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는 8살
W. 킹콩
05
죄송해요. 경수씨.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자 좀 누그러졌는지 경수는 멀어져가는 찬열에게 손인사를 해 주었다. 아, 그리고 백현씨. 핸드폰 좀 잠깐 빌려주실래요? 가다말고 백현을 보고는 대뜸 핸드폰을 달라고 했다. 내꺼 줄ㄲ.. 만난지도 얼마안됬는데 백현이 불편해 할까봐 자신의 것을 빌려주려고 하자 조용히 하라며 눈치를 주는 찬열이었다. 백현이 핸드폰을 주자마자 기다렸다는듯 무언가를 누르더니 찬열의 주머니의 속에서 진동이 울렸다. 내가 연락할테니까 꼭 기다려요! 백현을 핸드폰을 주고는 자신의 핸드폰을 흔들며 사라지는 찬열을 보던 백현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어리둥절 했다.
별 미친놈을 다 보겠네. 연락은 빨리줘야 할텐데, 나 은근 바쁜사람이라서.
사서 고생한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벌써 해가 지는걸 보니 곧 있음 어둠이 찾아올 것 같다. 다시 사건현장을 찾아가 경수에게 되물어 봤지만 집에 갈생각이 없는 경수를 보니 한숨만 나와 다시 경찰청으로 향했다. 미리 조사를 했었어야 했는데. 의자에 앉자마자 자신을 자책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종인은 볼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에 옆을 보니 백현이 마시라며 음료수를 건냈다. 나비야, 많이 힘들어? 어느새 경수가 옆으로 다가와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뭔가 기분이 오묘했다. 누가 머리를 만지는건 죽도록 싫어했던 종인이었지만 왠지 모를 기분에 그대로 맡기기로 했다. 아깐 잘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피부가 참 맑은 것 같다. 눈도 되게 큰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눈을 깜빡일 때 마다 보이는 속눈썹이 길며 조목조목 저 조그마한 이쁜 입술로 말하는데 뽀뽀하고 싶다ㄴ...응? 정신을 차려보니 경수가 자신의 코 앞까지 왔다.자신도 모르게 경수에게 들이댔나 보다. 나비야, 뭐해? 경수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 종인이 벌떡 일어나다 음료수를 먹고 있던 백현의 팔을 쳐버리자 백현은 음료수를 흘리게 되었다.
"악! 뭐하냐!"
"미,미,미안. 아! 주,주소를 찾아봐야 겠네. 하하."
왜 저래. 자리로 돌아가는 종인을 째리던 백현은 찝찝한 손을 보다가 잠시 손을 씻으러 간다며 경수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자리를 떴다. 미쳤나봐,미쳤나봐. 자리로 돌아온 종인은 쪽팔린지 종이뭉치를 몇개씩을 구기고 있었다. 아저씨이. 경수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고개를 든 종인은 준면에게로 향하는 경수를 보며 사고를 치는건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아저씨."
"...."
서류를 작성하고 있던 준면은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 같았지만 자신이 아니길 바라며 서류를 작성하는 것에 집중했다. 나, 아저씨 아니다.
"아저씨!"
"...저,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저씨이."
"전, 아저씨가 아니ㄹ."
"아아, 아저씨!"
"....네, 말씀하십시오."
"나비랑 집에 가도 되요?"
"나비?"
"나비랑! 집에 가도되요??네?에?"
"나비가 도대체 누군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안 될듯 싶습니다."
"나비랑..흑..집에..가도 되요?"
"...저, 도경수씨?"
집에 갈꺼야아!!! 경수는 준면의 팔을 잡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들려오는 큰 외침에 경수의 주소를 찾고 있던 종인도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백현도 일을 하던 사람들도 놀란 듯 싶었다. 도경수, 그만해! 떼쓰는 것이 더 심해지자 종인은 안 되겠다싶어 준면에게서 경수를 떼어 놓았다. 준면도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팀장님, 죄송합니다.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종인은 연신 허리를 숙이고는 아직도 울고있는 경수를 데리고 부서를 서둘러 나갔다. 정말 출근 첫 날 부터 무슨 일인가 싶다.
**
집으로 돌아온 종인은 계단에서부터의 실랑이 때문에 녹초가 되어 있었다. 경수에겐 낯선 곳이었고 아무리 나비가 있어도 무섭고 겁이 나 가지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삐빅. 잠금소리와 함께 얼떨결에 집으로 들어오게된 경수는 신발도 벗지 못하고 현관 앞에서 어쩔줄 몰라 서성거렸다. 히끅...나비야아..쇼파에 몸을 누워 마른 세수를 하고있던 종인은 경수를 보니 억울함이 울컥 치밀어 왔다. 솔직히 억울함보다는 분노에 가까웠다. 나에게만 오지않았다면 이렇게 힘들지도 내가 하고싶은 일 하면서 편하게 살고있을 것이다. 솔직히 내가 나비가 아닌 것 같고 아님 누구랑 닮아서 그 사람으로 착각을 하고 있던가. 원망스럽다. 밉다. 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어??!!! 화를 참던 종인은 안 되겠는지 경수의 어깨를 거칠게 붙잡고 심문을 하기 시작했다. 난 너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넌 왜 날 아는 척 하냐고! 너 도대체 누구야! 종인이 화내는 모습을 처음 본 경수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말았다.
쾅쾅! 종인아, 문열어봐! 자신의 옆 집에 살고있던 찬열도 시끄러운 소리때문에 누군가 싸우나 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종인의 집에서 들리는 소리인줄 알고는 헐레벌떡 나왔다. 짝. 잠시 정적이 흘렀다. 잠시 이성을 잃어 눈에 뵈는게 없던 종인은 정신을 차려보니 경수가 볼을 감싸쥐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대로 방에 들어가버렸다. 후회가 밀려왔다. 너무 자신만 생각해 경수에게 손찌검을 해버렸다.
경수씨! 삐리릭.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찬열이 들어왔다. 신발을 벗으려던 찬열은 볼을 감싸쥐며 주저앉아있는 경수를 보곤 놀란 눈치였다. 지금 종인의 집에 있는게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맞은 듯 볼을 감싸쥐고 있는게 문제였다. 경수씨, 다쳤어요? 찬열의 물음에 경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 맞았냐는 말에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종인아! 침대에 누워 팔로 눈을 가리고 있던 종인은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팔을 치워보니 자신의 앞에서 씩씩대고있는 찬열이 보였다. 어떻게 들어왔냐고 묻기도 전에 입 안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피맛에 정신이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고맙다."
"미친새끼."
"진짜 고마워."
"경찰이란 새끼가 남을 때리냐?"
"...고마워."
"돌았어진짜. ...힘들면 연락을 해 새끼야. 혼자서 지랄 떨지 말고.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잖아."
"...."
"한 대만 더 때려도 되냐?"
그러든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찬열이 주먹을 들었다. 안돼! 누군가 방 안으로 들어와 찬열을 밀치고는 종인에게 안겼다. 히끅...하지마요... 경수의 말에 찬열은 피식 웃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경수가 종인을 더욱더 꽉 안았다. 종인은 손을 어쩔줄 몰라하다가 자신도 이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히끅."
"나비가 잘못했어요. 너무나도 미안해. 정말 미ㅇ."
"경수는."
"...?"
"나비가 좋아."
"...."
"나비도 경수 좋아?"
종인을 안던 경수는 이내 팔을 풀고는 종인을 쳐다보았다. ....나? 그냥 물어볼 수도 있는 건데. 그런 감정이 아닐 텐데. 경수를 보던 종인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점점 가까이 하고 있었다. 경수는 놀랐는지 눈을 굴리며 어디를 봐야할지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종인은 손을 들어 눈을 가려주었다. 나는 말야. 입술을 맞대자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사랑해. 좋아하는게 아니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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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뵙네욬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쓰기싫어서 다른거 막쓰다가 막 생각나길래 썻어욬ㅋㅋㅋ
++ 금보님 비비빅님 링세님 비둘기님 됴경수역님 이불익이니님 킁킁님 밥줘님
감사드립니다 하트하트♥ 요즘 엄청 덥던데 더위 조심하시구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그리고 정기고님 브금 감사드립니다ㅠㅠ잘쓸께요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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