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정은누나한테 미안해 죽겠네, 왜 거기서 실수를 하냐 "
어제 기성용과의 실랑이 때문에 열이 받아서 이런건지,
아님 그놈 앞에만 있으면 얼굴이 빨개지는것에 대한 의문점을 찾기위해서 너무 힘을쓴건지, 결국 어젯밤 한숨도 자지 못하고 경기에 출전했다.
뭐, 결과는 안봐도 뻔하지. 완패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완전히 망했다…. 다 그자식 때문이야.
아니.솔직히 말하면 밤새 그놈 생각만한 내 잘못인건가…?
뭐 물론, 이 경기 진다고 8강에 가지못하는건 아니지만 4년동안 정은누나와 호흡 맞추면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감독님이 나에게 쓴소리를 하시는데도 정은누나가 괜찮아.다음 경기 잘하자 - 하며 넘어가니까 진짜 더 미안했다. 차라리 욕이라도 펑펑 해주지.
다 내 잘못으로 모든걸 망쳤다고 생각하니까 더 내가 한심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괜히 짜증나서 온몸으로 심통을 부리며 숙소로 올라가는데 내 앞에 보이는건 누가 먹다버린 음료수 캔이었다.
아…. 이런순간마저도 기성용이 떠오르는거니 이 빌어먹을 이용대야 .
어우 바보 머저리 ! - 혼자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해하고 있었는데, 누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살며시 들었다.
그럼 그렇지, 기성용이다. 너도 오늘 경기 끝났으면서 쉬지도 않냐 … 내 스토커도 아니고 무슨 맨날 내 방 문앞에 서있고 그래.
" 왜 자해를 하고 그래 . 멀리서 보면 좀 무서워 "
" 정말 정말 미안한데, 오늘은 진짜 니 장난 받아줄 기분아니야. 너도 오늘 경기했다고 들었는데, 쉬고 나중에 보자 "
괜히 녀석의 얼굴을 보면 이미 달아오르는 얼굴을 들켜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아 고개를 푹 숙이고 숙소 현관문을 열려고 하니
현관문 앞에 서서 나를 막고있다. 야…. 오늘은 진짜 장난할 기분 아니라니깐.
" 죄졌어 ? 무슨 죄인처럼 그렇게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고 그래. "
" 그래, 나 죄인이야. 진짜 "
정은누나랑 감독님, 부모님,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다 너무 죄송한데
특히 너한테 …. 아 나도 왜 너만보면 심장도 빨리 뛰는것 같고 그렇냐. 널 보면서 그런 생각해서 진짜 미안해 이 기성용아 .
" 아 고개좀 들어봐, 응 ? "
" 아, 왜 …. 푸흡 . 너 뭐야, 지금 뭐 하냐. "
" 너 진짜 잘했다니까. 이용대 선수 진짜 잘하셨어요 "
" 놀릴려면 진짜 가라, 나 진거 뻔히 알면서 "
"장난 아니라니까 ! 진짜 잘했어 ! "
녀석의 고개를 들어보라는 재촉섞인 말에, 고개를 들었더니 내 앞에 보이는건 온갓 멋있는척을 다하는 기성용이 아니라
멍뭉이처럼 눈웃음치며 엄지손가락을 들고 있는 기성용이었다. 순간 또 이모집 뽀삐가 떠올라서 큭큭되는데
자기가 한말을 장난으로 받아들인건지 알았나보다. 또 혼자 정색하면서 꼬라보는게 …. 솔직히 쬐끔 무섭긴 하다.
그래도 여기서 지면 안되지. 형으로서 기선제압이나 할까 등짝을 때려줬더니 아 ! 하며 소리친다.
아…? 평소에는 등짝 맞아도 별 얘기도 없더니 . 지금 앙탈부리냐.
……가 아니라 헐, 진짜 아파서 나는 신음이 들려서 황급히 고개를 들었더니 기성용은 볼 한쪽이 빨갛게 멍이들어 나를 원망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까는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진짜 심각할정도로 부어있었다.
헐 . 지금 내가 이렇게 만든거니. 나 이렇게 손 힘 안..안 쎈데 ?
" 야,너… 너… 이게 뭐야 ? 왜 그래 ? 좀 손 좀 치워봐. 도대체 뭘 했길래 이렇게 멍이 들었어 ? "
" 아, 별거 아니니깐 신경쓰지마. "
지금 니 얼굴은 마치 13:1로 싸웠다가 얻어터지고 온 사람 같은데 별거 아니라니…. 지금 넌 웃음이 나와 ?
" 야 ! 인마, 이게 무슨 별거 아니야. 얼굴 한쪽이 빨갛게 멍 들었네. 이거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 "
" 아, 스위스 선수가 팔꿈치로 얼굴 때렸어, 아 진짜 다시 열받네 ."
" 넌 힘도 쎈 애가 왜 맞고다니냐 ? 아, 진짜 찌질해 죽겠네 "
괜히 내가 더 화나서 뭐라고 해대니까 열받는 공룡마냥, 날뛰어댄다. 야. 그렇게 뛰면 숙소 무너져. 알았어, 너 맞은거아냐 -
대충 설렁설렁 인정해주니까 얼굴이 새빨개져서 내 어깨까지 잡고 흔들면서 극구 부인을 해댄다.
아 이자식아.알았다고 ! 어지러워 ! 그만좀 흔들어 ! 진짜 얘랑 있으면 5분이 5년같다 ….
" 찜질도 안했지 ? "
"아 괜찮다니… "
" 야, 뭘괜찮아 ! 너 이 상태로 두면 얼굴 호빵맨 된다 ! 그니까 내말 조용히 듣고 나 따라와 "
계속 씩씩대면서 심통맞게 말하는 녀석을 노려보고는 손목을 잡고 녀석의 방으로 들어왔다.
급히 얼음팩이랑 붕대를 찾아 소파로 가는데 녀석은 소파에 앉아 나를 진짜 끈.적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진짜 쟤 변탠가…
" 뭐,뭘 그렇게 쳐다봐. 너 진짜 변태냐? 눈좀 치워, 무슨 구경났어 ? "
" 지금 나 걱정되서 이렇게 손수 치료해주는거지 ? 아주 얼굴에 써져있구만.
몰랐는데 은근 적극적이네. "
" 이게 진짜 ! 너 내가 치료해줄 사람도 없는거 같아서 부…불쌍해서 치료해주려고 했는데 ! 이럴거면 그냥 가. "
" 아 , 알았어. 얼른 치료해줘 ."
아까 그렇게 노려보고 화낼땐 언제고, 또 치료해준다니까 실실 웃으면서 나를 쳐다본다. 얘 무슨 다중인격인가 …?
얼음찜질 하려고 가까이 얼굴을 댔는데 눈 안감고 그 끈적한 시선으로 날 쳐다보길래 눈 좀 감아 - 했더니 싫댄다. 어쭈 이게 진짜,
너가 날 그렇게 쳐다보면 내가 몸에 아무것도 안 걸친거 같단 말이야 … 진짜 민망하게.
" 눈 감으랬다 "
" 싫어 … ."
" 진짜 죽을래 ! "
이 가까운 거리에서 계속 웃으며 날 바라보는 녀석때문에 낯뜨거워서 눈 감으라고 아주 상냥히 말했는데도 안듣는 녀석때문에
나는 참았던 인내심이 폭팔했다. 감으랬지 - 일부로 두 눈알을 쑤실듯 억지로 눈을 감겨줬더니 이제야 눈을 감는 놈이다.
야 , 내가 너 때문에 성격 죽은거지, 나도 한성격 하거든 ….
눈을 뜰락말락 하는 녀석의 머리를 한대 쳐주니 이제야 완전히 말을 잘 듣는다. 니가 무슨 짐승이냐, 때려야 말을 듣게.
눈을 꼭 감고 있는 녀석을 제쳐주고 한참 볼에 내 모든 힘을 쏟을 기세로 찜질을 해주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 느낌이 이상해서 슬쩍 기성용 얼굴을 봤는데….
" 앜 ! 깜짝이야. 너… 너 언제부터 쳐다보고 있었어. 애 떨어지는줄 알았네 "
" 너 임신했어 ? "
" 아오 이게 ! 언제적 개그 하냐 ! "
언제부터인가 날 쳐다보는 기성용 때문에 깜짝 놀라서 말을 버벅대니까
자기도 민망했던건지, 얼굴이 빨개져서는 1980년대 개그를 하면서 쿨한척 하고있다. 아휴- 그놈의 쿨한척 진짜.
기성용이랑 유치하게 싸우다가 순간 정적이 흐르길래 무안해져서 큼. 하고 헛기침하고 다시 찜질을 하는데
슬그머니 눈을 뜨는 기성용이 보인다. 너 내가 눈뜨지 말랬지… 매섭게 노려보자 할말이 있다는 얼굴로 억울하다는듯이 쳐다보길래
어디 한번 해봐라 - 하고 쳐다보는데 이 자식 입에서 나오는 말이.
" 아 그 스위스 새끼, 때릴수 있었는데. 올림픽만 아니었음 확! 아오, 얄미워 "
란다. 욕좀 그만해라 진짜 ! 인터넷에서 일진이다 뭐다 얘기도 많은데 !
" 말 이쁘게 해! 새끼가 뭐냐, 새끼가 "
" 아 이용대 진짜 ! 아픈곳을 왜 또 눌러 ! "
" 아파 ?아파 ? 어휴 - 이게 진짜 "
얼굴은 남자답게 잘 생겨가지고 욕하는 입이 듣기싫어서 일부러 다친 부분을 꾹- 하고 눌러주니
진짜 아픈지 오만인상 다 찡그리면서 놔달라고 난리다.
너무…쎘나 ? 진짜 너무 꾹 누른거 같은데. 조금 미안해져서 미안하다고 하려고 하는데 역시 , 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아아아아, 아ㅏ야 조ㅁ 나바 "
" 뭐라고 ? 발음 다 뭉게지네. 이게 어딜 봐서 88년생이야 "
"이 이거 조ㅁ 푸ㄹ어바 "
내가 방심한 틈을 타 녀석은 나를 빨간마스크를 만드려고 작정했는지 내 볼을 있는힘껏 늘린다.
야 내 볼이 장난감이냐 ! 놓으라고 난리쳐도 안놔주길래 최후의 방법을 쓰기로 했다.
미안하긴한데…. 다 니 잘못이야. 미안. 그리고 있는 힘껏 다리를 찼다. 순간의 아픔에 말을 잇지 못하던
기성용은 낑낑거리며 다리를 붙잡고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친다. 야 ! 이러다가 무슨 민원 신고 들어와 !
" 이…이 자식이.기껏 치료해줬더니 . 나 갈거야, 이 배은망덕한 놈아 ! "
" 야 이용대 ! "
" 너 내가 분명히 반말 쓰지 말라했지 ? "
" 치료 안해줘 ? 응 ? "
" 다 했어 인마 ! 너 손있잖아. 너가 알아서 해! "
괜히 얼굴이 빨개져서 있는 힘껏 발을 쿵쿵거리며 현관문쪽으로 걸어가서 뒤를 돌아보자,
4년전과 같이 웃겨죽겠다는듯, 웃고 있는 기성용이 보였다. 에이씨, 쟨 웃겨죽겠다는데 난 왜 이렇게 설레지 .
"으하하, 알았어. 내일 경기 잘하고. 조심히가 "
" 바로 옆방인데 조심히 갈게 있냐 ! 너…넌 경기 잘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해 "
내 한마디에 아까보다 더 크게 웃으며 발까지 굴러댄다.
뭐가 그렇게 좋아. 진짜
" 웃지마 나쁜자식아 ! 이제 절대 진짜 보지말자 "
웃는 녀석을 뒤로하고 황급히 나와 내방으로 들어갔다.
여긴 방음도 안되나…… 녀석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뭐가 그렇게 웃겨. 나도 너처럼 그렇게 웃고싶다.
왜 저 얄미운 놈한테 설레냐고 - 이용대, 진짜 미쳤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아…근데 내가 다리 쎄게 찼는데. 그거 때문에 경기 제대로 못 뛰는거아냐 ……?
아 이용대 진짜 정말 미친놈…. 지금 이 순간에도 또 기성용 생각하고 있다. 아우, 내가 제대로 맛이 갔나보다.
아......이게뭔가요.....죄송해요 ㅠㅠ언니 오는바람에 빨리 써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재밌게 읽어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이제 첫만남 시리즈 한 3편 남은거 같네요. 다음편은 둘중 한명 아픈거로 갈게욬ㅋㅋㅋㅋㅋㅋ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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