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엄마가 아빠를 어떻게 만났냐면... 03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들...>
W.Adela Jhanis
그렇게 벙찐 상태로 도경수에게 건넸던 끈의 한쪽을 다시 쥐고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런 내 모습을 옆에서 힐끔힐끔 곁눈질하던 도경수는 결국 참지 못하겠다는 듯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
갑자기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내가 움찔하며 옆을 쳐다보자,
도경수는 언제 웃었냐는듯 '큼큼-'하고 헛기침을 했지만 얼굴에 웃음이 만연한 상태다.
"...왜요...왜 웃는데요.."
"...큼-"
"차라리 웃으려면 크게 웃어요... 참는게 더 기분이 좀 그래요.."
"...큽-"
내 말에 도경수는 또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막고 있는 듯 했다.
아니, 내가 뭘 그리 웃겼나.. 내 존재 자체가 웃긴가.
아..내가 생긴게 웃기게 생기긴 했지. 쯧.
그런데 도경수의 웃음소리 덕분에 벙찐 상태에서 깨어나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니
와.. 정말 외곽지역이네.
걸으면 걸을수록 집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하지만 그것도 모자른 것인지
도경수는 발길을 옆으로 돌려 작은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천천히 언덕을 오르다 평지가 보이기 시작할 즈음
나무로 만들어진 집 한 채가 보인다.
"워... 여기가 그쪽이 지내는 집이에요??"
"...네."
"우와... 처음 이곳에 와서 구경다닐 때, 이 집 되게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
"그쪽이 사는 곳이구나..."
"...그런데.."
"..네??"
"언제까지 그쪽이라고 부를거에요??"
"...네?"
"아까부터 그쪽, 저기, 아니면 경수씨.
우리 친구라면서요. 그러고보니까 저는 그쪽 이름도 모르네요."
"...어..."
오늘만 보고 두번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람이라 생각해서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은건데.
"설마 오늘만 보고 헤어지려고 했던 거에요?"
"네?!"
"진짜? 아까 마트에서는 친구라고 해줬다면서요. 그럴 생각이었어요??"
"아..아..그게.."
독심술을 쓴 것처럼 내 마음을 정확히 읽은 그의 말에
괜시리 미안해져 고개를 아래로 푹,숙였다.
"부탁도 들어줬는데, 보답. 해야죠."
"아...그건 아까 제가 그냥..당황한 나머지..."
"그냥?? 그쪽은 당황하면 아무나 친구 먹어요??"
"아니..그게 아니라..."
내가 안절부절거리면서 도경수의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우물쭈물 거리면서 말을 하자 머리 위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놀란 나머지 고개를 번쩍드니 두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환한 미소를 짓고있는 도경수의 얼굴이었다.
"....어..."
"미안해요. 장난이었는데, 그렇게 당황할 줄은 몰랐어요."
"..아..."
"그런데 정말 오늘만 보고 헤어지려 생각했다니..그건 조금 섭섭한데요?"
"아.. 그건 정말 죄송해요.."
".."
"그냥 저는 한국인들 피해서 이곳에 오신 것 같은데..
괜히 제가 옆에 있으면 또 신경 쓰일 것 같아서..."
"...괜찮아요."
괜찮다는 도경수의 말에 아래로 내리깔았던 눈을 천천히 위로 들어올리며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괜찮아요. 그쪽은 오늘부터 제 친구니까."
"아..."
그의 말에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자, 도경수는 더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러니까 이름. 이름 알려줘요."
"아, 제 이름은"
"....제 이름은??"
"ㅇㅇㅇ. ㅇㅇㅇ에요."
"ㅇㅇㅇ.. 알았어요, ㅇㅇ."
"아참, 참고로 덧붙이자면 저 그쪽보다,"
"...그쪽?"
'그쪽'이라는 말이 걸린 것인지 도경수의 눈썹이 위로 치켜올라간다.
"경수..씨보다 나이 어려요.."
"어?? 정말요????"
"...네."
아.. 나 그렇게 삭아보이나.. 이건 좀 이거 나름대로 상처인데...
"제 나이 알아요??"
...뭐야, 핀트가 그쪽이었던거야..?
"네.. 알아요. 아마.. 올해 나이가.."
작년에 내가 앓을 때까지만해도 나이가 27살이었으니까..
"28살... 맞죠?"
"어, 네 맞아요! 빠른 93이라 28살이에요.
그럼 ㅇㅇ는 몇 살인데요??"
"24살이요.."
"우와, 한참 동생이었네요!"
"네..그러니까..어..경수..씨? 말 놓으세요."
"거리감 느껴지게 경수씨가 뭐에요. 그냥 경수오빠라고 해요.
그리고 말은 천천히 놓기로 해요."
...누가 도경수 낯가린데. 웃으면서 잘만 얘기하는데..???
"아, 네.... 겨,경수오빠."
내 말에 만족한듯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 도경수, 아니 경수오빠는
'아참, 짐 계속 들고 있게했네.'하고 깜짝 놀라며 내 손에 들린 가방의 끈을
재빨리 앗아들었다. 그리고 계단을 세 칸 정도 올라가서 가방을 아래에 잠시 내려놓더니
현관문을 열고는 가방을 다시 들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현관문은 닫혔다.
아.. 전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되나요? 뭐지...? 뭐 어쩌란거지..?
한동안 멍하니 경수오빠가 들어간 현관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닫힌 현관문이 다시 열리면서 경수오빠의 얼굴이 보였다.
"들어와요. 안들어오고 뭐해요?"
아니.. 오빠가 들어오란 말도 안하고 그냥 들어가셨잖아요.
"아, 네.. 들어갈게요."
계단을 올라 경수오빠가 열어놓은 현관문을 잡아당기는 순간,
뒤에서 '야!!!!!!!!!'하는 큰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자연스럽게 나는 고개를 돌려 내 뒤를 바라봤고,
경수오빠도 그 소리를 들은 것인지 다시 문 밖으로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내 뒤에서 나를 향해 정확히 삿대질을 하고 있는 사람은,
"세훈아."
경수오빠의 말대로 오세훈이었다.
덤으로 방금 막 뛰어올라온 것인지 숨을 고르고 있는 김준면도.
경수오빠의 부름에 오세훈은 긴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계단도 한꺼번에 뛰어 올라오더니
문고리를 잡고 서있던 내 어깨를 잡아 돌려세워 문고리에서 손을 떨어트리게 했다.
뭐야, 이 상황은 또??
"야. 너 이 집 어떻게 알아냈어."
"세훈아."
"네?"
"하다하다 할 게 없어서 이제는 이런 곳까지 쫓아오냐? 어?"
"세훈아."
"아니, 그게 무슨.."
"그래. 너무 조용해서 불안불안하다 했는데 이렇게 집을 알아내서 찾아오냐?"
"오세훈!"
"이봐요."
"형은 있어봐요. 와, 이제는 일반인 코스프레까지 해??"
오세훈이 눈을 치켜뜨고 나를 쳐다보며 다다닥 말을 쏘아붙였다.
그에 어이가 없어진 나는 멍하니 그 얼굴을 쳐다보기만 했고,
오세훈의 행동에 놀란 경수오빠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내 옆에 섰다.
"형은 거기 왜 서있어요, 이리와요. 형 다칠지도 모른다니까?
그렇게 당해놓고도 또 그래요??"
오세훈은 나를 사생팬 취급하면서 내 곁에 서있던 경수오빠의 팔을 잡아당겨 자신의 옆에 세웠다.
아, 아까 경수오빠가 이런 기분이었구나..
"야. 말 좀 해봐. 이 집 어떻게 알아낸거냐니까?"
아, 근데 진짜. 이 사람이 보자보자하니까.
"야."
"야아-?"
"어, 야. 진짜 사람이 보자보자하니까 보자기로 보이나."
"뭐?"
"나는 여기, 그쪽 옆에 서있는 도경수씨 짐 들어준다고 온 거거든?"
"그럼 왜 문을,"
"아, 사람 말하는데 끊지 좀 말라고. 억울해서 나도 내 할 말은 다 해야할거 아니냐고."
내 말에 오세훈은 나를 노려보며 팔짱을 끼더니 삐딱하게 서서 나를 내려다봤다.
어디 한 번 무슨 말이라도 짓껄여 보라는 눈빛으로.
"아, 진짜 어이가 없네. 문은 경수씨가 열어줘서 잡은 거였거든??
그리고 내가 사생팬이라고?
내가 사생팬이라는 증거있어? 어? 증거있냐고."
"그거야,"
"아, 진짜 사람 말하는데 끊지 말라고. 내가 진짜 한국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팬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팬질할 덕심도 떨어지려 하네. 여기 마을 사람 다 붙잡고 내 얼굴 보여줘봐.
모든 사람이 다 나 알아. 여기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니까.
그런데 사생팬이라고?? 와, 이거 진짜 억울해서 어쩌지?
이 억울함을 어떻게 풀지?? 내가 대학원 다니는거 증명하면 사생팬 아니라고 믿을래? 어?
그럼 나한테 진심으로 사과할거야? 어? 사과할거냐고."
"어. 그럼 내가 머리 숙여 사과할게."
오세훈의 말을 끝으로 나는 후드집업 안에 넣어놓았던 지갑을 꺼내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원의 학생증을 꺼내보였다.
그렇게 한참동안 학생증을 바라보다 내 얼굴을 바라본 오세훈의 얼굴에
일순간 당황한 기색이 보였지만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간다.
"이거 조작한 것 아냐?"
아나, 이 새끼가 진짜.
"못 믿겠으면 지금 당장 나랑 같이 대학원에 가보던가.
아니면 네가 직접 가서 확인해보던가.
여기 ㅇㅇㅇ라는 학생 있냐고. 독어 못하면 그냥 내 이름 말해."
내 대답에 당황한 것인지 오세훈은 학생증에서 멀어져 나를 내려다봤고,
옆에 서서 이 모든 얘기를 듣고 있던 경수오빠는 오세훈의 팔을 살짝 치고는
내게 다가와 미안함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억울함에 배배 꼬였던 마음이 일순간 풀어진다.
"아, 정말 미안해요. 놀랐죠? 세훈이가 이런 문제에 되게 민감해서.."
"형!!!"
경수오빠의 말에 오세훈은 목소리를 높였고, 경수오빠는 뒤로 돌아
오세훈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너 지금 내 친구한테 실수한거야, 오세훈.
이건 네 잘못 맞아. 사람 말 듣지도 않고 그렇게 오해해서 몰아세우면 어떻게 해."
"형!! 친구라뇨!!! 여기 형 아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는데!!"
"오늘 만난 친구야. 그리고 얘 도움 없었으면 우리 오늘 저녁 밥 못 먹었어. 알아?"
"...."
"무거운 짐까지 들어준게 고마워서, 가볍게 먹을만한 간식이라도 대접하려 했는데."
"....."
"그러니까 사과해, 너. 형 손님한테 실례한거야."
"아...진짜..."
오세훈은 경수오빠의 말에 억울한 것인지 입술을 앙, 다물고는
고개를 돌려 계단 아래에 서있는 김준면을 쳐다봤다.
저런 모습 보니 괜히 미안해지네...그런데 사실 뭐.. 나도 잘한건 없네, 없어.
"아까 반말한건 죄송해요."
내 말에 세 사람이 시선이 동시에 내게로 꽂혔다.
"막말한 것도 죄송하구요.
순간 제가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으로 비춰졌다는 것에 화가나서 말도 막 한 것 같아요.
오해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는 것은 미처 생각못했어요."
"..."
"죄송합니다."
허리를 숙여 오세훈에게 사과를 했다.
그래, 아까는 화가난 나머지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방금 전 상황은 어떤 멤버가 봐도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다.
오세훈뿐만이 아니라.
"오세훈. 경수 친구분이 먼저 사과하시잖아."
나의 사과로 인한 일순간의 정적을 뚫고 김준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고개를 돌려 계단 아래에 서서 지금의 상황을 쳐다보고 있는 김준면의 얼굴을 바라보니
평온하고, 고요한 바다가 보이는 것 같았다.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는다.
김준면의 말에 오세훈은 '아..'하고 낮게 탄식을 내뱉고는 고개를 돌려
뚱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며 '저도 죄송해요.'한다.
이것 봐라.. 아직도 나 사생팬 아니란 거 못믿는구만??
뭐, 못 믿을만도 하지.
"월요일 오후 3시. 공원으로 나와요."
내 말에 당황한 두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못 믿겠잖아. 그러니까 내일가서 같이 확인해 보자고.
그리고 그 시간대가 사람이 제일 적어요. 눈에 띄면 안되는 것 아닌가?"
"...."
"못 믿겠으면 경수오빠도 데리고 오든가. 아니면 저기 서 계시는
김준면씨를 데리고 오든가."
씩 웃으며 옆에 서있던 경수오빠를 가리키다가
아래에 서서 여전히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김준면을 가리키니
경수의 굳은 표정이 풀리고, 김준면도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띈다.
오세훈은 여전히 반신반의한 표정이지만.
아니라는 대답 안하는 것 보니, 나오긴 나올건가봐?
그렇게 상황이 정리된 것인지 경수오빠는 자연스레 내게 들어가자고 말했고,
나는 그 말에 잠시 망설이다,
김준면까지 들어가자고 말해주었기에 용기를 내어
여전히 나를 의심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오세훈을 무시하며 현관문 안으로 막 한 쪽 발을 딛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가 평화가 찾아오는 줄 알았지만,
"어??"
폭풍은 끝나지 않았다.
"경수야, 세훈아."
"그 여자분은 누구셔?"
**
짠!!! 독자님들 제가 왔어요!!
저 되게 부지런하게 쓰고있죠???
그렇다구요?? 아니라구요?? 아니면... 더 열심히 쓸게요..ㅠ
아참, 오늘 드디어 전편에 등장하기로 했던 다른 오빠가 등장했어요!!
무려 두 사람!!!!! 준면오빠랑, 세훈오빠가 등장했네요!!
근데 우리 까칠한 세훈오빠 못지 않게 여주도 한 성격하네요..어쩌면 더할지도...(먼산)
그래도 여러분은 세훈오빠 마음도 이해하고, 여주 마음도 이해하실 수 있죠??
여주 너무 미워하지마요... 애가 솔직해서 그런거에요.. 이쁘게 봐주세요..(엄마마음..)
오늘은 세훈오빠의 대사가 많았지만, 다음편에는 준면오빠도 말 많이 할거에요!!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한 오빠는 누구일까요?? 알아맞혀보세요!ㅎㅎ
그럼 암호닉 신청해주신 독자님들 나갑니다!!
[옹꿀탱/혱구리/밍쏘기/토드/사과잼/웬디/알찬열매/밤이죠아/꺄링]님!
감사해요~ 다른 독자님들도 항상 감사해요!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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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승 충격 근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