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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루시엔 전체글ll조회 1290l 1

 

 


알베르토는 자신의 집이자 회사인 건물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다니엘을 데리고 조금 멀리 나가볼 생각이었다. 곡 작업이 끝나고, 만날 이유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꽤 잦은 만남을 가졌다. 물론 대부분이 알베르토가 다니엘을 찾아간 것이지만, 다니엘도 그를 딱히 거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둘은 서로에게 깊게 관여하지는 않았다. 알베르토가 어느 선을 넘어 다가가려고 하면 다니엘이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알베르토는 뭐라고 정의내리기 힘든 이런 관계가 나름대로 마음에 들었다. 너무 쉽게 얻어지면 재미없으니까. 이런 점이 다니엘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이 말을 하면 다니엘은 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생각하며 알베르토는 자신의 차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어주려고 손을 뻗는 일리야를 제지하면서 알베르토가 말한다.

 

 "됐어, 오늘은 내가 운전해서 갈게. 들를 데가 있거든."

 

 "또 린데만씨 만나러 가십니까."

 

차 키를 건네주며 일리야가 묻는다. 어딘가 못마땅하다는 듯한 말투에 알베르토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일리야를 쳐다보았다.   

 

 "위험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너무 가까이하지 마십ㅅ....."

 

 "언제부터 내 개인적인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았지, 일리야."

 

일리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알베르토가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원하는 것이 생기면 주변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일단 자신의 뜻대로 밀어붙이는 알베르토의 성격을 알기에 일리야는 고개를 숙이며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알베르토의 차가 일리야를 지나쳐 빠르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

 

 

 

 "와아...."

알베르토는 작게 탄성을 내뱉는 다니엘을 보며 웃었다. 힘들게 데려온 보람이 있다. 며칠 전, 바다가 보고싶다던 다니엘의 말을 기억한 알베르토가 직접 운전해 바다로 조금 먼 발걸음을 한 것이다. 안 어울리게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표정을 하고 있는 다니엘의 모습에 알베르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마음에 드나봐?"

 

 "응 좋네, 실제로 처음 봐."

 

 "바다를 처음 본다고?"

 

요즘 세상에 이 나이 먹도록 바다를 못 본 사람이 있다니, 알베르토는 놀라서 되물었다. 다니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둣가를 따라 걸어갔다.

 

 "고마워, 멋진 곳에 데려다줘서."

 

어느새 부두의 끝에 닿아 더는 갈 곳이 없어 뒤를 돌아본 다니엘이 말한다. 이런 간지러운 말도 할 줄 아는구나. 의외의 모습에 알베르토는 미소를 지었다.

 

 "나야말로 고맙지, 다 죽어가는 회사를 살린게 누군데......아니, 좋은 곡을 써준 이 손에게 감사해야 하나?"

 

알베르토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말하며 다니엘의 손을 가져가 손바닥에 짧게 입맞춤을 했다. 그런 알베르토의 행동을 올려다보며 다니엘은 살짝 입꼬리를 올린다. 그러더니 곧 웃음을 지우고 언제나의 버릇처럼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알베르토의 얼굴 가까이에 머물던 그의 여린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인다. 알베르토의 마른 입술에 닿은 손가락이 그의 아랫입술을 살짝 건드린다. 순간 마음 속에서 일어난 묘한 감정에, 알베르토는 뭔가에 홀린 듯이 다니엘의 손목을 붙잡아 아래로 내리곤 천천히 다니엘에게 입술을 맞대었다. 눈 앞엔 다니엘의 긴 속눈썹이 보인다. 아직은 쌀쌀한 봄의 저녁 바람이 불어와 두 사람 사이를 스친다. 살며시 입술을 뗀 알베르토가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날 사랑해?"

 

 "........좋아하지."

기대하진 않았지만 다니엘은 조금 서운한 대답을 한다. 사랑이라니,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긴 하다. 왜 갑자기 이런 것이 묻고싶었을까. 마음 속에 의문을 가진 채 고개를 돌려 먼 수평선을 바라보는 알베르토에게 다니엘이 반대로 묻는다.

 

 "그러는 넌 날 사랑해?"

 

 "사랑해."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알베르토의 입에서 대답이 튀어나왔다. 알베르토의 시선을 따라 수평선인지 그 위의 구름인지를 응시하고 있던 다니엘이 아무런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다시 묻는다.

 

 "나를, 아니면 내 재능을? 그것도 아니면......내 몸을?"

 

가시가 돋친 듯한 다니엘의 말에 알베르토가 고개를 돌려 다니엘의 눈을 보았다. 다니엘은 그런 알베르토를 한 번 흘겨보는가 싶더니 한 발짝 앞으로 걸어가 아슬아슬하게 방파제 위에 선다. 알베르토가 손을 뻗어 잡으려고한 순간, 다니엘이 그대로 쓰러지듯이 바다에 빠진다. 놀란 알베르토는 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다니엘을 붙잡아 올렸다. 아직 풀리지 않은 날씨에 차가운 바닷물이 몸에 닿자, 뼛속을 파고들듯이 아려왔다.

 

 "뭐하는 거야!"

 

추운 몸을 떨며 알베르토가 소리쳤다. 물을 먹었는지 누워서 기침을 몇 번 하던 다니엘이 해가 지는 주홍빛 하늘을 바라보며 말한다.

 
 "나도, 너도, 사랑하지 않아."

 

목소리도 바닷물에 젖은 듯 촉촉했다.

 

 

 

*

 

 

 

젖은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알베르토는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말이 없는 다니엘을 두고 갈아입을 옷을 가지러 나갔다. 다니엘이 젖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알베르토의 책상에 기대어 서있을 때, 일리야가 들어와 수건을 건넨다.

 

 "이제 장난은 그만 치시죠, 린데만씨."

 

일리야가 다니엘을 노려보며 말한다. 일리야는 그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명 작곡가 주제에 유명 기획사 사장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노는 것이 꼴사나웠다. 

 

 "사장님은 당신 마음대로 무너트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일리야, 라고 부르던데."

 

다니엘이 물기를 닦던 수건을 내려놓고 말한다.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고있는 것이 묘하게 예뻐서 기분나빴다. 대답없는 일리야에게 다니엘이 가까이 다가가서 말한다.

 

 "알베르토와 닮았어 당신.....그도 처음엔 나를 마음에 안 들어했지."

 

마음을 궤뚫어보는듯한 다니엘의 말에 살짝 움찔한 일리야는 이내 지지않으려고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한다.

 

 "나중이라고 달라지진 않습니다."

 

 "모르지 그건."

 

다니엘이 다시 한 번 그 매력적인 웃음을 보이며 일리야의 얼굴에 휘파람을 불듯이 후 하고 바람을 불었다. 눈가에 느껴지는 바람에 일리야는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다니엘이 눈을 감은 일리야의 얼굴에 다가가 입술을 맞추었다. 요즘들어 그의 사장님을 흔들어놓았던 그 향기가 일리야의 주변을 사로잡았다. 점점 더 진해지는 그 향기가 만지고 싶다고 생각할 때쯤,

 

 

 "뭐하는 짓이지?"

알베르토의 차가운 목소리가 일리야의 귓가를 때렸다.

 

 "아.....저....그게.....죄송합니다."

 

 "....나가있어, 일리야."

 

당황한 일리야가 변명할 새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방을 나와 한숨을 쉬었다. 왜 빨리 밀쳐내지 못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니엘 린데만,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위험했다.

 

 "뭐하는 짓이냐고 물었어."

무섭게 몰아붙이는 알베르토에 다니엘은 놀란 기색도 없이 대꾸한다.
 

 "이렇게 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

 

 "뭐? 지금 장난해? 넌 우리 관계가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일리야와 오랫동안 함께 일해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알베르토는 다니엘이 일부러 이런 일을 벌였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이제야 손에 좀 잡히는가 싶더니 또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친다.  이유모를 배신감에 알베르토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우리 관계...? 몰라서물어? 그냥 섹스파트너잖아."

 

비아냥거리는 듯한 다니엘의 말에 알베르토는 거칠게 다니엘의 멱살을 잡아 벽으로 밀쳤다. 머리가 벽에 세게 부딪히자 다니엘은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그에 기죽지않고 알베르토의 팔을 쳐내며 다니엘이 소리쳤다.

 

 "왜, 그럼 넌 뭐라고 생각했는데! 뭐 우리가 연인이라도 될 줄 알았나ㅂ...."

 

알베르토가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다니엘의 얼굴을 내리친다. 그의 억센 힘에 못이긴 다니엘이 옆으로 쓰러졌다. 자신이 다니엘에게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니, 알베르토는 허탈함과 분노에 휩싸였다. 다니엘이 입가의 피를 소매로 닦으며 알베르토를 올려다보았다. 또 그 웃음을 짓는다. 알베르토는 이제 저 웃음이 연기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 우린 아무것도 아니었지."

 

차갑게 말을하며 다니엘의 발치에 옷을 던져놓은 알베르토가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린다. 문 밖에서 이런 상황을 모두 듣고있던 일리야는 빠르게 걸어나가는 알베르토의 뒷모습에 목례를 하곤 다니엘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들에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다만 이것이 자신이 원하던 결말은 아니라는 사실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솔직하지 못하시군요."

 

 

 "....알베르토와 닮았다고 했지? 그런데 당신이 조금 더 똑똑한것 같군."
 

 

 "한심한 짓 그만하시죠."

 

 

차가운 말을 끝으로 일리야는 사라져버린 알베르토의 뒤를 좇아 달려나갔다.

고개를 숙이며 웃는 다니엘의 얼굴에 말없이 이슬방울이 흘러내렸다.

 

 

 

 

 

**

 

이제부터는 큰 틀만 짜놓고 미리 써 놓은 게 없어서 더 늦어졌네요..

부족한 글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애증의 알독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실거죠?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은 더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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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슬방울이라니ㅠ 왤케 솔직하지 못한거여!!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을텐데ㅠㅠ 슬프잖녀... 왜 그랬뎅..
작가님도 오늘 좋은 하루되세여!!

9년 전
루시엔
감사합니다~독자님도 좋은하루되세요!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루시엔
장편의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10편까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획뿐이지만요ㅎㅎ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루시엔
흐...흥해라!!(동공지진)
9년 전
독자4
ㅠㅠㅠ독다 너무 많은걸 숨기고 있는듯 해요ㅠㅠㅠㅠㅠ사연이 많은 것 같아요 사람을 잘 못 믿는건가ㅠㅠㅠㅠㅠㅠ
뭔가 이런 분위기의 독다도 굉장히 잘 어울리네요ㅠㅠㅠㅠ 알독일 요거 좋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루시엔
비밀이 많은 독다네요ㅎㅎ 곧 하나하나 밝혀질 겁니다. 기...기대해주세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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