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D.ear_ Love U
![[EXO/세훈] 이대생이 고딩 전남친이랑 재회하는 썰.07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112/fc990de6583745364ba57e148cb4d640.gif)
이대생이 고딩 전남친이랑 재회하는 썰
<7>
유난히 센치한 어느 새벽이었다.
[세훈아 자?]
자고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메시지를 보냈었다.
평소에는 한 시가 채 되기 전에 잠들곤 하던 너였으니까.
통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대답이 없던 적도 있었다.
잠에 든 것이었다.
그 때는 웃으면서, 네가 잠든 모습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잠든 모습은 얼마나 또 설레게 할지.
[보고싶어]
나는 우울할 때에 너를 찾았었다.
기쁜 일이 있을 때도 찾긴 했지만, 사람이라는 게 으레 그렇듯 우울할 때에 누군가가 더 절실해지는 것이었다.
누구든지 가끔은 갑작스레 우울함이 찾아올 때를 맞이하게 된다.
이전에 있었던 몇 가지 일들이 생각날 때라든가, 어떤 글의 내용에 감정을 자극받을 때라든가, 상황은 늘 다양하다.
그리고 나는 그때마다 너를 떠올렸다. 너를 찾았다. 너를 필요로 했다.
그 순간이었다.
전화가 걸려온 것이었다. 너에게서.
혹시나 다른 방의 부모님이나 동생이 들을세라 방 베란다로 나가 목소리를 낮추고 전화를 받았다.
"…왠일이야."
[누나는 안 자고 뭐해.]
조금의 졸음도 묻어나지 않는 목소리에 조금은 놀랐었다.
"니가 일찍 자서 모르는 거지. 난 원래 늦게 자."
[진짜? 그럼 나도 이제 늦게 자야겠네.]
"치, 한 시만 되면 자동으로 잠드는 애가 무슨."
[아닌데? 나 지금도 깨어 있잖아.]
"오늘은 왜 이렇게 늦게까지 안 자는데?"
이례적인 것도 보통 이례적인 게 아니여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웃고 있었는데,
[생각 좀 하고 있었어.]
"무슨 생각?"
[누나랑 같이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
그런 사소한 말에마저도 나는 설렜다.
정말 아무런 말도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 나랑 같이 살면 어떨 것 같아?"
[미친, 존나 좋겠지. 새벽에 보고싶을 때마다 눈 떠보면 옆에 있고.]
"나 너랑 같이 살면 독방 쓸건데?"
그런 상상을 하고 있는 네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모습이 퍽 귀여워 농담조로 말을 던져보았다.
[내가 그 방에 안 들어갈 것 같아?]
"잠글 거야."
[따고 들어가서 자고 있는 데다가 확….]
"확 뭐."
[…뽀뽀. 그래, 뽀뽀할 거라고.]
"…무슨 생각했냐? 잠깐 망설였는데?"
이런 발칙한 상상을 숨기려 애쓰는 너도 좋다.
하지만 나도 아마 같은 마음일 게다. 너를 상대로 가끔은 판타지를 펼쳐보는.
[무슨 생각이냐니. 누나가 더 이상해.]
"이상? 시작한 게 누군데?"
[뭐가? 나는 뽀뽀한다고 했는데?]
"그래. 그럼 평생 뽀뽀만 해라?"
[싫어.]
갑자기 단호하기는. 그런 네가 귀여워 주먹을 꽉 쥔 채 안달하고 있는 와중에,
[내 꺼니까 내 맘대로 할거야.]
이번 어록은, 갑자기 한 대 쳐 맞기라도 한 것처럼, 눈을 감고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싶은 강도였다.
"네 맘대로, 뭐, 어떻게 할 건데."
[…….]
내 말에 너는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 했다.
네 반응이 재밌어 조금 더 놀려보기로 했다.
[손도 잡고.]
"응."
[뽀뽀도 하고.]
"……."
[머리도 만지고.]
"……."
[그리고, 안을 거야.]
하. 내가 놀려보려다가 오히려 내가 된통 당한 기분이다.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직접 들으니까, 그게, 좀…. 어우, 이건 정말….
[그냥 안는 거 말고.]
심장 떨려서 못 듣겠다.
[존나게, 안아줄게.]
그리고 황급히 전화를 마쳤었다.
건전한 말도 아닌데 미친듯이 떨리는 게, 내가 이상한 여자라도 된 것 같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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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구경하는데요.'
"실례가 됐다면 죄송해요."
"아, 아뇨. 실례라뇨."
실례가 아니라 설렜습니다만. 그 말을 애써 삼키며 카라멜 마끼아또 한 모금을 홀짝였다.
그 와중에도 경수 씨가 날 빤히 바라보고 있어서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이대 여성분들은 다들 예쁘시다더니."
"……."
"거짓말이네요."
"…네?"
순간 경수 씨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다들 예쁘시진 않네요."
"……."
"그쪽만 특별히 예쁘신 것 같은데."
"……"
"세상 사람들이 이대에 와서 그쪽만 보고 가셨나봐요."
미친, 미친, 미친.
사탕발림이라는 것을 알지만서도 기분은 째진다.
아, 나 원래 이렇게 말 한 마디에 껌뻑 죽는 사람은 아닌데.
"너무 티났나?"
네, 완전요.
"근데 진심인데, 어떡하죠."
"예쁜 애들은 저희 학교에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널리고 널렸어요."
"그럼,"
"……."
"그쪽은 왜 이런 변두리까지 나와 계신 거에요?"
아마, 나는 말로 이 남자를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제가 졌어요."
"본의 아니게 이기게 됐는데. 뭐, 보상은 없어요?"
"보상이요? 뭘 원하시는데요?"
"음…. 잠시 생각 좀."
그리고 진심으로 고민하는 듯하던 경수 씨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다음 약속이요."
이 남자와의 다음을 기약하게 되면,
"그거면 돼요."
너랑은, 정말로 끝이 나겠지.
"좋아요."
"정말요?"
"다음엔 저희 학교 앞 말고, 신촌에서. 신촌 맛집 소개해주세요."
끝이, 나다.
* * *
이 남자와 함께 걷다가 너를 마주치게 되면, 우리 둘은 어떨까.
너는 아마 예전처럼, 날 쳐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가던 길을 걸어가겠지.
하지만, 세훈아.
나는 네가, 나와 이 남자가 함꼐 있는 모습을 꼭 봤으면 좋겠다.
쓸데 없는 질투심일지는 몰라도, 꼭 너를 마주쳤으면 좋겠다.
그래야 정말 이야기가 끝이 날 테니까.
-
귤곰입니다!
아름다운 새벽이에요 ㅎㅎㅎㅎㅎㅎ
한동안 연재를 못 했던 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전 요즘 낮과 밤이 바뀌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이런 새벽에도 글을 올리게 되네요...
시카고걸님 / 까꿍이님 / 부인님 / 트윙귤님 /랭거스님 / 스누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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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스님 / 딱풀님 / 뽀로로님 / 온동이님
감사합니다!
혹시 암호닉 신청하신 분들 중에 제가 빠뜨린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꼭 말씀해주세요 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실 분들은 가장 최근에 나온 글에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ㅎㅎㅎ
(사진출처: 인스티즈 엑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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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애기 6명 낳고 싶다고 했는데 욕 엄청 먹고 깨달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