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주의
오타주의
안리얼리티주의
망상주의
소유욕주의
손페티쉬주의
한 밤의 한강 변은 조용하다. 차 안에 앉아 커피를 홀짝거리는 둘은 아무 말 없이도 고요함을 즐기고 있다. 현우가 먼저 커피를 다 마시고 멀뚱멀뚱 차창 밖 강물을 응시하고 있다. 뒤이어 수현도 느리게 커피 잔을 비웠다. 그러자 대뜸 현우가 정적을 깼다.
"형아, 현우 손 잡아주세요~"
왼손을 내밀며 정말 오랜만에 먼저 스킨십을 요구하는 현우의 모습에 수현은 놀랐지만 놀람도 잠시, 그의 손을 깍지껴 잡았다. 잡아서 조물조물 만지고 손가락을 꽉 조였다가 힘을 풀고 손장난을 쳤다. 손장난이 끝나자 손등에 뽀뽀를 하더니 손가락 하나하나, 손끝마다 입을 맞추었다. 현우는 그런 수현의 행동에 손을 빼려고 했으나 자신을 똑바로 주시하며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탓에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입맞춤 다음에는 손끝을 햝기 시작했다. 축축하고 물컹한 혀 끝을 뾰족하게 세워 살살 햝는 그의 행동이, 살짝 내리깔고 현우의 손가락에 집중하는 눈이, 지독히도 아름답고 애틋했다. 현우가 얼굴을 붉히고 있을 때, 수현이 마지막 새끼 손가락까지 다 마무리하고 그를 응시했다. 현우가 그 깊은 두 눈에 홀린 듯 아무 말없이 멍 때리고 있었다.
"우리 현우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당돌하지? 응?"
"아니 그게…"
현우가 아랫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수현의 시선을 피하며 고민했다. 사실대로 말할까, 그냥이라고 말할까. 수현 앞에서 거짓말 했다가 들킨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이번 거짓말도 들킬 것 같았다.
"사실은…"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왜? 사랑한다고?"
"형 나 오늘 고백 받았어."
청천벽력.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였다. 수현이 어버버하는 사이 현우가 변명하듯 다다다 쏘았다.
"거절했어요! 거절하고 애인있다고도 했어요. 선물도 돌려주고 편지는 한 자도 안 읽었어요!"
"선물도 줬어? 편지도 주고?"
"네, 근데 돌려줬어요."
"어, 그건 잘했어. 여자? 남자?"
"여자예요, 남자가 무슨 나한테 고백을 해요…"
"나 있잖아, 나. 여자든 남자든 다 위험해. 네가 자꾸 실실 웃고 다니니까 다들 나한테 홀렸어."
"에이 그게 뭐야아…"
"다 조심해야 돼. 널 노리고 있단 말이야. 내껀데, 내꺼인 티가 안 나서 그렇잖아."
뚱해진 표정으로 현우의 손을 살피던 수현이 젠장, 하며 저 혼자 화를 냈다.
"반지 살까? 응? 반지 끼고 있으면 알겠지? 임자 있다고?"
"…."
부정의 의미로 침묵한건데, 수현은 그걸 긍정으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반지 내일 당장 사러가자. 그 전까지 내꺼라는 증표가 있어야 되는데…"
그리고는 대뜸 현우의 손등을 물어버렸다. 아픈 정도로 꽉 물지는 않았지만 살짝 살짝 잇자국을 새기는 수현의 행동에 현우는 당황스러웠다. 투정부리는 아이마냥 손 끝도 깨물었다.
"그거 알아?"
"응? 뭐?"
"넷째 손가락에 심장에서 바로 직결되는 혈관이 흐른대."
"아… 그래?"
"그래서 넷째 손가락에 반지 끼는거야."
그러면서 넷째 손가락을 콱, 깨물어 버렸다. 현우가 놀라 악소리를 질렀다.
"여기까지 흐르는 피 한 방울까지도 내꺼란 말이야."
손 끝을 깨물고도 성에 안차는지 깍지를 풀고 현우의 하얀 손목을 빨았다. 정성스럽게 키스마크를 새기고 그것을 흐뭇하게 보며 미소지었다. 현우의 하얀 손목에 빨간 키스마크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키스마크 위로 쪽, 하고 가볍게 입맞춘 수현이 자기 칭찬해달라는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현우를 쳐다보았다. 현우는 곤란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사람들이 보잖아요…"
"보라고 하지. 또 고백 받으면 보여줘. 애인이 만들어 준거라고."
손목도, 손끝도 손등의 잇자국도 빨갛게 된 현우의 손이 이쁘다며 수현은 또 한참동안 현우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현우는 앞 뒤 생각 안하는 애 같은 수현 때문에 한숨이 늘어나고 수현은 현우가 너무 매력적이라며 팔불출 다운 걱정에 한숨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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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 손에 갑자기 꽂혀서 글 좀 싸질렀음 ㅇㅇ
좋닿ㅎㅎㅎㅎㅎㅎ
제 글에 한강이 자주 나올거예요
얘네가 처음 시작한 곳이 한강이였거든요
언젠가는 고백썰을 쓰겠쒀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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