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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우리의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한다.
좋은일이 있다면 나쁜일이 있을까 혹여나 걱정하고, 좋은 일이라고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인생을 어찌보면 운명이 아닐까. 거스를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는 그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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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 처음 발을 디딘 후로 2달 간의 시간이 흘렀다.
어찌보면 길기도, 또 어찌보면 짧기도 했던 2달.
요즘은 날씨가 햇빛 쨍쨍한 여름날이여서 낮이고 밤이고 다들 땀이 흥건하다.
마을 어르신들은 항상 마을 잔치 등 행사가 있을 때면 꼭두새벽부터 우리 집에 찾아오셔서 날 데려가시곤 했는데,
그날이 오늘인가 보다.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아침부터 할머니들이 오셔서는 아침밥을 먹고 있는 내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으신다.
"하이고~ 이제 밥을 먹으면 어떻게 해~."
"그려- 우리 오늘 저-어기 계곡 가기로 한거 잊은겨?"
"얼른 준비하고 나와, 어서-."
할머님들 셋이서 모두 모자 하나씩 챙겨 쓰시고는 선크림을 예쁘장하게 바르시고 오셨다.
그러고는 얼른 계곡을 가자면서 얼른 준비를 하고 나오란다.
계곡이라니. 영문도 모른채 눈만 꿈벅거리고 있자 날 방으로 들이미시더니 얼른 옷을 갈아입고 나오라길래,
방으로 들어가 선크림을 얼굴에 덕지 덕지 펴 바르고는 반팔티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할머님들과 함께 대문 밖을 나서자 대문 밖에는 대형 경운기 한 대가 서 있었고, 운전석에는 철수 아저씨가 타 계셨다.
경운기 뒤에 있는 좌석이라고 해야하나... 그곳에는 오세훈과 박찬열 그리고 다른 어르신들이 앉아계셨고,
얼른 타라는 철수 아저씨의 외침에 할머님들과 나는 차례차례 경운기에 올라탔다.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09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31512/d952e2fca96f802a9070197750997fbe.png)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09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31512/488f7acccc07d04a24d26b2d6ccfc2d4.png)
"뭐야, 박찬열. 우리 계곡 가? 왜 나한테는 말 안했냐-?"
"뭐래. 어제도 이야기 해 줬는데."
"비밀 장소 간다면서, 그게 계곡이라고는 말 안했잖아!!"
"이 마을 소문이 그렇게 빠른데, 그게 니 귀에는 안 들어갔구나?"
"뭐야?"
"귀 좀 파라, 귀 좀 파."
오세훈 옆에 앉아서 내 앞에 마주보고 앉아 있는 박찬열에게 손가락 질을 하며 왜 계곡 가는거 말을 안해주었냐고 따지자,
박찬열은 왜 자기한테 그러냐는 듯이 의아한 표정연기를 하고는 선글라스를 끼고 잠을 청한다.
"와- 저 나쁜 자식.."
씩씩거리는 내 표정을 보며 웃음을 짓고 있던 오세훈은 자신도 졸린건지 선글라스를 고쳐 끼고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그런 오세훈을 바라보자 오세훈은 오히려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더욱 더 파고 들며 잠을 청한다.
나는 그렇게 가만히, 아주 가만히 오세훈의 머리를 받쳐주며 할머님들의 수다를 경청하고 있었을까,
어느새 우리들의 눈 앞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곡이 눈에 보였다.
"저-짝 물은 쎄니까 멀리서 놀지 말아라-."
어르신들은 계곡 가까이에 자리를 잡고는 돗자리를 깔고 다들 앉기 바쁘셨고,
나는 오랜만에 보는 계곡에 신나 바로 계곡으로 달려갔다.
찰랑찰랑. 맑은 물들이 내 발을 조심스레 감싸안는다.
내 바로 옆에서는 오세훈과 박찬열이 벌써 물에 들어가 물 장난을 치고 있었고,
갑자기 둘이 서로의 귀에다 뭐라고 속닥속닥 거리더니 갑자기 나에게로 돌진해 물을 뿌리기 시작한다.
"야 -! 그만해, 으악-! 차가워!"
"물 필살기!"
"야! 오세훈! 박찬열-! 그만, 그만!"
그렇게 한참을 어린아이들 놀듯이 놀고 있었을까, 갑자기 저쪽에서 어르신들의 소리침이 들려왔다.
"아이고- 사람 살려!"
"이를 어쩐담.. 누가 여기 좀 와서 구해봐요!"
"사람 살려요! 여기! 사람 빠졌는디 누가 구해봐요!"
우리 셋은 얼른 어르신들의 소리침이 들리는 곳을 찾아 뛰어가보니 어르신들이 한 곳을 바라보시며 발만 동동 구르시며 보고 계셨고,
시선을 따라가보니 어르신 한 분이 수압이 쎈 물에 빠져 물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계셨다.
한시라도 시급한 이 상황에서 그 누구 하나 쉽게 나서는 이 하나 없었을 그때, 옆에 서 있던 오세훈이 물을 향해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물이 오세훈의 몸 위로 점점 차오르기 시작하자, 오세훈은 바로 물 속으로 몸을 내 던지고는 어르신쪽으로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의 수압이 너무 센 탓인지, 오세훈 조차 물에 가라앉고, 나오길 반복하더니 어느새 어르신을 자신의 팔로 감싸안고는 뭍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뭍에 가까스로 도착한 오세훈은 어르신을 힘껏 밀어서 뭍쪽으로 올려 보내고는 자신도 나오려는데, 그만 중심을 잃고 물 속으로 빠져 버렸다.
의식을 잃기라도 한 것인지 수면 위로 나오지를 못하는 오세훈 때문에 내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그러자 밖에 기다리던 어르신들은 어떻하냐며 또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하셨고, 이번에는 박찬열이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이고- 찬열아, 너도 조심해야 된다-!"
"이게 무슨 일이요.. 이게 무슨 일이야..."
박찬열이 오세훈을 구하러 들어간지 몇 분 지나지 않았을까, 박찬열에 안겨 물에서 나오고 있는 오세훈이 우리의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세훈은 의식을 잃은 거 같아 보였다. 몸이 축 늘어져 박찬열이 오세훈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어느새 물에서 나와 자갈밭에 오세훈을 눕힌 뒤, 박찬열이 심폐 소생술을 시작했다. 나는 전화기를 들고 119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심폐 소생술이 시작한지 몇 분이 지나도 오세훈의 의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삐용- 삐용-'
"환자가 어디있습니까!"
"침대로 눕혀 어서!"
때마침 구급차가 와서 오세훈을 실어 갔고, 보호자 자격으로 나와 박찬열이 구급차 안에 함께 탔다.
구급차는 병원으로 곧바로 출발하기 시작했고, 의사들은 오세훈의 의식과 여러가지를 확인하더니 산소 호흡기를 달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참을 오세훈을 바라보면서 달렸을까 어느새 구급차는 병원에 도착했고, 오세훈을 태운 침대는 바로 응급실로 들어갔다.
나와 박찬열은 그런 오세훈의 뒤를 따라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자 의사 선생님 여러명이 오세훈의 주변을 둘러싸고는 상태 체크를 하기 시작한다.
이것 저것 오세훈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곧바로 응급 수술실로 오세훈을 옮겼고, 우리는 서서히 문이 닫히는 수술실의 문을 바라보았다.
수술실 앞, '수술중'이라는 불이 환하게 켜지고 우리는 기다림이라는 초초함 속에 오세훈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박찬열은 내 전화기를 빌려서 세훈이네 부모님에게 전화를 거는 듯 해보였고, 전화가 끝나자 내 옆에 앉아 손톱을 물어 뜯기 시작한다.
오세훈을 기다리는 이 시간은 일초가 일분 같았고, 일분은 한시간 같았다. 기다림과의 싸움, 초초함과의 싸움.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09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31512/016180596bf7c9992dea1677eed368d5.png)
"괜찮을거야. 항상 우리 옆에 있어줬잖아. 별거 아닐거야."
"알아, 아는데.."
"너가 나보다 세훈이를 더 잘 알잖아. 밝은 아이잖아 안 그래?"
"... 그래서, 그래서 쟤가 저렇게 된거잖아. 너무 밝아서, 그래서-!"
"..."
"밝아서 지 아버지가 때려도 아무 말도 안했어, 이번에도 봐. 착해 빠져서 먼저 구하러 들어간거 아니야, 바보같은 새끼."
"박찬열..."
"그래, 너 말대로 빨리 집 가야지. 감자도 먹고 싶은데 오세훈 이새끼는 왜 이렇게 안나와."
오세훈이 나오기만을 기다린지 2시간이 지났다. 금방 끝날것만 같았던 수술은 쉽사리 끝나지 않았고,
좀 전에 오신 세훈이네 어머니와 할머니는 이게 무슨 일이냐며 바닥에 주저앉으시고는 눈물을 멈추시지 못한다.
그렇게 또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었을까 환하게 빛나던 '수술중'이라는 등이 꺼지고는 수술실의 문이 열리고 의사선생님이 나오셨다.
"우리 아들, 우리 세훈이 어떤가요 선생님. 괜찮죠? 괜찮은거 맞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다만, 환자의 의식이 깨어나고 안 깨어나고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먹은 상태여서-."
![[EXO/오세훈박찬열] 눈이 될까 두려워 영원한 봄이 되어 주었다 09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31512/c5ca201ef46f01d320f8082c12c8cd1b.png)
오세훈의 상태에 대해 의사선생님은 세훈이네 부모님과 함께 긴 이야기를 나누셨고, 박찬열과 나는 병실로 옮겨지는 오세훈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병실 문을 열고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있는 오세훈을 보자니 괜히 눈물이 울컥하고 나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담담하던 박찬열도 그런 나를 보며 자신도 울컥 했던 것인지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옷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더라.
세훈아, 얼른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계셔. 너희 어머니도, 찬열이도, 나도.
얼른 일어나서 네 환하게 웃는 모습 나에게 보여줘. 기다리고 있을게 세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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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늦었죠! 5일정도 글을 못 쓴거 같은데, 많이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ㅠ.ㅠ)
아무리 자유연재지만 이 긴 시간을 못들어오다니 ...제가 학교 일로 너무 바빳습니다, 절 매우 치세요!!
이번화는 뒤로 갈수록 새드의 냄새가 솔솔 올라왔겠지만, 작가 본인은 해피를 좋아하기에! ㅎㅎ
암호닉은 받고 있습니다, 항상 환영해요!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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