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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별
이건 그냥 평범한 이별 이야기야.
누구나 다 하는 그런.
소녀는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어. 끝까지 자신을 ' 줄리엣 ' 이라고 소개했어. 그건 영어 이름이었지 소녀의 본명은 아니었어. 그래서 재현은 소녀를 ' 줄 ' 이라고 불렀어. 소녀는 그 이름을 좋아했거든.※※※
소녀는 텐션이 저만치 올라가도 금방 떨어지곤 했어. 그래서 그 텐션을 바로바로 써야 했어. 최대한 많이. 소녀의 가치관은 그래." 지금 행복하면 끝나기 전에 충분히 즐겨야
해. "
물론 재현은 그런 소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 해맑은 소녀는 어리둥절한 재현의 표정을 보고 깔깔 웃기만 했어. 그의 팔을 잡아끌고 같이 ' 밤의 춤 ' 을 췄어. 모험을 떠나는 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춤이었지. 행복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비관적인 소녀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어. 그는 끝이 있는 시작은 하지 않거든. 그럼에도 재현이 소녀의 말을 따를 수 있었던 이유. 소녀를 좋아해서. 형태 없는 감정은 모든 걸 수용할 수 있게 했어. 그들은 계속 앞으로 향하고 있었어. 모험 도중에 만난 그들은 사랑을 했고 함께 하기 시작했어.※※※
재현은 몰랐어.
자신이 수용한 모든 것들이 이렇게 지치게 할
줄은
재현도 소녀도 아무도 몰랐어.
소녀는 재현을 배려한 적이 없어. 뭐든 발이 가는 대로만 행동하던 소녀가 배려하는 방법은 몰랐거든. 뭐든 갑작스럽게 하려고 하면 맘대로 안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소녀도 어쩔 수 없었어. 그를 배려하고 싶었지만 해본 적이 없거든. 그래도 재현은 소녀를 다 받아내었어. 소녀가 이름을 알려주지 않아도 뭐 어때. 애칭이 있는데. 소녀가 알 수 없는 어려운 말을 해도 뭐 어때. 자신을 보며 웃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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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재현은 알아갔어. 소녀의 말을 반쯤은 이해하게 된 거야. 끝이 없는 시작이라는 건 없었어. 모든 일에 중간은 없던 거야. 재현만 모르던 사실은 하나 더 있었어. 재현은 그때도 지금도 소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어. 소녀가 재현을 배려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듯이 말이야. 그래서 서로가 그저 즐거움이 될 수밖에 없던 거야. 용기가 부족한 게 아니라 만들려고 하지도 않은 거였어.진심이라고 속삭였지만 모든 게 다 가짜였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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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으로 떨어진 건 나무판자야. 허리를 숙이고 손으로 털어내자 글씨가 보여. 재현이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던 손글씨야. 너무나도 익숙하게 ' 이별 ' 이라고 써진 작은 나무판자. " 이별.. " 입안에 자연스레 맴도는 단어. 바로 알 수 있었어." 줄. "
소녀가 가장 증오하던 그리고 외면해오던 이름. 헤어지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어. 소녀의 이름은 ' 이 별 ' 이었어. 이 글은 엄청 가볍게 쓴 단편? 글..이라고 할 수 있나? 하여튼 짧은 글입니다! 그냥 갑자기 이런 내용의 소재가? 스쳐 지나갔어요 ㅎㅎ.... 일단 청춘어불은 너무 늦어져서 죄송해요.. 거의 다 써가니까 금방 올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