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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이 주일 째 되던 날 내 정부를 들켰다.
  

  그것은 의지적인 발악이었으며 동시에 감추려 한 썩은 사과였다. 아버지는 노발대발했고 다짜고짜 내 따귀를 때렸다. 나는 평소처럼 엎드려 빌붙을까 생각했지만, 변백현이 있다. 그것은 내게 저열한 자존심과 악랄한 근자감, 혹은 우월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는 변백현이 있는 곳을 힐끔거렸다. 바짝 긴장한 몸체와는 달리 흐리멍덩하기 짝이 없는 눈으로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나였을까? 그가 힘 없이 웃는다.  

   

나는 그것에 무모한 용기를 힘업는다.
  

시비를 일삼아 비아냥 거릴 방랑할 때처럼 양 손의 주먹에 힘을 주었다. 주저하던 눈도 부릅떴다. 흡사 치켜뜨는 모양새에 아버지는 실소를 터트렸다. 나는 이제껏 해왔던 행동들과는 전혀 다른 태도로 아버지를 상대했다.-이것은 어렷 적 엉엉 우는 일곱 어린애는 이미 증발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에 당신은 당황했다.   

   

확신한다.  

   

   19  

   

"쟤는 변백현이에요."  

"도경수."  

"맞아요, 나는 도경수에요."  

   

그러나 이것은 그냥 허물일 뿐이죠. 혹 내가 강경수가 되었을 지 어떻게 알겠어요, 아버지의 그 소중한 사람들은.   

   

나는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을 썼다. 아버지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 그것이 꼴사납고 우스워서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미쳤지, 돌았지, 정신병자 도경수. 속으론 두려움에 읊조린 것을 삼켜대면서 애써 태연한 척 했다. 나는 그제서야 우위의 방향을 알았다. 아버지가 아니다.
  

그것은 실로 너를 향한 것이었다.  

   

   20  

   

나의 강경한 태도에 결국 아버지도 허락했다. 그렇지만 평생은 안 된다. 그건 너도 알거다. 아버지가 습관처럼 담배를 입에 물며 부연 연기와 함께 말을 뱉어냈다. 나는 잠자코 있다 대답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아버지는 짧게 신음하며 고민했다. 이마에 잡힌 주름살이 여느 때 보다 더 짙어보였다. 드세보이던 덩치가 어느새 가여운 늙은이로 전락한다.   

   

나는 순식간에 황제가 됨을 느껴 쾌제를 불렀다. 나의 말에 고민을 응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틀린 게 없었다.  

   

"일 년."  

"그건 안 돼. 얘 집도 없단 말이에요."  

"도경수 나는 너와 거래하는 게 아니야. 건방지게 굴지 말거라."  

"하지만 아버지, 저 애가 어떻게 자립할 수 있겠어요."
  

나의 요동치는 눈이 마치 바다의 파동과 같았다. 책에서 본 토네이도 서 너개에 휩싸인 바다. 그것은 이미 바다라 불리지 못 할 정도로 뭉개진 형체. 나는 동정의 눈으로 변백현을 측은하게 바라보려 애썼다.  

   

"스무 살 까지 같이 지내요."  

"도경수!"  

"아버지!"  

   

아버지의 거무죽죽한 늙은 입술에서 쏟아지는 악질를 가로챘다.
  

"뭐든 할게요."  

"… …."  

"제발,"  

   

내가 어머니를 내놓으라 울부짖던 때를 마지막으로 이토록 간절했던 적이 있었던가.  

낙담했던 설움, 온갖 것이 폭발했다.  

-  

이젠 아버지에 맞서는 도경수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기다렸어요 작가님 ㅠㅠ 오늘도 너무 좋아요 경수야 더 싸워... (못된 수니)
10년 전
대표 사진
achoo
ㅠㅠㅠㅠㅠㅜㅠ경수매력쟁이에요ㅠㅠㅠ 백현으로 인해 우월감에 도취된☆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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