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애런즈 - 심리 역이용 게임
"우리 재밌는 게임 하나 하자. 엄청 간단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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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가 테이블 끝은 두드렸다. 톡, 톡 소리가 울리는 방 안의 공기는 축축했다. 그의 흰 셔츠 소매가 테이블 먼지를 쓸었고, 대니는 내 손을 움켜쥐었다. 우리를 감싼 분위기 때문이었나, 서로의 손가락은 끝까지 힘이 들어가 떨리고 있었다. 우리의 표정은, 참 아이러니하게도, 여유와 함께 입꼬리를 잔뜩 올리고 있었다.
"룰은 정말 간단해. 하나, 둘, 셋 하면 원하는 갯수만큼 손가락을 펴고,"
그가 내 엄지를 폈다.
"둘 중 더 큰 숫자를 보인 사람이 이기는 거야."
그가 내 검지를 폈고,
"하지만, 우리의 차이가 1이라면,"
내 중지와 약지가 우악스럽게 펴졌다.
"적은 사람이 점수를 따고 이기는 거야."
하나 남은 손가락도 펴졌다.
비어버린 하얀 손바닥 위로 작은 먼지덩어리가 내려앉았다. 후-. 대니의 입김이 그 작은 불청객을 쫓아냈다. 사실 선택권 따윈 없었다. 가벼운 허례허식이었다. 테이블 밑에서 그의 정장 구두와 바닥이 서로 부딫혔다. 하나, 둘, 셋. 중저음의 목소리가 내 고막을 때렸다. 그리곤, 하얀 손가락들이 테이블 위로 펄쳐졌다. 작고 긴 긴장감이 흘렀다. 얼굴 위로 아무런 표정도 나타내지 않는 그가 참으로 군색했다. 내 목젖이 아래로 내려갔다가, 물 속 공기방울처럼 재빠르게 올라갔다. 꼴록대는 소리가 났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대니가 의자를 끌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다섯, 넌 셋."
"...."
"내가 이겼네."
큰 손바닥으로 내 어깨를 잡은 그가 날 세게 일으켰다. 참 간단한 게임인데 말이야. 별다른 장비도 필요 없고, 규칙도 쉽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야 하겠지만. 그와 내 손가락이 예고 없이 진득하게 겹쳐졌다.
"다음은 키스고, 다다음은 더 아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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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알베르토로 가져오려다 대니 생각이 나서 대니로 와요.
독방에 있는거 끌올이라 포인트는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