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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al 전체글ll조회 427l 1









"어어, 기다렸지?"


 요란하게 철문을 열어제끼며 학연과 택운이 들어왔다. 양 손에는 고기가 한 가득. 동생들의 얼굴마다 웃음꽃이 피어났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피어 오르고, 누군가 입맛을 다시는 소리도 울려 퍼진다. 이야! 소고기네? 힘 좀 썼다, 학연이 형! 학연은 쾌활하게 웃으며 이미 남정네 넷이 꽉 들어찬 평상에 엉덩이를 들이 밀었다. 


"자! 여섯이 모인 것도 오랜만인데 누가 술 좀 사오지?"
"에이, 술은 진작에 쟁여놨죠."


 상혁이 구석에서 고개를 빼꼼 내민 채 대답했다. 이번 회식의 장소 제공자이기도 한 상혁은 벌써부터 여섯명의 잔에 술을 따라대고 있었다. 뒤늦게 자리를 잡은 택운이 불판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가위, 가위 어딨어?"
"아, 잠깐, ...여기! 근데 형이 굽게요? 이리 줘 봐요. 고기도 사주신 몸 우리가 모셔야지."
"그래 택운아. 오늘은 좀 앉아 있어라."



 주변의 만류로 어정쩡한 자세로 자리에 돌아 온 택운은 불안하다는 듯 눈만 도록도록 굴렸다. 저도 쉬는 게 싫다는 건 아니지만 하필 집게와 가위를 받아 든 게 재환이라서. 매번 이렇게 모일 때마다 당연한 듯이 고기를 구워 온 택운으로서는 재환의 어색한 손놀림이 마냥 못마땅했다. 괜히 비싼 고기만 버릴까봐.


"...태울 것 같은데."
"태워어? 내가? 혀엉! 뭘 좀 모르네! 내가 어? 고기 잘 굽기로는!"
"아 형, 다 타요! 제가 구울게요. 택운이 형! 맛있게 잘 구울 테니까 엉덩이 좀 붙여요."



 결국 원식이 불판의 총감독으로 양손에 집게를 잡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되었다. 알맞게 핏기 도는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가는 소리, 젓가락과 그릇이 부딪히며 나는 달그락 소리, 잔과 잔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 그것들을 배경으로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하는 그들의 목소리. 처음엔 가볍게 농담으로 시작했던 게 저마다 자신의 근황을 털어놓으며 위로와 공감을 주고 받는 대화의 장으로 흘러갔다. 시시콜콜한 누군가의 연애사도 그 중 일부였다.




"혁이는 뭐 없냐?"
"저요?"
"쟤는 그냥 연애에 관심이 없다니까?"
"아니 꼭 그렇다기 보단 맘에 드는 여자도 없고..."
"아, 왜 또 이런 얘기야. 여자 얘기밖에 할 게 없어요?... 좀 신선한 거, 직장이든 학교든 많잖아."
"이홍빈 저거 빼박 차였네."
"쯧쯧... 울컥하지마. 세상에 여자는 많다."
"아니, 그러는 형은 이제 결혼상대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나이도 찼는데?"


 홍빈의 반격으로 '결혼' 이라는 주제가 화두에 오르자,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자신의 결혼관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이십대냐 삼십대냐, 혹은 연애상대와 결혼상대는 다른 거냐는 둥의 주제로 한바탕 목소리를 높이던 와중 잠자코 있던 원식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다들 결혼같은 것도 생각하고 사나 봐."
"학연이 형은 나이도 나이니까-"
"이홍빈 이게,"
"근데 난 진짜 한번도 생각 안 해봤거든. 연애하면 하는거고, 그러다 결혼하고 싶으면 하는거고."
"...글쎄? 특이한 건가? 지금 만나는 사람은 있고?"



 원식이 괜히 불판만 내려다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은 따로 없고 대신 이상형은 있는데, 차분하고 귀엽고 솔직한 사람. 그의 한마디에 평상 위가 후끈 달아올랐다. 재환이 여자는 골반이라면서 제 판타지를 줄줄이 읊었고, 홍빈도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막내마저 신나서 입을 열자 원식이 이미 새파랗게 물든 저녁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 보았다. 역시 저가 이상한 건가. 원식은 대화에 끼어들 말이 생각나지 않아 애꿎은 술잔만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아무래도 이상형을 찾을 수가 있어야지. 웬만한 여자를 만나느니 차라리......



 시선을 돌리다가, 저를 바라보고 있던 택운과 눈이 마주쳐 원식이 입가를 훔쳤다. 적당히 취기가 올라서 그런가, 갑자기 더운 게... 그가 발그레한 얼굴을 시원한 유리잔에 대고 식혔다. 늦봄이면서도 밤에는 제법 청량한 바람이 설렁대며 불어왔다.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을 날리는 대로 내버려둔 채, 택운이 원식을 향했던 고개를 모로 돌리고는 술을 홀짝였다. 분명 그 입가에는 어둠에 가리워 희미하게나마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준비해 온 고기는 한참 전에 바닥이 났음에도 그들은 옥상에 머물러있었다. 술이 바닥나기 전까지는 회식은 끝나지 않는다는 철칙 덕에, 학연이나 홍빈은 이미 반쯤 이성을 놓은 상태였다. 멀쩡해보이는 것은 재환 뿐. 다들 취기가 엿보였다. 재환이 술들 깨게 시원한 거라도 사오겠다며 상혁을 데리고 슈퍼를 찾아 나갔다. 홍빈은 술주정인지 장독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잠이 들었고, 학연도 들어가서 자겠다며 상혁의 집으로 내려갔다. 평상 위에는 나름 멀쩡한 편인 원식과 택운만이 남아 있었다.



"이거 언제 다 치우나. 상태들이 다 저래서..."
"재환이 오면 같이 치우자."
"형은 괜찮아요? 취한 거 아니고?"
"응. 너도 아직 괜찮지?"



 네에. 그리고 한동안의 정적. 둘은 말이 없었지만 그래도 옥상 위는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벌레 울음소리와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자동차소리 같은 것들로. 평소에는 잘 알아채지 못했던 것들이 어둠이 내려앉은 밤이 되니 저들의 존재를 하나 둘 드러내기 시작한다. 밤이라는 시간의 속성때문인지 아니면 유난히 시끌벅적했던 오늘 저녁이 특별한 건지. 평소에는 눈치채지 못했던 감정들조차 탄산수같은 밤공기를 타고 흘러들어오는 듯 해, 원식은 가만히 숨을 들이쉬었다. 택운이 원식을 바라봤다. 숨이 멈추었다. 하나, 둘, 시간도 멈추고, 풀벌레 울음소리도 멈췄는데, 실바람만 멈추지 않고 바쁘다는 듯 끝나가는 봄을 가득 담은 채로 원식과 택운의 곁을 지났다. 흐르듯이 눈이 마주쳤다. 



"형, 나 어쩌면,"
"쉿"




그리고는 키스. 씁쓸한 술맛도 마늘맛도 아닌 무미무취의 탄산수같은 키스가 이어졌다. 원식은 택운에게 맞춰 가만 눈을 감았다. 어쩐지 오늘 이런 일을 예감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 새록새록 들었다. 느끼기도 전에 두 손이 맞닿아 있었다. 한창 원식의 감촉에 집중하던 택운의 등 뒤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철문이 열렸다.



"..."
"아. 실례. 하던거들 하세요."
"..."



 택운은 작게 미소지으며 원식의 손을 더 세게 그러쥐었다. 등 뒤로 문을 꼭 닫고 나간 상혁이 재환이형! 방해하지 말고 집으로 와요! 하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그런거야? 재환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 진짜 왜들 그러냐아..."



 어제 실연한 홍빈은 잠에서 깸과 동시에 정면으로 원식과 택운을 목격하고 훌쩍이며 옥상을 떴다. 푸훗. 원식이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 근데 우리 지금 뭐한거지. 내가 십년지기 형이랑 방금 키스한건가? 다시금 얼굴을 들이밀어오는 택운에 얼굴을 살짝 뒤로 뺀 원식이 혼란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형, 취한 거 아니죠?"
"내가 취하면 너한테 뽀뽀해?"
"...우리 십년 친군데."
"십년이나 참아줬으면 족한 거 아냐?"



 가슴이 간질거려 원식은 아무 말도 못했다. 아까 미처 못 다 한 말이 있었다. 형, 나 어쩌면,



어쩌면, ......












 




: "아니, 그걸 눈치 못 챈 사람들이 이상한거죠. 둘만 있으면 그 간질-간질한 분위기가 아주! 둘이 납두면 애를 셋은 만들겠더라고요. 식이 형이 좀 눈치가, 네, 그래서 택운이 형만 고생했죠."

:"진짜 그걸 친구라고... 누구는 차이고 와서 삶의 기쁨을 잃고 절망하는데 보란 듯이 앞에서...그게 사람이에요? 사람이냐고!"

:"근데 둘이 어울려요? 눈치채고 말고는 둘째치고, 둘이 뭔가를 한다는 상상이 잘 안되니까. 진도도 겁나 느릴 것 같은데. 씁."

:"어... 둘이 알아서 잘 하겠죠? 원식이랑 택운이는 워낙 성격 궁합이 좋거든요. 연상 연하의 정석같은 느낌. 택운이 챙기려면 좀... 보통 사람에겐 힘든 감이 있으니까, 원식이가 곁에 있어준다면 저는 잘 될거라고 봐요.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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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눈치 없는 우리 시기ㅠㅠㅠㅠㅠ택운아 잘해쪄ㅠㅠㅠ시기한테 막 들이대라!!!/ㅂ\
8년 전
독자2
식이는 10년동안 눈치가 없나봐ㅠㅜㅜㅜㅜㅜ 진짜 보고만 있어도 달달 햐지네요....ㅠㅠ
8년 전
독자3
후ㅜㅜㅜㅜㅜ 짱좋아ㅜㅜㅜㅜㅜ 달달구리한게 아주그냥!!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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