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
.
.
여느 때보다 한가로운 오후, 아침부터 비가 적적하게 내린 탓에 마을길 골목 마다 진흙 웅덩이 투성이였다.
어느 덧 이 마을에 와서 적응을 하고, 자리를 잡아 살아온 게 일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가족의 울타리 와 날 분리 시켜 버린 나의 부모님은 아직도 전화 한 통이 없다.
차라리 전화 한 통 없는 것이 더 나은거 같았다. 전화라도 오면 내 자신이 무너져 내려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지 못할까봐.
내 가슴 속 커다랗게 뚫려버린 구멍 한켠을 조금씩 채워나가 준 사람들이 있기에.
지금 이곳에, 내가 존재한다.
가끔 집 안에서 이불을 깔고 바닥에 누워있으면, 문득 이 마을에 처음 온 날이 생각이 난다.
세훈이와의 첫 만남, 박찬열과의 첫 만남,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의 인연.
마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날 힘들게 했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다 소중한 인연들이 있기에 그런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어쩌면 내 인생 이런 인연을 다시 만들어볼 수는 있을까.. 생각 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 여기 사람 있어요? "
" ...? 누구.. 세훈아! "
"잘 있었어? 나 오늘 너무 늦게왔지."
" 아-니. 너 안 오면 박찬열이랑 놀러 갈라구 했지~ "
"와- 벌써부터 바람을 필라고, 이게-."
"아, 아-! 장난이야, 장난! 으아, 오세훈!!"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 번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151/bb5eb5826865d252b83d33a3f49cfff5.gif)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찾아온 오세훈은 나를 보자마자 안고서는 보고싶었다며 뽀뽀를 해대었다.
괘씸해서 장난을 쳐보니 안고 있는 팔에 힘을 주어 숨이 안 쉬어지게 되려 자기가 장난을 쳐온다.
"풀어줘,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런 장난 안 칠게! 맹세해!"
"다시는 안 칠거야?"
"응, 진짜 다시는! 안할게."
"뽀뽀."
"쳇, 장난은 자기가 더 심하게 쳐 놓구선.."
"뽀뽀 안 해줄거야? 그럼 내가 하지 뭐."
'쪽.'
살포시 닿았다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너무 부끄러워진 나머지 발소리를 쾅쾅내며 대문 밖을 나섰다.
"몰라. 나 갈거야."
"어딜 가, 같이 가-."
"싫어. 넌 너네 집 가버려."
"어디가- 야-..."
뒤에서 계속 내 이름을 불러대는 오세훈을 뒤로 하고 비에 젖은 흙탕물을 넘나들며 길을 정처없이 떠돌고 있었을까,
발 밑에만 계속 보고 걸어가는 내 시야에 다른 사람의 발이 눈에 들어왔다.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 번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1916/a2456f094c79fb23f64b435d3722bc10.gif)
"어, 박찬열?"
"전에는 신발에 흙 묻는 것도 싫어하더니-. 이젠 그냥 걸어다닌다?"
"그냥.. 이 시간에 밖은 무슨 일로 나와 있어?"
"그러는 너는. 여기에 왜 나와 있냐?"
"내가 먼저 물어봤잖아- 빨리 대답해봐."
"그냥..혹시 밖에 나가보면 마주칠 수 있을까 하고 나와봤는데. 빨리 들어가라- 춥다."
"... 너도 얼른 들어가- 나만 들어가라 하지말고."
"쓰읍- 참, 예나 지금이나 말대꾸는 밥 먹듯이 해요."
박찬열은 내 머리에 아프지 않게 살짝 꿀밤 한대를 놓더니 먼저 뒤를 돌아 저 멀리 가버린다.
나는 그런 박찬열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어딘가 씁쓸해보이던 박찬열의 눈빛이 머리속에 계속 멤돌았다.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는건가-. 아프면 안 되는데."
걱정어린 눈빛으로 박찬열이 사라진 길을 한참동안 보고는 다시 뒤를 돌아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은 언제 비가 오기라도 했냐는 듯이 맑은 하늘과 함께 따사로운 햇빛이 비춰오기 시작했다.
.
.
.
" 해가 중천에 떴는데 아직도 자는 갑소? "
" 아니 아니, 아직도 잔단 말이여? "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있었는데 들려오는 아주머니들의 말소리에 화들짝 놀라 입에 거품을 문 채로 마당에 고개를 빼꼼히 내 밀었다.
그러자 나를 본 아주머니들이 얼른 다시 들어가서 뱉고 오라며 손짓을 해 주시길래, 냉큼 안으로 들어가 정리를 하고 다시 나왔다.
" 자지는 않고 있었구만? 우리 오늘 마을 사진사 온다고 했는데, 잊은건감?"
" 에이, 아니에요. 사진사 아저씨 오신다길래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었죠... 하하..."
" 얼른 가자고, 사진사 아저씨 기다리고 있으니깐 말이여. "
" 네, 신발만 갈아신고 바로 마을 회관으로 갈게요! 먼저 가 계세요! "
아주머니들을 먼저 보낸 뒤 신발을 갈아신고 부리나케 마을회관 쪽으로 달렸다.
마을회관에 도착하자 마을회관 앞에는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앉아 계시는 마을 어르신들이 보였고,
그 틈 사이에는 세훈이와 찬열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여기! 빨리 와! "
오세훈은 날 발견하고는 자기 옆으로 얼른 오라며 의자 한 칸을 옆으로 가 앉았고, 내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그 틈으로 가 앉자 내 왼쪽은 오세훈, 오른쪽은 박찬열. 어째 어정쩡한 키 차이가 완성 되었지만 나는 아랑곳 앉고 그 사이에 앉았다.
"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내가 깨워주러 갈 걸 그랬다. "
" 얘가 애냐, 깨우긴 뭘 깨워. 너나 일찍 일어나라. "
" 내가 애도 아니고, 얼른 사진이나 찍게 웃어. "
" 자- 여러분 웃으세요-. "
방긋 웃어보이라는 사진사 아저씨에 말에 나는 얼른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보였고,
오세훈은 내 손을 잡아오며 자기도 한껏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모두가 카메라의 셔터가 눌려지기만을 기다리는 그때,
" 청년-! 얼른 웃어보라니까! 이렇게, 스마일-."
미소를 지어보이지 않고 있던 박찬열은 사진사 아저씨에게 들통이 나고 말았고,
그러자 박찬열은 멋쩍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입꼬리를 말아올려 미소를 지어보였다.
" 옳지, 자 갑니다-! 하나, 둘, 셋! "
'찰칵!'
경쾌한 카메라 셔터 소리에 맞춰 어르신들과 우리는 모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자그마한 카메라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담아 한장의 추억으로 만들어 주었다.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 번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30312/ae65c64e68899035d9ef369b2c54b242.png)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 번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0612/5d43197c131c571bb4a6e4fda9678a64.png)
.
.
.
아직껏 온전히 제 꽃을 피워내지 못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지 못한 건 여러분의 잘못이 아닌, 주변환경의 잘못입니다.
꽃을 피워내기 위한 최고로 적합한 환경을 찾아 운명을 맡겨보세요.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꽃을 곧 피워내 보일 것 입니다.
암호닉 (^^♡...)
ㅅㅇ사랑님 / 늘봄님 / 매일님 / 니니랑님
항상 응원해주신 독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번외편을 끝으로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주었다'는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부족한 필력이였지만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 ♡.<
.
.
.
후속작
' 안개속의 잔상 '
Coming SooN....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 번외 4
10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조인성은 나래바 초대 거절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