번, 누나는 읽던 책을 덮고선 나를 쳐다보았다. 화장실을 가고싶은 건지, 배가고픈건지, 머리가 가려운건지, 손목이 가려운건지, 누나는 눈빛으로 모든걸 말하고 있었다. 신기하게 나는 또 그게 읽혀진다. 진짜 신기하다.
"그…, 경수 말이야."
그 개새끼의 이름이 거론되자, 누나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지만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신기했다, 어떻게 표정을 그렇게 빨리 감추는가에 대해서. 나중에, 아주 나중에 물어봐야지.
"찾았어?"
스륵하고 내 손이 이불을 스치는 소리와, 누나가 책을 선반위로 올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이 조용한 소리고 이젠,
"응, 그래. 찾았어."
그렇구나. 찾았어, 결국엔. 괜찮아 이젠, 진짜로.
"어떻게 됬어? 또… 누나랑 같이 살아?"
누나는 내 눈을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내 눈 밑을 훝어 주었다. 이제 괜찮다고 했는데, 아직도 미련이 남나보다. 그렇게 다짐했는데. 괜찮아, 진짜, 아- 진짜 괜찮아.
"싫어?"
누나는 한번도 내 의사를 물어본 적이 없다. 상관없었다. 누나가 내 의지랑 상관없이 뭘 하든, 나는 그냥 누나가 하는거면 뭐든 좋았으니까. 사랑도, 섹스도, 가구도, 침대도, 바닥도, 상처도. 아파도. 가끔 타인에 의해 아픈건 싫었지만, 아파도 누나 대신에 아픈건 좋아했다. 걱정해주니까. 그래서 아프면 그만이였다. 감기도 그만, 칼에 베인것도 그만, 세면대에 얼굴을 부딪힌 것도 그만. 어쨋든 아팠을 땐, 누나가 옆에 있어주니까. 내가 다 나을 때까지.
"아니, 이제 고집안피울게."
그래도나마 뒤늦게 깨달은 것은, 내가 아픈것보다, 누나가 아픈게 더 싫었다. 내 자존심이 꺽여지는 것 보다 누나의 자존심이 꺽여지는게 싫었다. 그래서 누나가 회사에서 끝나고 윗 사람들에게 혼났다고 혼잣말을 하면서 힘든 표정을 지으면 가슴이 그렇게 아팠었다. 그게 참 이상하고, 껄끄러운 감정이였었다.
그래서, 그날은 혼자 욕실에서 울었던거 같았다.
[EXO/변백현] 막간극
우리에게 갑자기 찾아온 찬열에 백현이 너는 크게 놀라지 않았고, 민감하게 반응하지도 않았다. 이상할정도로 침착한 너는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온 찬열을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떠 쳐다볼 뿐이였다. 정장차림의 찬열을.
"박찬열." "나와, 얘기좀 해."
혹 내가 모르는세에 또 주먹을 꽉 쥐고 있지 않을까, 백현이를 쳐다보았지만, 너는 배위에 두손을 포갠 체 찬열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네겐 한번도 걸치게 한 적 없는 말끔한 검은 수트에서 넌 겨우 눈을 떼고 넌 목울대를 움직였다.
울음을 참고 잇었다.
"…누나, 가도 돼."
떨리는 네 음성은 위태로운 만큼 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넌 가끔 울상을 지을때면 목 부근을 만지곤 했다. 그런 너를 가만히 놔두었더니 결국 목이 새빨개질대로 긁어대는 바람에 못하게 했었고, 너는 목이 턱, 하고 막힌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나는 그런 너에게 웃어주며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아냐고 물어보았지만, 너는 '그냥' 이라며 눈물을 머금은 체 웃기만 했다.
"근데, 안갔으면 좋겠다…."
마지막 말은 잔뜩 흐려져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네 눈을 가라고 보채고 있었다.
"잠깐만이면 돼, 백현아."
[EXO/변백현] 막간극
누나가 나가고, 문이 닫히지도 않았는데 그 사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쳤어? 여기 정신병원이잖아!"
그렇구나, 나는 정신병원에 입원한거였다. 이젠, 별로 놀랍지가 않다. 왜? 모른다. 그냥, 밖에서 보이는 실루엣에 누나가 그 사람을 어디론가 끌고가는 것만 보인다.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다. 손목, 단지 손목만 그었는데 왜 입원을 해야하는지 몰랐으니까. 갑갑하다. 이제 진짜 갑갑하다. 나는 낭떠러지로 떨어질 생각이 없었지만, 누나는 그곳으로 날 밀어내었다. 나는 떨어지는 내내 땅을 밟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 정신이 생각한 헛된 망상이였다. 나는 이미 더럽고 축축하고 깊은 곳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으며, 누나에게 도움을 해봤지만 누나는 간간히 그 낭떨어지로 먹이만 내던져주는 거였다.
"흐윽…."
나는 정말로 누나가 너무너무 좋은데. 사랑하는데. 그 깊은 곳에서 내가 크게 외쳐보지만 너무나도 깊어서 들리지 않는다. 목에서 피가 나와 발밑을 흘르게 소리쳐도, 누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결국엔 나랑 사랑하다 끝내는 이야기.
[EXO/변백현] 막간극
"201호 환자가 옥상으로 올라갔다고요!"
머리가 갑자기 멍해진다는 이야기가 이런걸까. 세삼 201호 환자가 누군데? 하고 생각하다가 백현이란 걸 알게 되었다. 네가 왜?
"백현이가 왜요?" "저도 모릅니다, 원래 정신병자 환자들은...!" "백현이는 지극히 정상이라고 했잖아요!"
너를 잃는다. 그 생각만으로 새빨갛게 물들여버린 네 하얀 얼굴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 간호사들이 향하고 있는 무리들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계단이 수도없이 있는데 넌 여길 어떻게 올라간 걸까, 이 계단을 올라가면서 넌 무슨 생각으로 한발자국 내딛었던 걸까. 이 끝 턱 하나하나에 올라가지 마시오란 경고를 무시하고 넌, 올라간 이유가 무엇일까.
"201호 환자! 왜그러는지 선생님이랑 상담을 해요! 네?!" "…싫어요. 선생님은 내 맘 모르잖아."
나에겐 네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네 맘.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네 맘을 모두 알았을거라고 생각했다. 모두 읽을 수 있던게 네 속의 모든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리석은 내 판단이 그렇게 말했었다. 난 무슨 자만으로 너의 모든것을 알고있다고 자부햇던 것이지? 단지, 네가 날 따랐었단 이유로? 벌컥- 하고 거칠게 열린 문 너머로 보이는 새파란 하늘아래 넌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재낀 문 너머로 빨리뛰는 내 심장과 네 목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누나다. 우리 누나다. 이쁜 우리누나. 왜 울어? 우리누나 운다. 선생님, 우리 누나…
결국엔 마지막은 너 역시 말끝을 흐리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백현아."
나는 내가 나약한게 싫어, 너를 나약하게 만들었다. 충분히 강인해질 수 있는 너를 내가 낮추고 깍아내렸다.
"나 답답해서 그래."
그런 네가 결국엔 마주한 건 깍여진 네 상처에서 나오는 고름 뿐이였다. 한없이 아파오는 네 상처였다. 그런 네가 등에 보였던 건 낭떨어지 뿐이였다. 그래서 네가 선택한 건, 이것이였다.
"하지마." "다음에, 나도 막, 그- 아까 그 형이 입었던거 입고, 누나 앞에 나타나면 안될까?"
이렇게 결말이 나 버린다.
"그러지마, 백현아."
너는 나 없이 생활할 수 없지만. 어느세 난, 너 없니 살 수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 늦은 생각은 언제나 후회와 두려움과 공포를 물어다 준다.
그게 이 결과다. 이게 내 업이다.
"원래는, 진짜 원래느은- 나 진짜 고집안부리고 누나만 사랑하고 영원히 살고 싶었는데…."
힘없이 웃어버린 너는 난간에서 개구진 아이처럼 다리를 흔들었다. 영원히란 아이같은 말을 사용하면서.
"누나만 바라보다가 요즘엔 목이 너무 아파서…."
누나만 마주 바라봐 줬어도 아픈지 몰랐을 텐데. 아파서 목을 잠깐 숙이는데, 낭떨어지 밑이 보이는 거야, 누나. 거기가 너무 무서워서 다시 누나를 쳐다보는데, 누나가 날 그쪽으로 가라고 해. 자꾸만. 안가고 싶은데, 누나가 가래. 근데, 나 누나 말 안들어서 미움받기도 싫고, 누나 말 안들으면 나쁜거니까….
너는 말이 서투른 아이였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모르는 부분중에 하나였다.
"다음엔 누나가 나 이렇게 더 사랑해주면 안되?" "지금, 백현아."
너는 픽 한번 웃어보이고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나를 쳐다보며 웃었다. 그리고 너는 몸을 기울였다. 바람이 불었고, 의사들의 하얀 가운이 너풀거렸고, 너에게서 진동햇던 약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왔고, 네가 했던 말도 흘러나왔다.
싫어, 다음에 해줘.
[EXO/변백현] 막간극
결국엔 그 10분이란 아름다운 투혼의 연기에 나는 일어나 갈채를 휘갈겼다. 막간극이란 애초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 만들어진 작은 극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그 짧은 극을 아름답고 화려하게 바꾸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부분 중의 하나로 늘어났고, 나는 너의 그 아름다운 연기에 눈물을 떨구었다.
"백현아, 옷 갈아입자."
내 말에 너는 익숙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베싯 웃으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똑같은 네 얼굴과 표정. 어려진 정신. 제 침을 삼킬줄 모르는 입. 나는 백현이의 목에 걸어두었던 손수건으로 턱으로 흘러내리는 침을 닦아내었다.
"사랑해 백현아."
물론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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왘ㅋㅋㅋㅋㅋㅋㅋㅋ드디어 완결이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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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이라서 처음으로 구독료 넣어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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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헷☆★ 봐달라능 (찡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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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고 이제 텍파나눔하고 끝내면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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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쎄굳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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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을 거에요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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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동화랑 노다지에서도 만나 뵙으면 좋겠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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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형식차로
지금까지
막간극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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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잔 뭔가 단어하나에 너무 집착하는경향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