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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노트 전체글ll조회 723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으..어?"

"진짜?"

"마시던가."

"..."

"..그래!"


돌변한 나의 태도에 얼떨떨해하면서도 둘은 굉장히 좋아했다.

장을 보고 같이 요리하고 다 같이 먹고.

과일을 깎아서 거실에 앉아서 모여서 먹고 있었다.


"너, 너무 보이는 거 아냐?"

"뭐가요?"

"치료된 척 해서 보내려고 그러는 거 아냐."

"아, 들켰네. 그렇게까지 절 관찰하고 있었어요?"

"역시.."

"왠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거 알아요?"

"..."

"이거 저 기만하는거잖아요. 치료라는 명목으로 접근해서 친해져놓고 증상 완화되는 동시에 당신들은 다 떠날테고."

"..."

"완치라는 선물과 동시에 상처하나 남기는거에요."

"..."

"설마,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죠? 그리고 저 바보 아니에요."

"..."

"아무리 친밀해진다고 해도 사례자와 상담자는 일정거리 유지해야된다는거."

"..."

"그걸 빤히 아는데, 기만당할 거 아는데 바보처럼 헬렐레 마음을 여니마니..그거부터가 이미 모순이라구요."

"..."

"아마 제 차트보면 답이 없을거에요. 여러가지 증상이 모여있는데다 병명이 딱 이거다, 라고 정의내릴 수 없죠?"

"..."

"당연하지. 그건 내 원래 성격이니까. 예민하고 까탈스러운데다 변덕스럽고 음침한 구석이 있는거. 그거 내 원래 성격이에요. 그런데 있지도 않는 병 같다 놓을라니까

이상해지는 거지. 뭐, 자살시도는 진짜 짜증나서 충동적으로 저지른거긴 한데, 청소년기에는 다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

"거기에 지독한 개인주의 성향. 있죠, 저는 사람들과 얽혀서 사는 것 자체가 싫어요. 귀찮고, 짜증나요."

"네 말이 맞아."

"..."

"상담자와 사례자는 일정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하지. 그런데 그건 언제까지나 권고사항. 사례자의 스트레스나 상황이 상담자에게 전이되어서

객관적인 상담과 치료가 불가능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야.

그리고 네가 지독한 개인주의라고 포장하고 있는, 인간불신과 적대."

"..."

"그리고 변덕에, 까칠에, 예민에..그거 다 자기방어 아닌가? 우리가 떠나는 게 싫다고?"

"..."

"넌 이미 우리한테 이미 0.0000001%의 마음을 허락한거야. 이미 미래까지 내다보고 있잖아."

"..."

"네가 과거에 무슨 상처를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상 곪게하지는 말자."

"..."

"지독한 개인주의면, 뭐..독신주의 일테고. 설마 진짜 옆에 아무도 두지 않은채 혼자 늙어죽을거라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

"안될껄..? 외롭고-"

"..."

"무서워서."

"..."


무표정하게 조곤조곤, 눈을 똑바로 마주쳐오면서 말하는 하얀남자의 마지막 말에 벌떡 일어섰다.


"..짜증나네. 진짜로.."

"..."

"인정할게요. 당신들 생각보다 유능한 구석은 있어요. 적어도 입 하나는 잘 놀리는 것 같네."

"..."

"야-"

"분명 저는 다른 상담자들이 왔을 때와는 다르게 당신들에게 과민반응 하고 있어요. 저도 왠지는 모르겠지만요."

"..."

"그런데 여기까지에요. 어린 애가 고집피우는 거라고 비웃어도 상관없어요."

"..."

"유능하신 상담자님들이니까, 뭐. 이해해주겠지. 거하게 지랄 한 번 해줄테니까-"

"..."

"재주껏 버텨보시던가."

"..."


.


"...와...아..."

"윤기형.."

"너무 들쑤셔놓은 거 아냐?"

"뭐. 생각했던 것 이상의 반응이 나와서 나도 솔직히 놀라고 있는 중이야."

"긍정적으로, 부정적으로."

"반반. 우리한테 반응하고 있는 걸 인정했어. 이렇다할 근거는 없지만 긍정적인 것 같애."

"그런데 그 반발심리로 부정적인 행동이 나오고 있다는게 부정적이라는 거지?"

"응."

"와..나 진짜..둘이 대화하는 거 보면서..."

"마지막에 아미 눈빛이 너무..무서웠어."

"뭐랄까..진짜로 지기 싫어하는 아이같기도 하고."

"모든 걸 각오한 장수가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행동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행동양상을 보인 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준 긍정적인 반응 덕분인거니까..

일단은 좋게좋게 생각하자."

"일단 난 아미 어렸을 적을 알아봐야겠어."

"그걸 이제서야 알아본다고?"

"시도는 계속하고 있었는데 진척이 없었어. 좀 더..세게 나가봐야지."


.


"...조용하네."

"뭔 일 터질 것 같아서 더 무서워."

"사실 원래 이랬잖아. 선전포고 후에 이러니까 무서운거지 걱정할 거 없어."

"..."

"그냥 내가 한 번 들어가볼게. 아미방에."

"그래도 되나?"

"너도 어엿한 상담자야. 우리한테 허락받지 말고, 확신이 있으면 움직여."

"..확신이 있을리가 없잖아..아미, 진짜 모르겠단 말이야."

"너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나도 들쑤셔 놓기는 했는데 솔직히 답 없어."

"노답쓰."

"아, 제발. 이제 정국이 너까지 그러냐?"

"ㅋㅋㅋㅋ형 도대체 왜 그렇게 싫어해요?"

"그냥 싫어! 싫은데 이유가 어디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와서 난 한게 아무것도 없다..진짜. 석진이형은 그나마 요리하고, 과거 알아보러 다니고.

지민이나 태형이, 호석이형도 같이 다녀보기라도 했고..윤기형도 일 하나 냈고.."

"괜찮아. 정국이도 하는 거 없어."

"맞아. 석진이 형 밥만 먹고 운동만 하고 있어. 저 근육돼지."

"이게 다~"

"됐어, 됐어. 이 돼지야."

"그럼 한 거 없는 남준이형이랑 정국이 따라와. 같이 가보자."

"이렇게 떼거지로?"

"5명이나?"

"일단 가보기나 해. 얘기만 하다가 해지겠다."

"옥희~"

"아, 노잼."

"노답쓰."

"아..제발."

"쓰쓰쓰. 호석쓰~!"

"이 시키가..!"

"꺄학!!"

"얘들아!!"


결국엔 호석이 정국을 향해 뛰며 잡으면 아주 기냥 죽여버리겠다고 뛰었고 정국은 이층 계단을 쿵쾅쿵쾅 올라갔다.

그 아찔한 광경에 석진이 애타게 불렀지만 소용없었고 윤기는 소파에 기대 고개만 돌려 힐끗 보고는 가볍게 한 숨만 쉬었다.


"..."

자. 노크한다."

"긴장돼."

"긴장..읍."

"쓰하면 죽어, 형아한테. 알지?"

"..."

"아 좀 여기까지 와서 그러냐~"


똑똑-


"흠. 역시 대답따윈 없구나."

"문 열어봐야지."


철컥.


"잠겼는데?"

"흐음.."

"..."

"..."

"..."


다섯명의 남자 사이에 미묘한 공기가 흘렀다.


"아니겠지? 뭐.."

"설..마."

"뭐.."

"..."

"윤기형!!!"

"석진이형!!!!"


태형과 지민이 밑에 있는 두 맡형을 부르며 뛰어내려가자 남은 세 명도 당황하며 순간 패닉에 빠졌다.


"형..형 어떻게 해요? 문 열어요?"

"아..씨. 아 미치겠네. 어떻게 하지?"

"부술 수 있어?"

"잠시만, 지금 민감해져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면 자극이 심해."

"그럼 어떻게 해! 미치겠는데! 전적이 있잖아..!"

"..."

"아..씨발."


윤기가 뛰어올라왔다.


"부숴!"

"그래도 돼..?"

"사례자가 죽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부숴!"

"아..씨. 진짜 부숴요? 네?"

"빨리!"


정국은 팔꿈치로 위에서 찍어내려 문고리를 떼어냈고 발로 거칠게 걷어찼다.

문은 허무하게 떨어져 나갔다.


"아미야!!!"

"김아미!!!"

"어딧..!"

"..허."

"..."

"..."

"..."

"뭐해요, 지금?"

"아.."

"..흠!!"

"...미안.."

"..지금, 뭐하는 거냐고 묻잖아요."

"..."

"문..아. 수리..기사님 부를게."

"미안해."

"하하..하..하핳!"


허둥지둥 문을 들어올려 나가서 문을 기대어 놨다.

가운데가 금이 가 펄럭이는 문은 주륵, 미끌어져 다시 한 번 요란한 소리를 냈고

세 남자는 당황해서 주워들다가 문을 정확히 반토막 내고 말았다.

그 광경을 어이없다는 눈으로 보고 있다가 관심없다는 듯 등을 돌려 사라졌다.


#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모르겠네."


지랄 한 번 한다고 했을 때 떠올린 건 당연하게도 자해였다.

고통에 무딘편이였고 지난번에 해봤으니 그리 어려울 것도 없었다.

그 때의 고통을 떠올리면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당황할 그 일곱남자들의 반응은 꽤나 유쾌할 것 같았다.


어떻게 자해를 할까, 고민하다가 크게 두 개를 하기로 했다.

첫 번째는 단식, 

두 번째는 손목긋기.


무료하던 생활에 갑자기 나타는 일곱 남자는 새로운 자극이였고, 재미였다.

부족하진 않지만 하루하루 이어가는 삶이 심심했으니, 이러다가 정말로 죽어버려도 사실은 상관없을 것 같았다.

삶의 의미, 즐거움이 다 뭐라고. 당장에 삶의 이유는 커녕 순간의 즐거움도 없었다.

지금은, 좀 재미있었지만..


특히, 하얀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는게 가장 보고 싶었다.

손목을 긋고 피칠갑을 한 채로 계단을 내려가서 그 남자 눈 앞에 갖다대면,


어떤 표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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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ㅠㅠㅠㅠㅠㅠ그럼안되는데ㅠㅠㅠㅠㅠ여주가 조금만 마음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네요ㅠㅠㅠㅠ재밌게보고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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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노트
고맙습니당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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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재밌어요자까님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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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완전 재밌어여 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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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5.122
오 여주성격이 맘에 드네요~♡
생각보다 똘끼넘치네ㅋㅋㅋㅋㅋ근데 왠지 피칠갑을해도 윤기는 포커페이스일거같은 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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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98.7
진짜 완전 재밌어요ㅠㅠ
다음편도 기대기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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