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 * *
생각보다 대담한데? 나를 두고 이런 생각까지 했었다, 이거지?
종인은 경수가 올렸던 '일진 고등학생 이기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질문글부터 시작해서 저와 관련된 모든 글들을 읽었다. 그와 동시에 종인의 입가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서렸다. 혼자 끙끙대다가 이런 글까지 올렸을 경수를 생각하니 그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귀엽게-찬열이 했을 땐 찌질이라며 갈궈 댔지만- 느껴지는 것이었다. 평소엔 저를 신경조차 쓰지도 않는 체 하더니만, 속으로는 이렇게나 앓고 있었을 경수를 생각하니 왠지 뿌듯해 지는 것이었다. 온전히 나 때문에! 나 때문이라니!
심지어 아주 오래 전 경수가 식칼을 들고 제게 이상한 짓(?)을 시전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 또한 지식인간으로부터 받았던 답변 중 하나를 충실히 임했던 것이었다. 종인은 3시간 전 게시가 된 마지막 게시물을 클릭했다.
(내공有) 어색한 친구과 화해하기..
비공개 조회수 52
안녕하세요...제가요.. 친구랑 이유없이.. 어색해요..
원래 친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어색한 사이도 아니었는데..갑자기 왜 이렇게 된건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ㅠㅠ..
너무 어색한데.. 또 그 친구랑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거든요?.. 그래서 불편해 죽을 것 같습니다..
어떡하죠 제발 좀 도와주세여... 내공 겁니다
내공냠냠 꺼져주세요 세륜.
세륜이라니, 나이 많은 늙은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인터넷도 많이 하고 요즘 쓰는 용어도 아는 걸 보아하니 그렇게 뒤쳐지진 않은 듯 했다. 종인은 그 글의 주소를 복사한 뒤 로그아웃을 누르고는 제 아이디로 다시 접속했다. 앞으로 어떤 재밌는 일이 벌어질지…. 종인의 타자를 치는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경수는 친구와 영화를 보고 나온 뒤 근처 고깃집으로 향했다. 이게 얼마만의 육식이야! 저녁까지 자기가 사겠다며 나서는 친구가 조금은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좋은 게 좋은거니까. 하며 따라왔더랬다. 평일이었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걸로 보아서 꽤 장사가 잘 되는 집인 모양이었다. 지글거리며 고기 굽는 소리와 냄새에 절로 침이 삼켜졌다. 가게 구석에 자리를 잡은 친구 민석이 물을 건네주며 물었다.
"도경수, 근데 넌 왜 애인이 없어?"
경수는 민석의 예리한 질문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시발, 내가 이래서 나오기 싫었던 건데…. 드디어 올게 왔구나.
"응? 아, 아직 마음에 맞는 상대가 없어서…."
"그래? 잘 됐다. 사실 나 아는 후배가 내 핸드폰 보다가 너 카톡 프사보더니 소개 좀 시켜달라고 해서 말이야…. 괜찮아?"
경수는 민석의 돌직구에 당황한 나머지 제 앞의 물컵을 바지로 쏟아버렸다. 괜찮아? 민석이 휴지를 잔뜩 뽑아 경수에게 건넸고 경수는 휴지를 받아 급하게 수습을 하는 와중에도 민석의 제안을 어떻게 좋게 거절할 지에 대해 생각했다. 이렇게 받아먹고 나서 거절하면 염치가 없고, 그렇다고 받아들이자니 너무 갑작스럽고…. 경수가 빠르게 두뇌회전을 하며 핑곗거리를 만들려 최대한 시간을 끌었지만 적당한 핑곗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 순간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올레! 살았다.
"아, 전화가 와서, 잠만!"
오세훈? 전에 종인이 삥을 뜯던 고딩인데? 번호는 교환했었지만 한 번도 연락을 했던 적이 없었는데…. 세훈이 제게 전화를 건 영문은 몰랐으나, 일단 이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경수가 급하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 형…?
"어, 어. 세훈아."
- 저, 저요…. 어떡하면 좋아요?
경수는 고개를 들어 동그란 눈으로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는 민석을 쳐다보았다. 순간 경수의 머릿 속을 무언가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래! 어쩌면 이건 기회인지도 몰라.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 경수는 민석과 눈은 마주한 채, 결심한 듯 침을 한 번 삼키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밥은 먹었어? 응, 나도 이제 먹으려구."
- 형…? 거기 도경수씨 휴대폰 아닌가요…?
"응, 나 경수지, 세훈아. 나도 많이 보고 싶어~"
- ……형?
"아냐, 그냥 친구야. 고등학교 동창이야. 자기! 오해하기 있기, 없기?"
씨발. 경수는 그냥 죽고 싶었다. 지금 이 따위 말을 내뱉고 있는 자신의 입을 할 수만 있다면 도려내고만 싶었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세훈은 전화를 끊은 듯 했다. 그래. 나중에, 나중에 다 해명하면 될 일이야. 세훈이에겐 못할 짓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
경수를 바라보고 있는 민석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긴, 몇 년만에 만난 친구 놈이 남자 이름을 부르며 애교를 피워대는데 누군들 당황하지 않을까. 그래! 이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지!
"응, 끊어. 세훈아. 이따 봥♡!"
대답이 돌아오지도 않는 휴대폰에 끝까지 완벽한 연기를 마친 경수는 빠르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뒤 아무렇지 않게 민석을 보며 웃었다.
"아 참. 우리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집 앞 편의점에 홀로 초라하게 자리를 잡은 경수는 캔맥주를 벌컥벌컥 마셔댔다. 벌써 2캔째였다. 내가, 씨발. 왠만하면 술 안 먹는데…. 세훈과의 통화 이후로 민석은 말이 급격히 줄어들더니만 고기도 몇 점 먹지도 않은 채 집에 급한 일이 있다며 자리를 떠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세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카톡을 보내도 보았으나 이미 자신을 차단한 것인지 야속한 숫자 1은 사라질 기미가 없었다.
그래, 아무리 급했어도 그러진 말았어야 했던 걸까? 경수는 세훈에게 수십 번이나 전화도 걸어보았으나-안타깝게도 그로인해 세훈은 더 오해에 빠져버렸다- 세훈은 결국엔 전원을 꺼버렸다. 오랜만에 만난 십년지기 친구놈에게도, 순진한 고등학생에게도 한순간에 게.이.새.끼로 낙인되어 버렸다…. 시발. 경수는 남은 맥주 한 방울마저 아까운 듯 털어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금만 더 마시고 들어가야지….
그 시각. 세훈은 불을 끄고 침대 이불 속에 들어가 제 성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몇 일 전 종인에게 고백받은 일로도 모자라, 경수형에게 자문을 구하기 위해 건 전화에서도 경수가 저를 '자기'라 칭하다니. 가히 충격을 받을만도 했다. 믿었던 경수형마저 알고보니 나를…? 내가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은 얼굴인가? 아님 내가 계집애처럼 생긴건가? 앞으로 경수형한테 연락이 오면 어떡하지? 학교에서 종인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찬열이 형은? 세훈은 제 머리를 쥐뜯으며 마구 발버둥쳤다. 씨발! 대체 왜! 난 이렇게 예쁘게 생겨서 이런 개고생을 하냐고! 대체 왜! 왜!
이상 세훈의 쓸데없는 의심병이었다.
집에 도착한 경수는 제 방을 찾아 비틀대며 걸었다. 이야아,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 빙글빙글…. 경수가 도어락을 풀고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종인이 방에서 하던 게임을 잠시 멈추고 문을 열고 나왔다.
"헤! 빙글빙구~ 하느리 뎅뎅."
경수가 술에 많이 취했는지 혼자 실실대며 비틀대고 있었다. 그런 경수가 고개를 들고 갑자기 종인을 보더니 행동을 멈추고 우뚝 섰다. 그러더니 갑자기 손을 치켜올려 종인을 가르켰다.
"에? 머야. 이거 김종이니자나?"
"술 마셨어?"
"그래. 마셔따. 그래서 머. 내가아…. 오늘 너무너무 속상해서."
종인은 한숨을 쉬며 비틀대는 경수에게 다가가 서서 팔을 붙잡고 제 어깨에 둘렀다. 어디서 이렇게 많이 마시고 들어온 거야.
"좋은 말로 할 때 들어가서 곱게 자라."
"개새끼…. 너도 날 호구로 알지? 내가 만만하지!"
술에 취해서 사리분간을 하지 못하는 경수는 이때다 싶어 그 동안 쌓아왔던 진심들을 마구 내뱉기 시작했다.
"내가 유치한 소설이나 쓴다구 개무시하구…. 밥 하고 빨래해주는 식몬줄 알지!"
"그런 거 아니야."
"아니긴 뭘 아니야, 씨. 나 안 들어갈거야. 시러! 여기 거실에서 잘거야!"
종인의 부축을 받으며 걷던 경수가 갑자기 종인을 밀쳐내고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저 혼자 낑낑대며 양말을 한 쪽 벗더니 그 양말을 베개삼아 배고 누워버렸다.
"야, 들어가서 자라니까?"
"싫어. 나도 니 말 안 들으꺼야. 너도 맨날맨날맨날 내 말 안 듣잖아!"
종인은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제 딴에는 반항이랍시고 추태를 부리고 있는 경수의 모습이 그저 우스웠다. 그런 경수를 한참이나 쳐다보던 종인이 쪼그려 앉아 경수를 아래로 내려다 보았다.
"밤에 추울텐데?"
"하나도 안 추어. 이 추어탕아!"
"껌껌해서 귀신 나올지도 몰라, 여기."
"……그, 그런 거 없거드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은 하지만 경수의 동공이 살짝 흔들리는 듯했다. 와, 너 위에서 내려다보니까 짱 못생겼어. 알아? 종인이 경수의 볼을 검지 손가락으로 푹푹 찌르자 경수가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허우적댔다.
"하지마아! 건들지 마, 고딩새끼야!"
종인은 이렇게 발끈하며 제게 반응해오고, 혀가 풀려 질질 늘어지면서 말하는 경수의 모습은 생전 처음 봤기 때문에 조금 더 놀리고 싶어졌다.
뭐, 귀엽기도 하고? 씩씩대며 저를 노려보는 경수의 코도 눌러보고, 이마도 눌러봤다. 그리고 입술….
입술?
입술?
이빨?
"아, 악! 씨발! 야! 씨발! 야! 악!!!!!!!!"
만지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그런 종인을 잠자코 노려보고만 있던 경수가 종인의 손가락을 콱 물어버린 것이다. 놀란 종인이 황급히 손가락을 빼내려고 했으나 온 힘을 다해 꽉 물고 있는 경수는 종인의 손가락을 놔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야, 씨발! 야!! 미친 새끼야! 이거 놔!"
종인이 다른 쪽 손으로 세게 경수의 이마빡을 내리치자 그제야 '아!' 하고 탄식을 내지르며 종인의 손가락을 놓아준 경수가 제 이마를 부여잡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왜 때려어, 아파! 아아, 아파! 경수 아파!"
"미친 놈아! 손가락을 왜 물어!"
종인이 물린 손가락의 상태를 확인하니 검지 손가락에 핏물이 고여 선명하게 이빨 자국이 남아버렸다. 얼마나 세게 물린건지 손가락에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씨발, 손가락 진짜 짤리는 줄 알았잖아, 이 병신같은 아저씨야! 왜 손가락을 물어, 물긴! 미쳤어?"
"아파아, 나 머리이…."
종인은 머리를 붙잡고 혼자 끙끙대는 경수를 노려보다 발로 한 대 걷어찼다. 그래, 이 등신같은 놈을 귀엽다고 생각했던 내가 병신이지! 종인은 그래도 성이 안 풀리는지 빨갛게 부어오른 제 손가락을 한 번 보고 경수를 내려다 보고 몸을 돌려 씩씩대며 제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궈버렸다. 씨발, 존나 아프잖아!
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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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ㅠㅠ 로션이에요.. 하..여러분.. 그간 오지 못했던 한 달동안 엑소가 컴백했어요 ☆★..(뒷.북.뒷.북) 정말 말도 안되고.. 믿기 힘든 현실이죠ㅠㅠ.. 사실 음악방송 보면서도 저도 안 믿겨요.. 하, 얘들아 싸랑해요
저번 주에 친히 음악중심까지 다녀오는 성의까지..괜히 갔어요, 진짜............ 갔다가 이쁜 애들 보고 자괴감만 얻고 왔다는... 또르르..
이쁜 애들을 이렇게 만들다니.. 그저 죄스러울 따름.. 카디는 맨날 티격태격만 하고 행쇼는 언제 하냐구요?.. 머..머지않아?..하하.. 최대한 스토리 빨리빨리 진행하려고 합니다ㅠ^ㅠ.. 저도 얼른 행쇼시키고 싶어요..(답답)..
언제나 기다려주시고 환영해주시는 여러분 감사드려요! 아참 여러분 스트리밍 함께 돌려요 저도 이 글 쓰면서 계속 듣고 있었다는!!!!!(뿌듯뿌듯)
다음 주 꼭 엑소 1위 시켜줘요 ㅠ..ㅠ 애들 우는 거 보고 영감 퐉 얻게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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