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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시간의 우리는.
미성년(未成年)
준회가 돌아왔다.
그것은 아주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 일이 있은 후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던 준회는 몇일 뒤 보란듯이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 이라고 말하면서. 나는 내밀어진 준회의 손과 준회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다가 그 손을 마주잡았다. 그리고 말했다. 어서와. 라고. 왜 그랬니. 라고 묻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에게 있어서 준회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에게 이유를 묻고싶지 않았다. 물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분명, 어쩌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내가 당장 재촉하지 않아도, 때가 된다면 그가 내게 말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준회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지원 또한 그에게 무엇을 종용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게 우리들의 관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게 둔 거리만큼 가까울지도 모르는. 모순으로 뒤덮여있는 관계, 하지만 우리들은 그 관계에 묵시적인 합의를 했다. 이 모순적인 관계에서 우리들은 뭔가를 더하거나 빼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가장 편한건지도 몰랐다. 우리들은 이 안에서 안식을 느꼈다.
아주 이따금씩, 준회가 대화를 할 때 내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금방 허공을 방황하는 준회의 시선을 알았다. 그리고 그 종착역이 붕대를 감은 내 한쪽 손이라는 사실도. 나는 그럴 때 마다 준회의 곧은 얼굴 위로 스치는 죄책감을 읽을 수 있었다. 준회에게서는 또래 남아들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코 끝에 감도는 그 냄새를 직면할 때 마다 나는, 어쩌면 우리 셋 중 가장 평범한 사람은 준회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내게 죄책감을 가지면서, 미안함을 잔뜩 담을 얼굴을 하고서도 입술을 떼는 것이 어려워 끝내 달싹이고 만다. 준회는 감정표현이 서툴다. 지원과는 다르다. 굳이 차이점을 나열하자면, 준회는 감정표현을 좀처럼 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원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다. 조금도 그의 패를 내게 보여주질 않는다. 지원을 생각할 때면 늘 입 안이 바짝 메마르는 것 같아서 텁텁했다. 그래도, 지원은 내게 처음보다는 상냥하게 대했다. 이전의 옥상에서 내게 했던 말들은 여전히 많은 부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그저, 내게 조금은 마음을 연 것이라고 그렇게 받아들였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창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한가득 열기를 담고 있었고 돌출된 교실 벽에 걸려있는 달력은 거의 6월 말을 지나 7월을 가르키고 있었다. 기말고사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두 차례 짝을 바꾸었는데, 어쩐일인지 나는 제비뽑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원과 계속 짝이되었다. 그런 나와 지원을 가르키며 준회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소리질렀던 것 같기도 하다. 존나 이건 사기야! 라고 말하면서. 그러면 나는 조금 당황한 얼굴이 되어 준회와 지원의 눈치를 살피고, 준회는 씩씩거린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지원의 얼굴은 지나치리만치 평온했다. 나와 지원이 여전히 짝으로 분단을 옮겨다닐 때 마다 준회는 담임선생님께 달려가 바락바락 우겨대서 꼭 내 뒷자리에 앉았다. 준회는 쉬는시간이 되면 내 등을 볼펜 입구로 쿡 찌르고 지원에게는 문가를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 매점엘 가자는 준회만의 신호였다. 매번 보면서도 준회 특유의 뚱한 얼굴이 웃겨서 나는 준회가 그럴 때 마다 소리내어 웃으며 준회의 등을 두드렸다. 덕분에, 지루한 수업시간 뒤에도 전혀 쪽잠을 잘 수는 없었지만.
우리가 먹는 것은 정해져있다. 오전시간에 매점에 갈 때는 빵을 먹는다. 나는 초코소보루 준회는 고구마피자 지원은 카스테라. 오후시간에 매점에 갈 때는 온갖 주전부리와 음료를 쓸어온다. 매점에 들어서자 마자 지원은 내가 매일 즐겨마시는 초코우유를 집어든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던 그 행동이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나는 그저 지원을 바라보며 옅게 웃어보이곤 한다. 이렇게나 익숙해졌다는 사실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내 안에 아주 깊게 잠재되어 있던 추악함과 마주하고 만다.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지원과 우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당장이라도 내 몫의 초코우유를 들고있는 그의 손을 잡고, 그의 체온을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의 괴리감. 그 경계에서 나는 끝도 없는 혐오의 골짜기를 목도하곤 했다.
" 김지원, 오늘 야자 째자. 000, 너도. "
점심시간에 옥상에 올라오는 일은 벌써 하루 일과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출입구에 기대 앉아서 뙤약볕과 마주한 체 빨대를 쪽쪽 빨아대고 있었다. 그 말을 내뱉은 준회는 아주 개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 정신 차려, 구준회. 기말고사가 코 앞이다. "
" 아, 존나 말도 안된다고. 학교 앞에 빙수집 생긴 건 알고나 그런소리를 하는 거냐? "
" 학교 앞에 빙수집이 생겼어? "
" 어. 김동혁 말로는 진짜 존나 죽음. 개맛있대. 그니까, 000 오늘 가자, 어? 날씨가, 존나 아프리카도 아닌게 더워 뒤지겠다. "
" ..그래도, 지원이 말처럼 기말고사가 코 앞이기도 하고.. "
" 아..진짜 범생이들이 쌍으로 지랄하네. 김지원 니 새끼 어차피 또 전교 1등 할꺼잖아. "
준회가 심드렁한 얼굴로 지원에게 짓껄였다. 그러다가 아. 하고 말을 멈춘 준회가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 김지원 너 혹시 모의고사 000보다 못 봐서 그러냐? "
" ..뭐? "
" 새끼, 당황하는 거 봐라. 맞구나? "
" 아,아니야. 그런거. "
준회의 말에 나는 지원에게로 눈을 돌렸다. 시선이 마주친 지원의 얼굴에 일순간 묻어난 당황스러움을 나는 보았다. 지원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렸다. 돌려진 지원의 고개와 함께 조금 붉어진 듯한 그의 귓바퀴가 나를 잡아 끌었다. 웃음이 새어나왔다. 내 입꼬리가 말아 올려지는 것을 본 지원이 입술을 깨물었다. 000, 웃지마. 강압적인 말투였지만 전혀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그게 또 웃겨서 나는 옥상 곳곳에 묻어나게끔 웃음을 터뜨렸다. 여전히 높은 온도가 우리를 잠식하고 있었지만 옥상에는 바람이 불었다. 후덥지근함을 잔뜩 머금은 바람이지만 어쩐 일인지 시원하게 느껴졌다.
" 아, 정말 신물난다. 둘 밖에 없는 친구라는 녀석들이 범생이라니. "
준회가 난간 뒤로 고개를 젖히면서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는 공부 왜 하냐? 준회가 이어 물었다. 공부를,왜 하냐고. 그 질문에 나는 바닥으로 눈을 굴렸다. 무슨 대답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 김지원 너야 집안 등쌀때문이라고 쳐도, 000 너는? "
고개를 들었다. 일직선상에 마주한 준회가 삐딱하게 고개를 기울인 체 서 있었다. 그 옆에 대각선으로 앉아있는 지원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숨을 들이켰다. 글쎄, 나는.
" 하고싶은 게 있으니까. "
자꾸만 바람인지 열기인지 모를 것들이 내 뺨을 스치고 가는 것이 오롯하게 느껴졌다.
" 의사가 될 거야. "
" 의사? "
" 응. "
나는 고개를 들어 준회를 쳐다보다가 천천히 지원에게로 눈동자를 옮겼다. 일순간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 느릿하게 깜빡이는 시야 사이사이로 지난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제일 먼저 떠올랐던 순간은 내 스스로 가장 깊숙한 곳에 각인 시켜놓았던 기억. 처음 엄마의 죽음을 목도했던 순간이 내 눈 앞에 가득 들어찼다. 나는 오롯하게 기억한다. 넘어진 체 바닥을 뒹굴고 있는 의자와 허공에 매달려 죽은 생선마냥 축 늘어져있었던 한없이 가냘펐던 몸을. 바닥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정체모를 약들과 미처 감기지 못한 체 나를 향하던 두 눈동자까지. 한번 더 눈을 깜빡였다. 지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가득 들어찼다. 온 주변이 웅웅거렸다. 죽음을 고하던 지원의 목소리가 자꾸만 내게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못내 괴로웠다. 나는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준회와 지원이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를 잠식하고 있는 처절함을 숨기고자 그들에게 눈을 접어보였다. 나는 지원의 눈을 바라보며, 속으로 되뇌였다. 지원아, 어쩌면, 내가, 널.
" 누가 죽게 되는 게 싫거든. "
내뱉어진 말에 일순간 흔들리는 준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러다 이내 준회는 표정이 비워진 얼굴을 했다. 특유의 개구진 목소리로 말한다. 뭐야.
" 진부하네. "
준회는 감정표현에 서툴다.
" 역시, 그런가? "
그의 말에 나는 베시시 웃으며 대꾸한다.
" 그럼 000, 너는 2학년 되면 이과가겠네? "
" 그렇겠지, 아마도. "
" 그럼 나도 이과가야겠다. "
문과를 가던 이과를 가던 끝자락 예약은 변함없잖아. 어느 쪽이던 끝자락인건 상관 없는데, 넌 없으면 좀 심심할 것 같아서. 김지원 저 새끼는 분명히 문과야. 경영학과 가야 되거든. 저 새끼 빼고 우리둘이 재밌게 놀자, 어? 어느새 다가온 준회가 내 어깨위로 자신의 팔을 걸쳤다. 나란히 서 있는 나와 준회를 번갈아 보던 지원이 하. 소리내어 웃었다. 이내 들고 있던 책을 옆으로 치워놓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교복 뒷주머니를 탈탈 털어내면서, 아주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누구 마음대로.
" 나도 이과갈거야. "
지원이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옆에서 준회가 빽 소리지리는 것이 들렸다. 나는 한쪽 눈을 찡그렸다.
" 뭔 개소리야, 니 문과간다며! "
" 바꼈어. "
" 뭐? 언제부터! "
지원과 마주하는 그 시선에 가슴이 아주 깊숙한 곳에서부터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나를 알고 있다는 듯한 그 눈빛에 나는 꼼짝도 할 수가 없다. 지원이 아주 느리게 입을 열었다.
"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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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여전히도 우리는.
미성년(未成年)
" 인테리어 니가 한거야? "
어. 그렇게 대답하면서 준회는 벽쪽에 자리한 와인셀러로 걸음을 옮겼다. 한 손에는 두 개의 와인잔을 달랑거리도록 들고선. 침구위로 준회의 냄새가 가득 묻어났다. 푹신해. 강아지마냥 침대 위를 뒹굴거리는 나를 등 돌려 한번 바라본 준회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계속 거기 누워있고 싶은 거 아니면 이리 오는게 어때. 익살스런 말투에 내가 밉지 않게 인상을 찡그리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여하튼, 구준회 능글맞아. 준회가 있는 부엌으로 걸어갔다. 식탁에 걸터앉아서 조리대 쪽에 서 있는 준회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키가, 조금 더 큰 것같기도 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보았던 준회의 뒷모습을 상기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작았던, 그리고 젖어있었던 소년의 등을.
좋아해.
내가 너를 구해줄께.
그러니까, 내가 다시 돌아오면,
나에게 네 전부를 던져주겠니.
열 아홉과 스물의 경계에 서 있었던 그 겨울, 북적이는 인파들로 정신없는 공항에서 볼품없이 망가져있는 나를 끌어안고 내게 속삭였던 준회를 단 한순간도 잊어본 적 없었다.
먹어.
내 앞으로 잔을 끌어다 놓은 준회가 말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식탁 의자를 끌고 앉았다. 이내 다리를 올려 무릎을 세워 앉았다. 준회가 건네는 견과류를 입 안으로 털어넣었다.
그렇게 입을 우물거리고 있는데, 문득 볼로 느껴지는 체온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마주 앉아있던 준회가 손을 뻗어 내 볼을 천천히 쓰다듬고 있었다. 살이 더 빠진 것 같다. 무덤덤한 목소리 안에 묻어나오는 걱정에 나는 극도의 편안함을 느낀다. 일이 힘들어? 준회가 되묻는다.
" 힘들어. 촬영도 쉴틈없고, 틈만나면 밤샘이니까. "
사실 오늘도, 몰래 빠져나온거야. 봤지? 아까부터 휴대폰 울리는거. 그 말을 하면서도 옆에 놓아둔 휴대폰 액정 불빛이 번쩍거리길래 나는 질린다는 얼굴을 하고 휴대폰을 뒤집어놓았다. 분명 방방 뛰고있을 매니저오빠의 얼굴이 잠깐 생각이 났지만 미안함은 아주 찰나의 것이였다.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짓이라는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되바라진 애였고, 그런 것들 따위를 걱정하며 마음 졸이기에는 너무 간이 커져버린 뒤였다. 그런 나를 바라보던 준회가 다시끔 부드럽게 내 볼을 감싸쥐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 네가 여배우가 될 거라고는. 이렇게 말하면서.
" 의사가 되고싶어 했잖아. "
준회가 내뱉는 말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것 같기도 했다.
" 그랬었나. "
나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 그런 걸 보면 내가 진짜 순진했나봐. 아님, 멍청했거나. "
" 그런 말이 어디있어. "
" 글쎄, 그런생각이 들더라구. 이제와서 내가 평범하게, 다 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준회야? "
나는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안에 퇴적된 감정은 더이상 없었다.
" 더 이상 누군가가 죽게되는게 싫어서, 어떻게든 살았으면 해서, 그래서 의사가 되고싶었어. "
" ........ "
" 그런데, 그렇더라. "
" ........ "
" 나는 누군가를 살려놓는다고 해도, 당장 죽어버리고 싶은 나는, 나는, 누가..누가, 살려줄까. "
" ....... "
"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매 순간마다 온갖 혐오감이 들어. "
" ........ "
" 아주 어릴 적 부터, 누구보다도 평범한 삶을 바랬어. "
" ....... "
" 하지만, 정해져 있었던거야. 애초부터 내게 선택권은 없었어. "
준회에게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을 때 마다 목이 탔다. 여과되지 않고 내뱉어지는 말 모두가 너무나도 썼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목 한가운데를 창으로 찔린 것만 같은 아릿함만이 동반 될 뿐이였다.
"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싶었어. "
" ........ "
"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쩌면 내 거지같은 운명에도 일직선이 아니라 샛길이 나오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
" ......... "
" 배우가 된 걸 후회해본 적 없어. "
" ........ "
" 여전히 내 길은 일직선이지만 말이야. "
나는 내 앞에 놓여있던 와인잔을 약하게 흔들고는 입가로 갖다대었다. 코 끝에 맴도는 향이 퍽 씁쓸했다. 입 안에 머금은 한 모금을 넘기는 목울대가 저렸다. 적막을 담은 공기가 집안 곳곳에 부유하고 있었다. 나른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내게 준회는 모든 것들이 비워진, 초연하기까지 한 얼굴을 한다. 그리고 내가 가장 두려워 할 말을 자처한다.
" 내가, "
" ........ "
" 내가 네 샛길이 될께. "
태어날 때 부터 균열이 가득했던 나를 품겠노라, 나를 닮은 눈동자가 내게 말했다.
(*)
고전물..고전물이 쓰고싶어요. 끙끙...
사극...사극이 쓰고싶어..끙끙..
존나 미성년 같은 분위기의 사극이 쓰고싶어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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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네야 님 찌푸를찌부 님 쫗아 님 오미자 님 준회 님 틸다 님 정거 님 김밥빈 님 설렘 님 어색하게 케잌을 들고 등장하는 주네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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