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X박지민] 동갑내기 과외하기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210/9531af97bb9204bcc6f7010d7a9885de.jpg)
[김태형X박지민] 동갑내기 과외하기 02
episode.02 사진
" 박간, 진아 재활 시간 아니야? "
" 네, 맞아요. 깜빡했네 "
지민이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시간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 급하게 진아의 병실로 향했다. 한번도 이렇게 재활 시간을 빠뜨린적이 없는 지민은 오늘 이상하게도 정신을 빼놓고 있었다. 노크도 잊고 벌컥 연 병실은 밝게 웃는 진아가 아닌 곱게 이불까지 개켜진 침대만이 지민을 반겼고 잠시 뻥져있던 지민은 병실 문을 닫고 다시 다급하게 로비로 달려갔다.
" 진아, 진아 보셨어요? "
" 혼자 걸어나가던데요? "
제가 정신이 없는데 이렇게 환자까지 말썽을 피우니 지민은 그야말로 죽을맛이었다. 다급히 로비에서 나가 병원 공원 쪽으로 향하자 위태하게 한걸음씩 옮기는 진아를 본 지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잠시 주저 앉아버리는 진아에 재빨리 다가서 진아를 받쳐들었다. ' 진아야. ' 넘어짐에 우울함이 가득했던 진아가 제 부름에 애써 웃어보이는 걸 본 지민이 혼내려는 마음을 가라 앉혔다. 안아들어 벤치에 앉힌 지민이 진아의 옆에 앉아 넘어질때 병원복에 묻었던 흙을 털어주자 진아가 살며시 지민을 불렀다.
" 너 잘못한거 알지? "
" 선생님. "
" 왜 나갔어. 지금 재활 치료 하는 시간... "
" 저 못걸어요? "
흙을 털어주던 지민의 손이 멎었고 지민은 고개를 들어 진아와 눈을 마주했다. 그새에 큰눈에 가득차 떨어질듯한 눈물에 지민은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 누가 그래. ' 자신도 모르게 낮게 깔려버린 목소리에 지민은 한숨을 쉬었고 진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울지 않으려 힘을 주어 말했다.
" 다른 쌤들이 말하는거 들었어. 나 못걷는대요. "
" 진아야, 아니야. "
" 이젠 혼자 서는것도 버거워요. "
" 진아야. "
" 이딴거 다 필요없잖아. 사실. "
겨우 10살이었다. 10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에 지민은 죄없는 아랫입술을 꾹 내리 물었다. 결국 진아의 눈에서 눈물이 가득 차올라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민이 그런 진아를 품에 가득 안았다. 항상 밝았던 아이고 이 병원 누구보다 희망적이여서 애어른 같다는 얘기를 듣는 진아였지만 아이는 아이였다. 서럽게 소리를 내며 우는 진아를 가만히 안은 지민이 진아의 등을 살살 쓸어내렸다.
" 너 걸을수 있어. "
" ... "
" 세상에 안되는건 없어. "
일종의 주문이었다. 진아의 울음이 그치자 맺혀있는 눈물을 닦아준 지민은 진아를 업었고 진아는 가만히 지민의 목을 감싸 안았다. 말 없이 병실로 돌아가려 걸음을 옮기더 지민이 시선을 내려 진아의 발에 시선을 뒀다. 엉덩이를 받쳤던 손 하나를 풀어 진아가 눈치채지 못하게 진아의 발목 언저리를 꼬집었지만 아무 반응 없는 진아에 지민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얼마전부터 들었던 말을 누가 진아가 듣게 한건지 항상 환자들 앞에서 병원에서 입조심을 해야한다고 배우는데 항상 지켜지지 않는 일이기에 지민은 화를 삭힐수 밖에 없었다. 몇일 전부터 악화되던 진아의 다리가 이젠 거의 치료가 안될것 같다고 지민에게 말하던 담당 의사의 말이 어른거렸다. 안된다고 다른 방도는 없냐고 말했던 지민이지만 고개를 내젓는 의사에 그대로 진료실을 박차고 나와버렸지만.
" 선생님, 죄송해요. "
" 오늘은 재활 못하니까 내일 한다? 울어서 피곤하니까 눈감고 자. "
" ...화 안내요? "
" 어서 자. "
" 고마워요. "
지민이 다정하게 웃으며 누운 진아의 배 언저리를 토닥이자 금세 잠이 들어버리는 진아를 보던 지민이 조심스럽게 진아의 다리를 주물렀다. 환자의 상태는 항상 자신들이 더 잘안다. 고로 진아도 자신의 상태를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을테지만 지민도 그런 진아의 상태를 직접 말해줘야 하지만 아직은 아니라 생각했다. 한참이나 진아의 다리를 주무르며 안쓰럽게 진아를 보던 지민은 시계를 보다 다른 환자들을 봐야한다는 생각에 조용하게 진아의 병실을 나섰다.
" 박 간호사님! 선배님! "
환자들을 모두 만나 본 후에 나오던 지민은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간호사의 목소리에 멈춰서 뒤를 돌아 봤다. 병원에서 몇 안되는 저의 후배라면 후배인 간호사가 다급하게 뛰어오는 것을 보고 덩달아 다급하진 지민이 ' 왜 그러세요? '라 묻자 그녀는 지민의 손을 꼭 잡으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지민은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들어 손을 빼내려 했지만 예상외로 그녀의 악력은 지민을 능가했다. 결국 지민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간호사는 그제서야 급하게 말을 이어갔다.
" 김... 김태형씨 좀 말려주세요. "
" 김태형씨요? "
" 얼마전에 들어온 그 환자요! "
지민이 멍하니 되묻자 그 마저도 시간이 아깝다는 듯 손목을 잡아 끄는 손길에 지민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끌려갔다. 얼마전의 기억 때문인지 태형과 마주하기 꺼려진 지민이 가지 않으려 했지만 다급해보이는 그녀를 모른척 할수 없었던 지민이 따라가자 병실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 병실 문이 잠겨있는데요? ' 제 말에 확연히 굳어버리는 표정을 본 지민이 문고리를 돌려봤지만 역시나 굳게 잠겨있었다.
" 왜 그러는거에요? "
" 김태형 씨가 손에 유리가 박혔는데 치료를 거부해서... "
" ..치료 안하고 나오신건 아니죠? "
" 그게... "
' 너무 무서워서...' 말꼬리를 흐리는 간호사에 지민이 한숨을 내쉬었다. 치료를 거부한다고 환자를 놔두고 오다니, 급한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거였다. 옆에서 어쩔줄 모르는 후배 간호사를 보다 발치에 걸리는 구급상자를 보다 위에 얹혀진 안정제에 고개를 갸웃하고는 뒤돌아섰다. 그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들며 지민을 바라본 간호사가 어물쩡거리다 눈을 꾹 감고는 ' 혹시나...'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고리를 잡았다.
" 내가 할테니까 다른 환자들 보고 있어요. "
" ...그치만. "
" 괜찮아요. "
정작 제가 부탁해놓고 안절부절 못하는 간호사를 보내고서 지민이 작게 문을 두드렸다. 역시나 안에서는 아무 대답도 없음에 잠시 망설이던 지민이 문고리 뒤 버튼을 눌렀고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일반 병실은 아예 문이 안잠기는 반면 특실은 문이 잠김에도 위급상황을 대비해 임의로 문을 열게 해둔 병동 자체 장치에 다행이라고 생각한 지민이 살며시 문을 열었다.
" 김태형 씨. "
열린 문 사이의 태형은 예상외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고 지민은 의아해하며 다가가다 곧 인상을 찌푸릴수 밖에 없었다. 무언가를 쥐고있는 손에는 피가 한가득이었고 바닥 또한 떨어진 피와 깨진 유리조각으로 엉망이 되어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불렀음에도 미동않는 태형을 보다 지민이 조심스럽게 태형에게 한발짝씩 다가갔고 태형이 걸터 앉아있는 침대 바로 앞에 간 지민이 다시금 태형을 불렀다.
" 김태형 씨. "
지민이 태형을 불렀음에도 태형은 시선을 꽂은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민은 잠시 그런 태형을 응시하다 더 가까이 다가섰고 고개를 숙였던 태형의 위에 그림자가 지자 그제서야 고개를 든 태형이 지민과 마주했다. 잠시 태형과 눈을 마주하던 지민이 시선을 내려 태형의 손 상태를 보기위해 가까이 손을 뻗었고 태형이 지민의 손을 거세게 내친건 그때였다.
" 김태형씨! "
" ... "
내려본 손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박힌 유리에 피가 범벅이 되있었다. 되도않는 고집을 부림에 슬슬 지민은 화가 나려 했다. 저가 다친것도 아니고 치료 해주겠다는 간호사를 내쫓고 겁을 주고 이런식으로 고집을 피우다니. 따지자면 이건 자기 손해인걸 모르는지. 다시금 소리치며 태형의 이름을 부른 지민이 고개를 든 태형의 눈과 마주하자 모든 행동을 멈춰버렸다. 아니 태형의 눈동자가 지민을 멈추게 했다는게 어쩌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깊은 검정색의 눈동자가 저를 바라보고 있음에 멈춰버린 지민이 공허한 눈동자에 가만히 그를 보기만 했다. 손이 아플텐데도 멍하니 저를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왠지모를 슬픔과 외로움이 느껴져 가만히 태형을 바라보던 지민이 태형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멍하니, 그저 멍하니 저를 바라보는 두눈을 한참 마주보던 지민이 자신을 쳐낸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 다가서 그를 품에 안았다.
" 소리 질러서 미안해요. "
지민이 다가가 태형을 안자 태형이 크게 움찔했다. 그것을 느낀 지민은 더욱 태형을 꽉 끌어안았고 조용히 귓가에 말하며 가만히 그를 안고만 있었다. 얼마나 있었을까 태형이 침대에 걸터 앉아있어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를 안았던 손을 푼 지민이 살며시 그를 놓아주고는 아무 저항도 없음에 구급상자 위에 올려져 있던 안정제를 가져와 살며시 그의 팔에 주입했고 지민과 마주하던 검은 눈동자가 서서히 눈꺼풀에 의해 사라졌다. 앞으로 꼬꾸라지는 태형을 받쳐든 지민이 침대 시트에 피가 묻지 않도록 팔을 밖으로 꺼낸체 눕혔고 간이의자를 끌어다 앉아 구급상자를 열었다.
" 많이도 다쳤네. "
자잘한 유리조각들을 빼고 큰 유리 조각들을 빼내자 잠시 멈춘줄 알았던 피가 다시 솟았고 혼자 진땀빼며 치료를 한 지민이 어설프게나마 붕대를 감음으로써 치료를 완전히 끝내고 뿌듯하게 웃음을 지었다. 간이의자에서 일어서려 발을 내딪는데 발밑에 드는 이질감에 고개를 숙인 지민이 발에 밟히는 유리조각들을 보고 한숨을 쉰뒤 병실에 구비되어 있는 청소기를 들려다 곤히 잠이 든 태형을 보고 휴지를 집어들고 손으로 일일이 유리 조각을 집기 시작했다. ' 다했다! ' 조용한 병실에 지민의 목소리가 울렸고 지민은 태형의 눈치를 보며 두손으로 입을 막았다. 유리 조각을 감싼 휴지를 쓰레기 통에 버리고 손을 털던 지민이 침대 근처 바닥에 떨어진 액자를 들었다. 태형이 보던것은 이 액자였던것 같은데 아까 진정제를 놓으며 손에서 놓친듯 했다. 아마 이 유리들은 액자에서 나온것이 였던것 같은데.
" ... 갈아줘야겠지? "
나지막히 중얼거린 지민이 잠에 든 태형을 확인하고는 구급 상자를 들고 다급히 당직실로 향했다. ' 박 간호사님... ' 저에게 태형을 부탁했던 간호사가 당직실에 지민이 들어오자 울상을 지었고 지민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그 간호사의 어깨를 토닥였다. ' 괜찮아요. ' 저 까다로운 놈을 상대하려면 너는 연약해서 안돼요. 라는 말을 삼킨 지민이 당직실에 액자가 있냐 여러 동료들에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여러 동료의 대답을 들은 지민이 사러가야하나 싶었지만 정작 사러 가려면 이곳에서 시내까지 나가야했다. 한숨을 내쉬며 잠시 자리에 앉은 지민이 문득 책상 위의 액자를 보다 액자를 집어들었다.
" 미안해, 근데 어쩔수가 없어. "
그게 소중한것 같아 보였거든, 난 언제든 나갈 수 있잖아. 뒷말은 삼긴체 지민은 집어든 액자 안의 사진을 액자에서 분리해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상 서랍안에 사진을 넣은 지민은 잠시 사진을 바라보다 살짝 웃음 짓고는 살며시 서랍을 닫고 책상 위에 놓아둔 액자를 들고서 당직실을 나섰다.
살며시 병실 문을 연 지민이 자는 태형을 확인한 후에 선반 위에 놓아두고 간 깨진 액자를 손에 집어 들었다. 깨진 액자 사이로 보이는 사진을 꺼내기 위해 액자의 뒷면을 떼어낸 지민이 사진을 들어보다 살며시 웃음 지었다. 깨진 액자를 따로 챙기고 사진을 가져온 액자에 끼운 지민이 선반 위에 세워 놓았고 다시금 액자에 담긴 사진을 보던 지민이 액자안의 사진과 태형을 번갈아 보다 살풋 웃음을 짓고는 침대로 다가섰다. 눈을 감고 잘자는 모습을 확인한 후에 지민은 태형의 병실을 나섰다. 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태형이 온 뒤로 하루도 평범할 날이 없었던것 같은 지민의 하루가 또 끝이 났다.
" ㅇ...으... "
지민이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에 태형의 무거운 눈이 띄여졌다. 새하얀 병실의 변함없는 소독약 냄새에 태형이 미간을 좁히다 손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손을 들다 붕대가 감긴것을 보고 다시 눈을 감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느껴지는 따끔거림에 손을 쥐었다 폈다 몇번이고 해보던 태형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손에 감긴 붕대를 바라보던 태형이 불현듯 시선을 돌려 선반을 바라봤고 언제 깨졌냐는듯 멀쩡한 액자와 사진에 시선을 꽂았다. 자세히 보니 액자가 바뀌어 있었지만 사진은 그대로였다. 한참을 사진만 보던 태형이 시선을 내려 어설프게 감긴 붕대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얼마전 제게 담배를 저지하며 떽떽거리던 얼굴이 떠오름과 동시에 피곤함이 몰려온 태형이 선반에 놓인 액자를 보다 침대에 누워 다시금 눈을 감았다.
" 박지민. "
나오지 않는 말이 성대에서 맴돌았고 태형은 붕대 감긴 손을 들어 눈 두덩이에 올려 완벽히 빛을 차단했다. 그리고는 다시금 이름을 되뇌여보며 잠에 빠져들었다.
태형의 시선이 향했던 선반 위 액자에는 앳된 얼굴의 소년 두명이 웃고 있었다.
00.
처음으로 인사드리는 딕히즈 입니다!
01.
원래 항상 작가말 없이 가려고 했지만 이번화에는 정말 할말이 많아서 어쩔수 없었...
02.
독자님들에게 빨리 보여드리기 위해 급하게 쓰다보니 오타가 많을수도 이부분은 좀 수정이 필요하다 싶은 부분이 있을수도 있습니다ㅠㅠ
양해 부탁드려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항상 부족한 제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또한 포인트 내시고 눈으로 읽어주시는 독자님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03.
단독적으로 암호닉 신청해주신
' 침침 '님 항상 감사합니다♡
빈하트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으실수도 있는데 저는 꽉찬 하트보다 빈하트를 더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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