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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 이홍빈 편







"아오!!! 왜 말을 하려다가 말아!!! 원식아 니가 좀 해봐라."


이제 막 출근을 한 원식을보고 동료인 재서가 소리쳤다.


"왜, 형이 좀 알아서 해봐. 나 지금 왔다."



원식은 또 자기냐며 툴툴대며 재서의 앞에 앉아있는 남자를 힐끔 쳐다보았다.

앉아있지만 키가 훤칠한게 눈에 들어왔고 마르고 잘생긴것까지 형사답게 한눈에 딱 담았다.



"새끼가 멀쩡하게 생겨서 사람을 죽이고 있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홍빈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재서는 홍빈의 머리를 내려친 폴더를 뒤로 던지며 다시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 덕에 애꿎은 신입 경찰만이 폴더에서 빠져나온 서류들을 주섬주섬 주워야했다.




원식의 시선을 느낀 홍빈이 고개를 살짝 옆으로 틀어 흘러내린 앞머리들 사이로 원식을 쳐다보았고

원식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재서 쪽으로 휙 돌렸다.



"무슨 사건이라고?"


원식이 당황한것을 감추려고 큼큼 거리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살인사건."


재서가 홍빈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말했다.


"사건 당시 불안증세를 보였다는 주민들의 얘기가 있었어."


"뭐야 지금 그걸로 이사람이 살인자라는거야?"


원식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미쳤냐? 아니지. 

김지성의 시신이 발견된 골목길이

이새끼가 지난 세달간 거의 매일 가던 카페가 있는곳이라는거야.

그 카페주인이 그날 이홍빈을 골목에서 본것같다고도 했고.

근데 하필 매일 가던곳을 딱 그날만 안왔다 이거지.

그날 애가 불안증세를 보이고 주기적으로 가던곳을 안갔는데

그 장소에서 살인이 일어났으면 뭐겠냐?"


"물증은?"


"없지, 그러니까 캐내려고 하는건데 잘 구슬려서

알리바이라도 말해보라고 하니까 안해!

알리바이가 없으면 숨기는게 있는거겠지 예를들면 살인이라던지?"


재서가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말했다.


"근데 얘가 아까 입 열러다가 딱 더 들어오니까 입 닫더라.

딱 그 분위기였으면 말했을텐데 니새끼가 분위기 깨서 다 망했다 시발아."



원식이 홍빈이 있는쪽을 흘겨봤을때 홍빈은 다시 그저 바닥만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알았어, 나도 그럼 일단 사건 현장에 가보고."



원식의 말이 끝나자 홍빈이 흠칫 떠는것을 볼수있었지만

너무 짧은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원식은 자신이 잘못 본것이라고 단정지어버렸다.







"어, 형, 여기 우리가 항상 오는곳 아니야?"


"맞아, 존나 찝찝하게도."



홍빈이 자주 간다던 카페는 원식과 재서가 시간날때마다 들리는 곳이었다.

서에서 가깝기도 했고 무엇보다 둘은 믹스커피를 싫어했다.




"형사님들 또 오셨네요."


40대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골목기로 들어섰다.


"아이고, 안녕하세요. 하필 이런곳에서 사건이 일어나서 어떡해요.."


재서가 고개를 숙여 인사한 사람은 카페 주인이었다.


"괜찮아요, 그저 홍빈씨가 그랬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요...

참 착한 청년이었는데.."


"저희가 후딱 헤결할테니까 걱정 붙을어매세요!"


재서가 힘차게 말하자 남자는 고맙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음에 오시면 서비스 드릴게요, 항상 수고 하십니다."





남자가 들어가고 원식이 재서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얘가 항상 왔는데 왜 우리는 몰랐지?"


"우리가 남 쳐다보러 카페가냐 커피마시러 카페가지.

잡소리 그만하고."



원식은 쯧 하고 혀를 차며 골목기로 발을 들였다.




"왼쪽 옆구리를 그냥 냅다 찔렀어.

오른손으로는 김지성을 잡거나 움직임을 제지시킨뒤 왼손으로 계속 찌른거같아."


"이홍빈이 그럴 힘이 된다고? 그 체구로?"


"야 그래뵈도 남잔데 가능성은 있지. 원한을사면 여자들도 괴력을 발휘하는데."



"이홍빈과 김지성의 사이는?"


"지금까진 아무사이도 없는걸로 밝혀졌어."



"물증도 없고 원한사이도 아닌데 계속 범인으로 잡아두는거야?"


원식이 어이가 없다는듯 재서를 쳐다보았다.




"야 그럼 어떡하냐,

솔직히 아무나라도 잡아놔야 위에서 뭐라고 하지도 않고

봐라, 심증은 존나 많잖아.

이정도면 80%는 그냥 이홍빈이 범인인거나 마찬가지야.

우리가 할일이 이제부터 증거 찾는거고."


"형, 나라면 차라리 이홍빈의 결백을 찾는게 빠르다고 본다.."



"이 새끼가 근데 아까부터 왜 계속 이홍빈 편이야?"



원식은 재서의 말을 듣자마자 얼었다.

그러게, 내가 왜 이홍빈 편을 들고있는거지?



"그게 아니라 그런짓 안할애로 보이니까..."


원식이 말끝을 흐리자 재서가 원식의 뒷통수를 쳤다.


"니새끼가 저번에 잡아들인년도 존나 청순가련에 키도작고 날씬한 여자였다."


"그렇다고 사람을 치냐 아 진심 존나 아나!"









"..제가 하지 않았어요. 저는 누군지도 몰라요."


홍빈이 취조실 안에서도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이홍빈씨가 정말 결백하다면 그 시간에 뭘 하고 있었는지 말해야돼요."


원식이 조용히 말하자 수감이 채워진 홍빈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전 말 할게 아무것도 없어요.."


"이홍빈씨."


원식이 한숨을 쉬었다.


"일단 고개라도 들고 제 눈을 똑바로 보고 젣로 얘기하세요."



홍빈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원식은 숨을 헙 하고 들이마쉬었다.

저번에 보았을때보다 더 오뚝한 코와 갸름한 턱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보인건 쉴세없이 흔들리는 홍빈의 예쁘고 큰 눈이었다.



"...뭐라도 말을 하셔야 저희가 홍빈씨를 풀어주든 뭘하든 합니다.."


"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 말곤 할 얘기가 없네요.

증거도 없지 않습니까, 풀어주세요."




원식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건진건 없지만 증거가 없는건 맞잖아.

일단 풀어주고 감시를 하는게 낫지 않겠어?

잘못해서 이 얘기가 세어나가면 국민들아 죄없는 인간 잡아놓는다고 또 뭐라고할걸?"


원식의 설득에 재서가 짜증난다는듯 머리칼을 헤집었다.


"아유 진짜 나도 뭘하는지 모르겠다 증거도 없이 사실상 생사람 잡아놓고...

얘들아, 이홍빈 집으로 귀가시켜."




홍빈의 수갑이 풀리자 손목에 남은 빨간 자욱이 원식의 시선을 끌었다.

홍빈은 긴 앞머리 사이로 원식을 쳐다보며 서를 나섰다.

그리고 홍빈의 맑은 눈동자는 원식에게 억울함을 표하고 있는것만 같았다.





"거 찝찝하네.."


"또 뭐가 또 뭐가!"


원식이 질린다는듯이 재서를 향해 짜증을 내었다.


"아니 뭐 그냥 왼손잡이가 싸이코패스가 많다던데 쟤도 멀쩡하게 생겼는제 살인을 저지른거 아니야?"


"아니 뭔 그런 미신을 믿... 잠깐 뭐라고 했어?"


원식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듯 몸을 재서쪽으로 돌렸다.



"멀쩡하게 생.."


"아니아니 그 전에!"


"왼손잡이가 싸이코ㅍ.."


"그래 그거!! 형은 지금 이 바닥에서 일한지가 얼만데 그런것도 확인을 안해!"


원식이 답답하다는듯 가슴을 퍽퍽 내리치며 소리쳤다.



"뭔소리야.."


재서가 주늑이 든듯 말끝을 흐렸다.



"이홍빈 왼손잡이라며! 씨발 김지성 옆구리 찔린거 기억 안나?!"


"그래 왼쪽 옆구ㄹ... 잠깐..."


"그래! 김지성이 앞에서 찔렸으면 왼쪽 옆구리를 찔린거니까 왼손잡이가 한짓이 맞겠지,

근데 시신을 보면 뒤에서 찔린거란 말이야, 그럼 저건 오른손잡이가 찌른거라고!"


원식의 말에 재서가 입을 떡 벌리더니 아-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이홍빈을 잘 아는 누군가가 일부러 이홍빈한테 덮어 씌우려고 한짓일수도 있어."


"카페 주인이 신고했는데.."


"딱 맞아 떨어지네,

이홍빈이 한짓도 아닌데 이홍빈이 했다고 한거 자체가 수상하잖아.

거기다가 저번에 갔을때 이홍빈은 용의자일 뿐인데 마치 이미 범인이라는듯 말했잖아."


"그럼 일부러 이홍빈이 안온날 저지른건가.."


"그렇지."




재서와 원식은 한동안 조용히 있었다.


"씨발 뭐야 그럼 그새끼 잡으러 가야되잖아!"





카페앞으로 경찰차 세대가 서고

경찰들이 무작정 카페 안으로 들이닥쳤다.



"형사님들께서 어쩐일로..."


주인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아니 뭐 그냥 찾아볼게 있어서요."


재서가 능글맞게 얘기하자 뒤에서 찾은것같습니다- 라는 말이 들려왔다.



검은 봉다리에 싸여진 칼이었다.



"저건 주방에서 쓰는..."


"정육점도 합니까? 피 묻어있는데?

버리려면 좀 제대로 버릴것이지

칼날만 닦고 손잡이는 안닦습니까?"


"..."


"개미똥만큼 묻어있어도 조사하면 다 나오는데

그때까지만이라도 호의호식 하시고 계실래요 아님 그냥 지금 자수하실래요?"









"형, 근데 칼에 피 안묻어있었지?"


"야 내가 살인마라도 열번씩 닦겠다. 당연히 뻥이지."


재서가 클클 웃었다.


"그나저나 홍빈씨한테 전화라고 해야되는거 아니야?"


"전화번호 없는데?"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말하는 재서에 당황한 원식이 입을 쩍 벌렸다.


"뭐?!"


"아니 이홍빈 얘가 애초에 전화가 없어, 집으로 찾아가야돼."


"아.."


원식이 머쓱한듯 머리를 긁적였다.


"새끼, 맨날 너만 잘났지 그냥."



재서가 장난스럽게 원식에게 헤드락을 걸며 차로 끌고갔다.









"이 아파트 맞지?"


"엉."



카페로 같이 갔던 경찰차 두대는 범인과 함께 서로 다시 보냈고

재서와 원식만 홍빈의 집을 찾았다.



둘은 8층에서 내려 1호 문을 두드렸다.



"이홍빈씨, 경찰청에서 왔습니다."



하지만 아무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이홍빈씨, 혐의 풀렸으니까 걱정말고 나오세요!"


원식이 입이 문에 붙을정도로 가까이 가서 크게 말했다.


"형, 없나본.."



쨍그랑-




원식과 재서가 다시 돌아가려 할때 안에서 나는 유리 깨지는 소리에

동시에 굳었다.


"이홍빈씨!"


원식이 다시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다시 쿵 하고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야, 이거 뭔일 난거 아니냐?"


재서가 원식을 쳐다보자 원식이 손잡이를 막무가내로 돌렸다.



"이홍빈씨! 안에 계시면 대답좀 해주세요!"


"형! 기다려 문따자!"



원식이 재빨리 내려가 잡히는 연장들을 다 들고 올라왔고

둘은 다급하게 문고리를 내려치며 손잡이를 부러트렸다.



둘이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것은 홍빈이 아닌

어색하게 바닥에 앉아있는 중년의 남자였다.




"..이홍빈씨 댁 아닙니까.."


"..홍빈이 애비입니다."


남자가 눈알을 이리저리 돌리며 시선을 피했다.



"아까 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 무슨일입니까?"


재서가 허리춤에 손을 얹고 삐딱하게 서 의심스럽다는듯이 물었다.


"꽃병을 떨어트려서요.."


"근데 왜 대답도 안하고 문 딸때까지 아무소리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건.."




재서가 남자를 몰아붙힐때 원식은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남자의 머리칼은 땀에 젖어있었지만 목이 늘어난 티셔츠는 마치 방금 입은것처럼 깨끗했고

바지의 지퍼는 올라가 있었지만 단추는 차마 채우지 못한듯 서로 떨어져있었다.




"저기요."


원식이 갑자기 재서와 남자 사이에 끼어들었다.


"ㅇ.. 예..?"


"바지좀 벗어보세요."



뜬금없는 원식의 질문에 재서는 무언가 감을 잡은듯 하씨발- 이라며 이를 물었고

남자는 당황한듯 왜요- 라며 말끝을 흐렸다.



"벗으세요."


원식이 차갑게 몰아붙히자 남자가 긴장한듯 땀에 젖은 손으로 티셔츠를 조금 끌어내렸다.


"안에 속옷 입으셨으면 괜찮을거아니에요. 벗으세요."


"..."


"아니면 속옷 안입으셨어요?"


"..."




남자는 심히 당황한듯 했고 원식은 눈을 꼬옥 감았다.

제발 자신히 형사일을 하면서 수없이 봐왔던 장면이 아니길 바라고 또 바랐다.



원식은 재서에게 남자를 잘 감시하라고 하고선

닫혀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 구석에는 얇은 와이셔츠만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홍빈이 있었다.


원식은 숨을 천천히 쉬며 홍빈에게로 다가갔고

홍빈은 그럴수록 몸을 더 동그랗게 말았다.



남자와같이 땀에 젖은 홍빈은 나체였고

그저 와이셔츠 한장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




"이홍빈씨."


원식이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고 홍빈을 불렀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홍빈씨."


원식이 홍빈의 성을 빼고 부르자 그제서야 고개를 든 홍빈의 얼굴은

눈물과 생채기 투성이었다.




"저.. 보지마세요.."


홍빈이 다시 고개를 무릎속에 파묻고 눈물젖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원식은 자신의 코트를 벗어 홍빈의 몸을 감싼채 번쩍 안았다.


"옷은 내가 챙길테니까 일단 같이가요."




그제서야 홍빈이 원식의 가슴팍에 고개를 파묻고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홍빈을 안고 나오는 원식을 보고 살짝 놀란 재서에게 원식은

차는 자신이 끌고갈테니까 사람을 부르라고 했고

재서는 이미 불렀다며 남자에게 묵묵히 수갑을 채웠다.











"알리바이.. 말 못한 이유가 이거였어요?"


원식이 조용히 홍빈을 쳐다보며 물었다.


"..."


"그날도... 오늘처럼..."


홍빈의 어깨가 떨리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다시 끄집어 내려는 의도는 없..."


"좋아해요."



홍빈이 서로 온뒤 처음 입을 열었고

홍빈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해 원식은 그자리에서 얼었다.




"카페도 형사님때문에 항상 찾아간거고

말못한 이유도 형사님앞에서 이런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어요."


홍빈의 눈물이 얼굴에 난 상처들을 쓸어 내려갔다.


"좋아해요.. 형사님을 좋아해요.."





원식은 말없이 우는 홍빈응 꽉 껴안아주었고

둘은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전 글잡을 사랑해요 ㅠㅠㅠ

독자분들도 살앙해요 ㅠㅠㅠㅠㅠㅠ

한편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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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저도 좋아해요 작가님!!!!!!!!!!!으ㅓㅇ헝ㅠㅠㅠㅠ이렇게 쭉쭉 오시면....오시면....저야 좋을 따름이죠 헷
9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좋아여ㅠㅠㅠㅠ 잘보고갑니다!!
9년 전
독자3
ㅠㅠㅠㅠ이홍비니ㅠㅠㅠㅠ겁나ㅜ안쓰러워ㅠㅠ아ㅠㅠㅠ잘 보고가요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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