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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익인님들 항상 사랑하고 감사해용ㅋㅋㅋㅋㅋ
Dear, My Bloody
W.템즈
루한은 무릎을 세워 안고 무릎에 턱을 갖다댔다. 옆에서는 술에 취해서 난동을 부리는 남자 두명과 폭행죄로 유치장에 들어오게된 여자 한명, 그리고 학교폭력으로 들어온 뺀질뺀질한 고등학생 세명이 앉아있었다. 루한은 가지고 있던 휴대폰과 가방을 맡기면서부터 제 정신줄도 함께 맡긴듯 했다. 한국에 온지 벌써 8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경찰서에 와본건 처음 한국 땅을 밟아 길을 잃어버렸을때 딱 한번 뿐이었다. 그때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그냥 순전히 길을 찾으러 온거여서 그런 느낌을 못받았지만 지금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납치미수와 관련되어 유치장에 들어오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루한은 체념한채 고개를 무릎에 박았다. 형사는 그런 루한을 보며 딱하다는듯 혀를 끌끌 찼지만 루한은 형사를 무심한 눈길로 슥 한번 쳐다볼 뿐, 옆 사람들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꺼내달라고 난동을 부리지는 않았다.
"신원증명해줄 사람 곧 올테니까 불편해도 안에서 좀 참아요."
담뱃재를 재떨이에 털며 형사는 루한에게 말했다. 루한은 관심 없다는듯 고개를 대충 끄덕였다. 뭔 미친놈 하나때문에 오늘 일진이 엄청 사나워졌다. 여자가 비명을 질렀고,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누군가가 경찰을 불러 하고 소리를 쳤다. 그때부터 루한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뭔 잘못을 했다고 이런 구질구질한 곳에 쳐박혀 있어야돼. 그리 유복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몇 없는 중산층의 집에서 태어나 불편하지 않게 삶을 살아온 루한에게는 지금 이곳이 속이 메슥거릴만큼 역겨운 장소였다. 루한은 유리창 너머로 담배를 피우고 있던 형사를 부르기 위해 유리창을 약하게 두번 두드렸다.
"도망 안갈테니까,"
".........."
"나 저기 의자에 앉아있게 해주세요."
"....나와요."
형사는 루한의 말에 의외로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한은 다시 지끈거리기 시작하는 머리를 부여잡고 유리창 밖을 나갔다. 증인이나 피의자를 심문하기 위해 구비해 놓은 의자와 책상에 철퍼덕 엎어져서 루한은 숨을 골랐다. 눈물날것 같아 진짜. 예쁜 금발로 염색한 머리를 헤집으며 고개를 저었다. 울면 안돼, 울면 안 예뻐. 루한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 경찰서 복도가 조금 시끄러워지더니 이내 하얀 얼굴의 조각같이 잘생긴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신원증명인 도착했습니다. 남자는 빠르게 눈동자를 굴려 엎드려 있는 루한을 보고 안심한듯 한숨을 내쉬었다. 형사는 작은 종이를 남자에게 내주며 제 신원을 증명할수 있는 물건을 내 놓으라고 말했다. 주민등록증이 제일 좋구요, 면허증, 자격증, 여권 다 가능합니다. 남자는 저를 닮은 깔끔한 지갑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내 형사에게 보여줬다. 루한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찬열인가, 루한을 입을 달싹였다. 눈 앞이 일렁여서 사람의 형체만 보일뿐 사람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김준면씨, 현재 S병원 내과전문의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저기 계신 분과 관계는 어떻게 되시나요."
"선후배 관계입니다."
가장 모범적인 대답을 늘어놓는 준면때문에 루한은 조금 웃었다. 항상 똑바르고 모범적이고, 저 남자는 도대체 뭘까. 루한은 잠시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완벽할수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내 골이 댕댕 울리는것을 느끼며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준면은 한 손에 루한의 휴대폰과 가방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비타민워터를 루한에게 내밀었다. 정신차려요,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세훈이가 엄청 화낼지도 몰라요. 이미 화는 냈지만. 루한은 몽롱한 정신상태로 비타민워터를 받아들었다. 레몬맛, 나 제일 좋아하는 레몬맛. 루한은 겨우겨우 입꼬리를 올려 조금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준면은 맞은편의 의자를 꺼내 앉았다.
"아직 못나간데요, 피해자가 아직 안깨어났고 루한씨가 제대로된 증언을 해주질 않아서 경찰측에서도 난감해하고 있어요."
"....증언 할게 없어요."
"괜찮으니까 말해봐요. 왜 거기 그렇게 앉아있었어요."
"...어두운 골목길에서,"
".........."
"어떤 남자가 그 사람을 해코지 하고 있었어요."
".........."
"근데 그 남자랑 눈이 마주쳤는데, 몸이...안 움직여서,"
"...그 남자 얼굴 기억나요?"
".........."
루한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약간 하얀 피부에 검은 캡모자를 눌러쓰고 코가 굉장히 높았다. 눈 색깔은, 조금 붉은빛을 띄고 있었던것 같았다. 하지만 루한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기억해내고 싶지 않았다. 준면은 그런 루한에게서 낌새가 이상하다는것을 느꼈지만 더이상 캐묻지는 않았다. 루한이 점점 지쳐서 눈이 감길때쯤 경찰서의 전화가 시끄럽게 울렸다. 몇 초 정도 정적이 감돌고 형사가 전화를 마치자 루한에게 다가와 머뭇거리며 말했다.
"피해자 깨어나셨습니다, 몸에는 이상이 별로 없으시구요, 지금 병원에서 수혈받고 계세요. 그리고, 지금 여의도 주변에서 한 차례 더 사건 발생해서 루한씨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증인참석은 꼭 해주시구요."
".........."
"네 감사합니다."
아무 말 없이 바닥을 쳐다보는 루한을 대신해 준면이 대답했다. 연쇄사건은 한번만 혐의가 없어도 무혐의로 풀려나곤 했다. 우연인지 의도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루한이 곤란한 상황에서는 지금 일어난 또다른 사건 하나가 큰 도움이 되었다. 루한은 후들거리는 다리로 곧게 서려고 노력했지만 이내 쓰러질뻔했다. 준면이 아니었다면 아마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준면은 루한을 부축해 경찰서 앞에 세워놓은 자동차에 루한을 태웠다. 루한은 자동차에 타자마자 크게 숨을 들이켰다. 외부공기가 폐로 들어가니 조금 살 것 같았다. 준면은 운전석에 타자마자 루한의 얼굴부터 살폈다. 눈이 빨개져 있었고 코가 빨갰다. 아마도 탁한 공기의 유치장에 있어서 그럴거라고 생각하며 차의 시동을 걸었다. 공기청정버튼을 누르며 준면은 안전벨트를 맸다. 이제 곧 있으면 세훈이한테 데려다 줄게요, 오늘 너무 고생많았어요. 부드러운 준면의 음성을 들으며 루한은 조그맣게 속삭였다. 고마워요.
***
세훈은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거실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찬열은 정좌를 하고 소파에 앉아 세훈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백현은 찬열의 정좌한 다리에 앉아 마찬가지로 세훈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준면에게 루한이 용의자로 경찰서에 있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 급격하게 분위기가 굳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기분 좋았는데, 펜트하우스로 들어와서 백현의 부은눈을 보고 한 바탕하고, 지금 제 애인은 어울리지도 않는 경찰서에서 외롭게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세훈이 직접 가려했지만 준면이 말렸다. 넌 지금 그냥 스물다섯살 꼬마야 오세훈. 내가 가는게 더 빨라. 준면의 말에 세훈은 되도않은 화를 냈다. 김준면, 내가 간다고 했잖아. 하지만 준면은 대답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금방이라도 차에 시동을 걸고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세훈을 백현이 말렸다. 형 그냥 준면이형 말 들어, 응? 백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냥 여기있어, 루한이형이 잘못한 일도 아닐거잖아 조금만 기다리고 있자. 백현의 말에 세훈은 애꿎은 쿠션에게 화풀이를 하며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자켓이 구겨지던 말던 그건 상관 할 일이 아니었다. 세훈은 신경질 적으로 수트자켓을 벗어 내팽겨쳤다. 하얀 드레스셔츠가 구겨졌지만 세훈은 상관없다는듯 머리를 쓸어올렸다.
"형, 너무 걱정하지마 금방 온댔잖아."
".........."
백현이 세훈은 진정시켜 보려 했지만 세훈은 지금 폭주를 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때 도어락을 푸는 소리가 들리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벌떡 일어나 제 몸하나도 추스리지 못하고 현관문 앞으로 걸어나갔다. 벌써 준면은 찬열에게 루한의 가방을 건네고 있었다. 루한은 준면의 부축을 받으며 다 죽은듯이 걸어들어왔다. 세훈은 입술을 꾹 깨물고 루한을 받아안았다. 루한은 아무 미동도 없이 세훈의 품에 안겼다. 세훈은 루한의 축 쳐진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미안해요, 내가 못가줘서. 백현은 찬열이 든 가방을 거실로 옮겨왔고 준면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세훈에게 말했다.
"이틀 뒤에 몸 추슬러서 다시 서에 가봐야돼."
"...무슨 일이야."
"아마도 루한씨가 납치미수 목격자인것같아."
".........."
준면의 말에 세훈은 루한의 안색을 살폈다. 루한은 세훈의 허리를 꼭 붙들고 고개를 들려하진 않았다. 초췌한 얼굴이 루한이 얼마나 피곤한지 짐작하게 해주었다. 준면은 찬열, 백현이 앉아있는 거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 조금 피곤했다. 오늘 휴식을 취하질 못해서 지금 머리가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준면은 오랜만에 저에게 안겨오는 백현을 안아주고는 소파에 기대 눈을 붙였다.
***
세훈은 루한의 옷을 막무가내로 벗기기 시작했다. PK셔츠를 벗기고 평소에 그렇게 루한이 보여주기 싫어하던 마른 몸을 내보였는데도 루한은 반응이 없었다. 세훈은 루한의 몸에 상처가 없나 꼼꼼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팬츠를 한번에 벗겨내고 예쁘게 잘빠진 다리를 보며 세훈은 조금 안심했다. 다친데는 없구나. 세훈은 루한의 까칠해진 뺨을 쓰다듬었다. 아픈데는 없어요? 루한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훈은 루한의 손등에 키스하며 손을 만지작댔다. 왜이렇게 힘이 없어요, 무서워서 그래요? 세훈이 물었지만 루한은 그저 세훈과 잡은 손을 더 꼭 잡을 뿐 대답이 없었다. 솔직히 세훈의 눈에는 지금 루한이 조금만 건드려도 울것같은 어린 여자아이 같았다. 세훈은 제 품에 맞게 들어오는 루한을 안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당신 지금 조금만 건드리면 울것같다.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되는데. 세훈이 그렇게 말을 해줬지만 루한은 그저 세훈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미동이 없었다. 세훈은 루한을 조금 강제적으로 제 품에서 떼냈다. 루한은 눈물이 조금 고인 눈으로 세훈을 올려다봤다.
"무서워요?"
"....네..."
"그럼 울어도 되는데."
"...울면....안예쁜데."
세훈은 루한에게 편한 드로즈와 검은 티셔츠를 입히며 살살 달래기 시작했다. 루한은 아무 말도 않고 그냥 세훈의 등판을 끌어안았다. 세훈은 루한의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 많이 놀랐나보네, 말도 안하고. 세훈은 루한을 침대가장가지에 눕혔다. 루한은 삶의 의지가 없는 사람처럼 픽픽 잘도 쓰러졌다. 그걸 보고 세훈은 속상한지 눈을 가늘게 떠 눈살을 찌푸렸다. 루한은 베개에 누워 손목으로 눈을 가렸다. 세훈은 루한의 손목을 잡아내리고 입을 맞췄다. 루한은 아무 저항도 하지않았다. 그렇다고 순응하지도 않았다. 몇번 혀를 섞다가 먼저 피곤한지 눈을 감는 루한의 손이 세훈의 허리를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세훈은 입고있던 드레스셔츠를 벗으며 루한의 뺨에 입을 맞췄다. 루한은 결국 울지 않았다. 아마도 루한의 자존심이 세훈의 생각보다 훨씬 강해서인지, 아니면 그저 피곤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루한은 세훈의 바람대로 울어주지 않았다. 세훈은 딱딱하게 굳어있는 루한의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오늘은, 일찍 자요 우리. 피곤하니까. 루한은 세훈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고르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루한과 세훈은 똑같은 자세로 잠이 들었다.
***
찬열은 벌써 삼일째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지 않았다. 교수인 아버지와 저명한 요리연구가인 어머니는 아들의 외박에 전혀 관대하지 못했지만, 찬열은 상관없었다. 백현은 그런 찬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모님이 걱정하시겠다며 제가 더 걱정을 했다. 하지만 찬열은 백현과의 생활이 더 좋았다. 항상 눈 뜨면 옆에 있고, 보고싶을때 볼 수 있고. 찬열이 학교를 가는 날에는 몇 시간 정도 떨어져 있어야 했지만 그 때마저도 카톡을 하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오죽하면 센스넘치시는 교수님이 찬열군은 중고등학교 여학생같다고 말했을까. 하루종일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찬열에게 수업에 집중하라고 한 말이었지만 찬열은 제 상태가 정말 핸드폰이 없으면 생활이 안되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 같아 조금 웃었다.
[열아, 왜 엄마 걱정하게 전화를 안하니.]
"좀 바빴어요. 친구네 집에 있느라고."
[친구 누구? 루한이?]
"아뇨, 다른 친구 생겼어요. 루한이는 요즘 연애하느라 바쁘고."
[다른 친구 누군데? 종대?]
"...그냥 다른 친구 있어요."
그 친구가 누군데, 엄마한테 말을 해야 엄마가 걱정안하고 있지. 찬열의 어머니는 예쁜 목소리로 그렇게 말씀하셨다. 찬열은 한숨을 쉬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세훈이라고 있어요. 요즘 얘네 집에 있어요. 찬열은 어머니는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하셨다. 찬열은 사대독자였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때부터 집안의 제약이 많았다. 찬열은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 친구집에서 자본 기억도 없었다. 대학에서 루한을 만나고 루한의 집에서 외박을 한 뒤 아버지께 골프채로 죽지 않을만큼 맞았다. 그때 찬열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께 반항이란걸 해봤다. 사춘기때도 해보지 않았던 반항을 스무살이 되서 한다는게 좀 우습긴 했지만 찬열은 꿋꿋하게 반항했다. 갈비뼈에 금이가서 병원에 입원했어야했지만 찬열은 아버지를 원망하진 않았다. 그 뒤로부터는 집을 구해서 자취를 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빌라촌에 빌라를 구하고 루한과 제 집을 번갈아 가면서 생활했다. 찬열이 군대에 가고, 루한은 휴학을 했다. 찬열이 없는 학교는 재미가 없었고 학비도 충당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때도 찬열의 빌라는 루한이 일주일에 두세번씩은 들려 청소를 해주곤 했다. 자취를 하면서도 외박은 금기였지만 찬열은 상관이 없었다. 부모님께는 항상 듣기 좋은 말을 하며 자리를 피해왔으니까.
"누구야?"
"엄마."
"내가 뭐랬어, 전화라도 좀 해드리라고 했잖아. 말 안듣고 정말."
".........."
찬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대 끝에 앉아있던 백현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아까 준면을 게스트룸의 침대로 눕힐때도 생각한건데 정말 이 집안의 세 남자는 모두 하얬다. 꼭 핏기가 없는 사람처럼, 가끔 자는걸 볼때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으면 꼭 죽은 사람 같아서 깜짝깜짝 놀랄때가 있었다. 백현은 찬열을 침대에 쓰러트리고 찬열의 배 위로 올라갔다. 위에서 보니까 엄청 얼굴 작다. 아니다 어디서봐도 얼굴 작아. 그렇게 말하며 예쁘게 웃어보이는 백현은 마치 천사같았다. 찬열은 그런 백현의 뺨을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백현을 쓰러트려 눕혔다. 백현의 눈이 동그래지고 입이 꽉 다물렸다. 백현은 눈을 크게 뜨고 저를 내려다보는 찬열을 올려다봤다. 찬열은 백현의 동그란 이마에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찬열은 천천히 몸은 낮춰 백현의 얼굴을 입술로 쓸었다. 간지러워, 백현이 그렇게 말했지만 찬열은 그저 웃을뿐 행위를 멈추지는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백현을 놀려먹다가 찬열은 백현의 책상위에 있던 커터칼을 보고 묘한 감정이 일기 시작했다. 아, 나 변태 아닌데. 찬열은 커터칼을 집어들었다. 백현은 아직도 찬열의 장난때문에 진이 다 빠졌는지 숨을 고르고 있었다. 찬열은 무의식적으로 확인받고 싶었다. 백현이 제가 예상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맞는지 확인받고 싶었다.
찬열은 천천히 커터칼심을 빼냈다. 드르륵거리는 소리에 백현은 고개를 들어 찬열은 바라봤다. 찬열은 커터칼을 제 손등에 대고 푹 그어버렸다. 백현의 눈이 튀어나올듯 커졌다. 찬열의 손에서는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백현은 생각할 사이도 없이 피가 바닥이나 시트에 떨어지기 전에 찬열의 손등에서 흘러나오는 피들을 핥아마시기 시작했다. 찬열은 긴장했던 몸을 풀어내고 제 왼손을 백현에게 맡겼다. 백현은 할짝대며 찬열의 손을 꼭 잡고 쉴틈없이 나오는 피들을 먹기 바빴다. 찬열은 상당히 아팠지만 그만한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하며 제 허리께에 붙어서 제 손을 핥아대고 있는 백현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맛있어?"
".........."
백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찬열의 손목을 한 5분 정도 핥았을때, 찬열의 상처가 아물기 시작해서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았다. 찬열은 백현을 끌어안았다. 입가에 빨간 피가 흘러나와 찬열의 셔츠를 더럽혔지만 찬열은 신경쓰지 않았다. 찬열은 그저 추측만 하고 있었던 백현에 대해 마치 확답을 받은것 마냥 기뻐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찬열은 백현의 입가를 닦아주며 저의 피를 할짝대는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나른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거짓말이나 하고."
".........."
"나쁘다 변백현."
".........."
백현은 정말 당황한 눈빛으로 찬열을 올려다봤다. 하지만 찬열의 말과는 다르게 표정은 아주 부드러웠다. 잘생긴 얼굴에 멋들어지게 입꼬리를 올린 찬열은 오늘따라 더 멋있어 보였다. 얼굴에 핏기가 없어 조금 창백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드러운 인상에 백현은 조금 안심했다. 찬열은 백현을 침대에 눕히고 위에서 내려다봤다. 강아지같은 눈매가 생기있게 변해있어 조금 색기가 흘렀다.
"우리 백현이 몇 살?"
"...열 여덟살."
거짓말 하지마. 찬열은 못된 표정을 하고 백현의 입에 입을 맞췄다. 약간 비릿한 맛이 났지만 나름 괜찮았다. 백현은 푸스스 우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내가 몇살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백현은 조그마한 입술로 옹알거리듯 말했다. 찬열은 조금 멍하게 백현을 바라봤다. 백현은 그런 찬열을 끌어안았다. 찬열은 제 정체를 밝히면서 겁을 많이 먹은 아이의 등허리를 천천히 쓸어주며 머리를 굴렸다. 아마도 백현이는 피를 먹고 사는 흡혈족이다. 세간에서는 그것을 뱀파이어나 드라큘라라고 부르긴 했지만 찬열은 흡혈족이 더 마음에 들었다. 뱀파이어라니,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로맨스 소설의 주제도 뱀파이어였다. 찬열은 그 시리즈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뱀파이어라니, 너무 허무맹랑하지 않은가. 하지만 찬열은 마음을 고쳐먹은지 오래였다. 백현은 말이 없는 찬열이 혹시라도 제 정체를 속인것에 대해 화가 난 거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찬열은 그럼 백현을 다시 끌어 안았다. 어딜 떨어지려고 해. 찬열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그제서야 백현은 확실히 안심을 했다. 백현은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눈물이 조금 나올뻔 했다. 마찬가지로 자존심이 강한 백현이라 우는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가끔씩 제 분에 못이겨서 터질때가 있다는 세훈의 말은 지난번 찬열을 물려고 했을 때를 이야기 한 것이었다. 백현은 고개를 들어 예쁘게 미소짓고 있는 찬열의 뺨에 키스했다. 처음봤을때도, 웃을때 시원스럽게 드러나는 입매가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백현은 실없는 생각을 하며 찬열을 품에 얼굴을 묻었다.
"나 싫지 않아..?"
"...왜 싫어야 돼? 이렇게 예쁜데."
".........."
"변백현 요즘 드라마 너무 많이 봤지."
".........."
나한테 거짓말했으니까 헤어져요 하는건 너무 가혹하잖아. 우린 서로 사랑하는데. 백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은 피곤한듯 눈을 깜빡깜빡 거리는 백현을 침대에 눕히고 가슴팍까지 시트를 덮어주었다. 백현은 찬열에게 팔을 뻗었다. 찬열은 백현을 다독였다. 같이 자자 오늘 코-하고 자자. 찬열이 장난스럽게 아이를 다루듯 말하자 백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은 수줍게 제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잠에 빠진 백현을 내려다보며 다시 한번 이마에 입을 맞췄다. 예쁜것, 찬열은 백현을 더 깊숙이 끌어안으며 저도 잠에 들려고 노력했다. 찬열의 심장이 터질것 같이 뛰기 시작했다. 찬열은 새삼 백현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눈을 감았다. 뛰지 않는 백현의 몫까지 뛸 생각인지 찬열은 숨이 찰 정도로 뛰어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잠에 빠져들었다.
ㅎㅇㅎㅇ
불타는 금요일에는 불타는 내용이 나와야하는뎈ㅋㅋㅋㅋ
이건무슨...인소더 아니거...힣.ㄴ;ㅣㅇ러미ㅏㅓㅣㅏㅇ너히앓
제가 답글을 모두 달아드리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서
짝수편에만 대댓글을 달아드릴게요!!!
이러다가 짝수편에만 댓글 조금 더 많아지는거 아닌가...힣...
마음같아서는 다 달아드리고 싶은데
그러다가 밀릴까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티가 한시간정도 안되서 저혼자 똥줄탔네영ㅋㅋㅋㅋ
암호닉은 정리중입니다ㅠㅠㅠㅠㅠ
열병때부터 암호닉한번도 정리를 안해서
지금...힘듀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
댓글은 사랑이고 독자님들은 행복입니당ㅋㅋㅋㅋ
항상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글올렸다가 삭제하고 다시 올린이유가
필명입력을 안해섴ㅋㅋㅋㅋㅋㅋ죄송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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