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apped prince 02
w. Cascade
1513년, 조선
봄바람이 루한과 백현의 옷깃에 스치운다. 그 두 사람 위로 꽃비가 흩날린다. 얼마만의 평화인지 모른다. 근 3년간, 이들은 배신,불안,분노,슬픔에 휩싸여 지냈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간지도 모른다. 조선이라는 작은 나라에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났고,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져만 갔다. 이 와중에, 중앙 정부 안에서는 권력을 쥐기 위한 다툼만이 커져가고 있었다. 지금도, 한양 어딘가에서 핏빛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루한의 집안 또한, 권력 다툼의 한 축에 끼어있었다. 루한의 아버지는 비변사의 설립에 큰 역할을 했고, 이는 곧 무신들의 권력을 크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이는, 기존 문신들의 세력을 약화하게되어, 이들간의 갈등이 커지게 되었다.
루한은 권력에 눈이 멀어 닥치는 대로 정치를 자신의 권력 확립의 용도로 남용하는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젠간 이 모든 일들에 대한 벌을 받게 될 것이라 루한은 항상 생각했고, 이러한 반감은 루한이 집안의 기대에 엇나가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데 일조를 했다.
"백현아, 오늘따라 날씨도 좋고 기분이 평안하구나."
"저도 그렇습니다. 꽃이 흩날리는 것이 꼭 예전에 근처 도울산에 루한님과 등반하였던 시절을 떠오르게합니다."
"그 때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구나."
"루한님...왜 다시 붓, 칼을 집지 아니하십니까."
"지금 이 시대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듯 싶구나. 그저 나는 여기서 아버지가 행해온 악행들을 반성하며 이를 해결하고자 할 뿐이다."
백현이 갑자기 표정을 굳혔다. 또, 시작되려는 것인가.
"통상등지.... 아직 갖고 계신겁니까?"
루한은 백현을 바라보다가 쓰윽 미소를 지었다. 통상등지란, 예전 백현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백현에게 전해준 문서이다. 그 안에는 조선 시대 100대 악에 대한 설명, 그리고 언젠가 나타나 조선을 구렁텅이에서 구해 줄 '천인'의 등장을 예견하고 있었다.
"루한님께서 신경쓰실 일이 아닙니다. 그저, 열심히 공부하시어 정계에 나갈 생각을 하십시오. 그 통상등지는 제가 다시 보관하겠습니다."
"아니다. 이 집안의 장남으로서, 가장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다. 그리고 조선이 이 사단까지 나게 된 이유도 바로 나같은 사람들 때문이다. 내가 바로 잡아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 '천인'이라는 사람을 기다리고 계십니까? 어느덧 7년입니다.."
"꿈에서 어렴풋이 본 듯 하다. 하얀 얼굴에 오동통한 볼살을 갖고 있던 소녀였다."
"소녀요?"
"내 기억이 맞다면 그렇다. 가느다란 눈매에 웃을 때에는 양 입이 벌어지며 활짝 웃는..그런 소녀다."
2013년, 대한민국
"졸려. 야 커피좀 가져와봐."
"김민석, 넌 내가 니 커피셔틀로 보이지? 내가 아주 만만이지?"
"그렇다면 어쩔래."
민석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종대를 장난스럽게 노려본다.
"내가 너 오늘 그 날만 아니었어도 한 대 쳤어 김민석."
"꺼져 새꺄. 가서 바닐라 라떼로 샷 추가해서 대령해."
종대가 툴툴대며 교실 밖을 나선다. 오늘이 벌써 그 날이던가. 민석은 두 눈을 감는다. 오늘이, 부모님 기일이었구나. 갑자기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그래서 요새 꿈자리가 뒤숭숭하니 안 좋았던거구나.' 민석은 교실 뒷문으로 투벅투벅 걸어나왔다. 핸드폰을 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010 **** ****
아버지 번호다. 차마 해지하지 못했다. 부모님이 보고싶을 때면 이 번호로 전화해서 혼잣말을 하곤한다.
[따르릉,따르릉.....................................................................................................................................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갑니다.]
조용히 민석은 말을 시작한다.
"아버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이제서야 전화드리는 아들을 용서하세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졸업까지 이제 2년 남았고, 돈도 착실하게 벌어 저금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혹시 살......"
"거기 누구있는가."
수화기 너머 굵은 남자소리에 민석은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다시 주워 가만히 귀를 갖다댔다.
"아버지...?"
"거기 누구있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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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ascade입니다. 매번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scrapped prince(스크랩드 프린스)는 '납치된 왕자'라는 뜻을 가진 제목입니다. 소설 초기에 여러 복선을 깔고자 노력했는데, 부족한 실력인지라 허술한 부분도 많고 어렵네요. 계속해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본 소설은 루민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며, 나머지 멤버들의 활약도 기대해주세요. 주 배경은 조선시대가 될 것 같고, 비변사와 관련된 사건들을 중심으로 루한과 민석의 활약상이 돋보일 예정입니다. 역사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격려 많이 해주세요. 스토리에 따라 바뀔 BGM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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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