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랑도 말 놓을까?"
미친 세상에. 글로만 보던 심쿵이 이런 건가 싶었다.
* * *
"..."
"..."
갑작스러운 김종인의 말에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은 하얘졌고, 나는 당황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덕분인지 나와 김종인 사이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었으며 서로 투닥거리다 지쳤는지 터덜터덜 우리에게 걸어온
오세훈과 변백현은 이게 무슨 상황이냐며 의아해했다.
"뭐야, 둘이 분위기 왜 이래?"
"김종인 말실수했냐? 막내랑 너랑 표정 뭐야 뭐야"
"뭐래. 별거 아니야 둘이 싸우던 건 다 싸웠고?"
김종인은 둘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고, 나는 괜스레 무안해졌다. 괜히 내가 거절한 걸로 오해하면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좋다고 얘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 변백현이 먼저 말을 꺼내 대화 주제를 바꿔버렸다.
"그래서 너희 둘 뭐 보고 온 거라도 있어?"
"아니.. 형 그게 있잖아여 우리 길 끝까지 가보지도 못했어"
"맞아. 진짜 무섭고 소름 끼쳤어"
아, 그래서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있던 거구나.. 얼마나 무서운 곳이었으면 건장한 남자 두 명이서 그 길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돌아왔을까?
우리가 간 길은 꽃내음과 밝은 빛들로 가득했는데, 저 둘이 간 길은 마냥 어둡기만 하고 소름 돋는 곳이었나 보다.
"뭐? 이상하네… 우리가 갔던 길은 완전 꽃밭이었는데 그치 막내야"
"응, 완전 이뻤어!"
"막내가 얼마나 방방 뛰어다니던지 귀여워서 죽을뻔했다"
"아 좀!!"
"막내 실망이야.. 저런 병ㅅ.. 아니 이상한 형이랑 놀지 말라니까?"
너랑도 놀면 안 될 거 같아.. 아마 셋 중에서 제일 멀쩡한 사람은 김종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격하게 드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낯선 세계에 툭 하고 떨어져서 만난 사람들이지만, 이 사람들이 있어서 두려움은 가라앉는 거 같았다.
그때 김종인이 한참을 고민 한 뒤 우리에게 제안을 했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다는 우리가 갔던 길로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어? 지금 그 길을 다시 가자고?"
"그래, 여기서 가만히 앉아만 있는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 아니야."
"어..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번엔 4명이서 같이 가요!! 그럼 덜 무서울 테고.."
"뭐야- 막내가 좋다면 나도 콜"
나의 반응에 김종인은 기분 좋은 웃음을 띠며 나를 쳐다봤다. 다시금 서먹함이 풀린 거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김종인의 의견대로 또다시 안개가 자욱했던 그길로 돌아왔고, 소름 돋는다던 그길로 발을 디뎠다.
막상 눈앞에 어둠이 있으니 두려웠다. 무서웠고, 겁이 났다. 그런 나를 오세훈이 슥- 쳐다보더니 말을 건넸다.
"막내야 무서워? 돌아갈까?"
"…아니에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가도 똑같을 거고.. 그냥 가요!"
"그래, 무서우면 뒤에 말해. 뒤에 꼭 붙어서 다니고"
저 말을 끝으로 우리는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
.
.
근데 뭔가 이상하다. 저 둘은 끝까지 가지도 못하고 돌아왔다고 하는데, 이 길은 아까 나와 변백현이 다녀온 길 같았고,
변백현의 표정을 보아하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거 같았다.
"야 잠시만 여기 아까 나랑 막내랑 갔던 길이랑 똑같은데? 길 잘못 들어온거 아니야?"
"맞아, 똑같은데.."
"아니야 우리 아까랑 똑같은 길로 들어왔는데.."
오세훈과 김종인도 당황한듯싶었다. 길도 올바르게 들어온 게 맞았다 나와 변백현이 간 길은 이 방향이 아니었으니까.
그럼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결국 또 걷기 시작했다.
이 세계는 강제 헬스장이야 아주, 밥도 없고 걷기만 하고.. 졸리고 피곤하다. 두 시간은 더 걸은 거 같은데 왜 끝이 없는 거야
슬슬 날도 저물어 가는 거 같았다. 오지도 않을 거 같은 밤이 다가오고 있었고,
우리는 서로 지쳐가고 있었다. 소소하게 이어지던 대화들도 단절되었고 걷기를 반복. 그 무엇도 하지 않았다.
이런 예쁘고 밝은 길에도 밤은 오는 것일까?
우리가 점점 지쳐갈 때쯤,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밤도 오는 것 같은데 이 근처에서 대충 자고 가면 안 돼?"
"콜"
오세훈이 결국 못 참겠는지 쉬자고 제안했다.
아무도 거절할 수 없었다. 힘들어 죽겠으니까.
오세훈은 대충 주위를 둘러보더니 잠을 잘만 한 공간을 찾았고, 꽃밭이라 그런지 나름 아늑하고 편히 잘만 했다.
오세훈과 변백현 그리고 김종인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누워 버렸다.
미친.. 난 어디 누우라고.. 내가 우물쭈물 대자, 눈치 보는 걸 알아챘는지 김종인은 내 손을 잡아끌었다.
"막내는 내 옆에서 자자."
"네?"
"두 번이나 거절당할 순 없지"
아니 저기요? 아까는 정말 거절한 게 아니었다고!
너무 억울했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김종인이 또 서운해할까 봐 일단 옆에 눕기로 했다.
“이번엔 말 잘 듣네?”
김종인이 흐뭇하게 쳐다보며 자신의 외투를 벗어 내 위에 덮어줬다.
“미친, 막내야 실망이다. 오빠랑 안 자고”
“야 막내, 너 나랑 제일 친하다며 이러기냐?”
나랑 김종인 모습을 본 오세훈과 변백현은 한참을 투정 부리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금방 잠들어버렸다.
진짜 피곤하긴 했나 보다. 하긴, 우리가 얼마나 걸었는데. 안 피곤할 수가 없지.
“잘 자, 막내야”
김종인도 나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한 후 곧 잠에 들었다.
곧, 우리 주위에는 색색대는 숨소리만 남았고 매우 고요해졌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오늘 처음 만난 남자들이랑 친해지고, 잠도 자고.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친화력이 강한 사람이었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잠을 자려 해도 잠이 오질 않았다.
주변의 꽃들은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빛을 발하며 예쁘게 피어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다 죽은 꽃 같아 보였다.
밤이 와서 그런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꽃들은 나에게 공포감을 주었다. 그 공포감에 나는 계속해서 뒤척였고
아까 오세훈이랑 김종인이 왜 무서운 길이라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미친 꽃이 왜 저렇게 무섭게 생긴 거야? 꽃밭은 무슨 존나 무섭다.
"막내야 안자?"
내가 뒤척이는 소리에 김종인이 깬 건지, 아님 그전부터 깨어 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김종인이 몸을 내 쪽으로 돌리더니 잠긴 목소리로 물어왔다.
"네.. 안 자요"
"왜 안자? 무서워?"
"아니에요 하나도 안 무서워요!"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 솔직히 어린 애도 아닌데, 무섭다고 하기 창피한 걸 어떡해.
"그래? 난 또 막내가 무서워서 잠 못자는 줄 알았네."
"..."
다시금 정적이 찾아왔다. 그러자 잠시 후,
"근데 막내야 아까 나랑 말 놓기 싫었어?"
갑자기 김종인이 아까 얘기를 꺼냈다. 진짜 서운했나 보다.
"아 그거 아니에요 진짜! 오빠가 오해한 거예요."
미친, 오빠래. 순간 나도 모르게 오빠 소리가 나왔다. 나도 말해놓고 너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놀란건 김종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잠시 또 정적이 왔다가 김종인이 낮게 웃으면서 말했다.
"막내야, 지금 나보고 오빠라고 한 거지? 맞지?"
"아씨.. 아 몰라요"
나도 모르게 너무 부끄러워서 뒤로 돌아버렸다.
하지만 김종인이 내 팔을 잡고 다시 날 자신 쪽으로 보게 만들었다.
"왜 부끄러워?"'
"..하나도 안 부끄러워요! 빨리 다시 자요."
안 부끄럽다고?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정말 부끄러웠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아까랑은 차원이 달랐다.
나는 너무 떨려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때, 갑자기 김종인이 누운 채로 나를 품에 안았고, 나는 깜짝 놀라 손을 떼고 김종인을 쳐다봤다.
"아니 ..잠깐ㅁ.."
김종인이 날 안은 채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우리 막내 무서우니까 오빠한테 안겨서 자자"
"그리고 다시 물어볼게, 나랑도 말 놓을까?"
♡내님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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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님들 내가 미아내여.. 번거롭게 두 번씩이나 브금을 바꾸다니! 읽느라 수고하셨어요♡
오늘은 브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다음 회에는 더 어울리는 브금 찾아서 가져올게요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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