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누난가…. 아직 숙소 배정받고 있을텐데. "
런던올림픽 때문에 런던에 와서 올림픽 기간동안 머물 숙소를 감독님께 듣고 숙소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저 멀리서 누가 내 옆방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정은누나인가 … 하고 봤는데 머리도 여자치곤 짧고 키도 멀대같이 커서
아니네 - 하고 말았다. 음…… 근데 저남자 익숙한데. 아 생각했다.4년전.. 에이,설마 기성용일이라 없지 ….
그냥 잘못본거라 생각하고 숙소쪽으로 걸어가는데 흐릿했던 사람의 인영이 뚜렷히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다. 진짜 기성용이다.
" 어……. 너 기성용이지 ? 너가 왜…."
" 응, 그럼 내가 기성용이지 , 누가 기성용이야.내 숙소 여기야 ."
"야,너 여기 왜있어 ? "
" 나도 런던올림픽 나가잖아, 왜. 내가 설마 이용대 선수 기다리기라도 했을까봐요 ? "
" 아씨 이자식이, 4년만에 만나놓고선 또 분위기 썰렁하게 하네. "
가끔 기성용의 멍뭉이같던 눈웃음이 문득 그리워지는 날엔 , 아 진짜 가끔 , 한 한달에 한번 ? 인터넷으로 기성용의 기사를 보곤 했는데
이렇게 눈앞에 서있으니까 뭔가 반갑다. 재수없게 키는 좀 더 큰거같고, 남자다워 진거같고. 근데 난 왜이러니…….
이런 기분이 들기도 전에 예전과 변함없이 놀리는 녀석을 보고 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 아 왜요, 표정보니까 나 봐서 완전 반갑다는 표정인데. 근데 어째 더 못생겨진거 같네 "
" 인마! 너 나 이렇게 무시해도 음…. 그니까 … 훈남 소리 마,많이 들어 ! "
" 자기 입으로 말하면서 막 자기만족 하고 그러나 ? "
" 야 !!!!!! 오랜만에 만나놓고 진짜 너 이럴래 ? 내가 아량으로 너랑 상대 좀 해주려고 했더니 "
저 새끼는 진짜…. 내가 솔직히 못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화자찬 하고 다니진 않았는데.
기성용 앞에서는 자존심은 커녕 본전도 못찾는거 같아… . 괜히 울적해진 기분에 빨개진 얼굴을 부채질을 하며 고개를 숙이자
삐졌어요? 엄청 잘 삐지네 - 하며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실컷 비웃는 녀석이 보인다.
아 얜 4년전이나 지금이나 웃음소리가 웃음소리가 아니라 아주 소음이라니깐 , 얌마 그만웃어 ! 하고 등짝을 때리는데
이미 내성이라도 생긴건지 눈웃음만 샐샐 친다.
그 눈웃음 치지 말라니깐 ? 얄미워 죽겠네. 그 눈을 다리미로 확 펴줄까보다 !
" 야,너 눈웃음 좀 어떻게 해봐. 나는 여자가 아닌지라 니 눈웃음에 안 넘어가거든 ! "
" 감흥 없단 사람이 왜 얼굴은 빨개지고 그래 "
내,내가 무슨 얼굴이 빨개졌다고 그래… . 녀석은 진짜 나보다 한수위이다.
이 나쁜자식의 행동 말투 하나하나에 내가 조종되는 기분이다.
괜히 녀석의 말에 모든 열이 얼굴에 가는 것같아 차가운 손을 얼굴에 대고 이상한놈… . 하고 조용히 궁시렁 거리는데
청각이 매우 뛰어난 기성용은 그말을 듣고 아까보다 더 큰소리로 웃음이 터졌다.
" 조용히해 ! 여기 옆에 다른 선수들도 있는데 ! 미쳤어 이게, 너 무슨 대담병 걸렸냐 ? "
"푸핫, 대담병은 또 뭐야 , 이상한 병 자꾸 지어내고 있어, 차라리 논문을 하나 발표해라 "
" 아 진짜 더럽게 ! 물은 왜 뱉어 "
녀석은 대담병이라는 얘기에 막 방금 입에 넣은 따끈따끈한 물을 뱉고 몸까지 떨며 웃기시작했다.
어…엄마. 얘 무서워, 왜이러니 - 진짜 정신에 이상있는 사람처럼 미친듯이 웃어대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내가 한심해지는걸
느껴서 튄 물도 좀 닦을겸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갔다.
" 야, 너 어디가 "
는 개뿔… . 나는 오늘도 4년전과 같이 걸음이 빠른 녀석에 의해 현관문을 열려던 손은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다.
물론, 한 손이 자유로웠다면 뿌리치고 도망갔겠지만, 머리좋은 기성용으로 인해 두 손은 완전히 잡히고 말았다.
아 근데 왜 얼굴은 빨개지고 난리야 …… 뭐 잘못먹었니 용대야
" 수… 숙소 들어가려고 ! 인마, 너도 얼른 가서 쉬어 ! 나..나도 가서 좀 씻어야겠다, 하하
얘기 더 하고 싶었는데 물이 튀어서 안되겠네. 나 갈게, "
상큼하게 웃어주며 인사를 했는데도 왜 손을 안놔주는건데 !
좀 놔줘 …… . 내가 빌게 진짜 제발 !
" 고개 들어봐, 왜 갑자기 고개를 안들고 그래. "
"아니, 그냥 들기 싫어서 그런거야 , 하하. 진짜 좀 놔줄래 정말 피곤하거든 "
" 기다려. 나 때문에 물 튄거니까 내가 닦아줄게. 기다려, 들어가면 진짜 초인종 백만번 눌러버릴 거야 "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 휴지를 가지러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을 이용해 그냥 초인종 테러 당하고 말지 -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은근슬쩍 방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
축구선수라 그런지 순발력도 엄청 좋다. 들어가려고 하자마자 걸리는 바람에 내 계획은 fail… .
물 안닦아줘도 된다니깐, 난 지금 그것보다 왜 얼굴이 빨개지는지 좀 고민좀 해봐야겠다고 ! 왜 진짜 방해질인데 기성용.
" 내가 들어가지 말랬지, 진짜 초인종 테러 하려고 했어 "
" 됬다니깐 ? 내가 할게."
" 내가 해준다니까, 진짜 엄청 튕기네 ! 지금 나한테 화난거야 ? "
" 아니 그게 아니라 … "
" 거 참, 무슨 삐지기 대회 나가지 그래. 세계 일위하겠네 "
아니, 자기가 물어봐놓고 자기가 대답하는건 뭔데. 미안한 표정지으면서도 입은 아주 날 놀리는데 여념이 없다.
너야 말로 놀리기 대회 나가면 세계1위는 무슨 , 우주에서도 너가 1위일거야.
한참 짜증나서 퉁명스럽게 쳐다보는데 얜 얼굴을 닦아주는건지 그릇에 수세미질 하는건지 -
이러다가 얼굴 가죽 다 벗겨질거 같아서 손을 확 치우곤 소리쳤다.
" 야 ! 너 닦아준다면서 무슨 수세미 문지르냐 ? 아, 얼굴 아파죽겠네 "
" 미안 . 일부러 그런거 아닌데. 알았어, 옷 닦아줄게. 닦아줘도 짜증이야 "
얘 무슨 싸이코패슨가, 사람이 화내는걸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모양이다 -
아님 화내는법을 잊어먹은건가. 하여튼 멍청한건 확실하다. 또 특유의 눈웃음을 치며 옷을 세심하게 닦아주는데
또 그 모습이 평소와는 다르게 진지해서 멍 때리고 쳐다봤다. 너 진짜 어디서 나타난 생물체니 ,
한참 그렇게 보고 있는데 , 어… . 점점 더듬는다… . 뭐? 더듬어 ?
깜짝 놀라서 녀석의 손을 치우자 덩달아 녀석도 놀란건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본다
" 어… 엄마야. 너 어… 어딜 더듬어 "
" 또 뭔소리야, 이번엔 사람 성추행범 만드려고 ? "
" 니..니가 방금 막 몸 노..노골적으로 더듬었잖아 "
" 저기요, 지금 무슨 소리에요 . 볼게 어딨다고 "
볼게 어딨다고 - 이런 불건전한 말을 뱉으며 나를 놀리려는 심산인듯 노골적으로 몸을 흝어보는 녀석 때문에
잠잠해졌던 얼굴에 열이 돋기 시작했다. 그 눈… 눈깔을 확 찔러버릴까보다 !
" 벼… 변태야. 내가 닦아주랬지, 몸 더듬으라고 했어 ? 어..어쭈 빨리 그 눈 돌리시지 "
" 볼것도 없네, 됬다. "
한참 흝어보던 눈을 치우고는 나를 하찮은 쓰레기보듯 내려다 보던 녀석을 노려보다
짜증나서 변태새끼! - 하면서 등짝을 때려주고는 방에 들어왔다. 물론 화난걸 보여주기 위해 현관문을 쾅 닫았다.
아… 진짜 찌질하다.
내가 이렇게 찌질한 모습만 보여주니까 나 무시하는거지… . 그래 , 나 때문이지 뭐.!
*
"푸하하하하하핳하하하,아 진짜 귀엽다 "
이용대 바보… . 한참 나의 망가진 이미지를 자책하고 있었는데
내 방문앞에서 정말 듣기싫은 녀석의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저 자식은 비웃을거면 방 들어가서 비웃던가,
근데 방금 쟤 귀엽… 다고 하지 않았나. 미쳤네. 아주 한살 많은 형한테 못하는 말이없어.
근데 기성용의 말에 얼굴이 빨개지는 나도 진짜 미쳤나보다… .
오마이갓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심 이게 뭐지........ㅠㅠㅠㅠㅠㅠ
다음편은 용대나 성용 오빠 아픈걸로 쓰려고 했는데 ㅠㅠㅠㅠㅠ기다리신 분들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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