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소가서 푹쉬고, 이제 경기는 다 끝났으니까 몸조리 잘하고 한국가자. 가서 쉬어 "
" 네. 저 들어갈게요, 정은누나 내일 뵈요 ! "
" 응 그래, 조심히 들어가 "
감독님 그리고 정은누나와 한국으로 입국한후의 일정을 상의하고 약 6시간후에 숙소로 들어갔다.
별 얘기 안한것 같은데 벌써 낮2시다. 아 ! 지금이면 축구하고 있을텐데…. 숙소로 들어가자마자 부리나케 축구를 틀었더니
우리나라와 가봉과의 경기가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우리나라 벌써 두골 넣었네.
기성용도 나갔으면 잘했을텐데… 가끔 한가할때면 축구를 챙겨보곤 했는데 뭔가 기성용이 없으니까 텅비는 느낌이다.
" 어, 지금 화면에 보이는 선수는 기성용 선수인데요."
" 하하, 선수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많이 아프다고 해서 국민여러분들이 많은 걱정 하셨을텐데 좀 회복을 한거 같아 다행이네요."
" 아픈몸을 이끌고 선수들 응원하러 왔나봅니다. 대단한 프로정신 이네요 "
기성용 - 이라는말에 티비를 봤을때, 기성용은 언제 경기장까지 간건지 감독님 옆에 앉아 선수들과 장난을 치는중이었다.
죽이랑 약은 다 먹었나보네. 아까보다 몸이 더 좋아진거 같아서 다행이다. 내가 더 뿌듯하네 !그나저나, 밥 먹자면서 약속을 제대로 안잡았네. 뭐야 -
아 - 몰라 . 자기가 아쉬우면 알아서 찾아오겠지.
…그러다가 안오면 어떡하지. 그러면 진짜 죽일거야…!
*
" 이용대 !!!! 이용대 안에 있지 ? 나랑 밥먹기 싫어서 없는척 하냐 ! "
" 아…뭐야. "
" 야 문열어보라고 ! 너희 감독님이 오늘 너 쭉 숙소에서 쉰다고 하셨거든 ! 어쭈, 문 안여냐 ! "
한참 자고 있는데 밖에서 누가 문을 부실듯이 발로 차댄다. 아…뭔데. 진짜,
여기 숙소인데 훼손되면 지가 물어줄거야? 시계를 보니까 저녁7시다. 다섯시간이나 잤네.
좀 잠잠해지나 했는데 이번엔 문고리까지 미친듯이 흔든다. 아 어떤 미친놈이야 !!!!!! 짜증나서 인터폰을 봤더니 기성용이다.
헐. 맞다. 같이 밥먹기로 했지. 망했다. 깜짝놀라서 문을 열었더니 얼굴이 시뻘개져서 나를 노려보는 기성용이 보인다. 아, 나도 넌지 몰랐어 …
" 헐, 진짜 미안…"
" 너 나랑 밥먹기 싫어서 문안열어준거지 ! 와, 진짜 나 밖에서 30분이나 너 부른거 아냐 ? 사람이 왜이렇게 못됬냐 "
" 야 ! 나도 몰랐어. 자고 있었단 말이야. 너야말로,응 ? 왜 남의 숙소문을 부수려고 해 ! "
" 그게 부셔지겠냐 ! "
응…. 너라면 충분해…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면 진짜 진짜 죽을거 같아 뒷말은 생략했다.
이렇게 싸우다간 둘다 고혈압으로 죽을거 같아서 우선 참기로 했다. 아 미안해 , 나 진짜 자고 있었다니까 - 이미 소멸직전인 자존심까지 구기면서
빌빌대니까 이제야 화가 풀렸다는 표정을 짓는 놈이다. 너는 나를 이렇게 망가뜨려야지 속이 시원하지,
" 옷이나 제대로 입고나와."
" 이정도면 됬지 뭐, 기다려. 가디건 들고 나올게 "
가디건을 챙기고 밖에 나왔는데, 할말도 없고 그래서 땅만 보고 걸어갔다. 왜 이렇게 어색하지….
근데 기성용은 어디로 가는지 알고 가는건가. 쳐다봤더니 눈 내리깔고 뭘봐 - 랜다. 무서워서 지리겠다 .
어디가는데. 너 길은 알아 ? - 하고 물어보자 녀석은 뭔소리냐 라는 표정을 짓는다. 아 왜… 불길하다. 왜그렇게 쳐다봐
" 너가 가고싶은데 가는거 아니였어 ? "
" 뭔소리야, 난 너가 가는거 따라가고 있었는데 ? 너 길알고 나온거 아니야 ? "
" 런던 처음왔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난 너 가는거 따라온건데 ? "
" 그럼 지금 우리 서로 따라온거야 ? "
" 아 뭐야. 그런가봐 "
그래 ? 그런가보네… . 가 아니잖아 !!!!!!!!! 넌 원래 이렇게 모든일이 귀찮고 감흥이 없냐?
그런가봐 ? 지금 서로 따라오면서 30분이나 걸었는데 ! 우리 잘못하면 핸드폰도 없어서 길도 잃을뻔 했어 인마 ! 왜이렇게 생각없이 사냐.
하긴, 얘가 여기 처음와봤을텐데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걸을때부터 알아봐야 했는데…. 뭐 그래 나 내탓이야. 너 믿고 따라온 내탓 .
" 그런가봐가 아니잖아 ! 아 진짜…. 그래 나 내탓이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널 따라왔냐. 그냥 라면이나 먹을걸 ."
" 그래, 다 니탓이야 "
" 아오 야 !! 넌 지금 장난이 하고 싶냐. 어쩔거야. 아는곳도 없고 가게는 무슨 집도 별로 없는데 "
" 뭔 걱정이야, 여기 그저껜가, 주영이형 차 타고 잠시 지나간거 같은데. 5분정도 걸으면 패스트푸드점 있을거야. 거기가면 되지 "
맨날 먹는게 햄버거인데…. 이렇게 40분 걸어서 고작 간다는데가 또 패스트푸드점이구나....아 제발
" 야 …. 맨날 햄버거 먹는데…. "
" 그럼 어떻게해. 여기서 다시 되돌아가기엔 아깝잖아, 그거 한번 더 먹는다고 안죽어 "
누가 죽는다고 했냐 !!!!! 다만 너무 질렸을 뿐이지…. 밥 사준다고 똥폼 잡을땐 언제고 길도 몰라서 햄버거나 먹으러 가자고 하냐.
데이트다 뭐다 괜히 삽질한게 짜증나서 궁시렁거리니까 또 째려본다. 뭐 ! 꼬라보니까 똑같이 꼬라본다.
이번엔 니가 잘못한거야 ! 나도 안피해 !
*
그렇게 서로 투닥거리다가 앞을 봤을땐 패스트푸드점에 다 와있었다.
이 놈이랑 싸우느라 너무 많은 힘을 쓴거 같아서 의자에 앉으려 했더니, 내가 앉으려던 의자를 자기가 뺏어서 앉는다.
얼레. 너가 왜 앉아 .
" 얘 좀봐라, 너 왜 앉아 ? 주문안해 ? "
" 뭔소리야. 내가 햄버거 사주잖아. "
" 그래서 , 햄버거 사주는데 뭐 어쩌라고 ? "
" 내가 햄버거 사니까 너가 주문해야지, 자 여기 돈. 갔다와 "
와 이새끼 진짜 어이없네 ! 아니 자기가 사주는거면 멋있게 주문해서 와야지.
나한테 진짜 고마워서 밥 사주려는 거야, 아님 그냥 심심해서 나 약올려볼까 하고 데리고 나온거야 !
내가 진짜 어이없어서 쳐다보니깐 담담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기성용. 아진짜 얄밉다. 세상에서 이렇게 얄미운 사람이 또 있을까.
" 야 ! 너 , 아 진짜 어이없다. "
" 너도 솔직히 할말없지. 갔다와, 정 그렇게 짜증나면 다시 돌아가든가. "
헐…. 이새끼 태도에 어이없음이 100000배 증가했다. 다시 돌아가란다. 나 여기 길도 모르고 돈도 한푼 안들고 온거 알면서.
그래, 너가 이렇게 데려올때부터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모든 근본적 원인은 다 나야. 이용대 병신.
이게 약육강식의 세곈가. 뭐 힘없는 나는 기성용이 내민 돈을 들고 계산대로 갔다. 아, 진짜 이용대 왜이렇게 불쌍하게 살지.
" Thank you "
뒤에서 기성용이 비웃는 소리가 들리지만 모른척 계산대에서 기달리다가 햄버거 나왔길래 햄버거 받고 뒤를 돌았는데
기성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미친듯이 웃을수있지 할정도로.
만약 팬들이 봤으면 놀라서 기성용 도플갱어설 돌았을거다.
" 그만 웃고 얼른 먹어… "
" 푸하하하하하하하, 너 표정 진짜 가관이다. 어떻게 저렇게 불쌍한 표정이 나오지, 하하하 "
" … 조용히 하고 먹으라니까 "
너야말로 어떻게 그런 웃는 표정이 나올수 있니… 이미 녀석의 놀림에 내성이 생긴나는 참을인을 머릿속에 수만개 새기며 햄버거를 꾸역꾸역 입에 쑤셔 넣었다.
어…. 근데 햄버거가 꽤 맛있다…. 미국인들이 왜 그렇게 햄버거를 먹는지 알 것같다. 처음에 계속 먹을땐 느끼했는데
이제 적응이 되서 그런지 뱃속에 잘만 들어간다.
" 이용대 , 맛있냐. 오기 싫다할땐 언제고 잘만 먹네. 뱃속에 거지 100명 들은것도 아니고 "
" 야, 먹을땐 개도 안건드린댔어 "
마침 배도 고팠겠다, 진공 청소기처럼 햄버거를 흡수하니 내가 신기했던건지 자기가 먹던 햄버거도 놓고 날 쳐다본다.
뭐 이젠 먹는거까지 막 신기하고 그러냐… 녀석이 쳐다보는게 좀 부담, 아니 많이 부담되긴 했지만 배가 고파서 눈에 뵈는게 없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미 난 다 해탈했다. 내 눈엔 햄버거 밖에 안보여….
아 근데 얜 뭘 그렇게 쳐다보고 난리야…. 쳐다보는건 좋은데 너무 오래보는거 같지 않니….
어느순간 너무 부담스러워서 햄버거를 잠시 놓고 너도 먹어, 나 먹는거 보니까 배가 부르고 그래? - 이러니까 또 실실 웃는다.
" 뭔 소리야 또, 니가 내 부모님이야 ? 모성애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지마…. 나 좀 소름돋으려고 해 "
진짜 좀 소름돋을거 같아서 흘겨봐주니 뭐가 그렇게 좋은지 또 실실거린다. 그래, 많이 웃어.
너 오래살겠다. 웃음이 건강에 그렇게 좋대. 내가 너 장수하게 도와주는거니까 고맙게 여겨라 - 라고 하니까 나 죽을때까지 맨날 햄버거 사준댄다.
아…. 그건 좀 징그럽다. 그리고 펴…평생 사준다면 평생 보겠단 소리지 ? 아휴, 또 저자식이 생각없이 뱉은 말에 설레고 난리야.
" 되....됬거든 . 햄버거 맨날 먹기도 싫은뿐더러, 너…너랑 같이 먹는건 더 싫어 "
" 참나, 햄버거 먹기 싫단 사람이 그렇게 맛있게 먹으면서 입에 다 묻히고 먹냐. "
입에 묻었어 ? 닦으려고 하니까 내 손을 치우더니 나한테 가까워져 온다. 이게 바로 … 그 햄버거 키스인가….
는 개뿔 . 티슈로 내 입가를 닦아준다 ! 야, 야…. 설레긴 하는데 내가 니보다 형이야 인마, 반말쓰게 해줬다고 이게 날 동생으로 보네.
괜히 얼굴이 빨개지는것 같아서 기성용 손을 확 치우곤 퉁명스럽게 말했다.
" 야, 야 나도 손 있어, "
" 닦아주겠다는데. 사람 무안하게하네 "
헐. 너무 확 쳤나. 기성용은 확 쳐진 손이 무안했던건지 머쓱하게 웃는다.
아 닦아주려 한건데 내가 너무 과민반응을 했나…. 얘랑 있으면 내가 왕소심 찌질이가 된 기분이다.
미안한데 미안하다고 할 상황도 아니여서 그냥 가만히 입 다물고 먹던 햄버거를 빠르게 해치웠다. 다 먹고 멀뚱멀뚱 있는데
기성용도 이런 분위기가 싫은지 햄버거를 다 먹지도 않았는데 두고 일어난다.
" 어…? 너 다 안먹었잖아. 기다려줄게. "
" 아냐, 됬어. 가자 "
" 너…. 혹시 화났어 ? 미안해.아니,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
살짝 화나보이길래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더니 살짝 웃으면서 그런거 아니랜다. 배가 부르다나 뭐라나,
쓰레기를 갖다 치우고 패스트푸드점을 나왔다. 바람이 꽤 부는데 기성용은 얇은 티 하나만 입고있길래 말을 걸려다가
뭔가 걸면 안될것같아서 입을 꾹 다물었다.
" 왜 쳐다봐. 뭐 할말있어 ? 있음 해, 나 화난거 아니라니깐 그러네 "
" 아…. 너 안추워 ? 바람 꽤 부는데 "
" 괜찮아, 추운거에 익숙해져서 그닥 . "
표정을 보니까 말대로 추워보이는거 같진 않길래 기성용을 쳐다보던 얼굴을 거두었다. 아 진짜 할말없네….
그렇게 서로 아무말 없이 가는데 기성용이 잠시 멈추더니 나를 지그시 쳐다보더니 입을 뗀다.
왜… 왜…. 너가 그렇게 쳐다보면 심장이 덜컹 한다니깐. 얜 가끔 쓸데없이 진지해.
" 야, 나 요즘 이상해. "
" 응 ? 갑자기 뜬금없이, 왜 ? 또 어디아파 ? "
" 아니…. 그런게 아니라. 막 얼굴이 특정한 사람앞에서 수시로 빨개지고 막 그래 "
" 너도 나한테 전염됬냐. 아님 병원가봐, 당뇨일지도. "
" 야 ! 나 진지하다니깐 "
너도 당뇨아니야 ? 진지하게 물어보니까 발끈하더니 혼자 앞으로 걸어간다.
그거 누구 좋아할때 나오는 증상아니야 ? 난 적어도 너 앞에 있으면 그런데…. 설마 날….
에이 , 그럴리가 없지. 괜히 울적해지네. 애써 머릿속을 비우고는 천천히 걷는데 멀리서 기성용 목소리가 들린다.
" 야 얼른와 ! 뭔 걸음이 그렇게 느려 "
" 아오, 너 잘났다 ! 갈거야 ! "
또 화내면서 뛰어가는 나를 보자 기성용은 저 멀리서 웃는다.
나…. 조금은 기대해도 되지 ? 적어도 아주 조금은….
*
" 들어가, 오늘 나 때문에 고생한거 조금 인정해줄게 . "
" 아오,이게 또 장난치네. 너야말로 들어가. 내일보자 "
기성용과 인사를 나누곤 숙소로 들어가려는데, 고맙다는 말은 해야할거 같아 다시 뒤를 돌아봤다.
기성용 햄버거 고마웠어. 꽤 맛있더라 - 웃으며 얘기하니까 똑같이 끄덕끄덕 대면서 웃는다,
나 진짜 들어갈게. 정말 마지막 인사를 하고 문을 거의 닫았는데 얼레, 문 닫히는 소리가 안들린다. 혹시나 해서 조금열고
빼꼼히 쳐다봤더니 아직도 그자리에 가만히 있다. 얘 왜이래…. 넋을 놓고있네.
" 안들어가 ? "
"너 먼저 들어가라니까 '
" 나 여자취급하냐 ! 같이 들어가자. "
" 싫어, 지금 너 여자취급 하는거 맞는데 "
야 ! - 꼭 소리치게 만든다니깐…. 내가 소리치니까 또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싱글싱글.
그래, 너 웃는거 이쁘다. 이뻐서 아주 죽이고싶어 !
" 들어가세요, 용순씨 "
야 !!!!!!!!!!! 꼭 끝은 이렇다니깐 !!!!!!!!!!!!!!!!!!!!!!!!!!
헐 꽤 길게 썼는데 내용이........☆★
원래 뒷내용 쭉 이어서 쓰려했는데 너무 길어질거 같아서 끊어서 쓸게요. 지금 바로 쓰러 갈게요 ㅎㅎ
오늘 성용이는 왜 이랬을까요............눈치 있는 분들은 얼굴 빨개지고 그런게 누굴보면 그런지 아시졐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도 재미없는 긴 망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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