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D.ear_ Love U
![[EXO/세훈] 이대생이 고딩 전남친이랑 재회하는 썰.04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2912/dac54c1bf34e57d4011ae61e27220892.gif)
이대생이 고딩 전남친이랑 재회하는 썰
<4>
수능이 끝나도 찾아오지 않는 너 때문에 치졸하게 삐진 것 정도가 아니었다.
너는 어느 순간부터 네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겠지.
내가 먼저 사랑했으니.
그래, 네 말대로 나는 감정적 약자가 맞다.
하지만 연애를 하는데 강자와 약자의 구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연애를 시작하기로 한 이상 두 연인은 동등해야 한다.
이게 내 생각이다.
이게 자존심을 세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
그냥 연애고 뭐고,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나 또한 너를 찾아가지 않았다.
* * *
너와 처음으로 데이트, 라는 걸 한 날.
첫 데이트 장소는 지극히 나다운 선택이었다.
겨울 방학식 날, 학교가 일찍 끝나자마자 학교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왔다.
우리 둘 다 여기저기로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카페에 앉아서 이야기나 하는 게 마음이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둘이서 나란히 달달한 프라푸치노 두 잔을 주문하는데, 별을 쌓기 위해 두 잔을 따로 주문하는 날 보고서 너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 당시에 나는 네가 왜 웃는지 영문을 몰라 고개를 기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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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만들어져 나온 프라푸치노 두 잔을 들고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누나, 스타벅스 자주 오나봐요."
"응? 그, 그렇지. 왜?"
"아, 별 열심히 모으길래."
음료 개수대로가 아니라 영수증 한 번당 별을 하나씩 적립해주기 때문에 난 늘 두 잔을 시킬 때 음료를 따로 주문한다.
그제야 네가 날 보고 웃은 이유를 깨달았다.
"이제 세 개만 더 모으면 골드회원이란 말이야."
"여기 와서 뭐 하는데요?"
"…글 써."
"글? 누나 꿈이 작가예요?"
"아니, 꿈까진 아니고."
"여기 오면 글이 잘 써지나?"
그냥, 혼자 앉아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으면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면 절로 글이 나온다.
글은 감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출하는 수단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방해할 사람 하나 없으니 내 감정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이렇게 자주 오는 건지도 몰랐다.
이 모든 것들을 너에게 털어 놓았었지.
하지만 여태껏 내 모든 글의 원천이 너였다는 건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무슨 생각 하면서 글 써요?"
"…그냥, 아무 생각 없는데?"
"에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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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하면서 썼죠?"
"……."
"아, 아니면 말고요."
그렇게 말하며 민망한 듯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리는 모습이 뭐랄까, 사랑스러웠다.
살면서 처음으로 사람에게 붙여보고 싶은 호칭이 생각났다.
'내꺼.'
하지만 차마 입으로 불러볼 수는 없었다.
조금 매달리고, 애교도 부려보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나를 싫어할까봐.
그래서 대안을 생각해냈다.
"세훈아."
"네?"
"반말해봐."
뜬금 없는 나의 말에 너는 당황한 듯 프라푸치노를 먹다가 켁켁거렸다.
뭐, 한 살 차이인데. 반말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내가 듣고 싶기도 하고.
"갑자기 무슨 반말이요…."
"그냥, 듣고 싶은데."
"……."
"듣고 싶은데…."
"……."
"…안 되나?"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최대한, 슈렉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를 따라하는 것처럼.
"…어우, 못하겠어요."
"아, 빨리 해줘어."
"…생각 좀 해 볼게요."
그 말에 며칠 전이 떠올라 버럭, 언성을 높였다.
"너 다시는 그 말 하지 마!"
"…왜요. 상처 많이 받았어요?"
"나 그 날 집에 가서 존나 울었잖아, 이 나쁜 놈아."
"에이, 거절도 아니었는데."
누가 들어도 거절이었는데 말이다.
갑자기 그 생각을 하니 또 화가 나려고 한다.
또 다시 뭐라고 한 마디를 하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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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안 울릴게, 누나."
말을 내던지고 씨익 웃는 너를 보고 차마 화를 낼 수도 없이 멍하니 너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표정 지으니까,"
"……."
"예뻐."
오 쉣, 하느님.
제 글의 원천이 저를 보며 웃고 있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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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너를 뿌리치고 다시금 학교로 돌아왔다.
원래 하려고 했던 대로 스타벅스에 가서 샌드위치로 저녁을 떼울 예정이다.
아까 내려가던 계단을 또다시 내려간다.
그러다가 아까 전에 너와 함께 서 있던 칸에 발이 닿는다.
잠깐 멈춰섰다.
미련 때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만약 내가 보는 현실이 현실이 아니라면.
혹시나, 아주 혹시나, 네가 나에게 여전히 마음이 있다면.
네가 나에게, '잠깐 떨어져 있'을 것을 권하고, 나를 찾아오지 않은 데에 다른 사정이 있었다면.
이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는 있지만 이에 의존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내가 상상해낸 가상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안 울릴게, 누나.'
그 말 이후로 몇 번이나 더 울었더라.
'예뻐.'
그 말 이후로 네가 나를 보며 웃어주지 않은 게 몇 번이더라.
그만 추억에 젖어버려서는 한참을 그 칸에 멈춰서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 순간의 불청객같은 우울함이란.
얼른 네가 찾아와서 그를 쫓아내어 주었으면 싶게 만드는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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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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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독자님들의 설렘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ㅠㅠㅠㅠ
(근데 설레는 부분이 있던가..... 왜이렇게 다 우울한지.....)
웃으셔요 여러분!!! 뿌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인스티즈 엑독방, 나의 갤투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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