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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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탐탐, 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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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전에만 나오라는 거야? 오후에도 나올 수 있다니까."
"인건비가 비싸서 그래. 나도 바리스타 강의 하는 거 다 끝났고, 시간도 널널한데 놀고 있으면 뭐하겠냐."
"......성열이때문에 이러는 거면 안 그래도 돼."
"성열이때문아니야. 안그래도 한 타임만 하게 바꿔주려고 했어."
카페에 들어가자, 우현과 명수가 티격태격대고 있다.
어떻게든 명수가 카페에 덜 오게 하려는 우현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어서오세요."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내가 들어오자 명수와 우현이 나에게 인사를 했다.
"오늘도 카페모카죠?"
"아, 네."
명수가 커피를 만들러 안으로 들어가자, 우현이 명수를 따라 들어갔다. 아무래도 계속 설득에 실패하는 모양이었다.
"한 타임만 나오라니까. 어? 제발 내 말 좀 들어라."
"....형은 너무 거짓말을 못 해."
내가 보기에도 우현의 거짓말은 너무 어색했다.
'이제 어떻게 하죠?'
우현에게 카톡이 왔다.
'제가 생각한 방법이 있어요.'
우현에게 카톡을 보내자마자, 명수가 나왔다.
"왜 안 앉아계셨어요? 제가.... 진동벨을 안 드렸나?"
명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뇨. 여기 받았어요."
내가 진동벨을 보여주자 명수가 안도하는 표정을 잠깐 지었다가 다시 날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쳤지만, 오늘은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막혀버린 느낌이었다.
뭔가 묘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뭐,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세요?"
"오늘, 저녁에 시간 되세요?"
나의 갑작스런 질문에, 명수가 당황했다.
"시간은 되지만..."
"아까 들어보니까 이제 오전에만 나오시는 거 아니에요?"
"아, 어...."
"....... 시간 되시면, 우리 놀러가요."
내가 너무 세게 치고 나갔나....?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정공법이었다. 명수가 나에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내가 다가가는 것.
성규가, 나에게 했던 것 처럼.
"....설마, 거절하실 거에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아니요. 그건 아닌데..."
"그럼, 오늘 저녁에 봬요."
명수의 옆에 있던 우현이 나에게 찡긋, 해 보였다.
나는 자리에 다시 앉았다. 잠시후 우현이 나에게 커피를 가져왔다.
"카페모카 나왔습니다. 진동벨 주세요."
우현에게 진동벨을 건넸다.
"많은 도움을 주시니까, 직접 서빙해 드린거에요."
우현이 명수에게로 돌아가려는데, 그때 성열이 도착했다.
"형. 나 왔어."
우현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하지만 명수의 표정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그렇지만... 미세하게 명수의 마음 속 혼란을 느낄 수 있었다.
"카푸치노 하나 부탁해."
"진동벨 여깄습니다. 울리면 찾으러 오시면 돼요."
명수는 무뚝뚝하게 반응했다.
그 때 성열이 명수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여기."
"......"
엽서였다. 푸르른 하늘과 바다의 사진이 그려져있는 엽서.
무언가 적혀있었지만, 내 쪽에서는 알아볼 수가 없었다.
"니 생각이 나서, 사왔어."
"......"
"파란 하늘이랑 바다 사진이 너무 예쁘더라고. 너 하늘색이면 뭐든 다 좋아하잖아."
"......"
성열이가 해맑게 웃으며 얘기했지만, 명수는 멀뚱히 성열이 건넨 엽서를 보고 있었다.
"거기서 바로 부치고 싶었는데, 내가 그렇게 할 만큼 너한테 잘하고 떠난 것 같진 않아서."
"......"
"내가 못 한거 알아. 그래도 난 매일 너한테 올거야.
보고 싶었던 니 얼굴도 보고, 보내주고 싶었던 선물들도 이렇게 건네줄거야."
"........"
"그러니까...... 나 너무 밀어내지는 마."
*
"그래서, 그 사람이랑 오늘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고?"
"응."
"적극적인 접근이라....."
"왜?"
성열이가 곧 카페를 떠나고, 나도 집에 성규가 오기로 했기 때문에 카페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6시쯤 카페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얘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냥, 재밌어서."
"응? 뭐가?"
"그 사람이 계속 널 바꾸고 있는 것 같아."
"응?"
"이번엔 니가 그 사람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런 노력이 오히려 널 바꾸고 있다구."
"...... 그런가?"
"내 방식을 한번 써볼 모양인데, 그거 생각보다 어렵다.
나는 내 성격에서 그런게 바로 나온거지만, 너는 그런게 아니잖아."
"......"
"한번 당해봐라, 이성종. 나 좀 잔다. 어제 시험공부한다고 밤을 샜더니 졸려 죽겠어..."
성규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나갈 준비를 벌써 다 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분명히 그 사람을 돕기 위해서 나가는 건데, 왜 내 가슴이 설레지?
*
집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오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비가 오자, 기분이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기분이 설레고 좋은거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카페에 들어가자 우현이 날 아주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우현씨, 명수씨는요?"
"명수랑 만나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네? 6시에 카페로 돌아오겠다고 얘기하고 갔는데...."
우현이 곤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갔어요."
"........네?"
"한시간 전 쯤, 급히 나갔어요. 그래서 난 성종씨 만나러 간줄 알았는데..."
그래, 한번만에 내 제안에 응할리가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이렇게 되고 나니까 너무 허탈했다.
내가 명수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우현의 말을, 내가 너무도 쉽게 믿어버린 걸까?
"차라도.... 한잔 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약속 펑크내고 그런 놈은 아닌데. 아마도 큰 일이..."
"...........저, 갈게요. 내일... 다시 올게요."
너무도 허탈해서, 온 몸이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겨우 옮겨 카페를 나서려는데, 누군가 급히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헉...헉... 아직, 안 가셨네요. 하... 다행.. 이다."
급하게 뛰어왔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비도 그대로 다 맞았는지 온 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바로 명수였다.
"김명수! 어떻게된거야?"
"아...어... 약속... 했으니까. 돌아와야지. 하아..... 죄송해요. 시간 맞춘다고 뛰어 왔는데. 안 늦었죠?"
"............"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와의 약속을 위해 비를 다 맞고 뛰어온 명수의 모습에,
정말로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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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