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을 설명하자면 여주는 애정결핍증이 조금 있어. 사람의 손길을 타길 원하지. 하지만 과거 성폭행을 당할뻔한 적이 있어서 남자에게 쉽사리 맘을 못 열어. 특히 자기보다 쎄다고 느껴지는 연상으로 추정 되는 외향의 남자거나, 아니면 발육이 좋은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이나 멘탈이 어른스러운듯한 또래 애들을 무서워하지.
주변이 어째 다 그런 남자들이다보니 여주는 남자만 마주치면 상대방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는데도 정작 여주는 남자가 무서워서 이도저도 못하게 되지. 여자들은 이상하게 여주를 달갑지 않아 해.
아마 여주를 성폭행 하려했던 남자가 같은 학교 선배였는데 꽤나 잘 사는 집에 준수한 외모를 갖춰서 여주는 " 선배 꼬실려고 지가 옷 벗고 갖은 쑈를 다하고 들키니까 내뺀 기집애 " 라는 인식이 박혀있지. 몇몇은 그게 사실인줄 알아. 왜냐하면 그 선배가 그렇게 둘러댔고, 진실은 선생님들만 아는데 아이들은 선생님 앞에선 쉬쉬하거든.
어쨋든, 여느 날 처럼 여자애들의 눈치주는 놀림, 희롱과 남자애들의 과한 관심과 성적인 농담을 듣는 지치는 날이었어. 물론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여주에게 다가오는 사람 누구하나 없고 뒤에서 손가락질 하거든. 근데 그게 다 들려. 정말 여주는 하루하루 살기가 싫어질뿐이지. 그나마 쉴 공간인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어. 아빠도 엄마도 없으니까 드는 생각은 죽고싶다는 생각뿐인거야. 이러면 안되는거 아는데 하루하루 힘들고 부모님은 여주의 성격을 잘 아니까 그리고 큰 사건도 겪었으니까 달래준다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은 하시지만 정작 여주가 정말 힘들땐 티 내는걸 정말 모르셔서 일을 택하시는게 태반이셨거든.
심지어 정작 학교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도 모르시니 말 다 했지 뭐. 말 안한 여주도 잘못이지만 여주와 여주의 부모님 사이는 항상 그렇게 스스로 상처를 내고 곪아가고 있었어. 어쨌든 지금을 기회로 생각하고 죽으려고 마음을 먹고 유서를 쓰려고 공책 아무거나 꺼내서 쓰려는데 이상하게 연습장이나 빈지가 있는 종이들이 없어.
죽으려고 하니까 별게 안되네...라고 생각하면서 뒤적뒤적하다가 어떤 이상한 양피지 묶음을 발견해. 왠지 파피루스 같은게 옛날에나 썼을법한 종이에 여주는 유서를 점점 써가기 시작해. 처음이니까 할 말이 없어서 그냥 펜으로 - 안녕하세요, 저는ㅇㅇㅇ입니다.- 를 적었지. 그랬더니 이게 웬일? 분명 여주는 검은 펜으로 글을 썼는데 여주가 썼던 글이 사라진거야. 깜짝 놀라서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데 붉은 글씨의 한 문장이 나타나.
[ 안녕하세요, ㅇㅇㅇ님. 반갑습니다. 무슨 일로 이 종이에 글을 쓰시게 되셨나요? ]
고민을 묻는 투에 여주는 괜히 울컥하지. 힘든 일에 있던 친구들마저 등을 돌리고 부모님께 털어놓지도 못했던 뒤에서 희롱하는 말들. 상담소를 가도 리뉴얼 같은 답들 뿐이라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는데 왠지 이 말 같지도 않은 상황에서 묻는 붉은 글씨가 괜시리 여주를 위로하는 느낌이 들었어.
더군다나 종이니까 흔적이 남는다면 태우면 되거나 간직하면 되는거잖아? 그래서 여주는 자신의 고민을 썼어.
-죽으려고 유서를 쓰게 되었어요.-
[어째서 죽으려고 하셨나요?]
여주가 쓰면 바로 붉은글씨로 답변이 되는 형식이었어 그래서 마치 한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는데 어째서 죽으려고 했냐는거야.
왠지 여주는 헛웃음이 나왔어. 분명 몇년전만해도 평범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렸나 싶었어. 힘든 일을 겪어도 눈물 하나 없었는데 종이의 말에 여주는 눈물이 흘렀어. 정말 어쩌다가 자신은 죽고싶어졌을까. 하는 생각들로 서러워졌어. 눈물 방울이 종이 위에 번지길래 여주는 손등으로 쓱쓱 눈물을 훔치고 펜을 움직였어.
-사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친구들은 배신하고, 좋아하던 선배는 억지로 성폭행을 하려고 했고, 남자들은 저더러 더럽데요.-
[저런...힘드셨겠네요.]
* 와, 무슨 그딴 새,끼들이 다 있냐? *
엉? 뭐지? 붉은 글씨 밑에 푸른글씨로 욕이 들어가있는 열폭하는 글씨가 나왔어 여주는 당황해서 종이에 -???누구세요? - 라고 써버렸지.
그랬더니 푸른 글씨가 냉큼 사라지고 붉은 글씨가 나왔어.
[ 죄송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자면 이 종이는 일종의 매게체예요. 그쪽과 우리쪽을 연결하는. 여태 아무도 쓰지 않았고, 쓸 수 없었던 매게체예요. 왜냐하면 특정한 대상에게서만 반응을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 종이에게서 답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당신은 아주 소중한 존재예요. 만약 당신이 그쪽에서 살기 싫다면... 저희 쪽으로 데려오고 싶어요. 이쪽으로 오실래요?]
뭔가 장기매매 같은 말에 여주는 미간을 찌푸려. 그런데 어차피 장기매매를 당해도 죽고, 지금 자살할거잖아? 장기매매는 마취는 해주겠지. 내 장기는 어디론가 가서 팔리겠지싶어서 여주는 종이 위에 - 네. 그쪽에서 살고싶어요.- 라고 썼어.
분명 검은색으로 쓴 여주의 글씨에서 빛이 나더니 한글이 알수없는 문양으로 바뀌었어. 그 문양들이 마치 번식이라도 하듯 빼곡히 종이를 채워내려갔지. 종이에 쓰여진 문양들이 잔상이라도 일으키듯 홀로그램 마냥 허공으로 떠서 문양들로 마법진을 그려가. 마법진인데 왠지 모르게 물방울 모양, 사자?의 얼굴을 한 모양, 빛과 같은 모양, 눈 결정 같은 모양, 삼각형 모양, 이건..새 모양인가? 전갈같이 생겨서 화살표가 있는 모양, 말에 뿔이 그려진 유니콘 모양, 모래시계 모양, 구체인데 물결이 그려진 모양.
총 열개의 모양이 생기더니 여주의 발 밑에 블랙홀이 생겼어. 문양들이 점점 빛을 내더니 온세상이 하얗게 변해진것 같아 여주는 눈을 꾹 감았지. 그리고 정신을 잃었어.
어디선가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와. 묵음을 했지만 겨우겨우 소리내듯 먹힌 소리에 여주는 신경을 기울여서 소리를 듣지. 눈을 떠야하는데 눈이 잘 떠지지 않아서 세상은 온통 캄캄해. 신경쓰던 소리가 " 정신이 드세요? " , " 엉엉엉. 마법진 잘못그려서 돌아가셨음 어떡해. 엉엉. " , " 야! 불길한 소리하지마! " , " 괜찮을거야. 일어나실거야. 너 마법진 잘 그렸어." 등등 시끄러운 소리들로 가득차고 선명하게 들릴즈음 여주는 눈을 떴어. 눈을 떴는데. 어? 이게 뭐야...
왠 꽃미남 밭?
여주의 눈 앞엔 4명의 남자들이 있었어.
" 오! 깼다, 깼다! "
" 정신이 좀 들어요? "
" 안녕! 다행이다. 엉엉. 나는 진짜 안 일어나는줄 알았어- "
" 안 일어나긴, 왜 안 일어나-. 어때, 좀 괜찮아요? "
느헹- 네, 독방에서도 보셨을겁니다. 연재를 ..해보려고 하는데
애들 초능력이 좀 더 늘어나요! 예를 들면 힐링을 초능력으로 쓰던 이씽이가 사실은 독도 초능력으로 쓴다던가...?
모험하는 전투물 같은거라서 초능력이 늘어나긴 하는데....그냥 여주 학교 보내고 판타지 세계에서 적응하는 썰을 쓰려고도 했다가 하...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엉엉.
제목도 못 정했는데..음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