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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이준혁 성찬 엑소
DF 전체글ll조회 808l 5

 

 

 

 

 

사실 중요한게 내용은 아니었다. 용국은 별 거 없는 내용은 저도 알 바 아니었으니 그 목적으로 준 게 아니었고, 영재가 꼽아놓은 힘찬의 사진을 그가 발견하길 내심 기대했던 것이다. 그게 영재가 주는 힘찬의 생일선물이었다. 주는 건 영재 결정이지만, 어쨌든 그랬다. '생일축하해요, 110419. - 영재' 2년 전 것인데 영재가 여태껏 주지 못한거라면 그 속에 용국 자신도 모르는 또다른 뜻이 있지 않을까 싶었었다. 그렇다고 얼굴 맞대고 주긴 좀 그렇고. 용국은 잠시나마 자신이 2년 전으로 돌아가 그들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오직 자신 뿐이라는게 마이너스 요소지만.

그리고 그걸 발견한 건 쓰레기통에 일기장을 버린 힘찬이 아닌 쓰레기통을 비우라는 지시를 받은 종업이었다. 좀 바랜 듯한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이 곱게 꽂혀있었는데, 밑에 구불구불 못난 글씨체로 생일 축하한다는 내용이 있는 걸 보니 생일선물인 듯 했었다. 종업은 별 생각 없이 그 사진에 적힌 날짜나 이름은 굳이 확인하지 않고 힘찬에게 건네준 후 연구실을 나섰다. 힘찬이 받아든 폴라로이드 사진에는 예전의 자신이 있었고, 그 밑에 적힌 이름은 자신이 그렇게 괴롭히려 안달났던 사람이었다. 생일축하해요. 지극히도 그때의 자신같던 영재의 말투에 힘찬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감을 못 잡았다. 용국의 선물이 이딴 의미가 있을 줄은 몰랐다는, 아주 천편일률적인 반응마저도 나오지 않았다. 씨발, 좆같네. 이런 극에 달한 경우에 나오는 욕설도 안 나왔다. 난 너 죽이려고 그 지랄발광을 떨었는데, 넌 왜 2년전 쓸데없는 기억을 나한테 굳이 또 각인시켜줘서 자괴감이나 들게 만드냐. 그런 원망감까지도, 전혀 안 들었다.

 

'내가 꼭 조교할거예요.'

 

쉰 목소리가 아닌, 그의 청량하면서도 결곡한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느낌이 와닿았다. 그 결심을 무시하듯 꽉 막혔거나 지뢰투성이인 그의 인생길도 되돌아져 보였다. 영재 뿐만이 아닌, 여태껏 제가 봐왔던 영재원에서 살아남으려 죽어가던 아이들도 떠올랐다. 또한 역겨웠다. 나만 잘난 줄 알고, 나만 죽어가는 줄 알았던 자신이. 제 인생을 비틀어버린 건 영재가 맞았지만, 그 원인은 스스로에게 있었다는 것조차 부정했었다. 용국은 몰랐음이 분명했다. 이깟 사진 한 장이 힘찬에게 미칠 영향을.

 

'넌 끝까지 쓰레기다, 개새끼야.'

 

이제 뭘 좀 알 것 같네. 힘찬은 약품 냉장고에서 종업이 준 수면제를 꺼냈다.

 

 


 

 

보이지 않는 발악이었다. 멀쩡해 보이는 겉모습에 숨은 마셔지지도 내쉬어지지도 않았다. 심장박동 수가 점점 낮아졌다.

윤간이 재빨리 제 교수를 찾아댔다. 평소엔 걷는것마저도 신중할 것 같은 그가 그녀의 부름에 서둘러 뒤따라 뛰었다. 입안으로 길게 연결된 호흡기는 강제로 숨을 넣어댔지만 세포는 점점 죽어갔다. 지금 당장 수술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죄책감이 들 정도로, 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눈 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이야, 수도 없이 봐왔지만 대현 이후로 그는 심한 트라우마가 남았었다. 자신의 옆에서 환자의 죽음에 애처로워하는 보호자들을 보면 설 자리를 잃은것같은 감정이 중점적이었다. 그 트라우마를 완전히 굳혀버리려는 듯, 영재는 살아있는 지 죽어있는 지 모르는 상태로 뻣뻣이 굳어있었다. 옆에 있는 윤 간호사에게 일말의 부탁 내지는 언급도 없이 그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녀는 그를 잡으려다 결국 영재의 옆을 지켰다. 참으로 암담한 결말이었다.

 

"교수님!"

 

쓰레기통을 비우고 돌아온 종업이 노크를 해도 열지 않는 문을 열려고 하다, 잠긴 것을 알았을 때는 정확히 오 분 후였다. 종업은 자신도 가지고 있었던 연구실의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그렇게 치밀하게 끝내려던 힘찬도 그런 정신상태까지 오니 종업이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잊은 모양이었다. 고요한 연구실 한쪽 생쥐들의 아지트에서는 모두가 죽어있었고, 그들 중 몇몇은 종업이 힘찬에게 주었던 수면제를 토해낸 상태였었다. 종업은 바로 침대에서 편안하고 또 미동 없이 누워있는 힘찬에게로 가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제가 준 수면제통에 약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알아차렸다.

 

"……교수님!!"
"……."
"아, 진짜! 가실려면 좀 곱게 가시지 이런 걸 처먹으세요? 아 일어나요!!"

 

좀처럼 안 나오는 험한말이 나오면서도 종업은 걱정스러웠다. 아무리 몸에 큰 영향을 안 끼치는 비싼 약이라도 필요 이상으로 먹으면 독이다. 라고 지가 말했으면서! 종업은 뺨을 몇 번이고 때리다 벌겋게 부은 것을 보고 그만두었다. 허망감에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잠시 정신을 놓은 듯 하다가도 약품 냉장고에 갑자기 달려들어 구토제를 찾았다. 약품 수집가도 아니고 다 가지고 있던 힘찬에게서 구토제를 찾은 종업은 앞 뒤 가리지 않고 입으로 구토제를 넣었다. 힘찬이 옅게 눈을 떴다. 그러다 인상을 찌푸리고는 속을 게워내기 시작했다. 먹은 게 없어서인지 채 녹지도 않은 알약 덩어리들이 엉겨 붙어 나왔다. 종업은 그의 등을 두드려주고는 이불을 치웠다. 가운까지 다 벗은 힘찬의 모습을 보니 종업은 웃음과 동시에 울컥함이 몰려왔다.

 

"교수님."
"……어."

 

아직 완전히 깬 건 아닌지 멍하게 대답하는 힘찬에 종업은 안도감이 든 것인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제 약 왜 다 드셨어요. 제가 분명 한 알만 드시라고 했잖아요."
"……아, 그럴 일이 있어서."
"그리고 실험쥐들한테는 왜 또 먹이셨어요, 제가 동물들한테는 함부로 먹이지 말라고 했잖아요. ……다 죽었어요."
"……아쉽네."

 

힘찬은 그 대답을 끝으로 다시 누웠다. 깜짝 놀란 종업이 그에게로 다가갔지만 힘찬은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그를 저지했다. '그냥 졸려서 그래.' 한껏 피곤함이 섞인 목소리에 종업은 나가란 말도 없었는데 뒤로 물러섰다. 힘찬은 여전히 졸린 목소리로 종업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여긴 어떻게 들어왔냐……"
"……저 열쇠 있거든요."
"아……맞네……."

 

종업은 그 상태 그대로 잠에 빠진 힘찬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새 이불을 꺼내 와 그에게 덮어주었다. 불쌍한 사람아. 입으로 내뱉지 못한 그 말을 삼킨 채 문을 닫고 나왔다. 제 교수는 여전히 자신을 덜떨어지게 보는데, 그거라도 속편하게 여겨서 다행이었다. 생각나면서 할 말은 더 많은데 막상 저렇게 지쳐있는 힘찬을 보니 다 말하지도 못했고 그가 못 들을만큼의 거리를 걸어나와도 한숨이 내쉬어지지 그 이상은 아무말도 못했다. 제 오마주가 저렇게 시들어가는 것을 보니 자신이 더 시들어가는 듯 했다. 단순히 오마주만이 아닌 그가 인간적인 면모를 버리는 게 싫었다. 아, 모르겠네. 종업은 주머니에 든 열쇠만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편하게 갔다. 세상은 아름다웠다는 말단에 남길 말조차도 하지 못하는 그는 겉보기에는 정말 편안하게 갔다. 어떻게 힘들었는지, 어떻게 숨이 막혀 더이상 살 수 없었는지는 그 이외에는 알지 못하는 사실이란 것 빼곤, 그는 정말 고요히 떠났다. 그의 끝을 함께한 사람은 윤간 뿐이었고, 윤간은 그가 죽은지도 몰랐다는 사실에 통탄해했다. 용국이 돌아와 안부를 물었을 때까지, 그녀는 영재의 얼굴빛만 확인할 뿐 아무행동도 더하지 않았다. 용국은 그렇게 허망하게 떠난 사람을 바라본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윤간은 고개를 숙여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냈다. 소리 내 울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가장 서러운 그가 가만히 있기 때문이리라.

 

"……윤간."
"……네."
"유영재 환자……,시체,……있잖나."

 

끊어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도 물기가 서려 있음이 짐작되었다. 윤 간호사는 대답 없이 그의 말을 더 기다렸다.

 

"……내 연구실로 옮겨. 여기 있으면 원장님한테 들킬 테니까."
"……어떻게요."

 

그녀의 대답에 용국은 대답하지 못했다. 용국은 그만 되었다며 그녀를 보냈다. 중환자실 밖으로 나가서야 그녀는 목 밖으로 참은 울음을 뱉었다. 용국은 그 때 그의 몸에 불필요해진 기구들을 다 제거하고는 그를 안아들었다.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잠시나마 들면서도 그 사이에 완전히 식은 몸에 그 생각이 묻혀졌다. 감긴 눈에, 푸른 빛으로 바뀐 입술에, 더 하얗게 빛이 가버린 피부에, 용국은 실감하려 하지도 않았지만 그의 죽음을 실감하게 되어버렸다. 용국은 신기하게 오랜만에 텅 빈 엘리베이터에 몸을 옮겨 의사들의 눈을 피하며 제 연구실에 도착했다. 살며시 그를 제 침대 위로 뉘였고, 여전히 미동 없는 그에 용국은 습관적으로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영재야."

 

당연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영재야, 영재야.' 두 번 더 말했다. 마찬가지였다. 언젠간 깨어날거라는 여태껏의 희망들이 날아가버렸다. 용국이 그의 눈에 입을 맞췄다. 입술에도 입을 맞췄다. 잠시 붙어있던 입술을 떼자마자 제 눈물이 그의 얼굴 위로 보기싫게 떨어졌다. 재빠르게 눈물을 닦아내고 제 눈 역시나 닦아내었다.

 

"영재야……영재야, 영재야……."

 

그는 미련을 남길 수 없었다. 그래서 미련없이 떠났다는 말을 담을 순 없었다. 하지만 더럽게 남을 흔적들은 모두 지울 수 있게 만들어버리고 떠나버렸다. 언젠간 용국도 그를 잊겠지. 영재는 용국이 하지 못한 생각을 이미 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보다 현실이 중요한 용국은 영재의 이름을 끊임없이 불렀다. 일어나줘. 대현이 남긴 트라우마를, 그래, 영재가 완전히 각인시켜버렸다. 그를 원망할 일은 아니다. 모두 자신이 더 원망스럽다는 게 맞았다. 영재는 잠들었다. 온갖 몽마의 괴롭힘을 받으며 잠들었을 그에게 편안한 잠이 왔다. 완전한 수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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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엉ㅇ...엉엉ㅇ...영재야....엉...왜이리슬픈거...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은..b''d....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엉어유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ㅎ·ㄱㄹ...영재야..헐..영재야ㅜㅜㅜㅜㅜㅜㅜ빵도안타깝고ㅜㅜ
10년 전
독자3
엉어........어........영재야.......ㅠㅜㅠㅠㅠㅜㅠㅠ구름이에요...ㅠㅜㅠㅠㅠㅜ작가님필력짱.ㅠㅜ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영재야ㅠㅠㅠㅠㅜㅠㅠ미더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아진짜ㅠㅠㅠㅠㅠㅠㅜ안타까워요ㅠㅠㅠㅠㅜㅜㅜㅜㅜ 울컥했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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